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카이》발췌, 수정, 요약 내용입니다.

D-29
요약했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1. 강을 따라 내려가다 지금까지 인간은 지구상의 얼지 않은 땅 중 절반 이상(약 7000만km)을 직접적으로, 나머지 절반 은 간접적으로 변형시켰다. 우리는 전 세계 주요 강 대부분에 댐을 건설하거나 강의 흐름을 바꾸었다. 비료 공장과 콩 등의 작물은 나머지 육상생태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질소를 고정하며 비행기, 자동차, 발전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화산이 배출하는 량의 100배에 달한다. 인간은 이제 일상 적으로 지진을 일으킨다. (셰일가스를 추출하는 과 정에서도 지진이 발생한다고 알려짐) 순 생물량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 수치는 더 심각하다. 오늘날 인 간과 야생 포유류의 생물량 비율은 8:1이 넘고, 소, 돼지 등 가축의 무게를 더하면 그 비율은 22:1로 올라간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한 논문 에 따르면 "사실 인간과 가축의 총량은 어류를 제외 한 모든 척추동물을 합친 것보다 크다. 우리 인간은 멸종의 주요 원인이 되었으며, 우리 때문에 새로운 종이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 지구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으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학 적 시대에 인류세라는 새로운 구분이 생겼다. 인류 의 시대에 우리는 갈 곳이 없다. 우리의 발자국이 없는 가장 깊은 바다 밑해구, 남극 빙상 한 가운데 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사태 전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함부로 소원을 말하지 말라. 대기 온난화, 해양 온난화,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 승, 빙하 융해, 사막화, 부영양화는 우리 종이 거둔 성공의 부산물 중 일부에 불과하다. 지금의 인류는 기후와 생태계에서 아날로그적 요소를 제거중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가 하려던 일을 축소해, 인간 의 영향을 줄이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그러나 너 무 많은 인간이(거의 80억 명)이 이미 발을 들였고 되돌아가기에는 늦은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우 리는 비 아날로그의 함정에 빠졌다. 통제가 낳은 문 제는 더 큰 통제로밖에 해결할 수 없다. 이제 우리 가 관리해야 할 대상은 (적어도 우리가 상상하기론) 인간과 별개로 존재하는 자연이 아니다. 지금 우리 가 하는 일은 '다시 만들어진 행성'에서 시작해서 다시 처음으로 돌이키기 위한 노력이며, 자연에 대 한 통제라기보다 자연에 대한 통제를 통제하려는 것이다. 먼저 강을 역류시키고, 전기를 흘려보내서. 어느 날, 나는 전기 장벽 책임 엔지니어 척셰이를 만나러 공병대 시카고 사무소를 방문했다. 셰이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 의회의 촉구 덕분에 공병 대가 전기 장벽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공병대에는 까다로운 임무가 부여되었다. 시카고 운하를 이동하는 사람과 화물, 폐기물은 방해하지 않으면서 물고기들만 지나가지 못하게 하라는 것 이었다. 독성물질 주입, 자외선조사, 오존 처리, 발 전소 폐수를 이용한 물 가열, 초대형 필터 설치 등 공병대가 고려한 방안은 10가지가 넘었다. 최초의 전기 장벽은 2002년 4월 9일에 가동을 개시했다. 퇴치 대상은 '유럽둥근망둑'이라고 불리는 침입종 이었다. 얼굴이 개구리를 닮은 유럽둥근망둑의 원 산지는 카스피해이며, 공격적으로 다른 물고기들 의 알을 포식한다. 유럽둥근망둑은 미시간호에 정 착했는데, 시카고 운하로 데스플레인스강까지 진 출할 위험이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일리노이강을 거쳐 미시시피강까지 헤엄쳐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실행 단계에 이르기 전에 유럽 둥근망둑은 이미 건너가 버렸다. 물고기들이 다 빠 져나간 후에 벽을 친 셈이었다. 그러는 동안 또 다 른 침략자, 아시아 잉어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미시시피강을 따라 시카고로 향하던 잉어 들이 운하를 통과해버리면 미시간호에 엄청난 피 해를 입힐 것이고, 피해는 슈피리어호, 휴런호, 이 리호, 온타리오호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것이 다. 미시간의 한 정치인은 아시아 잉어가 "우리의 삶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셰이는 "아시아 잉 어는 훌륭한 침입종"이라고 말하고, 곧 부연했다. '좋다'는 게 아니라 침입 능력이 '훌륭하다'는 뜻입 니다. 다른 환경에 잘 적응하고 어디서나 번성하거 든요. 그게 바로 아시아 잉어가 다루기 힘든 종인 이유입니다." 공병대는 운하에 두 개의 장벽을 더 설치했다. 추가된 장벽의 전압은 처음 것보다 훨씬 높았고, 내가 방문했을 때는 첫 번째 장벽도 더 강 력한 버전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아 시아 잉어를 단일 종처럼 말하지만, 이 용어는 네 가지 어종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네 종 다 중국 이 원산지이며, 중국에서 4대가어(4대 양식 어종) 라고 불린다. 중국인들은 13세기 이래로 이 네 어 종을 연못에서 함께 길러 왔다. 이 관습은 '인류 역 사상 최초로 기록된 다종 복합 양식'으로 알려져 있 다. 이 네 종은 제각기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들이 힘을 합치면 판타스틱 4처럼 무적이 된다. 초어는 수생식물을 먹는다. 백련어와 대두어는 여 과 섭식자로, 입으로 물을 빨아들인 다음 빗 같은 구조의 아가미로 플랑크톤을 긁어낸다. 청잉어는 달팽이 같은 연체동물을 먹는다. 밭갈이를 하면서 나온 식물성 폐기물을 연못에 던져 넣으면 초어가 와서 먹고, 초어의 배설물은 조류 생장을 촉진한다. 조류는 백련어와 물벼룩 같은 작은 수생 동물을 먹 여 살리고, 그 수생 동물은 대두어가 좋아하는 먹이 다. 중국에서 이 시스템은 엄청난 양의 잉어 양식을 가능하게 하며, 2015년 기준으로 연간 생산량이 2,200만 톤에 육박한다. 인류세 특유의 아이러니 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양식 잉어가 급증한 기간에 강물에서 자유로이 헤엄치는 잉어는 오히려 급감 한 것이다. 