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 책 vs 드라마 / 다 좋습니다, 함께 이야기 해요 ^^

D-29
음.. 아무래도 드라마랑 책이 꽤 다른 가봐요. 일단 드라마는 저의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책에서 상수랑 미경이가 은행 밖에서 첫 데이트로 예술의전당 자코메티 전시회를 보러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소설밖 현실에서 자코메티 전시회는 코바나컨텐츠 (한참 시끄러웠던 ^^;;)주최 전시회 였는데 그 회사 에서 했던 전시가 저는 다 좋았었어요. 이제는 회사를 접어서 안타까워하고 있어요.(다른 문제로 시끄러웠던건 제쳐두고..)전시 좋았는데 말이죠..
'코바나컨텐츠'에 대해 찾아봤어요. 코바나가 하와이의 코나와 쿠바의 하바나를 합친 단어군요. 좋은 전시와 공연을 많이 기획했던 곳이네요. 계속 잘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작 소설을 읽었고, 드라마 기대하고 있었는데, 1회부터 원작이랑 좀 달라서 띄엄띄엄 보고 있어요. 어제 본 어떤 영상에선 상수가 너무 멋지게 나와서...쩝 원작의 상수는 좀 별로였어요. ㅎㅎ 저는 미경에게 감정이입하는 편인데 미경 캐스팅도 의외라 드라마에 집중을 못했어요. 어떤점이 원작이랑 다른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겠어요.
드라마의 상수.. 안 멋져요! ^^;; 좀 많이 별로 같은데요.. 미경도 책하고 다르군요. 드라마랑 책이 많이 다른가봐요.
@동광동 @고쿠라29 @책읽는나랭이 @바나나 지금 드라마가 8회까지 방영이 되었고, 조금전에 8회를 다 봤는데요.. 상수가 수영이 있는 호텔방으로 갔고, 수영이가 호텔방 문을 열면서 상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끝났거든요. 어... 만약 제가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본다면, 궁금해서 일 수는 있는데, 절대 재미있어서는 아닐 것 같아요. 사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회사, 사람들, 사랑, 진짜 현실일까요? 진짜로 현실에서 사람들이 저런건지, 제가 한국 사회를 잘 모르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만약 판타지가 0이고 현실이 10이라면 이 드라마는 어느 숫자 정도에 위치하고 있을까요?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어느 숫자 선택하시겠어요? (진심 궁금 +.+)
책걸상 카페에 치즈루님 이라는 일본분이 계신데, 예전에 이런 얘기를 해주신적이 있어요. 일본에서 컨텐츠라고 하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거나.. 그런식으로, 사람들이 기분좋아질수 있도록 해서 결말을 맺는게 많다구요.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컨텐츠를 통해서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기분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도록요. 그런데 한국의 컨텐츠들은 그렇지 않을 것들이 꽤 있는 것 같아서, 한국 책을 접할때 아 다르구나 라고 느끼실때가 있다고 하셨거든요. "사랑의 이해" 드라마는, 저는 보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은 하지만, 재미있거나 기대되거나 하지는 않네요. 진짜 저게 한국 사회의 현실인지도 잘 모르겠구요. 진짜로 회사가 저런지,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진짜로 제가 잘 모르는걸수도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의 제목이 "사랑의 이해" 라는 게 반어법인가? 라는 생각도 들구요. 만약 "사랑의 이해" 가 정말 현실적인 내용을 품고 있는 드라마나 책이라면, 저는.. 저 자신을 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세상을 이해하는 눈을, 어찌되었든 저도 좀 키워야하니까요..
