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혼자 읽기

D-29
[ 호메로스는 심지어 그리스의 신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신들은 시에서 간혹 끔찍하고 신뢰할 수 없으며 무절제하고 결국은 어리석은 존재로 나타난다. 이 절대적 권위가 없는 세계의 비애와 소란 너머에 있는 이해의 저수지, 그것이 그가 지닌 가치인 것이다. 나는 이것이 21세기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알고 있다. 호메로스가 형이상학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갱과 도시 모두에 마음으로부터 공감하는 다문화주의자라고, 오디세우스에게서 두 세계의 미덕을 아우를 수 있는 인간을 보는 융합주의자라고, 심지어 여성의 위엄과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의 운명에 그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는 진보적인 페미니스트라고까지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호메로스는 감상적으로 바라본 세계가 아니라 진짜 세계를 그린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잘못된 것을 묘사하는 것이 시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수전 손택은 시몬 베유의 가혹하고 극단적인 비평을 논평하며, 어째서 호메로스의 암울함이 불가피한 것인지에 대해서 고찰한 바 있다. ]
[ 진실보다는 현실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상상력을 넓히는 일이 더 필요한 시대가 있다. 우선, 현실 세계를 합리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진실에 부합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우리가 늘 진실만을 원하는가? 우리에게는 진실 외에도 꼭 필요한 게 있다. 바로 정지의 순간이다. 진실은 균형 상태지만, 진실의 반대는 불균형 상태일지언정 거짓은 아닐지도 모른다. ]
[ 호메로스가 잘못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다는 점이, 미덕을 향해서 제 식대로 삐뚜름하게 서 있는 특정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의 핵심이다. 그는 우리에게 한 묶음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 시들은 설교가 아니다. 우리는 아킬레우스나 오디세우스조차도 우리가 전형으로 삼아야 할 남자로 보기를 원치 않고, 여자일 경우엔 페넬로페나 헬레네도 마찬가지다. 청동기시대 폭력행위의 성지를 참배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
[ 호메로스의 위대함은 감춰진 생생함을 폭로함에, 삶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냈음에 있다. 호메로스는 그리스인이 아니다. 그는 세계 속에서 반짝거리는 빛이다. 그는 아무런 답을 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권위에 굴복해야만 하는 걸까? 스스로를 낮추는 게 옳은 일일까? 자아에 몰입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일은? 폭력을 장려해야 하는 걸까? 꼭 사랑해야 하나? 호메로스는 그런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현실을 극화해서 우리에게 들려준 뿐이다. 그는 바다에 떠 있는 배의 끓어오르는 활력과도 같이 생기 있고 복잡한 삶의 공기 속에서, 그리고 그가 반복해서 말하듯이 당신의 등 뒤에서 활기를 찾아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찬란한 자취 속에서 숨 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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