양쯔강의 싼샤댐 같은 토목 사업들 때문 에 민물고기가 산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잉어는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는 도구인 동시에 그 통제의 희생양이다. 4대가어가 미시시피강까지 갈 수 있었던 데에는 인류세의 또 다른 아이러니 '침묵 의 봄'이 한몫을 했다. 《침묵의 봄》 초고 가제는 '자 연의 통제'였다. 레이첼 카슨의 고발은 바로 자연을 통제 대상으로 보는 생각을 겨냥하고 있었다. 카슨 은 이렇게 말한다. "자연의 통제라는 오만한 생각을 낳은 것은 자연이 인간의 편리를 위해 존재한다고 보던 구석기 시대의 생물학과 철학이다. 제초제와 살충제는 '동굴에 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생각을 보여준다. 인간은 '생명의 얼개'를 향해 몽 둥이를 든 것이다." 카슨은 무분별한 화학 약품 사용이 인간에게 유해 하고 새들을 죽이며 온 나라의 하천을 죽음의 강으 로 만든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 기관들이 살충제 와 제초제를 장려할 것이 아니라 금지해야 하며, 매우 탁월한 여러 대안이 있다고 썼다. 카슨이 강 력하게 추천한 대안 중 하나는 생물학적 제제였다. 예를 들자면, 원치 않는 해충을 없애기 위해 그 해 충을 먹고 사는 기생충을 도입하는 식이다. 《침묵 의 봄》이 출간되고 1년이 지난 1963년, 미국 어류 및야생동물관리국이 아시아 잉어를 공식적으로 처 음 들여왔다. 카슨이 추천했던 방식대로 수생 잡초 를 억제하는 데 잉어를 활용하려는 구상이었다. (수생 잡초는 수영하는 사람이나 배가 지나가지 못 할 정도로 호수와 연못을 막을 수 있다.) 이때 들여 온 어린 초어는 아칸소주 스터트가트에 있는 어류 양식 시험장에서 사육되었다. 3년 후, 생물학자들은 시험장에서 초어 한 마리를 산란시키는 데 성공했고, 그 알들은 수천 마리의 치어가 되었다. 그리고 곧 일부가 탈출했다. 1970년대에 아칸소주 수렵및어로위원회는 백련어 와 대두어의 활용 방안을 발견했다. 당시에 지방 정 부들은 새로 제정된 '청정수법'에 따라 바뀐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었지만, 하수 처리 시 설을 업그레이드할 여력이 없는 곳이 많았다. 수렴 및어로위원회는 하수 처리장에 잉어류를 방류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잉어가 과잉 질소 때문 에 번성하는 조류를 먹어치워 양분 부하를 줄여주 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시험 삼아 리틀록 교외의 소도시 벤튼의 하수처리장에 백련어가 방류되었다. 실제로 백련어는 양분 부하를 줄였다. 탈출하기 전 까지는 말이다.
셰일가스(Shale gas)는 진흙이 수평으로 퇴적하여 굳어진 암석층(혈암, shale)에 함유된 천연 가스이다. / 몰랐던것 구글 첵!
2. 야생으로 들어가다 늑대는 2만 년 전에 길들여졌다. 그 결과 새로운 종(또는 아종)과 함께 '길들여진' 것과 '야생' 이 라는 두 개의 범주가 탄생했다. 약 1만 년 전에 시작된 밀의 재배는 식물계를 '작물'과 '잡초'로 갈라놓았다. 인류세라는 '멋진 신세계'에 들어서 면서 이러한 분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시난트로프'라는 것이 있다. 그리스어로 '함께' 라는 뜻의 syn, '인간'이라는 뜻의 anthropos가 합쳐진 단어인 이것은 가축으로 길들여지지 않았 는데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농장이나 대도시의 삶 에 유독 잘 적응한 동물을 말한다. 라쿤, 미국까마 귀, 생쥐, 아시아 잉어, 수십 종의 바퀴벌레가 시 난트로프에 속한다. 코요테는 인간의 생태계 교란 에서 득을 보면서도 인간 활동이 밀집한 구역은 둘러 가는 습성이 있어서 '사람을 싫어하는 시난 트로프'로 불린다. 식물학에서 '아포파이트'는 사 람들이 유입될 때 번성하는 토종 식물이고, '안트 로포파이트'는 사람들이 돌아다닐 때 번성하는 식물이다. 안트로포파이트는 유럽인이 신세계에 도착하기 전에 퍼진 '아키오파이트'와 그 후에 퍼 진 '키노파이트'로 나뉜다. 물론 인간과 함께 번창 한 종보다 쇠퇴한 종이 훨씬 더 많으며, 따라서 그 종들을 분류하기 위한 암울한 용어들이 필요했다. 이른바 적색 목록을 작성, 관리하는 세계자연 보 전연맹INCN에 따르면 어느 종이 한 세기 안에 사 라질 확률이 10% 이상으로 추정될 때 '취약종' 으로 간주된다. 어느 종의 개체 수가 10년 또는 3세대 중 더 긴 기간에 걸쳐 50% 이상 감소하면 '절멸 위기종'으로 분류한다. 동기간 동안 80% 이상 사라지면 '절멸 위급종'이 된다. 사라진 종은 INCN의 용어로 '절멸종'이나 '야생 절멸종', 또는 '절멸 추정종'이라고 부른다. 절멸 추정종이란 '모 든 증거를 고려할 때' 사라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사라짐이 아직 확정적이지 않은 경우를 일컫는다. 쓰시마관코박쥐, 왈드론붉은콜로부스, 엠마자이 언트 쥐, 뉴칼레도니아쏙독새를 비롯해 수백 종의 동물이 현재 절멸추정종 목록에 들어 있다. 마우 이섬의 토종 꿀먹이새인 포오울리는 자연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액체질소 안에 세포로 보존되어 있다. (이와 같이 독특한 가사 상태로만 존재하는 종을 가리키는 용어는 아직 없다.) 생물 다양성 위기를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는 그냥 받 아들이는 것이다. 어쨌든 생명의 역사에 변곡점을 찍은 것은 대멸종, 그리고 그 다음의 더 큰 대멸종 이었다. 백악기의 종말을 초래한 대멸종은 지구상 의 모든 종 가운데 75%를 쓸어버렸다. 누구도 그들을 위해 울어주지 않았고, 결국 인간이라는 새로운 종이 진화하여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 만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인류는 공룡을 멸 종 시킨 소행성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범주의 동물을 창조했 다. 그것은 우리가 벼랑 끝으로 몰았다가 다시 데 려온 동물들이다. 이러한 동물을 일컫는 공식적 인 용어는 '보전 조치에 의존하는 종'이지만 박해 자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을 볼 때 '스톡홀름 종'이 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스톡홀름 신드롬: 은행 강도가 은행 직원을 인질로 삼았지만 죽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질이 강도에게 되려 고마워 한 실제 사건에서 유래 된 현상) 데블스홀펍피시는 스톡홀름 종 중에서도 고전에 속하는 예다. 1960 년대에 동굴 안 수위가 떨어졌을 때 국립공원관리 국이 설치한 가짜 선반과 전구로 이들을 살렸다. 펍피시처럼 보전 조치에 의존하는 종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아무리 적 어도 수천 종은 될 것이다. 