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노년과 어른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6장은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직은 내 스스로 경험하지 않았고 주변에 어르신이라고 불릴만한 인물들도 없어 체감이 안되나 봅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치매와 유년기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세익스피어도 노인들을 '제 2의 유년기'라고 표현할만큼 노년기가 되면 유아기 때처럼 쇠태한다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노인을 애로 취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오랜 시간 경험한 것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다른 세대들간의 관계에서도 경청하는 법을 아는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는 '늙으면 다시 어려지지'라는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6-2.
내 인생에서 이것을 깨달은 일이 어쩌면 지난 2년간 가장 큰 성장경험이 아니었을까. 내가 나의 성숙한 면과 성숙하지 못한 면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정신분석을 이용해 내가 언제나 되고 싶었던 어른으로 나를 바꿔놓을 수 없으며, 나 자신을 야단치거나, 강요하거나,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책을 써서는 어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침내 알게 됐듯이 말이다. (p427)
6-3.
'어른은 똥오줌을 가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던 보루가 가장 생각이 남아요. 가장 처음에 등장한 사람이기도 했고, 똥오줌을 가린다는 표현에 많은 것을 담고 있으니까요. 책임감, 사회성, 실수에 대한 인정, 성숙 등등이요. 어른이라고 해서 똥오줌이 없을 수는 없지요. 하지만 적어도 어른이라면 내가 싼 것은 내가 치울 수 있는 행동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보루가 지구 어딘가에 살아있겠죠. 보루가 행복하게 어른의 삶을 살기를 바래봅니다.
[그믐북클럽] 2. <어른 이후의 어른> 읽고 성장하기
D-29
애플망고

지혜지
6-1. 삶과 죽음은 정말 한끗차이 입니다. 저는 고작 삼십년도 안되는 삶을 살아 오면서 죽음을 코 앞에 뒀던 적이 몇 차례 있어서인지 또래보다 유독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큰 편입니다. 이래서야 무사히 백세 인생을 보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노년기에도 배움을 놓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좋은 죽음’을 맞고도 싶고요.
6-2. “결국 시간에 한계를 부여하는 건 죽음이니까.”
“저는 정말이지 제가 어른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 그리고 저는 아흔 살이고요.”
“이 행성에서의 내 삶은 한정되어 있고, 언제나 닳아 없어지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삶 또한 그렇다.”
6-3. 244페이지부터 서술되는 앨릭스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가정폭력, 학교폭 력, 아버지의 자살이란 과거에도 결국 멋진 어른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였을 겁니다. “전 지금의 제가 좋아요. 저 자신으로서 제법 행복하고 만족스러워요.” 그가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메이플레이
6-1
6장에서 언급하는 시기는 70세 이상의 노인으로 이제 죽음이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이죠. 그런데 6장의 제목은 '삶은 계속된다'가 뭔가 안 맞는다 여겼는데 6장을 다 읽고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네요.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어른의 완성을 기대해왔지만 어른은 결과가 아니고 무엇보다 우리의 삶은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마지막 삶을 다하는 순간까지도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의 과정이라는 것이 조금은 노년의 삶을 기쁘게 하네요.
6-2
어떤 생에 단계에서든 우리가 얼마만큽 어른다운지의 문제는,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지 아니면 길 어디쯤 멈처버릴 것인지의 문제는, 우리 내면의 어린 자아들에게 - 지나 윌리엄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라는 나무줄기에 새겨진 동심원들에- 어떻게 공감하는지와 중요한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그 자아들을 간직하고, 그들을 용납하고 돌봐줄 방법을 찾아내고, 그들이 우리를 살게 할 수 있도록 우리 각자의 내면 아이들을 살아가게 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382쪽
6-3
5장의 일흔 셋의 와들의 대화가 가장 인상 깊네요.
장성한 자식, 손주가 있지만 어른이 절대 아니라고 대답하고 자신에 대해 자신이 없다고 말해요. 70이면 최종의 경지라고 종심(從心)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삶은 미숙하고 여전히 성장하는 상태이기를 소망할 수 있을 뿐임을 알려주네요.
인생이 어른의 상태의 완성이 아닌 과정이라는 것이 마지막까지 살아가는 기대를 갖게 해주는 것같아요.

동광동
6장
읽은 지 한참 지났지만, 6장은 벽에 써 붙여두고 싶을 정도로 보석같은 문장이 많았네요. 이 책과 무관하게 지난 한 달간, 내가 어떻게 비쳐질지 고민하면서, 그러니까 내 모습이 어른스러워 보일지 아닐지 전전긍긍하며 보낸 시간들이 적지 않았어요.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라는 질문이 불쑥불쑥 찾아들 때가 있었거든요. 5장에서 읽은 어느 분의 이야기처럼 "만약 어른이 되는 일이 자기 자신과 평화롭게 지내게 되는 일이라면" 저도 얼른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그분의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인 모야 사너의 솔직한 자기고백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377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일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 같다. 그것이 연장자로서의 용기다.
