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2. <어른 이후의 어른> 읽고 성장하기

D-29
시작에 앞서, 북클럽 2기 질문 방식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각 질문 두 개를, 1장부터 6장까지 각 챕터는 세 개씩의 질문들로 구성됩니다. 이 중에는 공통질문도 있고, 챕터 별로 다른 질문도 있습니다. 북클럽 2기의 모임 제목은 "읽고 성장하기"이죠. 우리 각자 ‘어른다움’이 무엇인지를 찾는데 도움을 주는 질문들로 채워 보았습니다. 질문에 답하며 우리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 봄과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프롤로그 읽기 **** 2월 1일과 2일 동안 프롤로그 ‘서른이면 어른이 될 줄 알았지’를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저자는 서문의 첫 문장에서 “나는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써야만 했다.”(p.10)고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당당히 밝힙니다. 어른인데 어른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은 비단 저자 경험 뿐만은 아니겠지요? 이 책을 읽기 위해 모인 여러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책장을 펼쳤으리라 봅니다. 지은이는 이 고민에 대해 어떻게 탐구하며, 답을 찾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는지 지금부터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매 챕터 시작마다 저자가 뽑은 주제곡이 있습니다. 프롤로그의 주제곡은 폴 사이먼의 노래 <멀리 있는 기차> 입니다. 이 곡을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어떤 노래인지 우리가 안 들어볼 수 없죠. https://www.youtube.com/watch?v=0YUEziX25DQ 이 곡이 왜 프롤로그와 어울리는 노래인지 감상하시면서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게으른 독서가라 혼자 읽었다면 저자의 주제곡은 챙겨듣지 않았을 거 같은데, 링크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질문이 달라지는군요~ 미리 달려놓을 수 없겠는데요^^; bgm이 마치 이 여정을 시작하는 기차를 탄 느낌을 주네요. 마음을 탐색하는 여정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만 같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서른이면 이럴 줄 알았지! 이 대목은 비단 이 책이 아니라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던 질문으로 다가오네요. 먼저 아주 예전에 로스쿨 재학중에 보았던 앨리맥빌에서 그녀가 화장실에서 동일한 대사를 내뱉으며, 나는 지금 내 머리스타일도 마음에 들지 않아! 울부짖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어 토닥여주는 사려깊은 친구가 등장하죠~ 이 책도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그렇게 되어줄까요? 밑줄 그은 문장들은 여기도 많았는데요. 하나만 공유하자면 13p 그런의미에서 어른다움은 하나의 사회적 산물이다. 나머지들은 결국 이런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사회적이 아닌 정신적? 기반으로 진정한 어른되기를 탐구하는 초대로 보이네요. 부디 이번엔 이론만 파악하지는 않기를 바라며 이 여정을 시작합니다.
어른 이후의 어른들 전체 플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한곡씩 찾아듣는 정성과 다음을 위해 기대하는 마음이 저에게 더 필요하겠다 느낍니다. url 감사해요.
프롤로그 프롤로그 주제곡인 <멀리 있는 기차>를 듣고 있어요. 가사의 의미는 모르겠지만 참 포근하고 편안한 곡이네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평소에도 종종 생각해 왔던 주제인데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미성숙한 타인을 볼 때 흔히 '나이 먹는다고 자동으로 어른 되는 거 아니'라고 말하곤 하잖아요. 이런 말 안에는 어른의 모습에 대한 나름의 정의가 담겨 있을 텐데요.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어른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에 대한 생각들을 프롤로그 통해서 조금씩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변화를 똑바로 마주하고 견뎌내는', '나와 타인 사이의 경계에 대한', '감정적 고통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 그것을 수용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 등의 문장에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23 내가 살펴본 바로, 우리는 삶의 모든 단계에서 급격한 심리 변화를 요구하는 도전들과 마주치게 된다. (...) 이런 급격한 변화들을 회피하거나 우회하면 우리는 한 장소에 갇힌 채 발전하거나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변화들을 직면하고, 똑바로 마주하고, 견뎌내야만 미래에 다시금 그런 도전과 마주쳐 견뎌낼 것을 요구받더라도 약간의 진전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종류의 급격한 변화에 내가 붙인 이름이 '성장 경험'이다. 25 어른다움은 일련의 성취들이나 사회적 표지들이라기보다는 삶의 질감에 가까운 것이었고, 서서히 나타나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복잡한 상태였다. 그것은 견실하다는 느낌과 관련 있는 무언가였고, 나 자신과 타인들 사이의 경계에 대한 감각이기도 했다. 나는 정신분석을 받으며 어른이 된다는 것이 감정적 고통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는 그것을 수용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일과, 타인과의 차이를 반박하거나 부인하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기 자신을 분리해 생각하는 일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완전함과 불확실함, 배제되는 느낌을 견디는 일을 의미한다.