그들을 생존케 하는 도 움의 형태도 매우 다양해서, 먹이 제공, 인공 번식 외에도 중복 산란 유도, 헤드스타팅(멸종 위기 동 물을 보호하기 위해 새끼를 인공 사육하여 성체가 된 후 방사.-옮긴이), 보호 또는 접근 차단을 위한 울타리 치기, 계획 소각, 킬레이션(종 보존을 방해 하는 요소 제거.-옮긴이), 서식지 이동을 유도, 인 공 수분, 인공수정, 포식자 회피 훈련, 조건적 미 각 기피 행동 유도 등이 있으며 이 목록은 계속 늘 어나고 있다. 또 다른 사막 펍피시 종류인 오언스 펍피시는 멸종된 것으로 여겼으나 1964년에 재 발견되었다. 피시 슬러라고 불리는 방 하나 크기 의 연못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던 1969년, 불분명 한 이유로 물이 말라갔다. 캘리포니아 주 어로 및 수렵부 소속 생물학자 필 피스터는 누군가의 신고 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피스터는 인근 샘물 로 피신시키기 위해 피시 슬러에서 오언스펍피시 를 건져 올렸다. 남아 있는 펍피시를 모두 담는 데 는 양동이 두 개밖에 필요하지 않았다. 피스터는 그 후 수십 년을 오언스펍피시와 데블스홀펍피시 를 구하는 데 바쳤다. 많은 사람들은 그 미물들에 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쏟아 붓는 이유를 묻는다. "펍피시가 무슨 쓸모가 있지요?" 라는 질문을 누 군가 따지듯 물으면, 피스터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러면 당신은 무슨 쓸모가 있나요?" 찰스 다윈은 "연약한 인간이 인위적 선택의 능력 으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 자연의 선택 능력에 의해 일어난 그 변화의 양은 한계조차 파악하기 힘들 것"이라고 추론했다. 《종의 기원》이 출판된 지 한 세기 반이 지났지만, 다윈의 논리는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다만, 단어 의 선택은 점점 더 부적절하게 느껴진다. 연약한 인간은 기후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후 변화는 강력한 선택압으로 작용한다. 삼림파괴, 서식지 단편화(도로, 택지 등으로 생물의 서식지가 나뉘 어 단절되는 것.-옮긴이), 외래 포식자 유입, 병원 체 유입, 광(光)공해, 대기 오염, 수질 오염, 제초 제, 살충제, 쥐약 등 다른 형태로 일어나는 '전 지 구적 변화'도 무수히 많다. 다윈은 '인위' 선택과 '자연' 선택을 비교할 때 어 느 것이 더 강력한지에 대해 조금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 비둘기 애호가들은 품종 간의 교배로 완 전히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는 놀라운 일을 했 다. (이를 계기로 다윈은 공작비둘기에서 파우터 비둘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품종이 집비둘기라는 단일 종의 자손임을 깨닫는다.) 애견가들도 그레 이하운드와 코기, 불도그 스패니얼을 교배했다. 이외에도 유사한 예는 수 없이 많다. 정원의 배 나 무, 여물용 옥수수 등이 모두 여러 세대에 걸친 세 심한 품종 개량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인공 선택은 어설픈 흉내에 불과하며, 생명 의 놀라운 다양성은 무심하게, 그러나 무한한 인 내심으로 이뤄낸 자연 선택의 산물이었다. 자주 인용되는 《종의 기원》 마지막 단락에서 다윈은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나고 있고, 덤불에 서 노래하는 새들과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곤충들 그리고 축축한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들로 가 득 차 있는 뒤얽힌 둑'을 떠올리며 '저마다 정교 한 형태를 갖추고, 서로 판이하게 다르면서도 매 우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은 모두 인간이 아닌, 따라서 어떤 의도 도 갖지 않은 어떤 존재의 힘에서 비롯된다고 설 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생명에 대한 이러한 시각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유전공학의 현재와 미래 북유럽 신화에서 오딘은 매우 강한 신이며 사기꾼 이기도 하다. 그는 지혜를 위해 한 눈을 바쳐 외눈 박이가 되었다. 그는 죽은 자를 깨우고, 폭풍을 잠 재우며, 병든 이를 치료하고, 적의 눈을 멀게 하는 등 많은 재능을 가졌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있는 오딘이라는 회사는 유전 공학 키트를 판매한 다. 이 회사의 창립자인 조사이아 제이너는 생물 물리학 박사이며 유명한 선동가다. 제이너는 자신 을 '유전자 디자이너'라고 부르며,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 삶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제 공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한다. 유전 공학 은 인간으로 치면 중년에 접어들었다. 최초의 박 테리아 유전자 조작은 1973년에 이루어졌다. 뒤 이어 1974년에는 유전자 조작 쥐, 1983년에는 유전자 조작 담배가 탄생했다. 식품으로 승인 된 최초의 유전자 조작은 플레이버 세이버 토마토로, 1994년에 허가를 받았으나 실망 스럽게도 몇 년 못 가서 생산이 중단되었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콩은 거의 동시에 개발되었으며, 이 들은 토마토와 달리 미국 전역에서 흔히 재배하는 품종이 되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유전 공학에 생 긴 큰 변화는 크리스퍼의 등장이다. 크리스퍼는 일 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분포하는 짧은 회문 반복서열로, 연구자와 바이오 해커의 DNA 조작을 훨씬 쉽게 만들어주는, 대부분 박테리아에게서 빌 려온 테크닉 모음이다.(솔직히 뭔 말인지 모르겠으 나.. 중요한 것 같아서 그대로 옮깁니다. ;;;;;;;;;;) 크리스퍼는 DNA의 일부를 잘라 해당 시퀀스를 비활성화하거나 다른 시퀀스로 교체할 수 있게 해 준다. 이것이 가져올 가능성은 거의 무한하다. 크리스퍼 개발자 중 한 명인 UC버클리 교수 제니 퍼 다우드나는 이제 우리에게 원하는 대로 생명체 의 분자 자체를 수정할 방법이 생겼다고 말한다. 생물학자들은 크리스퍼로 이미 수많은 생명체를 수정했다. 냄새를 맡지 못하는 개미, 슈퍼히어로 처럼 근육을 키운 비글, 돼지 열병에 걸리지 않는 돼지, 수면 장애가 있는 원숭이, 무카페인 커피콩, 살찌지 않는 생쥐, 등이 대표적이다. 