378 나는 어른다움의 복잡성을, 어른이 된다는 것이 각각의 생애 단계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같은 생애 단계에서도 서로 다른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어른다움은 분리되고 독립된 개인이 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자신의 의존성을, 그들과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른다움은 타인이 바라는 사람보다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스스로 방향을 결정할 내적 동력을 발달시키는 일을 의미한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달라질 수 없고, 많은 것이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있으며, 상실에 대해서는 애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수용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른다움은 자신의 실수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스스로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리는 일을 의미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전능한 존재가 아니며, 타인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고, 그 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415 나는 어른이 무엇이고 어른이 된다는 건 또 무엇인지, 그 정의를 찾아내고 싶었다. 이제는 그 정의가 개인마다 모두 다를 것이고, 우리 각자가 직면하는 성장 경험에 따라 순간순간 달라질 것임을 이해한다. 이제 나는 이 책을 쓰는 일을 통해, 내가 받는 정신분석을 통해, 내 내담자들을 통해, 너무도 많은 매혹적인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을 통해, 어른이 되는 일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우리가 운이 좋다면 삶의 맨 마지막까지 결코 그러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홍텐이
6-1
위그의 목사관이 구현해내고 있는 돌봄의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억제하지않고 그들의 의지와 행동을 존중하는 방식의 돌봄이 놀라웠습니다. 배회하지 못하게 문을 잠그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배회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버저와 환자들의 움직임 센서를 연결시키고 나아가 그런 패턴을 축적해 미리 산책을 계획하는 방식은 특히 기억에 남네요. 저자가 언급한것처럼 ‘훌륭한 돌봄을 찾아낼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가족’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점은 있긴했지만요. 하지만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들을 생각한다면 조건이 갖추어지지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도그 적용 대상이 폭넓어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도 듭니다.
‘죽음’에 대해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하게된 챕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을 소중히 여기게 되더라구요. 과거의 수많은 선택과 좌절로 만들어진 내 모습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일것 같아서요. 더 좋은 선택들을 했다면, 그래서 더 괜찮은 결과로 이어졌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상황에 있었을수도 있겠지만 그건 현실이 아닌 가정에 불과하다는 당연한 생각이 이제서야 와닿는 기분입니다.
6-2
p.363 이 책을 쓰면서, 특히 이 장을 쓰면서, 나는 한 사람의 일생에서 마지막 몇 년이 그 이상은 아닐지라도 다른 모든 날들만큼이나 소중하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P.377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일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 같다,
P.378 어른다움은 분리되고 독립된 개인이 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자신의 의존성을, 그들과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른다움은 타인이 바라는 사람보다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스스로 방향을 결정할 내적 동력을 발달시키는 일을 의미한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달라질 수 없고, 많은 것이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있으며, 상실에 대해서는 애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수용을 의미하기도 한다.
p.392 이것은 무척 귀중한 경험처럼, 삶과 죽음의 현실을 직시하는 일이자, 그 현실을 견디는 데서 의미를 찾는 일처럼 들린다.
p. 398 청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위험 인자다. 청각장애가 있는 개인들 중에서도 보청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초과 위험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P.418 나는 성장하여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애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 진실은 얼음같이 차가운 파도처럼 내 머리 위로 부서져 내리며 뼛속까지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다. 나는 이것이 내 삶, 내 유일한 삶이라는 인식을 꼭 붙들고 있어야만 한다. 내가 누군지 알아내고 내 곁에 머무르기 위해 나 자신에게 가능한 한 정직해져야만 한다. …. 이 행성에서의 내 삶은 한정되어 있고, 언제나 닳아 없어지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삶 또한 그렇다.
6-3
포그의 인터뷰가 가장 와닿습니다. 심리의 복잡성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해줬기 때문입니다. ‘치매’를 앓았던 남편이 생을 떠난뒤, 더이상 남편을 간호하지 않게되어서 좋았던 점을 이야기하면서,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끔찍하게 여겼다고 동시에 털어놓았잖아요. 이런 심리적 복잡성이 인간에게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좋았다기보다는 그런 복잡함을 겪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것에 많이 공감을 했습니다.

