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의 인생책> 소유정 평론가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함께 읽기

D-29
제가 미처 짚어내지 못한 코요테의 의미도 이소님이 말씀해 주셨네요. 맞아요. 외롭게 떠도는 코요테의 모습이 아버지와도 닮아 있지요.
꿈속의 진실은 죄책감으로 그날의 상황을 다시 써내려가 싶은 그의 무의식의 반영일 터이고 자신의 죄의 영역의 범주에 대한 수많은 상념으로 만들어낸 게 아닐까요. 실제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이 아님에도 말리지 않고 바라본 것 자체만으로도 죄가 된다는 무의식이 실제로 밀어버린 것과 같은 크기로 본인에게 와닿는 거같았습니다. 급기야 마지막에는 차라리 자신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에까지 이르는 것을 보면 치유는 아직 요원하고 그 들끊는 마음의 상태를 너무나 고요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전개가 더 오랜 여운을 주네요.
소설 <구멍>을 읽으며 나의 <구멍>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더군요.누구에게나 부정한 어떤 것.하나의 비밀 같은 그것이 있을 수 있다. 너무 컴컴해서 하나의 빈 공간일 뿐 그곳이 소설처럼 발각되는 순간,누군가 상처를 입게될 수 있다. 그렇다면 구멍을 만든 탈의 부모나,탈이 구멍 가까이로 가게끔 잔디 깎이를 시킨 탈의 형은 이 <죽음>에 잠재적 가해자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탈의 장례식장에서 다시는 내게 말을 걸지않는 탈의 부모님.몇 년이 지난 후 내게 그날의 진실을 편지로 묻는 탈의 형이 이해가 되더군요."죄책감"을 전가하고 싶은 그 마음을."나"에게로 전이된 죄명으로 구멍을 막고싶은 마음을. 어쩌면 나도,죽음의 목격자인 나도 "탈"과 같은 피해자가 아닐까?생각했어요.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애도 없이 구멍 속으로 밀어넣어져 버린 사건이 만들어 내는 상상.그게 내가 꾸는 꿈의 실체가 아닌가,생각해봤습니다. 구멍을 읽으며 편혜영의 <홀>을 떠올렸네요. 불안과 의심으로 가득한 세계.나와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는.구멍 혹은 홀.
소설 <구멍>을 읽으며 나의 <구멍>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더군요.누구에게나 부정한 어떤 것.하나의 비밀 같은 그것이 있을 수 있다. 너무 컴컴해서 하나의 빈 공간일 뿐 그곳이 소설처럼 발각되는 순간,누군가 상처를 입게될 수 있다. 그렇다면 구멍을 만든 탈의 부모나,탈이 구멍 가까이로 가게끔 잔디 깎이를 시킨 탈의 형은 이 <죽음>에 잠재적 가해자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탈의 장례식장에서 다시는 내게 말을 걸지않는 탈의 부모님.몇 년이 지난 후 내게 그날의 진실을 편지로 묻는 탈의 형이 이해가 되더군요."죄책감"을 전가하고 싶은 그 마음을."나"에게로 전이된 죄명으로 구멍을 막고싶은 마음을. 어쩌면 나도,죽음의 목격자인 나도 "탈"과 같은 피해자가 아닐까?생각했어요.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애도 없이 구멍 속으로 밀어넣어져 버린 사건이 만들어 내는 상상.그게 내가 꾸는 꿈의 실체가 아닌가,생각해봤습니다. 구멍을 읽으며 편혜영의 <홀>을 떠올렸네요. 불안과 의심으로 가득한 세계.나와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는.구멍 혹은 홀.
