[책걸상 함께 읽기] #8. <가을>

D-29
『가을』의 시작부터 한편 살펴볼까요? "최악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다시. 세상이란 그런 것. 모든 것이 무너진다. 늘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13쪽)
눈치 채셨죠? 이 첫 문장은 찰스 디킨스의 1859년 작품 『두 도시 이야기』의 첫 문장을 오마주한 거예요. (저는 성은애 선생님 번역의 창비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15쪽)
두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의 책중에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라 이 문장 눈치챘어요~ 그런데 미술쪽은 너무 아는게 없어서 그 대목에선 좀 버벅거리고 있어요.
『가을』에서는 이렇게 영국의 고전 작품이 중요한 모티프로 곳곳에 등장합니다. 『두 도시 이야기』도 그렇고, 올더스 헉슬리의 1932년 작품 『멋진 신세계』도 그렇고. 셰익스피어 작품도 곳곳에 등장하고.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다음 수다에서 말씀드릴게요.
가을.... 우아한 책이었지만, 저는 겨울, 봄, 여름은 읽지 않기로 했어요... 왜 그랬는지는 책걸상 방송 들으시면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첫 몇 페이지만 살짝 맛봤어요. 조용한 곳에서 집중해서 읽고 싶은 책이네요. 뭔가 신비스러운 분위기...유명 작품들도 등장한다니 흥미롭습니다.
참여 모임에 뜨게 하기 위해 남기는 발자국 입니다 ^^;;
『가을』에서 등장인물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역사속 실존 인물은 영국 팝아트 운동의 창시자라는 평가를 받는 영국 여성 화가 폴린 보티(Pauline Boty)입니다. 아마, 책을 읽으시면서 폴린 포티의 작품을 정말 많이 찾아보시게 될 텐데요. 책 읽기 전에 미리 검색해서 찾아보시면 책과 훨씬 빨리 친해질 수 있어요.
보티와 같은 시기에 활약했던 영국의 모델 크리스틴 킬러(Christine Keeler)도 함께 찾아보시고요.
엘리 스미스의 작품 중 『데어 벗 포 더』로 하는 독서모임에 참여한 일이 있습니다 대단히 독특한 작품이어서 이야기를 나누기 상당히 버거웠던 기억, 하지만 흔치 않은 색다른 소설에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요 운영 중인 책방에 사계절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는데 잘 팔리지 않는답니다 :) 『가을』을 함께 읽으면서, 책방 손님들과도 이야기 나눌 동력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요 ^^
노인의 꿈 부분은 읽기가 힘들었는데 폴린 보티와 크리스틴 킬러에 대해 알게되면 좀 쉬워질것 같으네요. 보티가 킬러를 그리기도 했고, 어느 글에는 '보티와 같은 젊은 세대듵 중 일부에게는 킬러가 매력적인 아이콘 이었다'라고 되어있네요 노인에게도 보티와 킬러가 젊었을때의 아이콘이었나 봐요
130페이지정도 읽었는데 책의 형식이 한강작가 작품을 읽을때랑 비슷한 느낌이드네요. 시간도 시점도 계속 바뀌는데다 꿈속같은 몽환적 분위기도 그렇구요. <두도시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어 찾아봤는데 두께에 놀랐네요. ㅎㅎ
대니얼이 소나무향을 맡고 나무 밑에 갇혀있다고 생각하고 꿈을 꾸는데 바로 뒷 장면에 엘리자베스가 병원에 갔더니 소나무향 세제로 청소하고 있는 장면에서 갑자기 빵 터졌어요. 우체국 부분에서는 세상 갑갑해서 제가 다 홧병 날 지경이네요.
정말 우체국 장면은 압권이죠. 저는 그래서 대한민국 벗어나면 못 살 것 같아요;;;
외국살이를 한국살이보다 오래했는데, 마지막으로 한국에 갔을때 친구가 여권 갱신한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움직였는데, 얼마나 쉽고 빠른지 보고 놀란 기억이 있어요. 미국도 영국만큼이나 저런 것들이 까다롭거든요.
맞아요, 맞아요.. 우체국 장면 너무 답답했어요. 주토피아에서 미국 DMV 묘사한 장면이 생각났는데, 그 때는 나무늘보 보고 정말 빵 터졌었거든요. 책 읽으면서는 답답하기만 한 걸보니, 동물로 묘사된 장면이 현실감을 좀 떨어뜨려서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Nana 사실, 이런 대화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양심이 찔리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 서비스나 민간 서비스가 빠른 건, 시스템이 효율적인 것도 있지만, 그걸 뒷받침하기 위해서 사람을 갈아넣고 있기 때문이기도 해서. 어디쯤에 균형이 있을 텐데 말이죠.
네그러게요. 세상 제일 어려운 일이 중간값을 찾는 것 같아요.
마지막이 마음에 남네요. ‘하지만 장미들이, 아직 장미들이 있다. 습기와 한기 속에, 생명이 사라진 듯 보이는 덤불 위에 활짝 핀 장미가, 아직 있다. 저 색깔 좀 봐.’ 아직 못 읽은 오웰의 장미를 읽으러 갑니다. (다아아 책걸상의 큰 그림??)
3분의 2정도 읽고 월요일(20일) 방송 들었습니다. 저의 책 취향은 JYP와 비슷하다는 걸 다시알게 되었어요.^^ 그래도 (모르는 것은 많았지만) 페이지는 잘 넘어갔어요. 박평님이 말한 힙한 문장 때문일까요? 배경 지식이 부족해도 계속 읽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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