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주신 단정한 요가 🧘♀️ 후기에서 과로가 트라우마였다니! 대목에서 저도 공감했었어요.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그토록 남발되다니 그것참 놀랍군~ 했달까요. 삼호선 대학때 타고다니면서 얘네들은 왜 이호선 오호선도 아니고 삼호선이라 했을까? 압구정이 있어 그랬을까 했었는데요. 덕분에 잘 들었습니다. 댓글에 멤버들 근황이 있더군요:)
[그믐북클럽] 2. <어른 이후의 어른> 읽고 성장하기
D-29

느려터진달팽이

메롱이
덕분에 멤버들의 근황을 알 게 되었네요. 노래 가사대로 온 만큼을 더 갔더니 다들 거의 예순 살(-10년)이 되는 나이가 되었네요!

리카
3호선 버터플라이...첨 알게되었는데 음악들이 다 제 취향인걸요~~~감사합니다.
목욕탕...급 공감 코끝 찡...하지만 요즘은 동네목욕탕도 사라져가고...

메롱이
취향에 맞으시다니 다행이네요. 목욕탕 가는 길이 창피하다는 어떤 맥락은 특정 세대만이 이해 가능한 영역이 되어버렸다는 생각도 듭니다.

권열
2-1. 경험을 통해 어른의 역할을 수행하는 법을 배우는 윌슨의 말에 동의가 되더군요. 어른이라는 것은 어른으로 보일 수 있는 외피를 갖추는 것에 불과할 것인지, 자기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로 자신에 대해 기울이고 잘 돌볼 수 있는 내면을 갖출 수 있을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저는 전자를 외면하고 있는 삶에 대해선 후회하고 있지 않지만 후자를 놓치고 있는 것은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2-2.
(108) 그 연구들은 우리가 어른다움을 이해하는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똑같지 않으며 문화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중략) 이 ‘어른다움’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명확한 정의를 부여하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마다 개인마다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새삼 놀란다.
(128) 어쩌면 그건 정신분석 첫 시간에 내가 ‘나를 위한 시간’이자 불안을 관리하는 시간이라고 여겼던 달리기 시간이 사실은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며 보낸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직면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깨달음일지도 모른다.
2-3. The Alan Parsons Project - Time(https://youtu.be/zhRzORqNa0E) 을 소개합니다. 책을 다 마무리 하거나, 어쩌면 어른보다 그 이후의 시점에 더 어울릴 수 있을 노래일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 곡이 생각났습니다.

