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의 인생책> 소유정 평론가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함께 읽기

D-29
단편집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표제작을 읽는 일 같습니다. 내게 온 여러 선물상자 중에서 가장 큰 상자를 열어보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작은 상자에 들어있는 선물이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표제작에서는 다른 단편을 읽을 때보다 묘한 기대감이 앞섭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그 기대를 충족시켜준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빛에 로버트를, 물질에 콜린을 대입하게 됩니다. 로버트에 대한 사랑은 마치 빛처럼 손에 잡히지 않고, 콜린과의 사랑은 물질처럼 ‘손에 잡히는’ 사랑이었으니까요. 소설은 로버트가 낸 방정식으로 시작합니다. 그중 헤더는 가장 오래 남아있고 유일하게 끝까지 남아 답이야 어떻든 풀이해내는데, 그 모습이 로버트를 사랑하는 모습과도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헤더는 ‘결국에는 떠나야 하리라는 것을 깨’달으면서도, 몇 시간 동안이라도 로버트의 집에 남아있었으니까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참 뻔한 것 같으면서도 매번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묘하게 엮인 것 같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사랑의 크고 적음보다 사랑의 경계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로버트에 대한 사랑은 언제부터였을지, 헤더는 콜린을 언제까지 사랑한 것인지, 둘 다 모든 진심을 바칠 수 있는 사랑이라면 두 사랑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말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이론, 사랑에 대한 이론은 앞으로도 오래 다뤄질 것 같습니다.
휴스턴은 예전의 휴스턴이 아니다. 나는 이곳에 오래 살아서 오일 붐을 기억하고 있다. 소도시에 지나지 않았던 우리 마을은 하룻밤 사이에 도시가 됐고, 마을은 예전의 것들을 너무 쉽게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그 시절을 낭만적으로, 일부 사람들이 하는 식으로는 바라보지 않지만, 이따금은 그 시절이, 대기에 흐르던 그 에너지와 그때의 낙관과 희망이 그립다. 내가 좋아한 것은 단지 돈만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세상 모든 일이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기리라 생각하며 수영장으로 나가 불을 켠다. 그런 다음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가 담뱃불을 붙이고, 잠시 후 수면 위에 반듯이 누워, 별들 아래서 유유히 떠다닌다. 중력 없이, 짝도 없이, 길을 잃고서. “날카로움을 잃어버린 것 같아.” 그녀가 나를 본다. “나는 표류해. 가끔 강의 시간에 학생이 말을 하잖아. 그럼 눈으로는 그 학생의 입술이 움직이는 걸 보고 있지만 그 학생이 하는 말은 듣고 있지 않아. 나는 강의실에 있지만 강의실에 있지 않아. 내 말뜻 알겠어?” “열일곱 살에 랜드로버를 몬다는 게 상상이 돼?” “아니.” 나는 그려늬 손을 잡으며 말한다. “마흔여섯 살에 랜드로버를 몬다는 것도 상상이 안 돼.” 나는 부엌에 서서 나이 든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아술>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들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강가의 개>와 <외출> 읽고 모이기로 한 날이죠. <강가의 개>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이 소설은 단 두개의 대사로 완성되는 소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첫 번째는 '나'의 기억이 희미한 그날 밤, 벤슨 씨네 파티장에서 벌어진 일에 관해 에세이를 쓰려 했을 때, 교수님이 '나'에게 준 피드백이에요. "독자들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알 권리가 있다."(141쪽) 두 번째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 더그 형이 칼러 씨의 자동차 앞 유리를 깬 뒤, 그 잔해를 치우고 있는 '나'를 향해 칼러 씨가 "얘야, 이 일은 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란다."(154쪽) 하고 것이었어요. 이 소설은 더그 형이 저지른 폭력에 대한 '나'의 불완전한 기억을 재구성해 보려는 시도를 담았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교수님과 칼러 씨의 모순되는 두 개의 대사가 기억의 모호함이랄지, 불분명한 속성을 더욱 강조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더그 형이 저지른 폭력에 아예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알 권리'가 있지만, '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라는 말에 밀려나는 듯하달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강가의 개>에서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셨나요?