오후
제가 댓글을 다는 동안 올라온 홍텐이님 댓글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6-1과 6-3이 거의 일치해서요. 거의 동시에 타이핑하고 있었네요.^^

오후
6-1. 앞에서 생각보다 잘 안 읽힌다고 했었는데요, 6장은 단숨에 읽었습니다. 특히 조해나 위그의 '목사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그의 세계관과, '치매에 걸린 노인들의 욕구를 정상적인 것으로 보고 거기에 적응하는 맞춤한 요양원과 돌봄 체계를 고안해낸' 그의 실천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가 인용한 '초인지 사회'라는 개념도 흥미로웠습니다. 치매에 대한 편견,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막연한 두려움의 실체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6-2. p.368 "'안티에이징'은 노화와 부정적인 형태와 싸우는 일이지만, 이런 문구들은 당연히 노화의 이미지 가운데 부정적인 측면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노화를 피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으면, 나이듦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낼 동기가 없어지죠. 노년이나 노인들로부터 거리를 둠으로써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나이드는 일과 연관된 발달 과업들을 숙달하는 일을 더 어렵게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p.374 인생에 의미를 선사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의미는 더 깊은 참여를 통해 찾아오죠.
p.400 "어머니가 지금 어떤 모습이든 그게 어머니예요. 그래요, 달라졌죠. 하지만 지금 어떤 사람이든 그게 진짜 어머니예요. 지금 이 시간도 정말로 정당하게 어머니 인생의 일부예요. 어머니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원한 것도 아니지만, 이 시간도 어머니의 삶이고 정당하다고요."
p.407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말을 치매가 있는 사람이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는 없더라도, 말의 리듬과 목소리의 음색을 듣고 알아차릴 수는 있고, 바로 그것이 의사소통이라고 위그는 말한다. 위그는 거주자들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이 점을 이해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자신의 임무 중 하나라고 여긴다.
6-3. 6장에 나오는 포그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을 8년 동안 집에서 돌본 이야기, 남편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그녀가 느낀 감정, 18개월 뒤 찾아온 슬픔과 애도... 모든 대목에 (아직은 비록 상상에 불과하지만) 공감할 수 있었어요.
테드
6-1
장래에 대한 전망이 예전보다 좁아지기 때문에 노년기의 장기적인 목표는 의미를 상실한다는 말이 슬프게 다가오네요. 아흔 살이 된 포그가 자신이 죽게 될 거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된 이후부터 어떤 일이든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가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목이 계속 잊히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죽음의 순간이 올 줄 알지만 동시에 이를 망각하며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다 어느 순간 곧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자신의 마지막을 설계하며 죽음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그녀의 담담함에서 어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연장자가 되는 일 즉, 현명함, 겸손함, 호기심, 친절, 자각, 감수성, 용기와 관련이 있다는 제프리 뉴먼의 말이 청년기부터 시작된 어른이 되기 위한 긴 여정의 종착지가 아닐까요?
6-2
“노인들은 생산성과 초월성, 도덕규범에 더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한 것들이지요. 반면 젊은 사람들은 나중에 수익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지금 무언가를 하는 일에 주력합니다.” (중략) “노년이 되면 (중략) 장래에 대한 전망이 예전보다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이미 의미 있다고 규정된 다른 형태의 목표들로 옮겨가게 되죠. 행동하는 바로 그 순간에 그 행동의 의미를 명백하게 볼 수 있는 목표들로요.” (P.367)
연장자가 되는 일에는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분명 그건 현명함과 관련이 있어요. 우리가 자신이 연장자라고 절대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이유도 그거예요. 그건 겸손함과도 관련이 있으니까요. 알 수 있는 거라고는 우리가 연장자다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일 뿐, 결코 거기 이르렀다는 사실은 아니에요. 연장자다움은 호기심, 친절과 자각, 감수성, 그리고 용기와도 관련이 있죠. (P.375)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일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 같다.(P.377)
6-3
케미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데요, 이유는 책의 주제랑은 조금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교육을 받던 케미는 양부모의 도움으로 자신의 재능을 알아가지만 인종차별이라는 벽에 막혀 절망하게 됩니다. 나이지리아로 다시 돌아온 케미는 피부색이 같은 아이들과 같이 했던 생활이 흑인이기 때문에 차별받아야 했던 모든 제약에서 벗어나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저는 또 다른 수많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떠올렸습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불안한 정치상황과 내전, 이상기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아이들 역시 고된 노동과 전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케미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프리카의 상황이 이렇지 않았다면 차별과 부당한 제약 없이 각자의 미래를 그려보았을 제2, 제3의 케미가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Seogarden
6-1.
젊은 노년을 포함해서 나이든 노년에까지 성장과 변화의 과업이 계속된다는 사실이 저에겐 도전입니다. 책을 읽으며 저 또한 노년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참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그것이 투사겠지요. 제가 그런 투사를 넘어서려면 자기 용서와 용납의 시간이 오래 필요하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6-2.
370쪽
“이것은 변화이자 발달 과업이고 일종의 성장이기도 합니다. 진정으로, 지속적으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요.”
374쪽
의미는 더 깊은 참여를 통해 찾아오죠.
385쪽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을 ‘긴 작별’이라고 부르는데, 그건 아주, 아주 정확한 설명이에요.
6-3.
앨릭스의 스토리를 통해서 저도 부모님과의 관계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어요.