느려터진달팽이
알란 파슨스는 첫음부터가 너무 좋아요 ㅠ 유희열 음도시절에 많이 들었는데 유희열씨가 그리될 줄이야; 아니 그랬을 줄이야 🤦
테드
2-1
아넷의 연구 소개 내용 중 어른을 구성하는 요소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동양과 서양의 관점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또한 과거에 비해 다변화되고 발전된 사회와 더불어 탄력적이고 유동적으로 변한 삶으로 인해 어른의 이미지를 정의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하는 스티븐 민츠의 내용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이 되는 일은 ‘일종의 갑옷을 입는 법’을 배운다는 내용에 깊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저 옛날 언제부터인가 감정과 상처를 숨기는 일이 더 어른스러운 행동이라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일상이 되면서 그 감정들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성인 진입기’를 다루는 챕터이지만 이 시기를 훨씬 넘긴 나이임에도 공감되는 내용이 많은 저는 아직 어른이 아닌가 봅니다.
2-2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일종의 갑옷 입는 법을, 어른의 역할을 수행하는 법을 배운다. (P.117)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서 달라지는 점은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고 삶의 어려움에 더 잘 대처하게 되는 거라고 윌슨은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의미하는 건 우리가 불안과 걱정을 억압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아낸다는 것이며, 우리는 우리가 그렇게 한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 (P.118-119)
어른이 되는 일의 핵짐적인 부분은 자신을 돌보는 일과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자신을, 우리의 한계와 취약한 부분들을, 언제 스트레스를 받고 언제 몸이 아픈지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알아야만 한다. (P.128)
괴로운 순간에 우리 내면의 가장 조그만 나이테들을 참아내고 주의를 기울이고 돌보는 능력, 성급하게 결론이나 해결책에 도달하는 대신 잘못된 부분이 어디인지 궁금해하는 능력, 우리 자신을 계속 유지하는 능력. 준비도 되기 전에 어른의 영역에 던져져 몹시 왜곡된 감각이 아닌, 조금 더 의미있는 어른다움의 감각을 발견하는 능력. (P.153)
2-3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
손디아 - 어른
https://www.youtube.com/watch?v=GOqhOqKjItA
웅웅
2-1. 각자의 콘텐츠 보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다 안정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인정해줄 수 있는 것. 타인이 아닌 자기 스스로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존재가 어른이 아닐까 싶어요.
2-2. 나는 내가 이 ‘어른다움’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명확한 정의를 부여하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마다 개인마다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새삼 놀란다. p106
어른이 되는 일의 핵심적인 부분은 자신을 돌보는 일와 관련되어 읶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자신을, 우리의 한계와 취약한 부분들을, 언제 스트레스를 받고 언제 몸이 아픈지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알아야만 한다. p128
2-3. 옥상달빛의 <달리기>라는 노래가 생각났어요. 힘들고 막막한데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어른이라고 분류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책임감을 이고 지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메이플레이
2-1
어른이라는 것이 구속을 벗어나고 자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하네요. 자기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능력과 경제적 독립이 어른다움의 구성요소라고 하는데 가족, 사회에 얽혀 관계에서 어른다움의 요소는 책임과 의무를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요소를 제대로 지니지 못할 때 사회로부터 받는 비난에 어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우리 사회가 너무 어른이 되는 것을 강조하는 것같아요.
이런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강요는 주변에서든 스스로든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것같아 안타까와요.
어른다움의 최선의 일이 스스로 자신이 되는 것이라는 카티 윌리엄의 말처럼 어른이라는 것이 어떤 조건과 틀에 자신을 맞추어 보여지는 것이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이란 생각해요.
2-2
윌슨은 어른이 되기 전에 어른의 책임을 너무 많이 짊어졌고, 자신이 어른이라는 느낌은 없었지만 어른처럼 행동하는 법을 배웠다. 월슨은 곰곰이 생각하며 말한다. "아주 안정되고 애정이 넘치는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정말 언제나 그런 것에 약간은 집착하게 되는 것 같아요." 118쪽
제가 기억하는 한 저는 어른이 되려고, 모든 사람을 돌봐주려고 애써왔어요. 어린아이로 지내도 됐던 적은 한번도 없었고요. 어떤 아이도 절대 그런 일을 겪어서는 안 돼요. 139쪽
어쩌면 어른다움이 될 수도 있는 최선의 일은 저 자신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141쪽
2-3
이 장에 어울리는 노래를 오래 생각했어요. 그러다 찾게 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 손디아의 <어른>.
제목도 어른이지만 "상처 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라는 드라마의 대사가 책의 이야기를 그대로 떠오르게 했어요. 큰짐을 감당해야하는 의무와 책임의 대명사처럼 들리는 어른이라는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나의 아저씨 OST] Sondia - 어른 (Grown Ups)
https://www.youtube.com/watch?v=5a-tqIQc8RM
애플망고
2-1.
2장 마지막에 '우리는 나무와도 같다'는 윌리엄스의 말이 흥미로웠습니다. 가장 작은 나이테로부터 세월이 흐름에 따라 나이테들이 점점 커지며 모든 나이테들이 한 나무 안에 있다는 점이요. 우리 안에도 아직 아기, 어린이, 청소년의 부분들이 남아있다는 것이 어른인 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가끔 아기, 어린이, 청소년 같은 모습이 나오더라도 내 안에는 그래도 어른의 나이테도 계속 커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다행입니다.
콘텐츠 보험이 우리나라로 치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같은 것일까요. 물건 자주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는 저 같은 '파괴의 손'을 가진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보험이죠. 카페에서 물건을 잃어버린 작가가 한국에 살았다면 카페안에서 물건분실보다는 좋은 자리쟁탈전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을 알았을텐데요. 이 부분 읽다 잠시 문화적 차이를 느끼며 K-보안이 최고라는 국뽕에 차오릅니다.
2-2.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우리 내면의 여러 나이테들을, 우리가 지닌 소중한 것들을 보장받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생애 단계에서 어른이 되는 일이란 다음과 같은 능력들의 개발을 뜻한다. 괴로운 순간에 우리 내면의 가장 조그만 나이테들을 참아내고 주의를 기울이고 돌보는 능력, 성급하게 결론이나 해결책에 도달하는 대신 잘못된 부분이 어디인지 궁금해하는 능력, 우리 자신을 계속 유지하는 능력, 준비도 되기 전에 어른의 영역에 던져져 몹시 왜곡된 감각이 아닌, 조금 더 의미있는 어른다움의 감각을 발견하는 능력. (p153)
2-3.
플레이리스트의 유튜브 링크를 따라 들어간 비틀스의 곡 다음에 자동재생된 것이 미국 재즈 음악가 Jon Batiste가 커버한 'blackbird'였는데요.
원곡도 좋지만 존베티스트의 표정과 피아노 연주, 노래를 보니 그 감정이 다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폴메카트니가 60년대 미국의 흑인인권운동의 영감을 받아 쓴 곡이라고 하니 더 감동적이더라구요. 이 버전도 함께 들으면 원곡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youtu.be/H46yXW4qR_M