<강가의 개> 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라면 거북바위님이 느끼셨던 부분을 비슷하게 느껴서 여러분들이 쓰신 글들을 읽고 내려오다가 흠칫 놀랐어요. 저도 같은 부분을 읽고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에서요. 화자는 폭력적이고 친구들에게 소문거리를 제공라는 형을 부끄러워하죠. 최소한 집밖에서는 거리를 두고 모른척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소설 내내 읽혔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내 형이고 자신이 백퍼센트 무관하지 않기때문에 그 날밤의 일에 대해 알 권리가 있지만, 형에게 두었던 거리때문에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남에게조차 나와는 무관한 일로 비추어진다는 것이 속상하면서도 안도되는 느낌이었어요.
형의 잘못이 나와 무관한 일로 비춰지는 것이 속상하면서도 안도된다는 느낌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어요. 새벽서가님께서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맹목적으로 믿기가 더욱 어려우셨겠어요. 답글을 읽고 저의 경우 어떤 믿음을 갖고 있었나 생각해 보았는데요, 저 또한 쉽게 떠오르진 않네요^^;; 최근 저는 믿는 것보다 믿고 싶은 것을 찾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태양은 뜨”겁고 “세상은 명료해 보”(143쪽)입니다. 그와 달리 ‘나’는 ”무슨 뜻인지 말하고 싶“은데도 ”아무 뜻 없다“(137쪽)고 말하고, 더그 형은 ”지금은 다 잊어버린“(151쪽) 이전의 할 말을 끝내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서로의 인생에서 마지막 교차점을 그렇게 통과합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이유는 말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다기보다는 무얼 말해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의 형과 마찬가지로요. ”나중에는 기억이 나지 않겠“(151쪽)느냐며 무척 앤드루 포터식 발언을 내뱉는데, 그에 대한 대답이 이 소설인 듯합니다. 소설의 도입부에 이제서야 내가 그때 형을 미워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요. “그냥 그렇게 조용해졌다”(151쪽)는 문장이 좋았어요. 캐리 선배에게 일어난 일이 모두에게 잊혔듯, ‘나’에게 일어난 이 일련의 일들도 곧 잠잠해쟜겠지요. 더군다나 형은 할리 오토바이를 주고 떠났으니까요. 그럼에도, 앤드루 포터의 인물들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회피하고 유예한 순간을 기어이 ‘지금-여기’에서 재생합니다. 그 시차가 아득하면서도 먹먹했어요.
<강가의 개>에서 처음 이야기가 시작될 때 형에 대한 온갖 소문들에 대해 나오면서 어디까지 진실이고 거짓일까 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이 소문들의 진위를 떠나 화자가 받았을 스트레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잠시 <외출>과 함께 이야기하자면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비정상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였습니다.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서,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에 대해서, 사람들의 시선과 낙인에 대해서 특히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형의 폭력에 대해서는 그날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게 대부분 이미지인 화자가 형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형의 “일은 무슨 일, 아무 일도 없었어, 무슨 뜻이야?”라는 말에 다시 ‘무슨 뜻인지 말하고 싶다. 무슨 뜻인지 정확히 말하고 싶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고 “아무 뜻 없어”라고 말한다.’라고 답을 합니다. 이랬던 화자가 에세이를 쓰려고 했다는 것은 당시에 두려움이나 죄악감 같은 감정을 느끼고 상황을 회피하려다가 시간이 흘러 그날의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려는 시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라는 말에서는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회에서 한 가족과 그 구성원을 바라보며, 때로는 책에서처럼 상관이 없다는 말로 구성원 중 몇을 상황에서 배제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구성원 전체를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외출>에서는 아미시 공동체의 레이철과 데이트를 하던 열여섯의 봄을 회상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문명을 거부하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아미시는 십대의 어린 '나'에게 호기심을 일게 하기 충분했던 것 같아요. 어딘가 특별해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레이철에게 호기심을 갖게 했던 이 특별한 감정은, 소설의 후반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모합니다. "나는 가끔씩, 만약 내가 그날 밤 그 아이에게 아미시를 떠나라고―나와 결혼해서 나와 내 가족과 같이 살자고―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 곰곰이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곧 대학에 진학하게 될, 아주 훌륭한 학생이었으니까."