호주에 있는 동물보건연구소 AAHL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도 폐쇄 실험실이다. 연구소는 두 개의 문 뒤에 있는데, 두 번째 문은 폭탄도 막을 수 있 게 설계되었고, 콘크리트 벽은 비행기가 추락해도 견딜 수 있는 두께라고 한다. 이 시설에는 520개 의 에어록 도어가 있으며 네 단계의 보안이 가동 된다. 에볼라 등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매 개 병원균이 들어 있는 유리 용기는 최고의 보안 등급 생물로 취급된다. 이 곳 직원은 자기 옷을 입 은 채로 연구소에 들어갈 수 없으며 퇴근하기 전에 3분 이상 샤워를 해야 한다. 연구소 동물은 절대로 밖에 나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나는 호주 일정차 근처를 방문했을 때 이 연구소에 들렀다. 나의 흥 미를 끄는 유전자 조작 실험이 진행되고 있단 소식 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주는 생물학적 통제를 꾀했 던 한 시도(1930년대에 사탕수수를 먹어치우는 딱정벌레 퇴치를 위해 외래종 수수두꺼비를 도입 했다.-옮긴이)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수수두꺼비로 알려진 거대 두꺼비의 습격을 받고 있다. 여기서 인류세의 논리가 다시 등장한다. 이곳의 연구자들 은 생물학적 통제를 또 한 번 가동하여 이 재앙을 해결하고 싶어 했다. 크리스퍼를 이용하여 두꺼비 의 유전체를 편집하려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 마크 티자드가 나에게 실험실을 보여줬다. 티자드는 유전자를 삽입하되 수컷에게만 유전되도 록 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그러면 병아리들이 아직 껍질 안에 있을 때도 암수를 감별할 수 있게 된다. 티자드는 많은 사람이 유전자 변형 생물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오딘의 제이너 같은 선동가 는 아니지만, 티자드 역시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녹색으로 빛나는 닭을 어 린이들에게 보여준다면 이렇게 묻는 아이들도 있 을 겁니다." "와, 멋지다. 이 닭을 먹으면 저도 초 록색으로 변할까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반문할 것입니다. "닭 요리를 먹은 적 있지? 닭을 먹으니 까 깃털이 돋아나고 부리가 생기든?"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티자드는 몇몇 유전자 조작을 가지고 걱 정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전에 한 번도 나타 난 적이 없는 유전체가 다른 모든 유전체와 상호작 용하는 것은 재앙입니다. 생태계를 무너뜨리죠." 그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사람들이 못 보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 환경은 이미 유전 적으로 변형되었다는 것이죠." 침입종은 없던 유전 체를 통째로 추가하여 환경을 변화시키는 반면에 유전 공학자들은 DNA의 여기저기에서 단 몇 조각 만 바꾼다는 것이다. "우리는 애초에 존재하면 안 되는 2만 개의 유전자에 단 10개 정도의 유전자를 추가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10개는 나머지를 파괴하고 생태계에서 몰아냄으로써 균형을 회복하 게 될것입니다." 티자드가 이어 말했다. "분자생물 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늘 '신 행세'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 가 가진 생물학적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으로 손상 입은 시스템에 도움 줄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수수두꺼비는 얼룩덜룩한 갈색이며, 두터운 네 발 과 울퉁불퉁한 피부를 가졌다. 미국 어류야생동물 관리국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수수두꺼비는 참 두꺼비에 혹이 잔뜩 나 있는 모습을 했으며 크기 가 훨씬 크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수수두꺼 비는 길이 38cm, 무게 2.7kg으로 기록되었다. 수수두꺼비는 쥐, 개 사료는 물론 다른 수수두꺼비 까지, 입에 들어가기만 하면 뭐든 먹어치운다. 수수두꺼비는 원래 중남미와 텍사스 최남단에 서 식하던 종으로, 1800 년대 중반에 카리브해 지역 에 유입되었다. 이 지역의 메인 작물인 사탕수수를 괴롭히는 딱정벌레 유충과의 전쟁에 두꺼비들을 투입했던 거였다. 두꺼비들은 카리브해 연안에서 하와이로, 하와이에서 호주로 수출되었다. 1935 년, 수수두꺼비 102마리가 증기선에 실렸다. 호주 북동부 해안 사탕수수 재배지의 한 연구 시설에 도 착했고, 1년 만에 150만 개가 넘는 알을 낳았다. 곧 두꺼비들은 이 지역의 강과 연못에 방출되었다. 두꺼비가 사탕수수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의심스럽다. 문제의 딱정벌레는 바위 크기의 양서 류가 닿기에는 너무 높은 곳에 머무른다. 하지만 딱정벌레 말고도 먹을 것은 많았고, 계속해서 한 트럭씩 새끼들을 낳았다. 두꺼비들은 퀸즐랜드 해안 한 귀퉁이를 벗어나 북쪽으로는 케이프 요크 반도, 남쪽으로는 뉴사우스웨일스까지 밀고 나갔 다. 1980년대에는 노던 준주로 넘어갔고, 2005 년에는 노던 준주 서부, 다윈시인근의 미들포인트 라는 지점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침입 초기 두꺼비들은 1년에 약 10km 씩 옮겨갔는데, 몇십 년 후에는 1년에 약 20km 씩 이동했다. 미들포인트에 도달했을 무렵에는 1년에 50km까지 속도를 올렸다. 연구자들은 침입의 최 전방에서 두꺼비를 조사한 끝에 원인을 알아냈다. 미들포인트에 서식하는 두꺼비들은 퀸즐랜드의 두꺼비보다 다리가 훨씬 길었다. 그리고 이 형질은 유전되었다. 《노던 테리토리 뉴스》는 1면에 "슈퍼 두꺼비"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실었다. 슈퍼맨 망토를 입은 수수두꺼비 합성 사진을 첨부한 이 기 사는 "노던 준주를 침략한 혐오스러운 수수두꺼비 가 진화하고 있다"라고 긴급 타전했다. 다윈의 말 과 달리, 이 진화는 실시간으로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 같았다. 수수두꺼비는 충격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인간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못생겼다. 그러 나 정말 혐오스러운 점은 이 두꺼비가 가진 독성이 다. 다 자란 수수두꺼비는 다른 동물에게 물리거나 위협을 느끼면 유백색의 점액을 분비하는데, 여기 에는 심장마비를 유발하는 화합물이 들어있다.