1화를 봤는데 보다가 제가 왜 드라마를 안 보기 시작했는지 깨달았어요. 한 회가 거의 1시간 20분이던데. 이 길이 실화입니까? 16회로 예정되어 있다던데 드라마 세 편 보면 '사랑의 이해' 완독할 시간이 나옵니다. ㅎㅎ 성질머리가 급해서인지 저는 유튜브도 느려서 못 보겠거든요. 국룰 2배속 돌리는데, 차분하게 드라마를 보려니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더라고요. 일단 문가영 배우(극중 안수영)가 '영포점의 여신' 설정으로 아름다운 외모가 매우 강조되어 나오는데 상수역을 맡은 유연석 배우 역시 외모가 출중하다 보니 뭔가 상황에 대한 몰입이 잘 안 되었습니다...수영이 엄청나게 예뻐서 지점에서도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자리에 앉히고 모든 사람이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하는 설정인데 드라마를 보니 상수 역시 만만치가 않은 거죠. 현실에서 저 정도 생긴 남자 은행 직원분 있으면 난리날 것 같은데 드라마에선 그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하키복을 입으니 달라보인다 정도의 언급. 상수가 마담 보바리를 읽을 때 수영이 나오는 연출 매우 좋았습니다. 책 읽는 남자, 상수! 좋네요.
2화를 봤는데 조금씩 드라마를 본다는 사실에 적응이 됩니다. 책에서는 수영과 종현이 시작하자 마자 이미 사귀는 사이로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둘이 사내 연애하는 것을 그렇게들 뭐라 하고 들들 볶길래 보수적인 조직이라 사내에서 사귀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나 싶었는데, 나중에 정규직원 둘이 사내 연애하는 것은 별 설명 없이 자연스레 용인하는 것이 읽을 때 약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드라마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네 남녀의 시점에서 소설만큼 두루두루 묘사가 잘 되면 좋겠네요. 2화까지만 봐서는 수영의 서사가 상수만큼 잘 되진 않은 거 같거든요. 네 남녀가 다 내면이 복잡하고 들끓는 욕망이 있고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고 갖지 못한 다른 것을 탐내고 하거든요. 꼭 우리처럼요. 그런데 이 묘사를 다 하려면 씬을 만들기도 힘들고 시청자들이 헷갈리니까 보통 드라마 속 인물들은 납작하고 평평해 지는데 그렇지 않게 잘 진행이 되면 좋겠네요. 전 2화의 수영 집안 묘사도 좀 전형적이라 약간 지루했어요.
드라마는 1편만 보고 책은 다 읽었습니다. 소설의 전반부는 자신이 속한 경제적 계층 때문에 자신의 사랑에 충실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후반에 가면서 경제적 계층은 핑계일 뿐이고, 상대방을 충실하게 사랑하지 못해 실패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반부 같이 경제적 계층 때문에 사랑이 실패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 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 느낌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사랑이 뭔지,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젊은이들이 시행착오 속에서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 속에서 그나마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되고 비교적 진정하게 사랑한 사람의 경우가 과거에 몇 번의 실수와 상처가 있었기에 이루어진 것이었다는 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써 주신 마지막 문장을 계속 곱씹게 되네요. 저 혼자 책 읽을 땐 생각 못했는데 말씀 들으니까 정말 그런 것 같아요. 3화, 4화를 한꺼번에 봤습니다. 그래도 재벌 남주가 안 나오는 드라마라 반갑네요. 계급 갈등이 주인공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인데 보통 이전까지의 창작물에서는 여자 입장에서 고민하는 내용들이 많았다면 이 소설은 남자 주인공 상수가 이것 저것 재고 따지고 하는 게 잘 묘사되어서 좋았어요. 그러고 보면 낭만적 사랑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개념이 자리잡은 것도 100년 정도밖에 안 된 거 같은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가 왜 이 사회에서 디폴트로 여겨지는 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책은 아직이구요, 드라마 보면서 느낀 것은 / 상수: 상수를 하나도 모른다면, 상수가 좋은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을 듯. 상수는 가까워지지 않는다면, 좋은 친구도 될 수 있고, 좋은 사람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 수영: 열심히 사는 캐릭터 같다. 항상 넘지 못하는 간극을 느끼는 것 같은데, 그 간극을 넘고 싶어하는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 종현: 사람은 좋은 것 같은데.. 그런 것 같은데.. (제발 진짜 공부 열심히 하고 시험 붙어서 부디 꼭 경찰이 되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 미경: 너가 생각하는 배려가, 사실은 배려가 아니거덩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그렇지만.. (대략 많이 난감 -_-;;) / "사랑의 이해"는 결코 유쾌하거나 (판타지일지언정) 보고나서 기분좋은 드라마가 아닌데, 아마도 책이 그런가 봄.