같은 내용이 연달아 첨부되었네요.죄송합니다.한번 게시한 글은 어떻게 삭제하지요? 모르겠어서 민폐 중이요~
코요테를 읽고 제일 먼저 떠올렸던 건,코요테의 추락(로드러너)였어요.절벽 전에 깨닫는 게 아니라 허공을 한참 달린 후 자신의 처지를 알게된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암수는 일생동안 같은 개체로서 지내고 가족군으로 무리를 만들지만,수컷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가정을 떠난다는 코요테의 특징도 은유로 다가왔습니다. @소유정 님이 말씀 하신, 한 지붕 아래,여러 공간.특히 나와 아버지의 공간 설정은 저도 읽을 때 흥미있게 본 부분이라 반가웠어요. - 나는 내 유년의 모든 때를 그 지붕에서 보냈을 것이다. 바다를 내다보면서 충분히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뭔가 의미심장한 발견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믿었다.(29p) - 내가 꾸는 꿈속에 아버지가 들어와 돌아다니고 있는 게 틀림없지 싶었다 .아니면 내가 꾸는 꿈속에 내가 들어가 돌아다니고 있거나(32p) - 아버지는 내게, 내가 마치 다 자란 성인인 것처럼 내가 당신 아버지인 것처럼 말을 했다. 당신이 알아내고자 애쓰고 있는 뭔가에 대한 대답을 내가 주었으면 하는 듯이 말했다.(42p) 소설은 1인칭 관찰자 시점일까요? 내가 아닌 아버지가 주인공일까요? 코요테를 읽는 동안 악동뮤지션의 <다이너소어>를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구멍>과 비슷한 나이의 서술자인 그때의 "나"도 <다이너소어> 속 주인공들처럼 크게 소리 지르고 싶지않았을까 생각해봤네요.
'구멍'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 구멍 안은 잘 보이지 않지요. 일부러 깊이 들여다 보거나, 직접 들어가보지 않으면 그 안은 알 수가 없습니다. 알 수 없기 때문에 계속 두려워하며 상상하게 되고, 나중에는 그 상상을 사실로 믿게 되기도 합니다. 구멍을 들여다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데, 용기를 내는 것 보다는 그냥 상상하는 것이 쉬웠을 겁니다. 소설의 내용만으로는 사실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을 수도 있고, 구멍 안으로 들어가도록 부추겼을 수도 있을 겁니다. 어찌되었든 소설의 화자에게 그 기억은 일종의 '구멍'이 된 듯 합니다. 친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혹시라도 자신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 기억 자체를 알 수 없는 구멍으로 남겨두고 계속 두려워하며 상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의 형의 편지에 결국 답하지 못한 것은, 구멍을 들여다 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거북바위 님처럼 편혜영 작가님의 <홀>이 생각났습니다. 구멍이라는 소재도 그렇고, 불안과 상상으로 엮어 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어 보입니다.
한편, <코요테> 속 코요테와 마찬가지로 <코요테>에서 유의미한 인물은 ‘나’의 친구 차우 응우옌으로 보입니다. 차우는 허세가 많고 자랑이 심합니다. 자기 집중적이죠. 하지만 차우는 소변 실수를 저지릅니다. 나이에 맞지 않아요. 그래서 나의 하나뿐인 친구인 차우는 마치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 같습니다. 어머니는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차우에게 약속 같은, 일종의 믿음 대신에 비닐 포장이라는 다소 굴욕적일 수 있는 선택지를 내놓는데, 이를 통해 아버지가 느꼈을 감정을 다른 차원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차우가 그것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나 나 역시 그에 대해 묻지 않았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고요. <코요테>는 마지막 문장이 특히 기억에 남아 마음을 촉촉하게 합니다. “그들은, 그 둘은, 바람 불어오는 쪽으로 몸을 살짝 숙이고, 자신들이 아직 보지 못하는 무언가에 맞서, 서로를 감싸안은 모습으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이 사진은 성인이 된 나의 거실에 있습니다.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 함께하지 못한 그 관계를 자꾸 기억하는 방식으로요.
아직 책이 도착을 안해서^^; 구멍,코요테가 빛과물질 책 속에있는 챕터인거지요~?^^;;
단편집이구요. 구멍과 코요테가 첫번째, 두번째 단편입니다.