3. 하늘 위로 올라가다 사람들이 정확히 언제부터 대기를 바꾸기 시작했 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 가지 가설은 그 과 정이 역사가 기록되기 전인 지금으로부터 8000 ~9000년 전, 중동의 밀 재배 그리고 아시아의 쌀 재배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초기의 농부들 이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개간하고 숲에서 나무 를 베거나 불을 지르면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 다는 것이다. 그 배출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뜻밖 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초기 인류세 가설'의 주장이다. 자연 순환에 따르면 대기 중의 이산화 탄소 농도가 감소했어야 하는 기간에 인류의 개 입으로 이전 수준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유지되었 다. 버지니아 대학교 명예교수 윌리엄 러디먼은 "자연에 의한 기후 통제에서 인간에 의한 기후 통 제로의 전환은 수천 년 전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더 넓은 지지를 받는 두 번째 가설은 진정한 전환 이 18세기 말,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와트가 신형 증기 기관을 설계한 이후 비로소 시작됐다는 것이 다. 흔한 표현을 빌리자면, 와트의 증기 기관은 산 업 혁명에 시동을 걸었다. 증기력이 수력을 대체 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곧 엄청나게 늘어났다. 와트의 발명품이 상품화된 첫 해인 1776년에 인 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1500만 톤이었는데 1800년에는 3000만 톤, 1850년에는 2억 톤, 1900년에는 거의 20억 톤, 현재 연간 배출량은 400억 톤에 육박한다. 우리가 대기를 변화시킨 정도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분자 세 개 중 하나는 인간이 배출한 것이다. 즉, 인간의 개입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은 와트가 살던 때보다 1.1℃ 상승시켰다. 이는 점점 더 불행한 여러 결과를 낳아왔다. 가뭄은 점점 더 심해지고, 폭풍은 거세어지며, 폭염은 더 지독해지고 있다. 산불 시즌은 점점 더 길어지고, 해마다 더 심해진 다. 해수면 상승도 가속화되고 있다. <네이처>에 실린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남극 빙상은 1990년 대보다 세배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이게 사실 이라면 몰디브나 마셜 제도는 국토 전체를 잃게 되는 것이다. J. R. 맥닐이 마르크스를 인용하며 한 말을 변주하자면, "인간은 자신이 살아나갈 기 후를 스스로 만들지만, 그것을 자신의 뜻대로 만 들지는 못한다." 세계가 얼마나 더 뜨거워지면 방 글라데시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가 물에 잠긴다거 나 산호초 같은 중요한 생태계가 붕괴하는 등의 절대적 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되는지를 정확히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식적으로는 지 구 평균 기온의 2°C 상승을 재앙의 임계점으로 본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국가가 2010년 칸쿤에 서 열린 기후 변화 회의에서 이 수치에 합의했다. 그러나 2015년 파리에서 만난 각국의 정상들은 이 기준을 다시 논의하여 2°C가 너무 느슨하다고 결정했다. 파리 협정의 서명국들은 "지구 평균 기 온 상승을 2°C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 고, (…)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2°C든 1.5°C든 가혹한 건 마찬가지다. 2°C 미만을 유지하려면 향후 수 십 년 안에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을 거의 0에 가 깝게 감소시켜야 하며, 기준을 1.5℃로 낮추면 단 10년 안에 그 일을 해내야만 한다.' 그러려면 우선 농업 체계 개선과 제조업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휘발유 및 경유차량을 폐기하고, 전 세계 발전소 의 대부분을 대체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제거는 이 셈법을 바꾸는 방법이다. 대기 중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추출한다면 역배출로 배출을 상쇄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재앙의 임계 점을 넘은 다음에라도 공기 중의 탄소를 빨아들 여 '생태용량 초과'라는 재난 상황으로 이어지는 일은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역배출'을 세상 에 나오게 한 독일 태생 물리학자 클라우스 라크 너를 만난 것은 그가 일하는 애리조나 주립 대학 교 연구실에서였다. 그는, 1970년대 후반에 쿼 크 개념을 발견한 사람 중 한 명인 조지 츠바이크 와 함께 연구하기 위해 패서디나로 이주했고, 몇 년 후에는 융합을 연구하기 위해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 진행한 연 구에 대해 라크너는 이렇게 말했다. "국가기밀에 속하는 연구도 있었고, 아닌 것도 있었죠." 융합 은 항성(태양과 같은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뜻하 는 단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리이며, 수소 폭 탄(핵무기의 일종)이 바로 융합에 의한 것이다. 라크너가 로스앨러모스에 있을 당시에는 융합이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하나의 핵융합로만 있으면 수소 동 위 원소로부터 무한한 양의 에너지를 탄소 배출 없이 발생시킬 수 있다. 라크너는 핵융합로가 구 현되려면 적어도 수십 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봤 다. 그리고 그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핵융합로가 나오려면 아직도 수십 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한다. 또한 그는 이런 말 도 했다. "제가 아마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화석 연료 고갈에 관한 주장이 심하게 과장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겁니다." 1990년대 초 어느 날 저녁, 그는 라크너는 크리 스토퍼 웬트라는 물리학자 친구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왜 아무도 이 미친, 그러나 대 단한 계획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 궁금증은 더 많은 질문과 토론으로 이 어졌다. 두 물리학자는 그들만의 '미쳤으나 대단 한 아이디어'에 도달했고, 그렇게까지 '미친' 계 획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대화가 있던 날로부터 몇 년 후, 그들은 수식으로 가득한 논문 을한 편 썼다. 자기 재생산 기계가 세계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인간이 화석 연료를 태움으 로써 발생시킨 문제를 한 번에 해소할 수 있음을 주장하는 논문이었다. 그들은 이 기계의 이름을.. "악슨auxon"이라고 불렀는데, '성장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를 딴 이름이었다. 태양광 패널에 의해 에너지를 공급받는 악슨은 평범한 흙에서 추출한 규소와 알루미늄 등으로 더 많은 태양광 패널을 만들어 낸다. 패널이 늘어나면서 점점 더 많은 전력이 생산될 것이며 그 속도는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100만km²를 이 패널로 채우면 전 세계 전기 수 요의 몇 배를 얻을 수 있다. 이 논문은 이 기계를 탄소 제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라크 너와 웬트의 계산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크기의 태양광 농장이면 당시 기준으로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전부를 제거하기에 충분하다. 또 몇 해가 흘렀다. 라크너는 악슨에 관한 아이디 어를 그대로 방치했다. 그러나 역배출에 대한 관 심은 점점 더 커졌다. 그는 이 주제에 관해 발언 하고 논문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인류가 대기에 서 탄소를 뽑아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 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는 동료도 있었지만, 선 지자라고 하는 동료도 있었다. 라크너는 회사를 설립하여 투자를 받아 소형 시제품을 만드는 데까 지 이르렀지만 하필이면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 었던 2008년, 금융 위기가 닥쳤다. 결국 자금을 더 유치할 수 없어 회사를 정리했다. 그러는 동안 화석 연료 소비량은 계속 늘어났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더 높아졌다. 라크 너는 인류가 이미 자기도 모르게 이산화탄소 제 거에 사활을 걸게 되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라크너의 입장은 확고했다. "이산화탄소 제거 기 술이 실패하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라크너는 2014년 애리조나 주립 대학 교에 '탄소역배출센터'를 설립했다. 그가 고안한 장비는 대개 연구실에서 몇 블록 거리에 있는 한 작업장에서 만들어진다. 