리브
6-1.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면 우리는 곧바로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게 결정적입니다 .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면 우리는 대단히 선택적으로 행동하게 되죠.그러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되고요.(p.369)'라는 문구가 와 닿았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이 급해지는 걸 느낍니다. 제가 하고싶은 걸 다 할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언젠가부터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는 것이 인생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저자가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자 사람들이 노인들에 대해 갖는 양면성을 언급했습니다.
'사망자가 나처럼 젊은 사람이 아니라 노인이라는 걸 들었을 때, 슬픔과 공감 속에서도 나 역시 분명 안도감과 비슷한 무언가를 느꼈다.'라는 저자의 글에서는
솔직하게 말하면 어감상 마음 불변했습니다. 안도감이 들었다기 보다는 젊은 사람들보다 '노인들이 치명타라면 젊은 사람들이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과 염려가 된다' 아니었나요? 저자가 초반에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우리나라 분위기와는 달랐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치매'가 언급되었습니다. 노년기의 가장 큰 비극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6-2.
P.400
리빙스톤은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어머니가 지금 어떤 모습이든 그게 어머니예요. 그래요. 달라졌죠. 하지만 지금 어떤 사람이든 그게 진짜 어머니예요. 지금 이 시간도 정말로 정당하게 어머니 인생의 일부 예요. 어머니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원한 것도 아니지만, 이 시간도 어머니의 삶이고 정당하다고요. 그리고 전 그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P.417
아마도 내가 어른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어른처럼 보이는 바로 이런 거북이 등딱지를 지닌 채 그것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고 있었서였던 게 아닐까 싶다. 나는 그게 어른이 되는 일인 줄로만 알았다.
6-3.
영국계 백인 어머니와 모리셔스 출신의 흑인 아버지를 둔 혼혈인으로 영국 사회에서 어머니와도 아버지와도 다른 인종으로 분류되며 양쪽에서 인종차별을 격은 레거니의 경험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승언
4-1.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며 살았습니다. 저에게 작은 구멍이라도 발견하는 날에는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이것 저것 시도했던 것 같아요. 그래야만 안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저 역시 타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삶의 중요한 목표였던 것 같아요. 마음 속에서 계속 직면하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제 30대 중반, 길을 잃어야만 나 자신과 타인을 분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얘기에 솔직히 두려운 마음도 큽니다. 길을 잃는 것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요. 일찍 철들었다고, 착한 딸이라는 어른들의 부응하고 싶은 마음과 길을 잃고 그냥 나 자신을 내버려두고 싶은 마음이 갈등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내버려두면, 내 주변 사람들이 받게 될 상처가 두렵습니다.
4-2.
그 깨달음이란 이런 겁니다. 다음에 나올 책은, 다음에 올 무엇무엇은, 절대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 거고, 우리가 갈망하는 명성을 가져다주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의 전부는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그걸 깨달은 다음엔, 어느 날 자리에 앉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난 더이상 누구와도 나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 거야. 264
어른은 숨을 참을 수 있다. 이번 파도가 지나가면 조금은 숨을 쉴 수 있게 되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268
마치 내 것이라고 여겼지만 사실은 한 번도 내게 속한 적 없었던 마음의 조각들이 떨어져 나가고, 나는 오직 나 자신의 마음의 조각들이 있어야 할 곳에 생긴 빈틈들과 함께 남겨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무언가 중요한 것, 무언가 나를 내가 되게 해주는 것, 무언가 나인 것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 나 있는 구멍들로 가득한 마음의 감각을. 나는 길을 잃었다. 하지만 내가 케미, 사라, 앨릭스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면, 길을 잃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의 중요한 일부라는 것이다. 271
위기와 전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말해준다. 전환은 자신이 서 있는 곳과의 파괴적인 갈등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지요. 277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극도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경험이며, 우리는 그 경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로빈슨은 말한다. 278
타성의 장벽이란 우리가 중년기의 새로운 경험들을, 인지예비능 강화를 돕고 미래에 닥쳐올 쇠퇴로부터 우리를 어느 정도 보호해주는 그 경험들을 하지 못하게 막는 무기력하고 게으른 느낌을 가리키는 용어다. 우리가 그 장벽을 깰 수 있다면, 어느 날 저녁 넷플릭스를 보는 대신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을 매일 저녁 다시 하는 것은 조금 더 쉬워질 거라고 사이먼스는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의 현재 생애 단계뿐 아니라 다음에 올 생애 단계들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279