@동광동 님도 주제곡 듣고 계신가요? 생각하면서 듣기 참 좋은 곡 같아 저도 무한 반복 중입니다. ㅎㅎ
P-1.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지요. 윗사람의 언행이 아랫사람의 본보기가 되기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어른'의 개념은 옳고 바른 이미지와 함께 인생의 해답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존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른의 나이에 이른 지금도 맑은 물을 찾아 무작정 위를 향해 오르려고만 한 나머지 정작 아래엔 무엇이 있는지, 내가 흘려보내는 물은 맑은지 탁한지 헤아리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속도가 미덕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사회가 제단해 놓은 규격에 나를 맞추려 고군분투하며 살아내는 동안 사회 구성원들과 엇비슷하게 모양을 갖추었지만 마음속은 충만함 보다 불안과 공허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낍니다. '사회적 산물'로서의 어른의 위치에 있지만 정작 나(정체성)를 잃어버린 빈 껍데기에 불과하기에 어른이지만 어른이 아닌, 공허를 채우기 위해 언제나 맑은 물을 찾아 위만 쳐다보는 존재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P-2. 나의 이른바 '정체성'은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정체성이 아니고, '착한 사람'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 역시 정체성이 아니다. (P-20) 무언가를 알려고 노력하는 일과,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거의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진 현실을 직면하려고 애쓰는 일은 달랐다. 내가 부지불식간에 자신을 위해 신중하게 쌓아올려온 정체성은 무너져내려야만 했다, 그리고 그건 내가 어른이라고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어른이 어떤 존재인지조차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었다. (p-21)
테드님의 글을 읽다보니, 정체성 부분에서 혼란을 느꼈던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음..
P-1. ) 과연 내가 생각했던 어른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선뜻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른다움은 하나의 사회적 산물 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에서 멈칫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스스로를 어른이라 칭하지 못한 수많은 이유를 떠올렸습니다. 아직 학생이고, 직업이 없고, 집이 없고, 이루어낸 것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답답했던 부분이 뻥 뚫리면서 <어른 이후의 어른>에서 앞으로 어떤 얘기를 해줄지 기대를 품게 해주는 프롤로그였습니다. P-2. ) p.13 / 그는 우리의 자기인식은 타인의 인정에 달려 있는데, 우리는 그런 인정을 정규직, 자기 소유의 집, 인간관계, 부모 되기 같은 사회적 표지들을 획득하는 일을 통해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다움은 하나의 '사회적 산물'이다. p.23 / 내가 살펴본 바로, 우리는 삶의 모든 단계에서 급격한 심리 변화를 요구하는 도전들과 마주치게 된다. (...) 이런 급격한 변화들을 회피하거나 우회하면 우리는 한 장소에 갇힌 채 발전하거나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변화들을 직면하고, 똑바로 마주하고, 견뎌내야만 미래에 다시금 그런 도전과 마주쳐 견뎌낼 것을 요구받더라도 약간의 진전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된다. p.25 / 어른다움은 일련의 성취들이나 사회적 표지들이라기보다는 삶의 질감에 가까운 것이었고, 서서히 나타나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복잡한 상태였다. 그것은 견실하다는 느낌과 관련 있는 무언가였고, 나 자신과 타인들 사이의 경계에 대한 감각이기도 했다. (...)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완전함과 불확실함, 배제되는 느낌을 견디는 일을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좀 더 어린아이 같은 우리의 면모들을 즐기고, 통제가 안 될 만큼 춤추고 웃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커린 미니가 내게 말했듯, "정기적으로 건강하게 어린아이가 되는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어른이 될 수 없다."