라크너는 세미트레일러 크기의 장비 하나로 하루에 이산화탄소 1톤, 따 라서 연간 365톤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전 세계의 배출량이 연간 약 400억 톤이므로 트 레일러 크기의 장비 1억 개를 만든다면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그의 계산이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줄지도 모를 지구 공학 지금껏 규모 7(1000억m²)로 기록된 화산 폭발 은 손에 꼽히며, 규모 8은 일어난 적이 없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규모 7의 화산 폭발은 인도네시아 숨바와섬에서 일어난 탐보라 화산 폭발이다. 탐보 라가 최초의 경고를 보낸 것은 1815년 4월 5일 저녁이었다. 굉음을 들었다고 전한 그 일대 사람 들은 대포 소리로 느꼈다. 닷새 후, 탐보라산에서 분출한 연기와 용암 기둥이 40km 높이까지 치솟 았다. 그리고 1만 명이 거의 즉사했다. 한 생존자 는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액체 불덩이'를 보았다 고 했다. 곧 대기를 뒤덮은 먼지 때문에 낮이 밤으 로 바뀌었다. 숨바와섬 그리고 인근의 롬복섬의 농작물들이 화산재 속에 파묻혀, 아사한 사람들도 1만 명에 달했다. 이 죽음은 시작에 불과했다. 탐 보라가 재와 함께 방출한 1억 톤이 넘는 가스와 미세 입자는 수 년 동안 대기 중에 머무르며 성층 권의 바람을 타고 전세계를 떠다녔다. 유럽은 잿 빛의 냉기에 휩싸였다. 음산한 날씨는 아일랜드 에서 이탈리아에 이르는 지역에 흉작을 가져왔다. 스위스에서는 굶주린 군중이 빵집을 부수고, 영국 에서는 '빵이 아니면 피를' 이라는 깃발 아래 행진 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기근으로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분명치 않으며, 수백만 명이라고 추정되기도 한다. 많은 유럽인이 배고픔 때문에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막상 그곳의 상황도 썩 좋지는 않았다. 나중에 붙여진 별명처럼 뉴잉 글랜드의 1816년은 '여름이 없던 해', 또는 '얼어 죽을 뻔 한 해'였다. 버몬트 중부에서는 6월 중순 에도 너무 추워서 처마에 30cm 길이의 고드름이 달렸으며, 7월에는 훨씬 더 남쪽인 버지니아주 리 치먼드에도 서리가 내렸다. 8월에는 더 큰 한파로 옥수수 대부분이 죽었다. 이에 대해 프랭크 코이치 는 설명했다. "화산은 이산화황을 성층권에 가져다 놓습니다. 그 이산화황은 몇 주 안에 황산으로 산화 됩니다. 매우 끈적거리는 황산 분자는 대개 미세한 입자를 만들기 시작하고, 이 입자들은 몇 년 동안 성층권에 머무르며 태양광을 산란시켜 우주로 돌려 보냅니다." 그 결과로 기온 하강과 환상적 일몰(?), 기근을 일으키는 것이다. 프랭크 코이치는 화학을 전공했으며, 빌 게이츠가 자금 일부를 대는 하버드 대학교 태양 지구 공학 연구 프로그램의 주요 과학 자 중 한 명이다. 태양 지구 공학의 전제는 화산이 지구를 식힐 수 있다면 인간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수히 많은 반사 입자를 성층권에 살포하면 지구 에 도달하는 태양광이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기온 상승은 멈추거나 적어도 크게 상승 하지 않을 것이 기에, 우리는 재앙을 피할 수 있다는 논리다. 강물에 전기를 흐르게 하고 설치류의 유전자를 재설계 하는 시대지만, 태양 지구 공학은 받아들 여지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고, '지옥으로 가는 광폭 고속 도로'이며,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과감한 아이 디어'라고 말한다. 코이치도 처음에는 그랬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돌린 것은 두려움이었다. "내가 걱정하는 건 10년 내지 15년 안에 사람들 이 거리로 뛰쳐나와서 의사결정권자들을 향하여 '당장 조치를 취해라!'라고 외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와 관련된 여러 문제 에 대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수준 입니다. 따라서 대중으로부터 빨리 뭔가를 하라는 압박이 있다면, 태양 지구 공학 외에는 대안이 없 을 것 같다는 게 제가 우려하는 점이죠. 그때 연구 를 시작하면 너무 늦어집니다. 태양 지구 공학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에 손을 대는 일이기 때문이죠.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태양 지구 공학의 목표는 지구에 도달 하는 에너지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적어도 이론상 으로는, 반사 입자의 종류는 무관하다. 코이치는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재료는 아마 다이아몬드 일 겁니다. 다이아몬드는 어떤 에너지도 흡수하지 않아서 성층권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죠. 또한 다이아몬드 자체가 반응성이 극 도로 낮습니다. 비용 문제는 신경 쓰지 않고 있어 요.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로 이 일 을 해야 한다면 방법은 찾아질 테니까요. 하지만 생각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무슨 물질이든 다시 떨어진다는 것이죠." 코이치는 설명을 이어갔다. "이 방법은, 사람들이 작은 다이아몬드 입자를 들 이마시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극소량 이므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마음에 차지 않는 방법이죠." 또 다른 대안 으로는 인공 화산으로 이산화황을 분사하는 방법 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단점이 있다. 성층권에 살포된 이산화황은 산성비의 원인이 될 것이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산 화산 폭발 후 한동안 지구 온도가 약 0.5°C 낮 아졌지만, 열대 지방 성층권 하부의 오존은 3분의 1이 줄어 들었다. 모든 후보 물질 중 코이치를 가 장 흥분시킨 것은 탄산칼슘이었다. 탄산칼슘은 산 호초, 현무암의 공극, 해저의 감탕흙 등 도처에 갖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무엇보다 석회암의 주성분 인데, 석회암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퇴적암이다. 코이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사는 대류권에 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회암 먼지가 날아 다닙니다. 그러니 매력적일 수밖에요. 광학적 특성도 이상적 입니다. 산에 용해되기 때문에 황산처럼 오존을 파 괴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해요." 수학적 모델 링으로 이 광물의 장점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누가 실제로 성층권에 탄산칼슘을 뿌려 보기 전까지는 그 모델을 전적으로 믿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하버드 대학교 응용 물리학 교수 데이비드 키스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그는 세계가 종국에는 탄소 배출을 0까지는 아니더라도 0에 가 깝게 줄일 것이라고 믿는다. 탄소 제거 기술이 발달 하여 나머지를 해결해 줄 것이란 믿음도 있다. 그러 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그 단계에 이르기 전에 '과열'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방법 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다. 즉 키스는 배출량도 줄이고, 탄소 제거 활동도 하 고, 지구 공학도 더 진지하게 고려하자며 이 모든 일을 다 하자고 말한다. 그는 컴퓨터 모델링에 근 거하여 온난화 경향을 완전히 상쇄하는 것이 아니 라 절반쯤 감소시킬 만큼의 에어로졸을 투입하는 식의 '준 공학적' 접근이 가장 안전한 대안이라고 제안하며 말했다. "기온을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고 하지 않아도 모든 기후 모델에서 우리 가 아는 큰 기후 위협(극한 강수, 극한 기온, 해수 면 상승 등) 대부분이 감소합니다. "모든 지역이 마찬가지입니다. 명백하게 더 악화 되는 지역이 나타나지 않아요. 놀라운 결과입니다." 나는 키스에게 '도덕적 해이'라는 문제를 물었다. 사람들이 지구 공학이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막아줄 것이라고 믿는다면, 배출을 줄이 는 데 대한 동기부여가 약화되지 않겠는가? 그도 이러한 우려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선택의 범위'를 넓히면 더 큰 행동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 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배출량을 줄이는 것 뿐'이라거나 더 심하게는 '재생 에너지가 유일 한 대안'이라는 외골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실 질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광범위한 정치적 합의 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 피해를 줄이 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생각한다면, 사람들이 더 큰 의지를 가 지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라고도 보탰다. 키스는 테크놀로지로 뭔가를 바로잡는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반박 한다고 말했다. "그럼, 농업도 반대할 건가요?"
