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했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기후 관련 시리즈에 이어서 이번에는
심리학 시리즈로 몇 편 공유하겠습니다.
심리학 1부는 상담 심리학자 이 혜진 님이 쓰신
치유의 심리학 책 입니다.
《나를 아프게 한 건 항상 나였다》발췌, 수정, 요약 내용입니다.
D-29
바닿늘모임지기의 말
바닿늘
1. 자신에 걸려 넘어진 당신에게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 자체를 견디고 참는 게 습관이 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부정적인 감정은 아무도
모르게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배워왔고,
또 이삼십 년을 끙끙 앓는 한이 있더라도 혼자서
처리하려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부정적인 감정을 참는다고 그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면서 자란
많은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감정을 억누르
거나 없애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실제로 억눌러지
기도 한다. 감정도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서운 걸 보면 도망가거나 피하는 데 익숙하다.
사람들은 싸워보다가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결론이 축적될 경우 무기력을 학습
한다. 차라리 포기하는 게 마음 편하지싶어 회피
하는 삶을 사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면, 성장하고 싶다면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있다. 지금까지는 늘 비슷한 방식으로
같은 곳에서 넘어져 왔다면, 이제는 넘어진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에 놓인 장애물에 부딪
혀 보고 깨져도 보고 때로는 껴안아도 보며 그렇
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그토록 원
하는 인생의 행복과 즐거움을 내가 나에게 선사할
수 있는 길이다. 그것이 '보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를 조화시키는 길이다. 우리는 왜 자신의 감정
을 인식하는 데 이토록 서투른 것일까? 심리학자
들의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정서 경험은 성
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즉, 성인
의 정서조절능력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 직결된다.
예컨대, '부정적인건 숨겨야 해!', '긍정적인 것만
보여야 해!'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
는 부모님께 밝은 모습만 보이며, 온갖 불편한 감
정들은 혼자 숨기며 성장한다. 이렇게 항상 긍정
정서만 보여야 한다고 학습 받고 자랐다면, 살면
서 느껴지는 자기 안의 부정 정서, 인간으로서 당
연히 가지게 되는 우울, 불안, 수치심 등을 바깥
세상, 특히 가장 드러내고 공감 받고 싶은 가족에
게조차 드러내지 못한 채 혼자 꼭꼭 숨기는 게 습
관이 된다. 그리고는 혼자 생각한다. '나는 왜 이
렇게 이상하지? 나는 왜 이렇게 부정적이지? 나
는 왜 이렇게 우울한 생각을 할까? 부족함 없이
자랐는데 왜 난 이럴까?' 이렇게 부정 정서가 느
껴지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며 성장한다. 죄책감
이 축적되면 나 자신에 대한 수치심으로 발전되
기도 한다. 즉,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다. 수치심은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 중에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손꼽힐 만큼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인간의 감정은 다양하
다는 걸 초등학교 때 배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사실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배웠다면 감정을 외면하는 일이 줄어들
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감정을 학습하자. 감정은 그냥 감정이다. 그것을
어릴 때 배우지 못했을 뿐이며, 지금부터라도 알
아가면 된다.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은 견디기 힘
들고 다루기도 까다롭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감정이지만, 그조차 인간이기에 느낄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알아가자. 나쁜
감정이나 좋은 감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판단하거나 분류할 필요도 없고, 그냥 그 감정 그
대로를 읽어주자. 내 안의 감정,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은 다 내 것이며, 그 감정에는 다 이유
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이 말
하는 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들어줄 수 있는 건 나
의 연인도 나의 가족도 아닌 바로 나다. 내가 정확
하게 들어주지 않으면 과연 그 누가 나만큼 들어
줄 수 있겠는가. 한 심리학자는 “감정은 알아주지
않으면 귀신처럼 평생을 따라붙는다” 라고 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어떠한 감정이든 나에게 말을
건다면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그리고
그 감정에게 물어보자. 지금 여기에서 내가 어떤
것을 주면 좋겠냐고, 어떤 게 필요하냐고, 그렇게
감정을 외면하지 않는 자신이 되어가는 연습을
하자. 마음 관리는 연습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외모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는 수능 점수가 우열을 가
리는 하나의 척도다. 사회생활을 하는 20대 중반
부터 30대는, 외모가 우월성을 판가름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가치관이므로 학생
시절의 수능 점수처럼 남들보다 우월하지 않으면
실제로 내가 어떤 것을 가졌더라도 별게 아니라고
착각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높은 수능 점수
나 아름다운 외모만을 우대하는 세상에서도 내가
내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가치관을 스스로 생각
하고 선택해야 한다. 세상으로부터 주입된 가치
관을 걷어내고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모양
인지 성찰해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내 삶은 내
것이 되어간다. 그땐 그 누가 내 외모 혹은 어떤
것에 대해 평가한다 해도, 단단한 내면으로 나를
지켜낼 수 있다. 그 누구도 나에게 비난을 던질
자격은 없다. 타당한 지적이 아니라면 받아쳐 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외모를 가꾸는
것보다 더욱 시급한 이유다.