흑.. 계울님의 글을 읽고, 월급이 없으면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과거의 내가 떠올랐습니다 ㅠ_ㅠ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습니다. '멀리있는 기차'가 곡명이지만 가사를 보니 멀리있는 기차가 아니라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소리'가 더 맞는 곡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차가 멀리서라도 보이는 것과 소리만 들리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이 곡이 프롤로그에 나오는 것이라 연결시켜 보자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멀리서 보이는 기차'가 아니라 실체는 어디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들리는 '기찻소리'로 우리는 기차가 우리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어른이 된다는 것도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디서부터가 어른이고 아닌지 실체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여러가지 정황, 사건들로 인해 어른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앞으로 들을 곡들도 기대됩니다.
p-1. 30대 후반이 되어서도, 내가 진짜 어른인가. 이게 어른이 맞는건가? 하는 생각을 가끔 아니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한없이 유치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하고, 어른이라면 이런 행동은 하지 않겠지 하는 민망한 일들도 생기고, 그렇지만 어른이라고 이래선 안되나? 하는 반발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직도 저는 어른의 정의가 뭔지 스스로는 결론내리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죽기 전까지도 알아내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상상했던, 내가 되고 싶었던 인간상에 점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쌓이면 언젠가는 이게 어른이구나 하고 느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조금은 더 나은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는 내가 바라던 나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있기를 바랍니다. p-2. 정신분석학이라는 단어는 내게 부유하고 제멋대로인, 돈과 시간이 남아돌아 어쩔 줄 모르는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들을 떠올리게 했다. 편견이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정신분석학은 내가 내 삶에 들여놓아본 가장 강력하고, 흥미진진하고, 충격적이고, 무섭고,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생각을의 도가니였다.(17p) 나의 이른바 '정체성'은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정체성이 아니고, '착한 사람''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 역시 정체성이 아니다.(20p)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한 더 진실한 자각에, 어른다움이라는 일종의 자유에, 그리고 진짜처럼 느껴지는 삶의 방식에 한층 가까워지기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오직 크고 작은 수많은 성장 경험들을 겪고, 똑같은 성장 경험을 몇 번이고 반복해 통과해 나가는 것뿐이다.(23p)
화제로 지정된 대화
P-1. 프롤로그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나, 다른 멤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알려주세요. P-2.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P-1 프롤로그부터 공감과 질문이 퐁퐁 솟아나고 있습니다. 사회학자 해리 블래터러는 어른다움이 하나의 '사회적 산물'이라고 정의하는데, 우리의 자기인식은 타인의 인정에 달려 있어 사회적 표지들을 획득하는 일을 통해 '어른 되기'를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자의 생각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은 어린 시절부터 생활에서 학습되어져 우리에게 어른의 상像이 새겨진다고 덧붙이는데요, 이 부분은 충분히 동의 및 공감합니다. 이외에도 '서류상 어른', '정체성이 텅 비어 있었다'는 문구도 무척 와닿습니다. 저는 개개인이 갖는 물리적 정체성은 특정한 계기가 있지 않는 한 크게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앞에 붙는 수식어에 따라, 혹은 처해진 상황이나 경험에 따라 정신적.정서적 정체성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의 탐구에 동참하면 그들의 경험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질 질문들이 꽤 많아지겠다는 예감이 듭니다.