화면을 바라보며 마음과 뇌를 죽여버림으로써 현실을 피하고 싶다는 소망. 내게는 그것이 정말로 골치 아픈 타성의 장벽이다. 280
가끔씩 나는 이 장의 첫머리에 나오는, 간절히 몸을 일으키고 싶어하지만 혼자서는 그럴 수 없는 아기 같은 기분이 되곤 한다. 나는 모든 ㄱ서을 제대로 해내려고 무척이나 열심히 노력하는 일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는데, 어쩌면 그냥 노력을 멈추고, 나 자신이 넘어지게 내버려두고, 내 정신분석가가 나를 붙잡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 281
캄캄한 숲속에서 길을 잃은 채 혼자가 된 자신을 발견하고, 케미와 사라와 앨릭스가 그랬듯 그 경험의 진실을 바라보고,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지 진정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는 일. 그것이 그 숲을 통과하는 유일한 길이다. 282
4-3. 드라마 <나의 아저씨>요.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이 나오는 멋진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상처와 불안에 떨고 있는 아이유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마찬가지로 어른으로서 상처와 불안을 가지고 있지만 숨을 참으며 파도가 지나갈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이선균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느려터진달팽이
드디어 마지막 장에 왔군요! 5장과 함께 6장에서 다루는 시기에 대해서도 역시 크게 생각해보질 않아서 많이 나눌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어쩌다 가르치기까지 하고 있는;; 얼른 그만두어야 하는데요. 피아노 학원에 고운 할머니 한 분이 새로 오셨는데 은퇴를 하셨는데 집에 피아노가 없어서 연습도 여기서 하신다고 매일 오셔서 잠깐씩 이야기도 나누는데요. 재수없으면 ㅋ 120세까지 사신다는 말씀에 주변 친구들 그냥 가끔 손주들보고 소일거리 하는데 자신은 이것저것 배워서 바쁘시다고~ 연습하시느라 남으셔서 레슨마쳤다고 제가 먼저 가면 주말 행복하게 보내라고 인사해주시는 긍정적인 어르신이세요^^ 신선했습니다. 저희 엄마도 저렇게 긍정적인? 것을 하셔야는데 손주들에게 동요 피아노 쳐주겠다며 조금 배우시더니 뭐 전혀 엉뚱한 것만 하고 제 속을 썩여서 역시 사람은 때가 되면 합법적 가출 😭 을 해야는데 그러지 못해 이지경;; 그럼 삭제도 안되는데 신세한탄은 그만하구요^^ 앞서 건은 역시 시스템 오류로 인한 중복게시가 사안의 핵심이라 생각했지만 수정시간을 늘려주셨구먼요~
그리하여 인상적인 부분은 372p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ᆢ 자신이 그 일로 어머니를 탓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어머니가 그를 놓.아.주.는. 일을 너무 ㅠ 힘들어하는 바람에 그는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살.기.위.해! 이른 나이에 결혼할 수 밖에 없었다. ᆢ 뉴먼은 자신의 탈리스를 어머니의 어깨에 걸쳐주고 흐느껴 우는 어머니의 몸을 부드럽게 흔들며 위로해주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는 어른이 되는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일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그 과정은 진행 중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터뷰이는 사실 제겐 인터뷰어인 저자 모야 사너였어요. 그녀도 여기 등장인물이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으며 이 모든 판의 설계자이기에^^ 대단한 관심과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활력으로 때론 성장 자체에 대한 집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덕분에 평범한 독자인 세계 이 쪽 편의 우리가 그 사랑스러운 결과물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한 동생 두엇에겐 추천도 했습니다. 그믐도 알려줬는데 눈팅만 하나보네요^^; 그믐밤도 동짓날에 딱 한 번! 참석해놓고 다음에 더 역대급 하쟈고 말만 하고 계속 못갔네요ㆍㆍ 유익한 책 소개 감사드려요!

바닿늘
6-1
해당 내용을 보면서, 큰 울림을 느꼈습니다.
특히,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일
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 같다."
해당 부분에서 크게 공감되었어요.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크게 결여된 부분
이라고 느끼며.. 씁쓸함도 느꼈습니다.
인류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노인의 역할이 중요했었다고
여러 자료에서 봐왔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실제로 그랬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현대 사회를
생각해보면, 물론 일반화시킬 수는 없을테지만..
저는 '노인'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지혜롭다는
생각이 솔직히.. 크게 들지 않습니다.
어쩌면 건강한 사회는, 건강한 노인이 많은
그런 사회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려면 저부터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고요.
6-2
p371~p377
나는 멸종 반란 시위에서 촬영되어 널리 퍼진
동영상 하나를 보았다. 떠들썩한 시위자들과
경찰들이 배경에 깔린 그 영상에서는 슈트를
입고 야물커를 쓰고 탈리스를 걸친(*유대교
신자들이 쓰는 테두리 없는 작은 모자를 쓰고
기도용 숄을 걸쳤다는 뜻이다) 70대의 한 랍비
가 체포되어 사람들을 뚫고 걸어나가고 있었다.
한 독실한 남자가 자신의 신념을 위해 그렇게
평화적인 방식으로 법을 어기는 광경을 본 나는
가슴이 뭉클해졌고, 곧바로 그 남자가 삶의
마지막 단계에 어른이 되는 일에 대해 무슨 말을
들려줄지 알고 싶어졌다.(중략)
뉴먼은 겁이 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제가
거쳐야 하는 일이었어요. 전에는 경찰과 문제가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제가 권위를
겁내는 편이라서요. 그건 한발 걸어 나갈 준비를
하는 것 같은 일이었어요."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하고 해야 하는 일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 같다.