스트레스는 하나의 상징일 뿐
마음이 복잡하다는 건 스트레스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는 의미도 있다.
인간은 스트레스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 생존을
위해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로 반응한다.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얼어붙거나. 복잡한 마음이라는 건
세 번째 반응인, 얼어붙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
는 상태에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내가 얼어붙은 상태에 머무를 수밖
에 없는지, 더 깊은 마음을 알아볼 때다. 얼어붙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면, 가장 빈
번하게 나타나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이라
는 감정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면 의식적으
로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마음을 다루는 일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일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복잡한 마음을 풀어 감정 기복을 줄이고
싶다면, 엉킨 마음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부정 정
서의 원인을 이해해가야한다. 그러면 조금씩 내
면의 힘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긍정 정서가 자
리잡힌다. 그렇게 내 마음은 조금씩 정리가 되어
간다. 지금 눈앞에 놓인 상황만으로 나를 판단하
고, 조급하게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자. 생각보
다 문제의 원인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실타래를 쫓아 마음속 깊은 공간으
로 내려갈 수록 우리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지도
가 모습을 드러낸다.
습관이 되어버린 자기 혐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콤플렉스 한 개쯤은 있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아도 자기에게 싫은 부분,
그래서 감추고 싶은 부분과 함께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게으른 자기를 비난하고, 어떤 사람은 예
민한 자기를 피곤해한다. 하지만 이런 자기혐오
같은 생각의 습관도 이유가 있어서 나타나는 증
상의 하나다. 나 자신을 힘들게 만들지라도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며 넘어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그러다 그 모습은 자연스레 나의 일
부가 되어 살아간다. 만약 현재 내 자신이 좀 이기
적으로 느껴진다면 나는 왜 이렇게 이기적인 인간
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근원을 찾아가 보자.
내 마음을 이해하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더 성숙한 방향으로 다듬을 수가 있다.
그것이 뿌리부터 단단한 사람이 되는 첫걸음이다.
바닿늘
2. 타인에 걸려 넘어진 당신에게
인간관계는 왜 늘 어려울까
관계가 어렵게 느껴지는 한 가지 이유는 내가 관계
에 들인 노력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바라는 것이 없다면 힘들만큼
참으면서 노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관
계의 모양이 있을 것이고, 그 모양이 충족시켜주는
나의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에 애쓰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어떤 관계든 내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게 함정이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
길 원한다면 바로 이 지점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
다. 타인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발동한다면, 지금 즉시 그 충동을 멈추어야 한다.
그것은 조종이고 폭력이 될 수 있다. 내가 나 자신
을 바꾸는 것은 나의 자유다. 그러나 타인을 바꾸는
건 나의 영역이 아니다. 결국 타인을 내가 원하는대
로 바꾸지도 못하며 관계의 질도 나빠진다.
각자의 마음은 각자의 것
성인이 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나타나는, 비합리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바로
잡는 것이다. 머리로 아는 것이 삶이 될 수 있도록
나를 바로 세우는 힘을 기르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타인의 마음은 타인의 것이며, 그들은
그렇게까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설령 누군가가 나
에게 상처를 준다면, 혹은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
면, 그 사람과 솔직하게 대화해서 수고로움을 각오
하고 갈등관리를 할 것인지 혹은 갈등을 그대로 둘
것인지 선택할 수가 있다. 그 사람이 내가 싫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 영역까지 내가 통제 할 수 없다.