프라싱
2-1. ‘어른이란 뭘까?’ 답까지는 아니어도 답 근처까지 미치리라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어른이란게 도당체 뭔지 알 수 없다.’ 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어나간다는게 어른인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1-1에서도 썼지만, 전 이 책이 참 어렵네요. ^^;;
2-2.
1950년대에 성년이 되었던 세대와는 달리 우리의 집단적 이성 속에는 어른다움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가 없고, 그래서 그것을 정의하기 위해 각자만의 투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 p.112
급격한 사회 변화는 우리에게 여러모로 더 많은 자유를 선사했지만, 따라갈 각본을 없애버리기도 했다. - p.113
마치 세상이 기울어진 언덕이고, 어른이 되면 어떻게든 정상에 오르게 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요. 저는 오히려 그럴 때가 ‘척’을 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 p.116
2-3.
혁오밴드의 ’톰보이‘가 떠올랐어요. 슬픈 어른은 늘 뒷걸음만 치고… 란 가사때문인가봐요. 어른이란 단어가 들어가서 훅 떠올랐나 싶습니다만 가사를 찾아서 보니… 역시 추천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꺼져가는데’ 란 가사가 저에게 말하는 것 같아 뜨끔합니다. 나이 먹는건 실감하지 못하고, 몸은 점점 노화의 징후가 나타나는데… 나는 뭘까? 라고 여적 고민하는걸 보면 말이죠.
Seogarden
2-1.
어른이 된 초자아, 자신을 용서하는 초자아에 대한 내용이 참 좋았어요. 특히 달리기 대회에 나간 어떤 남자가 어린 소년에게 들려주었던 그 말들을 읽는데 코끝이 찌르르 하더라고요. 저자처럼 저 또한 내게는 없지만 바라던 종류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2-2.
131-133쪽
우울증, 혹은 프로이트가 불렀던 것처럼 ‘멜랑콜리아'를 한차례 경험할 때, 사람의 초자아는 “과도하게 가혹해져서 약한 자아를 학대하고 모욕하고 냉대하며, 끔찍하기 짝이 없는 벌을 주겠다고 위협하고, 너무도 먼 과거에 했던 행동들, 당시에는 가볍게 여겨졌던 행동들을 이유로 자아를 비난한다.” 아, 그게 뭔지 나는 너무도 잘 안다. 콘텐츠 보험의 반대항 같은 것이다.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돌봐주고 우리의 자존감을 보호해주는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라, 아주 작은 실수라도 하면 우리가 자신에게서 가치를 두는 부분이 무엇이든 그 부분을 비하하고 벌을 주고 깎아내리는 내면의 목소리다.
하지만 좀 더 적응을 잘하고 신경증적인 성향이 덜한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초자아는 그렇게 엄격하고 가혹하고 폭군 같은 형상이 아니다. 나는 아직 만나본 적이 없지만, 프로이트는 책 속에서 자기가 보기에는 그런 사람들도 정말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도움이 되고 동기를 부여하고 자양분을 공급해주는 초자아라는 것이 존재하며, 그런 초자아는 우리에게 포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허락하고,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면서 좋은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초자아에 대해 처음으로 읽었을 때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달 전 어느 자선단체에서 하는 달리기 대회에 나갔을 때, 나는 어떤 남자와 그의 아들로 추정되는 어린 소년 앞에서 천천히 달리게 되었다. 우리가 달리는 동안 소년의 아버지는 끊임없이 다정한 말들을 쏟아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정말 잘하고 있어. 바로 그거야, 그냥 한 발을 다른 발 앞으로 계속 내디디면 돼. 자, 이제 조금 있으면 언덕이다. 우린 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가팔라 보이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너무 힘들면 언제든 쉬어가면 돼. 내가 보기에 우린 잘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아. 방금 지나온 언덕보다 그렇게 많이 가팔라 보이진 않거든. 그것도 안 멈추고 잘 올라갔이니까, 이번에도 한번 해보자.”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남자의 말에 귀기울이는 동안 나는 어떤 거대한 감정이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걸 느꼈다. 마치 내게는 없지만 바라던 종류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느낌이었다. 물론 나는 그 소년이나 아버지나 그들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내가 듣기로는 아주 중요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듯했다. 남자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아들에게 벌을 주기보다는 보호해주는 초자아를 부여해주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았다.