P-2 18. 정신분석은 고통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일이다.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20. 나는 나 자신의 것이라고 느껴지는 목소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P-1 먼저 지구의 역사를 연대기로 훑은 북클럽 1기의 빅히스토리에 이어 성년기 시절을 단계별로 지나게 될 북클럽 2기의 책 선정이 절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인트로처럼 저 역시 오랫동안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은 채로 살았던 거 같은데 최근에서야 문득 ‘어른’이 된 게 아닐까 싶은 감각을 어떤 찰나에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어렴풋한 그 느낌을 떠올리며, 정신 분석이 고통을 표현하듯, 그걸 언어로 표현해내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29일간 가져볼 생각입니다. P-2 - 10/나는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써야만 했다. - 13/그런 의미에서 어른다움은 하나의 사회적 산물이다. 블래터러는 제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 속에서,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청년 중심 문화가 대두되면서 청소년기가 끝나면 우리는 정착을 하고 어른이 된다는 개념이 발전했다고 했다. - 18/정신 분석은 고통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일이다.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 21/평생 지속되는 유아기 - 25/정기적으로 건강하게 어린아이가 되는 능력이 없다면 어른이 될 수 없다. - 25/나는 정신분석을 받으며 어른이 된다는 것이 감정적 고통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는 그것을 수용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일과, 타인과의 차이를 반박하거나 부인하기보다는 그것을받아들이는 일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기 자신을 분리해 생각하는 일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깨닫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완전함과 불확실함, 배제되는 느낌을 견디는 일을 의미한다.
빅 히스토리에서 세상의 역사. 이 책에서 현 인류의 역사. 정말 절묘하게 다가오네요. 메롱이님 글덕에 그 묘함을 캐치해갑니다.
P-1. ‘내가 부지불식간에 자신을 위해 신중하게 쌓아올려온 정체성’이라는 표현이 마음을 찔렀습니다. 앞으로 사는 동안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본격적으로, 곰곰 생각하는 중인데요,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그동안 제 삶은 ‘내 마음에 드는 나’가 되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거였어요. ‘내 마음에 드는 모습’과 ‘나’의 관계, 그러니까 이 둘의 실체와 형성과정, 둘 사이의 거리, 일치 정도(또는 여부) 같은 것들을 생각하던 중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P-2. p.14 나는 서류상 어른이었지만, 내가 입은 어른이라는 외피는 때때로 종이처럼 얇게 느껴졌고, 내가 경험하는 나는 내가 되어야 하는 구체화된 어른의 납작한 버전처럼 느껴졌다. p.17 무의식이란 우리는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p.18 정신분석은 고통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일이다. p.25.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완전함과 불확실함, 배제되는 느낌을 견디는 일을 의미한다.
P-1.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있는데요, 나라는 사람은 '의식하는 나'와 '의식 당하는 나'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은 '의식하는 나', 즉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나 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타인을 하나의 주체로서 바라보듯이, 우리 스스로 역시 하나의 주체로 바라볼 수 있고 이게 결국 정체성 혹은 메타인지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정말 친한 친구끼리는 서로 이야기도 잘 통하고 취향을 잘 아는 것처럼 우리 스스로 간의 이야기 (저는 이게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무의식을 귀 기울여 듣는 다는 것"라고 생각해요)가 활발해질수록 타인 혹은 사회가 정해놓은 지표가 아니라 나만의 지표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 어른다움이라는 것은 '인생에서 경험을 하며 지속적으로 스스로의 지표를 갱신하고 그 지표를 향해 성장하려고 하는 자세'인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가 20대 후반에 인생 처음으로 몇 달 간 지속 중인 '일기'를 쓰면서부터인데요, 그래서 나 자신과 친해지는(가까워지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 일기쓰기인 것 같습니다:) P-2. p.14 더 많은 박스에 체크할수록 내가 어른이라는 느낌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빈약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p. 20 나의 이른바 '정체성'은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중략) 이런 수식어구들은 진정한 나와 접촉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끼기 위해 내가 만들어낸 방법들에 불과했다. p. 23 우리는 삶의 모든 단계에서 급격한 심리 변화를 요구하는 도전들과 마주치게 된다. (중략) 이런 급격한 변화들을 회피하거나 우회하면 우리는 한 장소에 갇힌 채 발전하거나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p. 25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완전함과 불확실함, 배제되는 느낌을 견디는 일을 의미한다. (중략) "정기적으로 건강하게 어린아이가 되는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어른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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