새로운 하늘색은 흰색이 될지도 모른다. 태양 지구 공학은 다른 방법들과 비교할 때 저렴 하면서도 효과가 빠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빨리 뭔가를 해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것이 유 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빠르고 저렴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진정한 해법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 기술은 온난화 증상 만 치료하지, 원인을 제거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지구 공학이 헤로인 중독을 메타돈으 로 치료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즉, 한 가지 중독을 치료하려다 두 가지에 중독시 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층권에 올 려보낸 방해석(탄산칼슘 이나 황산염 혹은 또 다 른 후보 물질인 다이아몬드) 입자는 몇 년이 지나 면 다시 땅으로 떨어지므로, 계속 보충해 주어야 한다. 혹여 수십 년 동안 그 일을 하던 전용기가 어떠한 이유에서(가령, 전쟁이나 감염병 등) 무슨 일이 발생하여 멈추기라도 하면, 마치 지구 크기 오븐의 문을 연 것 같은 결과가 나타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가면을 쓰고 있던 온난화가 갑자기 급속하고 급격한 온도 상승, 이른바 '종료 쇼크' 라는 현상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도 있다. 한편, 온난화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전용기의 입 자 탑재 용량은 점점 더 커져야 할 것이며, 이 때 추산한 량은 온난화 속도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키스의 제안에 근거한 것으로, 첫해에 약 10만 톤 의 황을 살포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10년이 지나면 이 양은 100만 톤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 며, 해당 기간 동안 비행 횟수도 연간 4000회에 서 4만 회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다.(비행 횟수가 늘면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배출되고, 이는 더 큰 온난화를 야기하고, 그러면 더 많은 비행이 필요) 게다가 더 많은 입자가 성층권에 주입될수록 부작 용의 발생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태양 지구 공학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560ppm 상쇄하는 방안을 검토한 연구자들은 이것이 하늘 의 모습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로 흰색이 새로운 하늘색이 될 것이다. 앨런 로벅은 럿거스 대학교 기후학자이며 지구 공학 모델 상호 비교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다. 로벅은 지구 공학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의 목록 을 작성하고 관리한다. 그 중 최신 버전에는 20여 개의 항목이 나열되어 있다. 1번은 '강우 패턴 붕 괴에 이어 아프리카, 아시아의 가뭄 야기 가능성', 9번은 '태양광 발전량 감소', 17번은 '하얀 하늘' 이다. 24번은 '국가 간 갈등', 28번은 '인간에게 이렇게 할 권리가 있나?'라고 적혀 있다.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의 수석 과 학 고문, 영국 정부의 기후 변화 특사를 지낸 데이 비드 킹 경은 최근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기후 복 구센터'라는 새로운 연구의 장을 마련했다. 언젠 가 킹과는 전화로 대화 나눌 기회가 있었다. 킹은 이렇게 주장했다. "현재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 다 대략 1.1~1.2℃ 높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내 린 결론은 이미 너무 높은 온도라는 것입니다. 예 를 들어, 북극해 얼음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 르게 녹고 있죠. 우리는 그린란드의 빙상이 예상 보다 더 빨리 녹기 시작한 것도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킹의 설명 에 따르면 기후복구센터는 탄소 배출의 대대적인 감축 뿐 아니라 탄소 제거 및 극지방 재동결 기술 연구 촉진을 위해 만들어진 연구소다. 그가 언급 한 아이디어 중 하나는 '구름 표백의 북극 버전' 으로, 여러 척의 배를 북극해로 보내서 아주 미세 한 염수 물방울을 하늘에 분사하는 계획이다. 이 론대로라면, 그 소금의 결정이 구름의 반사율을 높여 얼음에 비치는 햇빛의 양을 줄일 것이다. "이 방법으로 겨울 동안 형성된 해수 얼음층이 보 존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을 매년 계속하면 얼음을 한 층, 한 층씩 재건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은 이 방법에 대한 슈래그의 논평이다. "지구 전체의 기후를 엔지니어링한단 구상에 아연실색하는 사람들도 있다. (…) 허나 그러한 엔지니어링 작업은 지구의 자연 생태계 대부분에게 최선의 생존 기회일 수 있다. 다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런 식으로 생태계를 엔지니 어링한다면 그것을 '자연 생태계'라고 부를 수는 없게 될 것이다." 슈래그의 연구실은 앞서 언급 한 키스와 코이치가 있는 건물 부근에 있다. 그래서 나는 케임브리지를 방문한 김에 슈래그도 만났다. "작가로서 이런 압박감을 느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제가 요즘 해피엔딩으로 끝 내야 한다는 동료들로부터의 압박을 심하게 느끼 고 있거든요. 사람들은 희망을 원합니다. 그리고 저는 속으로 이렇게 대답하지요. '아시다시피, 나 는 과학자입니다. 내 일은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 만 말해 주는 게 아니에요. 과학자는 가능한 한 정 확하게 이 세계를 알려주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슈래그는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저는 지질학자 로서 시간을 바라봅니다. 기후 시스템의 시간 척 도 단위는 수 세기에서 수십만 년에 이릅니다. 만일 우리가 내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단(물론 불가능한 일이지만) 한다고 해도, 최소한 수 세기 동안은 온난화가 지속될 것입니다. 바다가 평형을 맞출 때까지요. 그게 물리학의 기본 원리입니다. 기온이 얼마나 더 올라갈지 확실히 말할 수는 없 지만,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한 온난화의 70%는 너끈히 더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 면 우리는 이미 2°C 라는 임계점에 도달했지요. 운이 좋아도 4°C 에서나 멈출 것입니다. 낙관적 전망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관적 예상도 아닙니다. 이것은 객관적인 현실입니다." (지구 온도의 4°C 상승은 재앙의 임계점을 훨씬 넘어선, 상상 할 수 없다는 말 이외에 표현할 길이 없는 단계) 슈래그 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태양 지구 공학 연구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이라는 생각은 믿기지 않 을 정도로 순진한 발상이라고 봅니다. 이건 새로 운 아이디어도 아니고 비밀도 아니죠. 고민할 문 제는 태양 지구 공학을 환영할지 말지, 그걸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가 아닙니다. 우리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이 책은 문제를 해결하려다 일어난 또 다른 문제 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다뤘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엔지니어와 유전 공학자, 생물학 자와 미생물학자, 대기 과학자와 대기 기업가를 인터뷰했다. 그들은 예외 없이 자기 일에 열정적 이었지만, 그 열정은 또한 예외 없이 의심으로 상 쇄되었다. 