133쪽
건강하게 발달한 초자아의 일대기. 힌셜우드는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의 개념들을 따라가며 인생의 초기 단계에서 초자아는 “서로 관계 있는 자기혐오와 처벌”로 특징지어지지만, 그 두 가지가 수 없이 오간 뒤에 모든 것이 잘되면 어른이 된 초자아는 “자기용서의 출현”을 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힌셜우드는 다음과 같이 쓴다. “우리는 초자아를 잔인한 처벌에서 관대한 보상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것이 우리의 초자이가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일 거라고 생각한다.
134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힌셜우드가 설명한 자신을 용서하는 초자아는 때때로 여전히 너무도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나는 그런 어른이 된 초자아가, 일이 잘못되었을 때 자신을 용서하는 내면의 감각이, 좌절이나 불행에 직면했을 때 생겨나는 일종의 회복력과 강건함이 사무치도록 갖고 싶다. 이것들은 아들을 돌보던 그 남자가 그랬듯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 자신을 돌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들이다.
140-141쪽
카티 윌리엄스에게 도움이 되어준 건 친구들이었다. 그가 매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흑인 여성 친구들인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평생을 통틀어 제가 이렇게 정당하고 존재감 있고. 이해받는 존재라고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들의 배경은 모두 다르다. 카티 윌리엄스는 자메이카인과 인도인의 피를 물려받았고 친구들은 나이지리아, 자메이카, 우간다, 가나, 트리니다드섬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영국인의 눈에 그들은 똑같아 보이고, 그것은 그들이 무언가 중요한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세상을, 이 공간을 흑인 여성으로서 헤쳐나간다는 게 무슨 뜻인지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어리고 백인 친구가 많았을 때, 그가 친구들에게 자기가 겪은 일을 말할 때면 이런 반응이 돌아오는 일이 많았다. “이런, 그건 그냥 네가 상상해낸 거잖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그냥 기분을 좀 바꿔보지 그래.” 하지만 지금의 친구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다른 반응이 돌아온다. “네 기분 알겠어. 그런 일이 일어나서 유감이야. 얘기 좀 더 들려줄래?” 혹은 “네가 조금 더 마음이 괜찮아지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카티 윌리엄스는 이런 변화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았다고 말한다. 어떤 일로 상처를 받았는데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것과, 어떤 일로 상처를 받았지만 자신이 정당하고 존재감과 자격을 지니고 있으며 상처받았다고 느껴도 된다는 걸 아는 것은 다르다. 그에게 자양분이 되어 주고, 그를 격려해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준 것은 이런 관계들이었다. “그게 저를 가장 저 자신처럼 느끼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가장 어른처럼이 아니라요. 어쩌면 어른다움이 될 수도 있는 무언가로 향하는 여정에서,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저 자신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142-143쪽
“・・・ 그건 ‘안기는 느낌’이에요.”
정신분석학자들은 이 ‘안기는 느낌’을 단순히 신체적인 경험으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아기의 몸이 부모의 두 팔에 안겨 있는 동안 아기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에 안겨 있게 되는데, 이런 상태는 안락함,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있는 느낌, 그리고 그 상태가 계속될 거라는 감각을 가져다준다.
143-145쪽