(176쪽) '지금' 시점에서 화자의 생각을 담은 말이겠지만, 사실 그때에도 '나'는 모르지 않았을 것 같아요. '나'와 레이철의 다름이 처음에는 매혹적이었으나 나중에는 결국 그가 자신이 레이철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조금 소름이 돋았네요! <외출>을 읽으며 여러분께 여쭙고 싶은 부분은 166쪽에 있어요. "한마디로 믿음이었다. 믿음과 타이밍. 미끄러졌다 하면,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났다 하면, 발이 널판 사이로 미끄러져들어가 정강이뼈가 뚝 부러질지도 몰랐고, 까딱 잘못하다가는 만약 재수가 없어서 발이 쑥 빠져버리는 날에는, 10미터 아래 강물 속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 어리고 자신감이 넘쳤던 우리는, 물론 한 번도 미끄러지거나 빠지거나 비틀거려본 적이 없었다. 머리속으로 리듬을 타면서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 요령이었다. 그렇지만 말했듯이, 정작 중요한 점은 믿음, 나무 널판이 내가 발을 디디는 그곳에 있을 것이라는, 맹목에 가까운 믿음이었다. 그리고 널판은 항상 그랬다." 화자가 말하는 "맹목에 가까운 믿음"은 정말 어리고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일 텐데요, 이 책을 함께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그렇게 어리고, 자신감이 넘치던 시절을 이미 훌쩍 지나오셨을 것 같아요^.ㅠ 맹목적인 믿음을 갖기보다 조심스러울 게 더 많고, 믿음 또한 신중하게 쌓아나가실 텐데요. 여러분들의 어린 시절에도 이렇게 맹목적인 믿음을 가졌던 때가 있을까요?
‘내’가 아이작 킹을 보며 느꼈던 감정들이 흥미로웠습니다. “나는 내가 그를 미워한다고 믿었다. 자신의 자리를 인정하지 않는 그가 미웠다.” (174쪽) <강가의 개>의 화자와 마찬가지로 <외출>의 화자 역시 그때는 미워한다고 믿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아니었던 것일까요. 평론가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내‘가 레이첼에게 가졌던 우월 의식의 발현인 것 같아요. “우리는 어렸고 왠지 섹스란 것은 다른 문제들—책임과 성장—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 같았으며 그런 것들에는 관심이 없었다.” (167쪽)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소설집에 나오는 10대 인물 중 뭐랄까 가장 ‘반-성장적’ 인물로 보여서요. “비정상이었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는 그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162쪽) (그러나 진짜 ‘비정상’인 사람은 자각조차 못 하는 사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책임과 성장’은 청소년기의 주요한 과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이 소설집의 청소년들이 어떤 책임을 지면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비교해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외출>에서는 아미시와 레올라, 학교에서는 ‘나’와 태너의 무리와 부잣집 아이들처럼 이분법적인 세계가 눈에 띄었습니다. 글에서 나온 ‘동류의식’이란 단어에서처럼 한 명의 인간이 어떤 곳에 소속되어 소속감을 느끼고, 사람들 사이에서 묘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을 느끼고, 소속된 곳과 다른 곳에 대해 경계를 만들어 벽을 높게 세울지언정 절대 허물지 않으려 하면서도 다른 곳에서 위협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더불어 <강가의 개>에서처럼 정상과 비정상, 자연스러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서도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와 자신감, 그래서 가질 수 있는 맹목적인 믿음은 정말 그때에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나이나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하고, 원하는 것만 추구할 수 없다는 생각과 가진 것들이 늘어나 이것을 잃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 따라옴과 더불어 믿음보다는 포기가 쉽다는 것도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결국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의식하지 않으려고도 해보고 좌절도 느끼겠지만, 반복되다 보면 또 무뎌져 버려서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야 하기에. 두려움 없이 가지는 자신감과 낙관이 얼마나 큰 용기이고 패기인지 최근 들어 느끼고 있습니다. 늘 그랬듯 당시에는 몰랐으나 시간이 지나 되돌아봤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강가의 개"에서는 "당신이 그후 일어나지 않았을까 예상하는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문구가 이 이야기를 요약해주는 듯했어요. 형제가 서로 다르게 성장해가는 과정, 상대방을 지켜보고 기억하는 이야기...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그러나 성장 하고 나서는 다 잊혀지거나 재구성되는...