나는 내 마음에만 통제 권한이 있음을 명심하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건 불가능한 일이며, 모두의
마음 또한 내가 통제할 권한은 그 어디에도 없다.
내 인생의 적을 처단하는 방법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이 내 삶에 불편감을 초래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면, 소개하고 싶은
연구 결과가 있다. 바로 "자기를 수용하면 스트레
스가 줄어드는 것처럼, 타인을 수용하면 나의 스트
레스가 줄어든다"는 메시지다. 타인을 수용하는 것
이 타인을 위하는 일만은 아니다. 내 스트레스 관리
에도 이롭다. 사람은 본인이 변화하고 싶을 때 변화
한다. 주변에서 끈질기게 잔소리를 하건 말건, 사람
은 자기가 변하고 싶을 때 변한다. 자기가 변하고자
하지 않을 때는 주변에서 뭐라 하건 변하지 않는다.
3. 일에 걸려 넘어진 당신에게
열심히만 하다가 망한다
열심히는 전략이 아니다. 열심히 하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가야 할 방향이 명확하게 정
해져 있을 때이다. 그런데 현실의 문제는 전략 없
이 열심히 한다고 해결 되지 않는다. '어느 방향으
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 부터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전략이다. 본인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달리는 사람은 번아웃에 취약해진다.
번아웃이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
도의 신체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성취에 대한 욕망이 지나치게 높고 전력
을 다하는 성격의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그래서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 자책만 할 게 아니라, 어떻
게 살고 싶은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오늘은 책이라도 한 장 읽어야 하나?' 이와 같은
의무감에 시달릴 것이 아니라 어떤 책을 읽을지,
어떤 지식을 습득하고 싶은지, 습득한 걸 어디에
어떻게 쓰고 싶은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는 시
간을 가지는 것이 아무 책이나 한 장 읽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다. 도대체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안
올 정도로 거대한 목표 앞에서는 회피하고 싶어지
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성공 또한 마찬가지다.
거대한 성공, 현실적으로 달성이 가능할까 싶은
막연한 성공에 대한 큰 그림만 가진다면 현실의
자기와 이상적 자기 간의 차이 때문에 오히려 압도
되고 만다. 큰 꿈이 현실의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나의 성격 특성일 뿐인 강점과 단점
성격이란 모든 사람은 다르다는 전제에 기반을
둔 개별성에 대한 개념이다. 그리고 각각의 특성
은 동전의 양면처럼 상황에 따라 유리한 점(강점)
과 불리한 점(단점)을 모두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강점과 단점을 각 개인이 속한 상황, 맥락 속
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유리
하거나 불리한 절대적인 강점이나 단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대담한 도전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위
험을 감수하는 행동 특성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
지만, 신중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
는 행동 특성은 무모함과 부주의함으로 나타나 불
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 관
리하는 방식이 적응에 유리하다. 상황은 계속 바뀌
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4. 사랑에 걸려 넘어진 당신에게
우리에게 사랑이 중요한 이유
사랑이 인간에게 그토록 중요하고 크게 다가오는
이유에 대한 단서는 우리의 어린 시절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태어났던 그 순간,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 태아로 자라던 그 순간부터 우리는 엄마
와의 따듯한 연결을 원했던 존재다. 나의 생존에
절대적인 엄마 혹은 나를 키워준 주양육자 와의
연결감은 '사랑'의 표현으로 확인된다. 즉, '내가
사랑받는구나'라는 느낌을 받고 싶은 욕구는 우리
삶의 시작부터 존재했던 마음이며, 심리학에서는
이를 애착이라고 부른다. 가장 취약한 존재였을
어린 시절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바랐던 안전감
을 성인이 된 우리는 연인에게 또다시 기대한다.
연인을 통해 얻은 안전감은 이 세상을 나라는 존재
로 힘있게 나아가기 위한 연료가 되어준다. 연인과
의 관계를 통해 획득한 심리적 안전기지는 이 낯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용기를 만들어주
는 기능을 한다. 때문에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고서
라도 연인을 획득하고자 하는 절실한 감정을 품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토록 중요한 사랑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다소 위험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결정을
해야 한다. 상대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위험을 부담하고서라도 내 마음을 고백해 보자.