비온의 이론은 우리는 태어날 때 새로움이라는 끔찍한 상황 속으로 태어나는 것이라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몸과 마음 양면에서 전에는 겪어본 적 없는, 터져 나올 것 같은, 통제되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감각들과 감정들의 소용돌이를 경험하며 우리는 완전히 무력해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기들이 그렇게 울어대는 것도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애정 어린 부모는 두 팔로, 마음으로 아기를 안아줌으로써, 아기가 경험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기호화해 말로 바꾸려고 노력함으로써—몽상을 통해—이런 압도적인 느낌들을 담는 그릇이 되어줄 수 있다. 그건 마치 부모가 감정의 되새김질 거리를 씹으며 아기의 감정들을 조금 더 다루기 쉬운 형태로 아기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소화하는 것과 같다. 만약 모든 게 잘되면 그 감정들은 조금 덜 압도적이고 조금 덜 무서운 것이 되고, 아기는 포용되는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윌리엄스는 이것이 이해하려고 애쓰는 과정이고, 단번에 정답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거치며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배가 고파서 그러는 걸까? 안아줬으면 하는 걸까? 어디가 아픈데 뭐가 문젠지 말을 못 하는 걸까? “저는 몽상과 포용의 과정에선 궁금하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확실한 태도보다는 부모가 무언가를 이해하려고 정말로 시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을 때 포용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월리엄스는 그렇게 말한다. 이것은 반드시 소리 내어 말해야 하는 과정은 아니다. 그보다는 마음의 상태다. 아기가 결국 자기 자신을 포용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궁극적으로 허락해 주는 것은 이렇게 주의를 기울이는 타고난 재능, 불확실한 것과 공존하고 알지 못하는 상태를 견디는 능력으로, 이는 부모가 줄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어른이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마음을 발달시키고,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감정을 기호화하고, 자신을 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운다.
2-3.
‘안기는 느낌’,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과 관련해서 루시드폴의 <천사의 노래>가 떠오르네요.
홍텐이
2-1
p.117 그게 제가 다른 무엇보다 아이들 이야기를 쓰기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아이들은 그렇게 ‘척‘을 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p.128 하지만 우리가 그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한계와 취약한 부분들을, 언제 스트레스를 받고 언제 몸이 아픈지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알아야만 한다.
p.144
아기가 결국 자기 자신을 포용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궁극적으로 허락해주는 것은 이렇게 주의를 기울이는 타고난 재능, 불확실한 것과 공존하고 알지 못하는 상태를 견디는 능력으로, 이는 부모가 줄 수 있다. 그 능력은 아기가, 그 다음에는 아이가, 그다음에는 어른이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마름을 발달시키고, 감정에 압도되지않도록 감정을 기호화하고, 자신을 포용할 수 있게 해준다.
p. 153
나의 어린애 같은 감절들은 떨쳐버리고 때려눕히고 붙잡아 감옥에 보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것들은 포용하고 곰곰이 생각하고 이해할 만 한 것이 될 수 있다.
2-2
학대하기보다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내 모습을 발견해내는 것의 중요성으로 챕터를 정리했습니다. 성장하면서 사회의 기준에 맞춰 무엇이 되어야한다에 스스로를 얽매이진 않았는지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인종차별만큼은 아니겠지만 ’학벌‘과 ’능력주의‘가 제 시야를 막고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 원인도 조심스레 짚어보았습니다
2-3
노고지리의 ‘찻잔’이 떠오릅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차에서 틀어놓던 옛날 가요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노래 중 하나입니다. 사실 노래의 가사가 챕터의 내용과 크게 관련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도입부의 멜로디와 가사의 일부가 차가운 손을 작지만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들거든요. 멜로디는 개인이 느끼기에 따라 너무 다를 수 있기에 언어로 표현하기가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긴합니다. 실제 가사는 연인을 만질 때 느껴지는 따스함이 퍼지는 사랑을 표현하지만, 저는 두개의 자아가 작지만 깊게 서로를 이해하는 내용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해낼 수 있을테니까요