그것이 연장자로서의 용기다.
6-3
특히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로라 킹에 대한
인터뷰 였습니다. 아버지다움의 역사를 연구
하는 학자가 있다는 것조차 생각을 못했던터라
해당 내용이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가 아빠의 입장이라 더더욱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남성성이나 여성성은
의식하지 않는다면 개선하기가 정말 어려운
영역이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살면서 꼭 한 번쯤은 깊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승언
5-1. 어른다움이란 언젠가 도달해야 할 상태가 아니라는 것. 끝내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감각을 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것이 좌절감을 주지는 않네요. 나이가 들어도 나에게는 내가 되고 싶지 않았던 내 모습이 남아 있을 테고, 여전히 부족한 인간일 테지만, 그런 나와도 잘 지낼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아니라 할 지라도 괜찮을 수 있을 거야, 하게 되네요. 상실의 감정을 잊기 위해, 그걸 다른 감정들로 채우기 위해 했던 이런 저런 것들이 떠오르네요. 강연도 들으러 다녔고, 책도 열심히 찾아 읽었고, 멋진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묻기도 했어요. 그런데 결국 상실을 직면하는 과정이 없다면 그걸 채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걸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온전히 나 혼자 감내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고통스럽겠지만 그 후를 기대하는 마음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성장이고 성숙이고를 다 떠나서 그냥 이 상실을 내 힘으로 소화해 낸 뒤에는 지금보다는 훨씬 숨쉬기가 수월해지는 날이 결국엔 올 거라는 생각...
5-2. 첫 번째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정신분석을 받고 정신분석에 관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결과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내 인간관계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라는 명제다. 괴로워하는 일, 기분이 나쁘다고 느끼는 일, 고통을 느끼는 일, 상실을 느끼는 일, 채울 수 없는 욕구를 느끼는 일, 이 모든 것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다. 우리는 삶의 어느 시점에선가 이런 감정을 경험할 것이고, 그 감정은 우리를 상처 입힐 것이다. 상처받는 일은 괜찮다. 나쁜 게 아니다. 나쁜게 있다면 정말로 기분이 나쁠 때 그렇게 느끼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자신을 속이는 일, 기분이 나빠져서는 안 된다고 되뇌는 일, 다른 사람의 기분을대신 나쁘게 함으로써 우리 안의 나쁨을 다른 사람들에게 풀어버리려 하는 일, 혹은 약물이나 알코올을 사용해 나쁜 감정들을 마비시키는 일일 것이다. 이런 일들이야말로 우리에게 손상을 입히는 일들이다. 342
우리가 처한 상황의 고통스러운 진실에 직면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애도하고 발전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한다. 고통을 느끼는 일은 우리를 상처 입히지만 성장을 촉진한다. 그것을 피한다면 우리는 어른이 되는 일로부터 뒷걸음치게 되는 것이다. 343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나는 아주 불쾌하고도 엄연한 사실들에 직면해야만 했다. 나는 영악하고, 시기하고, 우월감을 느낀다. 내가 내담자라는 사실, 어린애 같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한다. 나는 내가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 연령차별, 여성혐오를 저지르고, 비겁하고 파괴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스스로 이런 힘겨운 진실의 일부를 들을 수 있게 되는 데는 3년 동안의 심리치료가 필요했고, 나는 아직도 그 과정에 있다. 343
나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이런 부분에 관해 알고 있거나 모르기를 선택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믿는다. 그리고 모르기를 선택하면, 우리가 그 부분의 명령에 따라 행동할 가능성은 훨씬 커지게 된다. 그리고 나는 오직 이런 힘겹고 고통스러운 진실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만 성장하기를 바랄 수 있다고 믿는다. 344
5-3.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부분은, 저의 지금의 삶을 늘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여겼다는 사실이었어요. 저는 나이가 30대 임에도 바라는 40대, 50대, 60대의 모습을 마음 속에 늘 품고 다녔어요. 달리기와 수영을 하는 할머니가 되어야지, 끊임없이 배우는 어른이 되어야지, 배가 나오지 않게 식단을 잘 관리해야지, 내가 아는 세계가 전부인 양 아이들에게 훈계하는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그런데 이제는 온전히 내 삶에만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쉽지 않겠지요. 수십 년을 살아온 생각의 회로는 자꾸 저를 미래의 어딘가로 데려다놓아요. 그걸 다시 현재로, 지금으로 데려다놓는 훈련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는 노년기에 접어 들었을 때 과거를 미화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현재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사람으로 살고 있기를 바라요. 그건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만이 아니라 삶이 끝나는 날까지 제가 가지고 가야할 부분인 것 같아요. 바라는 모습에서 우아하고 아름다운 할머니의 모습은 지우려구요. 그저 지금 현재를 온전히 누리는 한 인간으로 살고 있기만을 바라려구요!