맞아요. 청광님께서 짚어주신 문장에 저도 밑줄을 그어두었는데, 정말 이 한 문장만으로도 <강가의 개>를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외출"은 나와 다른 환경 속에서 오는 아미시 소녀와 설레임으로 만났던 시간들과 이후 아픈 기억들을 잔잔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맹목에 가까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요. 자신은 안 다칠 것이라는, 또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을 것이라는... 청년기 특징 중 하나지요...
나'는 더그 형이 저지른 폭력에 아예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알 권리'가 있지만, '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라는 말에 밀려나는 듯하달까요?라는 질문이 거의 저의 독서 단상과 비슷해서 반가웠어요. <강가의 개>를 읽으며 사람들이 무심히 버려버린 애완견들이나 강가의 개들-강을 따라 훌쩍 자란 풀들 사이에 사는 길 잃은 개들의 무리 가운데 속하는-(p138) 속에 거의 모든 단서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유기된 기억,훌쩍 자란 풀들 사이 사는 길 잃은 강가의 개들 같은 불완전한 기억.그 기억 속 방관자. "알 권리"를 방관한 나에게 기억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거북바위님이 말씀해 주셨듯 사람들이 무심하게 버린 강가의 개들이 어린 시절의 기억, 또는 어린 존재들을 설명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요테>에서도 외롭게 떠도는 코요테의 하울링을 들으며 아버지를 떠올렸듯이요!
'외출'에 대한 @소유정 님의 질문! 여러분들의 어린 시절에도 이렇게 맹목적인 믿음을 가졌던 때가 있을까요? 책을 읽으며 나와 레이철보다 '맹목적' 싸움으로 머리가 찢어진 후 뇌혈전으로 죽었다는 20대의 아미시 청년,'아이작 킹'이 오래 기억에 남는군요. '누군가는 자신을 찾으러 이웃에 가고 누군가는 자신을 잃기 위해 이웃에 간다'고 니체는 말했다지요. 레이첼과 아이작 킹 그리고 나와 테너 각자에게 그때의 외출은, 나를 찾기 위함이었는지 아니면 잃기 위함이었는지 생각해봅니다. 맹목적 믿음. 어린 시절 0-3세 때 할머님댁에 위탁된 경험이 있는데 그 후로 남은 아동 시절에는 '맹목적'믿음 못 가져본 것 같아요. 어리고 자신감 넘쳤던 때가 있었나? 회상 중이요.
앗 3세 미만이라니! 맹목적인 믿음의 시기가 아주 짧으신가봐요!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맹목적 믿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데요, 산타를 믿는 것?쯤이 아닐까 싶어요ㅋㅋ 저는 한 8살 때까지만 해도 산타를 믿었던 것 같아요. 울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하는 어린이에게는 크리스마스에 반드시 산타가 온다. 어린이의 1년을 지탱하는 이 믿음, 다들 공감하시려나요?ㅎㅎ
모임 일정과 맞게 읽지는 못했지만 늦게나마 참여해봅니다ㅠㅠ 전체적으로 인물들이 수동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감정적이고 뜨겁기보단 체념적이고, 개입한다기보다는 관조적이고.. 비밀도 많고요! <외출>과 관련해서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싶은 때는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너와 나의 경계가 사라지고 우리 서로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올거야. 그 날이 오기를, 올때까지 계속 기다릴거야” 하고 중고등학교 시절-20대 초반까지는 강하게 믿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직장생활 시작하면서 자꾸 인간관계가 흩어졌다 모였다 빠르게 변하니까 점점 서로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덜하게 되는 것 같구요..
지금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비밀이 많고 관조적인 인물들이 많다는 말씀에 공감해요. 나이가 들고, 자라면서 맹목적인 믿음, 아니 어떤 믿음들이 서서히 희미해져 간다는 말씀에도요. 믿음을 주었다가 크게 실망하게 될까봐 노력을 하지 않게 되는 것도 있지요ㅠ.ㅠ
<외출> 에 관련한 질문에 답하자면, 전 ‘아니오’입니다. 저는 제가 겨우 기억을 시작할만한 나이에 유괴되었던 경험이 있고, 그 후로는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조차도 100% 믿어본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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