오후
2-1. 여러 인터뷰이 가운데 '레거니'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다 잘 이해하고 자신을 구체적으로,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라는 논지가 와 닿았어요.
2-2. pp.151-152 자기 자신에게, 자신의 덜 어른스러운 부분들에 이만큼 너그럽고 친절하게 반응하는 방식이 또 있을까. 이것은 내적으로 몽상의 상태에 있는 것이고 진정으로 자신을, 자신의 모든 다양한 부분을 돌보는 것이다. ... 어른은... 자신이 누군지 알고, 자기 자신을, 자신의 반응과 대답들을 이해하는 사람일 수 있다
2-3. 질문을 읽는 순간 이 음악이 떠올랐습니다.^^
https://youtu.be/BjuYbFpwMsU

매일그대와
2-1.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고 있었다”는 제목에서부터 뜨끔하며 시작한 2장이었습니다. p.104에 어른이 되는 일에 대한 애덤의 비유와 p.146의 어른다움에 대한 레거니의 의견이 그 뜨끔함을 다독여주는 듯하여 고마웠고요.
읽다 보니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이 너무나 전투적인 일이 아닌가 싶어, 도망도 치고 부정도 하면서 잠깐의 방황과 고민을 활명수삼아 또 조금 나아가보게도 되는 거겠지 생각하며, 응원군을 얻은 듯 또 살짝 옆으로 도망쳐보는 저를 또 발견한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2-2.
p.153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우리 내면의 여러 나이테들을, 우리가 지닌 소중한 것들을 보장받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생에 단계에서 어른이 되는 일이란 다음과 같은 능력들의 개발을 뜻한다. 괴로운 순간에 우리 내면의 가장 조그만 나이테들을 참아내고 주의를 기울이고 돌보는 능력, 성급하게 결론이나 해결책에 도달하는 대신 잘못된 부분이 어디인지 궁금해 하는 능력, 우리 자신을 계속 유지하는 능력. 준비도 되기 전에 어른의 영역에 던져져 몹시 왜곡된 감각이 아닌, 조금 더 의미 있는 어른다움의 감각을 발견하는 능력.
2-3.
‘칠흑 같은 밤을 까만 새가 노래하며 날아오를 때 그리는 자유’의 노래와 어쩌면 비슷할 것 같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른 노래를 떠올리며 읽은 2장이었어요.
제가 꼽아보는 2장 주제곡은 국가대표 OST인 Loveholics의 Butterfly로 하겠습니다.
가사도 좋고, 도입의 반주부터 응원이 되는 듯해요.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이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도도새우
2-1.
나를 돌보는 법. 나 스스로를 보듬어 주는 것. 얼마 전 기질검사를 하고선 내가 태어나기를 매우 예민한(사회성 민감도 100)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나는 늘 주변에 잘 적응하고, 눈치도 빠르고 무던하게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 타인의 감정변화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서 눈치있게 행동하는 것 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보다는 타인을 잘 챙기고, 신경쓰는 사람으로 지냈는데, 얼마 전 이별을 겪은 후에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살아가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뭘 놓치며 살아가고 있었는지 하나하나 되짚어보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도 하고, 거리를 두고 지냈던 책도 꾸준히 읽으려하고, 3월부터는 공부도 시작하기로 했다. 이게 정말 어른이 되어가는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집중하는 이 시간이 스스로는 멋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의 내 모습이 좋다. 앞으로의 내 모습도 기대된다.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2-2.
그건 역에 도착하는 기차와 떠오르는 태양의 차이예요. 기차가 역에 언제 도착하는지는 모두가 알죠. 요란한 소음과 연기와 함께 낡은 증기기관차가 들어올 때 시각은 정확히 5시 32분이라든가 뭐 그런 식이죠. 기차는 그 시간에 거기 와요. 어른이 되는 건 그것과는 다르지 않나요? 어른다움은 아마 떠오르는 태양에 더 가까울 거예요. 정확히 언제 일어나는지는 몰라도, 일어나고 있을 때는 알게 되죠. 점점 더 밝아지니까요.(104p)
이것은 샐러드에 올라가는 잣 같은 보여주기식 아름다움이며, 표면 밑에서 이루어지는 충실한 진짜 성장과 반드시 짝을 이루는 건 아니다.(115p)
사람들은 이 모든 걸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어요. 저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차단한다고 생각해도. 바쁘게 지내고, 텔레비전을 보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나머지 모든 것들을 들여다보면서요. 그러면서 자기들이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말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는 거죠. 사람은 자신한테 정말로 중요한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때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기가 훨씬 더 쉽다고 저는 생각해요.(119p)
어른이 된다는 것에는 사실 자기 자신을 돌볼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도 포함되는 것 같아요.(125p)
어떤 일로 상처를 받았는데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것과, 어떤 일로 상처를 받았지만 자신이 정당하고 존재감과 자격을 지니고 있으며 상처받았다고 느껴도 된다는 걸 아는 것은 다르다.(141p)
괴로운 순간에 우리 내면의 가장 조그만 나이테들을 참아내고 주의를 기울이고 돌보는 능력, 성급하게 결론이나 해결책에 도달하는 대신 잘못된 부분이 어디인지 궁금해하는 능력, 우리 자신을 계속 유지하는 능력(153p)
2-3.
자우림-스물다섯스물하나(그냥 나의 20대가 떠오르는 노래라서 읽는 내내 머리를 맴돌았다)
이하이-한숨(후회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억눌려있던 20대였던 것 같아서 이 노래가 생각났다)