사랑을 통제하고자 하는 열망
일에서는 성취감을 느끼는데 연애에서는 자꾸 실패
한다고 느끼는 사람 중에는 '통제 욕구'가 높은 경우
가 많다. 통제 욕구란 자신의 환경에서 벌어지는 일
들을 통제하려는 욕구다. 통제 욕구가 강한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는 상황을 선호한다. 주도적 업무가
허락되는 환경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사랑은 타인과 함께하는 상호작용이다. 사랑은 나
자신이나 나의 일과는 다르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데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마치
사랑도 자신의 뜻대로 만들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더 성숙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사랑의 모양
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습관을 만들자. 통제 불가
능한 상대방과 더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서
로가 상대방의 니즈에 맞추어 갈 때 가능해진다.
바닿늘
5. 세상에 걸려 넘어진 당신에게
원래 그런 것은 없다
개인마다 어떤 것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는 생각
의 틀이 있다. 이러한 생각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
안에 더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심리학에서는 이렇
게 개인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낸 생각의 패
턴을 '도식'이라 부른다. 도식은 개인의 기질, 환경,
그리고 이 둘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
개인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기억, 감정, 생각 등을 쌓으며, 이는 곧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더 넓게는 이 세상에 대한 평가를 만
들어낸다. 이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지기 시
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 즉 매일 보는 사람들과 어떻게
교감했느냐에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
도식의 두 가지 형태
도식은, 적응적 도식과 부적응적 도식이 있다.
적응적 도식은 삶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세상에
는 내 맘대로 안 되는 일도 있다'와 같은 도식이다.
이러한 도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
에 맞닥뜨렸을 때, 현재를 수용하고 자연스레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데 집중한다. 반면, 부적응적 도식
은 삶에 걸림돌이 된다. 대표적 예로, '세상에 내 마
음대로 안 되는 일은 없다'라는 도식이다. 이러한
도식을 가진 사람은 문제 상황을 마주하면 당황하
고 분노한다. 본인이 지니고 살아오던 기존 도식에
들어맞지 않는 탓이다. 결국, 해결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되어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된다. 부적응적 도식이 생
겨나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은, 어린 시절에 느꼈던
결핍이나 심한 좌절 경험 등이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너 하고 싶은
것 다 해." 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어왔다고 해보자.
언뜻 보기엔 마냥 행복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가족 내에서 '언제나 네가 최고야'라는 말을 반복적
으로 듣고 자란 사람이 사회에 나갔을 때는 어떻게
될까? 정말 내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면?
이런 경험을 하며 자란 사람들은 현실을 받아들이
기 힘들어한다. 자기도 모르게 잘못 만들어진 도식
을 가지고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화를 낸다.
마음 속 도식을 바꾸는 방법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싶다면 부적응적인 도식을
보다 적응적인 도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권한다.
그런데 인간의 뇌는 익숙한 정보를 습관적으로 처
리해 버리는 경향이 있기에, 참인지 거짓인지 관계
없이 기존의 도식은 점차 강화되어 나만의 진리가
되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이때는 '의식적’으로 자
신이 가진 도식이 참인지 거짓인지 평가하는 작업
이 필요하다.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객관
적으로 관찰하고, 나의 도식이 이에 들어맞는지 아
닌지 확인하는 것이다. 자신의 경험을 되짚어보거
나 주변 사람들의 견해를 참고하거나 혹은 연구 논
문이나 통계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부적응적 도식을 찾아내고,
이를 적응적 도식으로 바꿔가면서 우리는 건강한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어른이 될 수 있다.
일어나게 만드는 힘
누구나 살면서 위기를 겪는다. 위기는 한번에 몰려
오는 경우도 있고, 드문드문 찾아올 때도 있다.