siouxsie
5-1.
젊은 노년과 나이든 노년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장이었습니다. 중년에 들어간 저는 운이 좋게(?) 부모님들(시부모님 포함)이 아직 ‘젊은 노년’이십니다. 그리고 한쪽은 일하시는 분들/한쪽은 완전 은퇴 후 집에만 계시는 분들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장단점은 있지만, 일하시는 분들은 ‘자기 만족’과 상관없이 생활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다루지 않아 앞으로의 노년에 뭘 해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되는 저로서도 약간 동떨어진 느낌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어른이 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니, 그런 부분 보다는 진정한 어른이란 주제에 중점을 두었겠죠.
그런데, 과연 먹고 살 일이 막막한 젊은 노년, 그리고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모를 불투명한 운명에 처한 분들이 ‘어른’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논점에서 벗어났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경제적으로 여유 없는 노년에게 ‘어른되기란 무엇인가’는 사치스러운 고민 같습니다.
그리고 작가도 일본인 화자에 대해 언급하며 말했지만, 아직은 사회적으로 어른과 어른이 아닌 사람들의 역할이 한국 사회에도 남아 있는 분위기라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은 아마도 싱글로 지내시는 분들이지 않을까 싶은데 저만의 생각일까요? ^^
5-2.
302p : “우리가 ‘건강하게 나이들기’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은 그저 ‘나이드는 일은 나쁘기’ 때문에 나이듦을 부정하는 일일 뿐이에요. 우리는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하면서도 노년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313p :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도 크게 거론되지 않는 연령차별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325p 내게는 우리 사회가 ‘노화에 저항하는’ 태도에서 정확히 이런 특징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변화의 부정, 시간을 붙잡아두는 전능한 힘, 상실에 대한 정복, 그리고 영원히 젊은 상태를 유지하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상화가 그것이다.
326p 나는 나이가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듦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은 나이가 가져다주는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 생애 단계에서 필수적인 성장 경험은 우리 자신을 우리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329p 많은 사람들이 말하자면 삶이 시작되기를, 진정으로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삶의 끝까지 걸어가죠. 자신이 삶의 한복판에 있다는 걸 모르는 채로요. 하지만 그들을 위해 다가오는 또 다른 삶 같은 건 없어요.”
338p 놓아 버리는 것
343p 우리가 처한 상황의 고통스러운 진실에 직면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애도하고 발전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한다. 고통을 느끼는 일은 우리를 상처 입히지만 성장을 촉진한다. 그것을 피한다면 우리는 어른이 되는 일로부터 뒷걸음치게 되는 것이다.
5-3.
일단 현재 제 상황을 보면 최소 환갑까지(일을 시켜 주신다면)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살기 힘들다고 하면서도 외벌이 하는 가정을 보면 매우 부럽습니다. 책 읽는 저를 보며 너도 여유 있는 삶이라고 다들 그러는데, 책읽기가 제 현재 상황에서는 가장 경제적인 취미생활입니다(영화와 TV보기는 경제적인 자매 취미). 그래서 더 오늘만 산다고 모두에게 허세를 부려 보지만, 제 노년이 굉장히 길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그때는 눈도 나빠져서 책도 못 읽을 것 같고요.
예전에는 은퇴 후 목돈을 들고 겨울 없는 나라에 가서 소박하게 사는 게 꿈이었지만, 매우 큰 돈이 든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꿈이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에 사방 1.5km 내로 도서관이 3곳이 있습니다. 제에발 그 도서관 다니면서 (먹고 살 걱정 안 하면서) 책만 읽을 수 있는 노년의 나날을 보내고 싶습니다....
.......너모나 우울한 결말이었습니다...하핫

진공상태5
월, 화 재택을 하고 오늘 사무실에 나왔는데, 누군가 저의 필통에 연필을 선물로 넣어 놓고 갔더라구요. (누굴까요, 고맙게..) 연필에 적혀 있는 문구를 나누고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세 자루의 연필에 각각 써있는 문구가,
1. 진정한 탈출은 자신과의 대화에서 시작된다.
2. 나를 구속하는 것으로부터의 탈출
3.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탈출
이 세가지를 지킬줄 안다면, 조금은 어른다운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모두에게 질문을 던져보며.. 연필에 새겨진 문구를 다시 한번 읽어봅니다.

siouxsie
6-1.
예전에 영화 ‘Still Alice’를 보고 얼마 전에는 책으로 읽었습니다. 50세에 유전적인 이유로 알츠하이머병을 겪는 인텔리 여성인 앨리스의 이야기를 보고, 저도 두려움에 휩싸이며 알츠하이머 자가체크병이 도졌습니다. 저의 젊은 노년이 되신 부모님들을 보면 질병에 걸리지 않는 이상 70대까지는 저와 다르지 않게 생활하시고 계십니다. 이후가 걱정이지만요.
