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미리 읽기 모임

D-29
125쪽,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자산을 매입하면서 경제에 좋은 역할을 한다고 착각하지. 마치 자신들이 세상의 구원자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야. 중앙은행이 이렇게 망쳐놓으니 자본이 경제의 비생산적인 부분으로 흘러 들어가고, 아메리칸드림은 좌절될 수밖에 없고. 경제의 온갖 근본적인 문제점은 미래의 누군가가 해결하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거야. 대대적으로 제동을 걸지 않고서는 이 거센 물살을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야."
137쪽, "나는 퀀트 전략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퀀트 전략은 새로운 투자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퀀트 전략에 대해 찾아보니 인공지능 이야기가 함께 보이네요. 모든 투자가 이루어지기 전에 먼저 검증이 가능하다면, 그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굉장히 혼란스러워질 것 같기도 하고요.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게 되어 효과가 좋을 듯한데,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도 그런가요?
퀀트가 통계학과 계량경제학 기반이라서, NFT보다는 현실성이 높습니다. 퀀트툴을 팔기도 하더라구요. 여담으로 본문에 '블룸버그 터미널'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나오는데, 이게 연간 구독료가 5천만원? 정도 된다 하네요.
140쪽,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 중 3분의 2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힘든 생활을 하고 있어. 하지만 종종 이 사실을 잊게 되지."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등장하네요. 이후 이어지는 사회 이동성 지수와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 이야기도 씁쓸하지만 흥미롭습니다. 기회의 땅이 아메리칸드림인 건 정말 '드림'이라서가 아닐까싶습니다. 아주 아주 느린 속도로 1부를 다 읽었는데요, 불안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2부 제목은 시장의 붕괴군요. 같은 속도로 쭉 읽어보겠습니다!
저도 그 불안하고 불길한 느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에서는 데이비드 린치를 언급했는데, 약간 드니 빌뇌브 영화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영상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드니 빌뇌브 영화를 볼 때마다 ‘그런데 이 장면 왜 이렇게 불길한 느낌이 들지’ 하며 신기해 합니다. 이 책도 좀 그런 느낌이에요. 묘사되는 장면들은 분명 흥겨운 풍경들인데.
142쪽, "미국의 하위 50퍼센트 계층이 경제적 압 박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임금은 제자리이니 생활을 유지하기 위 해 부채를 늘려가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오 저도 마침 이 부분을 지나던 중이었습니다! 장맥주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불안하고 스산한 느낌이 드네요. 저도 부지런히 읽어 나가겠습니다.
152쪽, "그렇다고 걱정은 하지 마. 나름대로 통제하고 있으니. 틈이 군데군데 보여도 걱정하지마.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거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에 고위험 대출이 포함되어도 너무 걱정하지 마. 레포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거나, 소규모 폰지사기 60건이 동시에 벌어진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도 없어. 유니콘 기업들이 파산하고, 전 세계 부채가 250조 달러에 달하고,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해도 걱정하지마. 파월 의장을 믿자고" 정말 무서운 비꼬기...
마감을 앞두고 기억에 남는 대목을 남겨놓습니다. 편집자는 보통 1년에 5~6종의 아웃풋을 내는데, 매 책마다 이전 책에서 하지 못했던/느끼지 못했던 걸 경험하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 책은 경제경영이면서도 픽션과 논픽션 사이를 오가는 점에서 무척 신선했습니다. 저는 경제경영서에서 말하는 '주식추천'은 전혀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 오히려 이런 시니컬한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얻습니다. 여러모로 작업하면서 즐거웠던 타이틀이네요. 56쪽, "겉으로 보기에 시장은 멀쩡하기 그지없다. 위험 자산이 반등하고 있고, 주가는 최근 최고치를 경신했고, 사람들은 마냥 좋아하니 뭐가 문제로 보이겠는가. 나도 이제는 한밤중에 식은땀을 흘리지 않는다.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 보이는 건 헛것일 뿐이고 그마저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돈을 더 찍어내고 보자는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 랍비와 내가 일정을 마치고 다시 런던을 향하는 기내에 앉아 있는 지금, 이런 모든 상황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97쪽, “랍비 말이 맞아.” 내가 말했다. “경기 침체 같은 위기가 닥칠 때 무턱대고 돈을 뿌리는 경향이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데도 돈을 더 뿌려대고 있다니까.” “그런데 왜 그런 거죠?” 제리가 물었다. “말하자면 좀 복잡해.” 내가 답했다. “양적완화를 시작하기로 결정했을 때, 의도는 좋단 말이지. 일자리도 유지해야 하고, 경제도 살려야 한다는 좋은 명분이 있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적완화의 영향이 불균형적으로 가해지거든. 주가는 오르지만 경제는 침체되는 상황처럼 말이야. 주식 시장이 실물 경제와 단절되어 가고 있어.” 152쪽, 그러니 파월 의장에겐 선택권이 없었어. 어쩔 수 없이 미래 세대는 그를 거품을 대폭 키운 사람으로 기억할 거야. 그가 키운 거품은 그린스펀 시절의 거품을 무색케 할 정도로 어마어마해. 어떻게든 경기 침체는 막아야 하는 상황이고, 결국 엄청난 부의 불평등이 불가피해질 거야. 투자자들은 이미 사상 최 고치로 주식을 사들였어. 파월 의장은 결국 엄청난 양의 디지털 화폐를 찍어낼 수밖에 없을 거야. 그는 양적완화라는 주사위를 이리저리 굴리며 어떻게든 효과가 있기를 바라고, 터지기 일보 직전인 재정거 품만큼은 안 터지길 간절히 바랄 거야. 그렇다고 걱정은 하지 마. 나름대로 통제하고 있으니. 틈이 군데군데 보여도 걱정하지 마.