전기 물고기 장벽, 가짜 동굴, 합성 구 름에 들어 있는 정신은 기술 낙관론 관련이라기 보다는 기술 숙명론에 가까웠다. 그 방법들은 원 본의 개선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생각해 낼 수 있는 최선이었다. 조력 진화, 유전자 드라이브, 수백만 개의 구덩이를 파서 수십억 그루의 나무를 파묻는 일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평가되야 한다. 지구 공학은 '완전 미친,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그린란드 빙상 융해를 늦추거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방법이라면, 혹은 지구 공학으로 어차피 온전한 상태가 아니게 된 자연 생태계를 붕괴로부터 지 켜 줄 수 있다면,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테크놀로지가 계획대로 작동하고, 배치 된다는 전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전제가 너무 크고 많은 셈이다. 코이치, 키스, 슈래그가 한결같이 지적했 듯이 과학자들은 권고를 할 수 있을 뿐이며 실행 은 정치적 결정의 문제다. 우리는 그 결정이 현재 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미래 세대, 인간과 비인간 모두에게 공평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랬던 적이 별로 없다는 것만은 짚고 넘어 가야겠다.(기후 변화가 그 대표적인 예다) (…) 이러다가 미래의 우리는 하얀 하늘 아래서, 전례 없는 기후 속 세계에서 살게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제목인 '화이트 스카이'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어요. / 왠지 '나비효과'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 @바닿늘
맞아요. 평상시 잘 생각해볼 수 없는 문제들을 다양하게 다뤘더군요. 한국의 황소개구리 사태가 연상되는 에피소드도 들어있어서 여러모로 흥미로웠습니다. 나중에 기회 만들어서 저자의 또다른 책 <여섯 번째 대멸종>도 꼭 읽어볼 예정입니다.
@바닿늘 "여섯번째 대멸종" - 지난 50억년간 이미 지구는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 오, 그럼 앞으로 우리를 찾아오게 될? 여섯번째 대멸종에 관해 다루게 되는 책인가봅니다. 음.. 인류 역사장 가장 오랫동안 전쟁이 없는 시대를 내가 살고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여섯번째 대멸종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네요. 어떤 소행성이 지구를 강타하게 될까요? 아니면 다시 빙하기? 호김심도 생기고, 궁금해집니다 +.+
세대를 나누는 구분이 지금껏 여럿 있었지만 여러 시대를 거쳐서 지금의 시대를 인류세라고 부르더군요. 많은 학자들이 정설로 생각하고 걱정하는 부분은.. 지구 온도가 올라서 임계점을 넘기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와서 결국 기후의 안정성이 깨지면서 여섯번째 대멸종으로 갈 수 있다는 내용으로 알 고 있어요. 지금까지 5번 번의 대멸종에서 항상 최상위 포식자가 전멸한 걸로 볼 때 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멸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 여기까지요.
인류세(Anthropocene)란 인류를 뜻하는 ‘anthropos’와 시대를 뜻하는 ‘cene’의 합성어로서, 인류로 인해 빚어진 지질시대라는 의미다. / 최상위 포식자가 멸종하게 되는군요.. (헉! @.@)
인류 멸종, 지구 재앙…‘기후종말론’은 사실일까? ->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53379.html 궁금해서 한번 찾아봤어요. 2022년 8월의 기사인데, 나름 최근 기사라고 볼 수 있겠죠?
기사는 짧게나마 살펴봤습니다. 결론은.. 저도 그래서 되도록 양쪽 주장을 다 들어보려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뤘던 책이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이었고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다른 문제도 어느정도 해당 될테지만.. 기후문제 만큼은 .. 생겨도 그만 안생겨도 그만인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라서.. 재앙이 코앞에 와있다는 전제를 두는 것이 그러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바닿늘 음.. 이제는 global warming이 아니라 global heat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것 같은데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너무도 추운 날 (현재 서울 밤기온 -11도) 약간은 암담한 마음으로 끄적여봅니다..
바닿늘님, 그런데 이 책 독서를 마친 후, 뭐랄까.. 미래에 대해, 암울해지셨어요?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부분이 찾아지던가요? @바닿늘
@진공상태5 어구.. 답변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명절 후유증이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 저는 이상한 답변 같을테지만.. 반 반 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엿볼 수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책을 읽고 나서 시간이 더 지나고.. 탈원전이 아닌 원전 복구를 지향하는 현재 한국 정부와.. 정신 못차리고 계속 전쟁을 이어가거나 독재를 견고히 하는 몇 몇 해외의 국가들을 보며 갈 길이 아직 멀었구나. 라고 생각이 바뀌긴 했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솔직히 희망을 볼 수 없어서 답답함이 크긴 합니다. ㅠㅠ
음.. 뭔가, 알아갈수록 마음이 답답해지는 부분도 있는건가 싶다가도, 그래도 그거 역시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때문에 문제가 보이는거라고 생각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감상 나눔, 감사합니다, 바닿늘님! ^^
2022. 9.2 인스타그램 본문에 다뤘던 내용입니다. 요즘은 잊혀졌지만.. '황소개구리 생태계 교란' 관련 내용이 한참 동안이나 뉴스에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올랐어요. 황소개구리의 근황이 말이죠. 바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역시 누군가가 친절하게도 네이버에 포스팅을 남겨 두었더군요. 저처럼 궁금하신 분은 네이버에 '황소개구리 근황' 이라고 검색해보세요. 😅 대강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과 캐나다 동부지역에 서식하던 황소개구리를 식용 목적으로 국내에 들여왔는데.. 어쩌다가 이 황소개구리가 자연으로 유입되면서.. 생태계 교란을 불러왔다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꽤나 강렬했던 것이.. 요 황소개구리가 뭐든 먹어치우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서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자연스레 해결됩니다. 천적이 나타난거죠. 아마 초반에는 갑작스레 이상한 놈이 생태계에 등장하니.. 주변 종들이 당황했나봐요. 그러다가 시간이 흐른 뒤 판단이 된거죠. '저거 먹이구나' 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딱히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이런 걸 보면 참.. 자연은 가만히 두면 알아서 잘 사는 것 같아요. 인간 종과는 다르게 말이죠. 그래도 저는 생각합니다. 아직 인류가 문명을 이룬지 고작해봐야 1만년 미만일테니 생태계에 잠깐 교란이 왔었듯.. 분명 알아서 잘 살게 될거라고요. 저는 그 종착지에.. 지구 제국이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은 터무니 없기도 하지만.. 집단 지성의 종착지는 그것 말고는 생각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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