그래도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치매이지 않나 싶습니다. 책에도 배우자가 치매에 시달리다 갑자기 딸꾹질을 하다 죽은 후에 자유를 느꼈다는 포그의 이야기에 정말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건물 안에 감옥처럼 지내는 요양시설 이야기를 보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제목 틀릴 수 있음 주의)’ 가 떠올랐습니다. 그 책과 스틸 앨리스가 합쳐져 얼마 전에 제 배우자에게 ‘누가 됐든 네 분 중 누구 한 분이라도 치매에 걸리시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지낼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우리 양가는 무조건 합치는 거다. 서로가 불편하고 뭐고 없다. 당번을 정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일하고, 간병을 할 수 있는 시간에는 간병하고, 돌아가면서 서로에게 휴식의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야 모두가 불행해지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핵가족 사회로 인해 간병으로 무너지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 짧고 행동하기 좋아하는 제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그리고 위의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작가가 결국 어른되기=나 자신을 찾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서 약간 바람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6-2.
374p 인생에 의미를 선사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의미는 더 깊은 참여를 통해 찾아오죠.
386p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로 세상을 떠나는 자리에 함께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388p 진실은 포그가 성인군자가 아니라는 것이고, 이 경험이 포그가 정말로 싫어하는 그 자신의 어떤 부분들을 끌어냈다는 것이고, 포그가 그것을 부인하거나 치워버리려고 하기보다는 인정할 만큼 용기 있고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410p “......치매의 아름다운 효과 중 하나는 그 사회적 고치가 천천히 벗겨져 나간다는 거예요. 그리고 순식간에, 그 사람 속에 있던 믿을 수 없이 연약하고 굉장히 진짜인, 있는 그대로의 인간성이 드러나는 거죠.”
6-3.
329p에서 프로인트가 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자면 삶이 시작되기를, 진정으로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삶의 끝까지 걸어가죠. 자신이 삶의 한복판에 있다는 걸 모르는 채로요. 하지만 그들을 위해 다가오는 또 다른 삶 같은 건 없어요.”
자신의 인생은 포기한 채(아이들을 서포트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희생하라는 사람들에게 오늘만이라도 충만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 에필로그 읽기 ****
23일, 24일 이틀 동안 에필로그 ‘그다음에 할 일들’을 함께 읽습니다. 대체 어른이란 뭘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여정의 끝이 보입니다. 단순하지만, 혼자서는 구체적으로 파고들기 쉽지 않은 질문을, 청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 과정을 이 책은 담고 있죠.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공동의 질문인, ‘나는 앞으로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여러분들 각자의 답을 찾는 여정 되셨기를 바랍니다.
책의 마지막 주제곡은 밥 딜런의 노래 <나의 뒷면들>입니다. 마지막 곡도 함께 감상하시면서 독서 여정 마무리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92cF_KCH7TU
계울
P-1.
불안정하던 시기를 지나보내고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한 어른이 된 보루, 그리고 이 책을 쓰며 약간은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작가의 이야기로 <어른 이후의 어른>이 마무리가 된다. 모야 사너가 여러 명의 내담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한창 20대를 지나고 있는 내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각기 다른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건 크나큰 행운이었다.
P-2.
p.430 / 자신으로부터 숨지 않는다는 것. 정말이지 바로 이거다, 그렇지 않은가? 이것이야말로 성장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이고, 내가 지금껏 10만 단어를 동원해 말하려고 애써온 것이다.

도도새우
P-1.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나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에 대해 100% 알 수 있는 시점이 과연 올까? 나는 아직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정말로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좋아하고 있는 건지, 아님 타인이 보기에 좋아보이는 것들을 좋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할 때가 있다. 분명 할 때는 좋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반면에 이런 걸 좋게 봐주는 사람들이 없어도 과연 이걸 내가 좋아할까 하는,,, 양면성이라고 해야할까. 아직도 내 안에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내일 제주로 떠난다. 내가 좋아하는 행위 중에 하나인 여행을 하러. 그 곳에서 내 안에 살아가는 여러명의 목소리에게 더 열심히 귀 기울여야 겠다. 내 안의 평화를 위해. 샬롬.
P-2.
자신으로부터 숨지 않는다는 것. 정말이지 바로 이거다, 그렇지 않은가? 이것이야말로 성장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이고, 내가 지금껏 10만 단어를 동원해 말하려고 애써온 것이다.(430p)
반면 자기 자신으로부터 숨지 않는다는 것은 계속되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이고, 이 과정은 오직 죽음으로만 끝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 방식에, 나 역시 여전히 알아내려 애쓰고 있는 그런 방식에 자기 자신을 열어둔다는 것이다.(4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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