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거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에 고위험 대출이 포함되어도 너무 걱정하지 마. 레포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거나, 소규모 폰지사기 60건이 동시에 벌어진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도 없어. 유 니콘 기업들이 파산하고, 전 세계 부채가 250조 달러에 달하고,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 파월 의장을 믿자고. 212쪽,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요. 제가 확인한 몇몇 아시아 블로그에서는 코로나가 에볼라보다 훨씬 더 빨리 퍼진다고 말합니다.” “그럼 채권이 강세를 띠게 된다는 건가?” “네. 채권금리가 반등할 거라 봅니다. 대부분의 자산군에서 아시아는 취약해질 것이고요. 앞으로 2주가 중요합니다. 바이러스가 유럽이나 미국으로 퍼지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게 될 테니까요. 그게 핵심입니다.” 엘리아스가 뛰어들었다. “맞는 것 같아요. 연준이 다음 주 회의에서 바이러스에 대해 논의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지켜봐 온 현상에 대해 멍석을 깔고, 행동에 들어가겠죠. 리스크 트레이딩은 유지하게 할 것 같은데,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면 사람들은 리스크를 매도하려 할 거예요.” 278쪽, 특히 지금과 같은 시기에 투자는 포커 게임과 비슷한 점이 많다. 포커에서 매우 중요한 두 가지 부분은 자신의 칩을 관리하는 법과 언제 크게 베팅할지를 아는 것이다. 단, 투자와 도박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금융시장에서 도박하듯 거래하면 성공할 수 없다. 이에 관해 에드 소 프는 이렇게 말했다. “슬롯머신은 인류에게 가장 한심하고 멍청한 기계다. 사람들은 잘 안될 거라는 ‘부정적인 기대’를 안고 게임을 한다. 나는 그런 자세로 임하지 않는다. 나는 복권 한 장 사본 적이 없다. … 카지노에서 게임을 할 때 대략적인 카지노 기계의 승률을 계산할 수 있다. 카드 카운팅을 할 수 있으면 카지노를 상대로 한 자신의 승률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카지노의 승률이 높으면 결국 게임을 하면 할수록 기계에 돈을 다 날리고 만다. 이것은 수학적 사실이다. 그러나 카지노보다 내 승률이 높다면 내 돈다발은 더욱 커질 것이다.” 286쪽, ‘인간성은 내팽개치고 돈에 달려드는 인간 군상.’ 트레이더들은 이러한 헤드라인을 봐도 감정적으로 동요가 없다. 그런데 인간의 욕심으로 죽어간 사람들을 가만히 생각하면,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숨이 막혀온다. 런던의 화장실은 문이 위아래로 길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처럼 문 아래의 틈으로 다리가 훤히 드러나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 직원들이 내가 여기 앉아 있는 걸 알게 하고 싶지 않다. 내 멘탈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그저 이곳에서 느끼는 5분 동안의 고독에 만족할 뿐이다, 337쪽, 미국 신문의 헤드라인은 “최악은 지났다”라고 외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로운 부익부 빈익빈의 시대에 진입했을 뿐이다. 자본주의를 새로운 형태로 변형시켰을 뿐이다. 이제 훨씬 더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곧 펼쳐질 시대에서 나머지 사람들은 먹고살기가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나머 지는 다음 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다. 390~391쪽, 지금 시대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는 듯하다. 누구나 실제보다 더 있어 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러다 보니 장밋빛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진 정 현재의 시대상이 아니겠는가. SNS와 리얼리티 방송, 그리고 대통령이 강조하는 ‘역대 최고의 미국 경제’에 이르기까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게 바로 이 허세 욕과 과시욕인 것 같다. 바로 이 점에 대해 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하다. 양적완화와 재정지출은 새로운 차원의 대량살상무기다. 새로운 부채담보부증권인 셈이다. 매일 돈이 풀리고 재정지출이 실행되는 동안 사람들은 승자와 패자로 갈리게 된다.
160쪽, "2010년대의 첫 단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서 빠져나오는 것으로 꿰어졌지만, 결국 포퓰리즘과 양극화로 치닫는 형국으로 마무리되었다. 허울 좋은 ‘빈부격차’라는 주제는 핵심 안건이 되었다. 소득, 기회, 성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그 어느 때보 다 복합적으로 긴밀하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이 되었다. 의료비와 대학 등록금이 폭등했고, 사람들은 유선전화를 버리고 SNS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164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몸소 경험한 이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금융 투자에 치를 떠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리라. 그들의 증조부모 세대가 대공황의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금융 투자에 치를 떠는 세대, 라는 말이 굉장히 공감됩니다. 코인이나 주식 열풍이 불면서 투자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 줄 알았는데, 열풍에 반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2010년대를 정리한 콜린씨의 시각을 접하고 나니, 2030년대에서 바라본 2022년도 궁금해집니다.
180쪽, 이란은 전쟁에서 이긴 적이 없다. 그런데 협상에서 진 적도 없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이란 국영 TV에서는 트럼프의 목에 현상금 8000만 달러를 걸었다. 이 모든 내용이 트위터를 통해 발표되었다. 181쪽, 현재 SNS에서는 실시간 트렌드로 제3차 세계대전이 올라 있다. 물론 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중략) “그쪽 지역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건 시장에서는 관심을 두지 않아. 어차피 그런 일은 4000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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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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