"코요테"에서, 진심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어머니와 아버지)이 현실적인 삶에서 간극을 느끼고, 그 간극이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결국 한 쪽이 무너지는 결과를 참 가슴 아프게 읽었습니다. 나는 두 분이 진정한 사랑을 나누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두 분이 서로 끝까지 이해하고 관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지요. 아주 담담하게 아들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어 읽어 가게 되지만, 중간 중간에 특히 아버지가 느끼는 그 깊은 아픔에 가슴이 저리더군요... 사랑하면서도 상대를 배신하는, 어머니도 아프게 느껴져요.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요... 비극으로 몰고 가는 모습이 정말 슬프게 느껴집니다.
"구멍"은 어릴 적에 겪은 외상적 경험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르메뜨르의 "사흘 그리고 한 인생"과 일맥상통합니다. 물론 후자가 훨씬 더 강도 높은 이야기이지만...
"코요테"에서 "어머니가 원한 것은 다만 아버지의 질투심이었을 수도 있다"와 "아버지는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속에다 담아두었다"에서 두 사람이 비극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만들어지더군요...
@소유정 <구멍>에 관한 또다른 감상들 1. <구멍>을 읽으며 무라카미 하루키 생각이 많이 났어요.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설정이나 사건 전개 방식, 문체 같은 것들이 하루키랑 비슷한 것 같다고 느꼈어요. 2. 제가 <구멍>을 읽으면서 태그를 붙인 문장은 ‘탈의 부모님은 다시는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였어요. 그래도 어른인데 아이한테 너무 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 입장에서는 혼자 살아 돌아온 ‘나’를 볼 때마다 ‘쟤가 아니라 내 아들이 살았어야 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를 보는 게 괴롭고 힘들었을 것 같아요. ’나‘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줬더라면 좋았겠지만 너무나 거대한 슬픔과 자책감(10살밖에 안 된 애가 잔디를 깎도록 내버려두고, 아이들만 남겨두고 부부만 낚시를 가는 등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견디느라 ’나‘의 상처받은 마음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었을 것 같아요.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들의 희생자와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무게를 견디며 생을 살아내고 있을 생존자들이 생각나 마음이 먹먹했어요.
앤드루 포터의 단편들을 읽다보면 공간을 드리우는 나무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구멍 속 <비술나무> 코요테 속<반얀나무> 그중 반얀나무에 얽힌 안도현님의 글이 있어 첨부해봅니다 ~ <안도현 아포리즘 中​ '반얀나무의 슬픈 이야기'> 뿌리가 약한 반얀나무는 쓰러지지 않기 위해 제 팔뚝에서 다시 땅으로 뿌리를 내리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수백, 수천 갈래의 뿌리들이 가지에서 땅으로 내려와 흙을 움켜쥐어야만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되는 것이다. <중략> 지금도 반얀나무를 생각하면 허공에 늘어져 있는 그 쓸쓸하고 슬픈 뿌리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나의 뿌리를 어디에 내리고 있는가, 내가 나에게 슬쩍 물어보고 싶어진다.
반얀나무 이야기..너무 슬퍼요ㅜㅜ.. 튼튼한 뿌리를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무 이야기 정말 재밌네요! 외국소설이라 그런지 한국소설을 읽을 때와는 다른 환경을 상상하는 재미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거북바위님 덕분에 저도 남은 소설 속에서 나무에 좀 더 집중해 볼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원래 일정대로라면 오늘 <아술>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텐데요, 내일 모레(1/29) 표제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과 함께 두 편을 한 번에 다루는 게 어떨까 싶어요. 앞으로의 읽기 일정도 두 편을 한 번에 이야기하는 게 모두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요! 따라서 변경된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1/29(일): <아술>,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2/2(목): <강가의 개>, <외출> - 2/6(월): <머킨>, <폭풍> - 2/10(금): <피부>, <코네티컷> - ~2/17(금): 남아 있는 물음들 * 지난 읽기에 대한 답글은 제가 바로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달아두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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