상황적인 변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일
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보다 더 큰 존재, 혹은 눈
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의지하면서 위안을 얻기
도 한다. 그런데 어떨 땐 정말 아무것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이 절망적인 상황도 있다. 지금까지 넘어질
때마다 나를 버티게 해주었던 그 무언가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느끼는 무력감은 매우 고통스러
운 감정을 수반한다. 이럴 때야말로 '일어나는 힘'
이필요한 순간이다. 삶에서 한 번씩 넘어졌을 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주는 내면의 힘
을, 심리학에서는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
스트레스나 위기, 역경 등에 대한 정신적인 저항력,
혹은 면역성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회복탄력성
은 '통제성'과 '긍정성', '사회성'이라는 세 가지 요
소로 구성된다. 통제성은 상황, 나의 감정, 그리고
내적 충동에 대해 스스로가 인지하고 조절할 수 있
는 능력을 말한다. 긍정성은 말 그대로 현 상황에
만족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성
은, 살아가면서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나와 다른 타인을 어떻게 바라
보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다. 이러한 회복탄력성은
중요하다. 같은 위기를 겪더라도 회복탄력성의 크기
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넘어졌을 때 할 수 있는 일
회복탄력성의 세 요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
문에, 통제성의 결여는 긍정성을 떨어뜨리고, 긍정
성은 사회성을 떨어뜨려 회복은 더욱 멀어지게 된
다. 만약 지금 이 순간 괴로운 상황 때문에 힘들다
면, 그 무엇보다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부
터 찾아내어 보자. 회복탄력성의 한 요소인 통제성
을 적극 발휘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행동들을 하나씩 더해 가는거다. 예를 들어,
아무리 안 좋은 상황이더라도 긍정적인 측면을 찾
아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하여 사회적인 자원을 사용하는 것 등
이다. 이렇게 회복을 돕는 '행동'을 더하다 보면 결
과적으로 회복탄력성이 단단해진다.
지금 행복해야 평생 행복하다
어쨌든 우리는 오늘을 산다. 우리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생각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바라보는 모양도
제각각 다르다. 과거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
은 한참을 꺼내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가슴 깊숙이
박힌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미래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은 불확실한 앞날에 어떤 일이 벌어
질지 몰라 두려움에 떨며 살아간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과거나 미래에 마음을 두는 사이 흘러간
'지금 여기'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그 때가 소중했음을 떠올리며 한
탄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 마음은 종종 현재를 벗
어나곤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를 살기
위해서 우리가 꼭 봐야 할 과거도 있다. 바로, 현재
에 영향을 미치는 '살아 있는 과거'가 그것이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귀신같이 따라오기에, 이를
충분히 다뤄야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내가 된다.
미래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내 삶에 방해가 될 정도
로 영향을 주는 미래에 대한 생각은 다루고 넘어가
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온갖 부정적인 일들을 구체
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있느라 현재가 잡아먹히고
만다. 내가 어디서 넘어지는지를 바라볼 줄 아는 눈
이 생기면 좋은 점이 있다. 바로, 내가 나를 데리고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내가 나
로 살아가는 일이 쉬운 사람이 별로 없는 우리네
삶에서 이만큼 반가운 일은 별로 없다. 한 번 살아
가는 이 세상에서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
고,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다면 내 곁에 그 사람들
에게도 조금 더 다정한 내가 될 수 있다.
진공상태5
어? 바닿늘님이 왜 이러시지? 나의 마음 속에 들어갔다 나오신걸까요? 올려주신 글들, 잘 읽어보겠습니다.
바닿늘
@진공상태5
저도 해당 책 읽으면서 그런 생각 많이 들었어요. ㅎㅎ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결국 비슷하단 뜻 아닐까요? ^^;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한국에서 유독 심리학 책이
판매부수가 높게 찍힌다는 이야기를 어떤 강연에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디선가는 너무 과하게
쏟아진다고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더군요. ㅎㅎ;;
바닿늘
2022. 4. 30
인스타그램 본문에 다뤘던 내용 공유합니다.
사람과 동물의
결정적인 차이는..
섬세한 공감능력
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사람이나 동물이나
좋아하는 음식이 눈 앞에
있으면 침이 고이기 마련이죠.
하지만 사람의 경우,
맛있는 음식이 눈 앞에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입니다.
이처럼 사람은 아주 섬세한
공감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론 이 공감능력이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가상 고통'을 만들기 때문이죠.
이 '가상 고통'을 없애려고
각자 부단히 노력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이토록
심리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해결책을 찾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그 해결책의 뿌리가 될 수 있는
'회복탄력성' 을 이제라도 키운다면..
조금이나마 쉽게 털고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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