나의 상상: 상수 버전 - 나는 항상 열심히 살았다. 강남 8학군에서 학교를 다니며 친구들처럼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공부만은 절대 놓치지 않았고 그리하여 좋은 대학도 나올 수 있었다. 은행에 입사해서도 항상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다 수영을 알게되었는데, 솔직하게 열정을 다해 일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그녀가 가진 결핍에서 내가 가진 결핍을 보게 된 것 같다. 나와 그녀 둘 다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꼈고, 그녀에게 관심이 생겨서 다가가고 싶지만,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것들이 무너지게 되는걸까 라는 두려움이 생겼다. 미경이 나에게 주는 관심은 고맙지만 아직은 그뿐이다. 미경의 손을 잡아야 내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것들이 헛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은 계속 수영을 향한다. 갈팡질팡하는 내 자신,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내 자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미경과 사귀기로 했지만, 나는 지금 수영을 만나러 간다.
제가 이해한 상수 캐릭터랑 똑같애요. 저도 드라마만 봐서는 다른 캐릭터는 아직 다가오지 않아요.
수영, 미경, 종현은 아직 잘 이해를 못해서 상상버전을 쓸 수가 없는데, 앞으로 상상이 된다면 한번 써 보겠습니다. 아직은 상수만을 상상할 수 있네요.
@고쿠라29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이야기를 들으니까, "사랑" 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지금같은 의미로 쓰였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조선시대에 자식이 부모에게 "사랑합니다" 라고 했는지도 궁금해지구요. (퓨전 사극 드라마나 영화말고 진짜 실제로요) 세종대왕은 자신의 부인에게 "사랑한다" 라고 말씀하셨었는지.. 제가 역사책을 안봐서 모르는걸수도 있지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 또 갑자기 생각난 책, 오후 작가님의 <가장 공적인 연애사> 입니다.
미경과 똑같지는 않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꽤 비슷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서로 연락하지 않지만, 친하게 지냈었던 그 한때를 기억해보자면, 그 친구는 나에게 잘했고, 결코 나쁘지않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저는 그 친구와 친하기는 했지만 같이 어울리는게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제가 지금보다 어렸어서, 아마 마음도 어렸을거예요. 그 친구가 편하게 느끼는 공간들은 나에게는 생소했고, 그 친구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나에게는 꼭 티비속 드라마 장면같이 느껴졌었거든요, 그 당시에는요. 내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돈이 만원이라면, 그 친구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돈은 십만원 혹은 그 이상이었을거예요. 그땐 아직 이십대였거든요. 미경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미경은 배려라고 생각할거예요. 그리고 분명 좋은 마음일거구요. 하지만 그게 수영에게 가닿기는 좀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진공상태5 드라마 속 미경이 집에 수영을 초대해서 생일파티를 열어 주는 모습을 보고 학창시절 친구가 떠올랐어요. 겨울방학이 다가오면 "스키장 갈래?", 시험성적이 좀 떨어졌다 싶으면 "같이 과외 받을래?" 물어보던 해맑은 친구. 그 친구에게 악의가 전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래서 걔를 마음속으로 미워했었어요. 나쁜 의도는 없었지만 해맑게 열등감 들게 하는 친구를요. 지금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땐 그게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우리 집 형편이 안 좋아서 난 못해."
맞아요. 진짜로 전혀 악의가 없지만, 아주 해맑게, 어떤 차이를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있죠. 아마 저도.. 분명히 누군가에게 그럴지도 모르구요. 참 어려운 문제 같아요. 나 자신만 해도, 조심한다지만, 그냥 툭 나오는 말들이 있을테니..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동광동 @진공상태5 저는 그 무신경함이 악의만큼이나 폭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무신경함에 훨씬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는 대다수 폭력이 악의보다는 무신경함에서 발생하기 때문이죠. 평범한 보통 사람은 영화나 소설 속의 악한이 될 가능성은 아주 적거든요. 일상생활에서 잠깐의 여유를 허락하던 마음을 울리던 그림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그걸 미경의 화장실에 봤을 수영의 마음이 너무 아팠을 것 같아서 같이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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