느려터진달팽이
우선 브금 깔고 가겠습니다~
https://youtu.be/YA2VauTY-sg
사실 노래보다 관련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들이 생각나서 무슨 곡을 할까 생각 좀 했는데요. 저자가 어린시절로부터 독립해야 하는데 아직은 보호받는 어린이이고픈 마음과 고군분투하는 것이 일종의 분리불안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여 예전에 많이 들었던 넬의 separation anxiety를 가져와 봤습니다.
전반적으로 예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많이 떠오르긴 했습니다. 거기 주인공은 이 책에서 다루는 보통범주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어른되기의 고군분투 양상과는 좀 다르지만, 나중에 주인공이 상황을 깨닫고 현실을 수용한 후 압축적으로? 성장한다 또는 최소한 그렇게 따라잡으려는 노력을 한다는 줄거리가 등장하는데요.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에서는 성인진입기 emerging adulthood를 나타내는 특징으로 108p => 1. 정체성 탐색, 2. 자아에 대한 집중, 3. 사이에 끼어있다는 감각, 4. 가능성에 대한 낙천적인 느낌, 5. 불안정성을 말합니다. 저자는 거의 모두 자신에게도 해당한다고 고백하는데요~ 소위 일정표에 따른다면 수년전에 진입을 끝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데에 따르는 '뒤쳐진다'는 감각에 따라오는 불안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39p 저는 원래부터, 정말로 쪼끄맸을 때부터 어른이 되어야 했는데 그건 일종의 학대라고 생각해요. ᆢ 어린아이한테 그런 걸 얘기하는 거잖아요. 이는 아동노동만큼이나 충격적인 노동이라 표현하며 어떤 아이도 절대 그런 일을 겪어서는 안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어 다음장에서 강해지려 애쓰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강인한 흑인 여성이란 말따위! 정말로 끔찍하다는 표현을 하시네요.
어떤 문제들을 해결?할 때, 넌 똑똑하잖아. 넌 씩씩하잖아는 식으로 고맙다기 보다는 당연한 defalut인것마냥 여겨졌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 가운데 또 누군가는 알아주기도 하고 그랬지만요~ 생각보다 여기 남기는 일이 1기 때와 달리 좀 심리적인 부분이라 부담도 느껴지는 게 사실이네요; 글 남기시는 분들 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가입 후 그저 보고 계시기만도 했던 것 같구요;; 암튼 ㅎ 2장은 이렇게 마무리를☆

바닿늘
오잉?? 그믐이 새롭게 바뀌었네요??
부지런히 적응해야겠습니다. ^^;;;

도우리
훨씬 더 예뻐진 그믐, 마음껏 누리시고 피드백 주세요 ^^

호디에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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