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의 인생책> 성현아 평론가와 [이방인] 함께 읽기

D-29
어떤 문장이 여러분들에게 와닿았을지 아주 궁금해요! 단어도 좋고요. 많이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유도 설명해주시면 참 좋고요.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주셔도 되고요!
서로서로 얘기 많이 나눠주세요! 꼭 저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까요!! ^_^!!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슬픔을 느끼는 것 보다 잠에 대한 욕구를 참지 않는 모습들, 어머니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버스에서의 졸음과 어머니 시신 앞에서,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후 열두 시간을 내리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의 기쁨이 생경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분명 장례식이 진행되는 장면임에도 밝고 찬란한 햇살이 내리쬐는 장면묘사가 많아서 책 뒤의 내용이 더 궁금해지네요. 뫼르소에게 어머니의 죽음이 슬프고 어둡기보다 그저 쏟아내리는 햇살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궁금해요.
햇살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미뇽 님께서 나눠주신 감상이 참 좋아요. '엄마 일만 아니었다면 산책을 할 수 있었을 텐데'가 아니라 '엄마와 산책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니. 뭔가 뭉클하기도 하고요ㅠㅠ! 대비되어서 뫼르소가 얼마나 비정하고 무심하고, 또 많은 것을 포기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네요. 그 덤덤함이 어디서 오는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죠!
저는 새움출판사 판본으로 읽고 있는데 27p에 나오는 "나는 만약 엄마 일만 아니었더라면 산책을 하면서 얼마나 큰 기쁨을 맛볼 수 있었을까 싶었다"라는 문장이 굉장히 낯설었어요, 나의 경우라면 '엄마와 함께 이곳을 산책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고 생각했을텐데 뫼르소에게는 엄마가 긍정적인 존재는 아니었던 것일까 하고 상상하게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저 멀리 하늘 닿는 언덕까지 줄지어 늘어선 실편백나무들, 그 적갈색과 초록색의 대지, 드문드문 흩어져 있지만 그린 듯 뚜렷한 집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고장에서 저녁은 우수에 젖은 휴식과도 같았을 것이다." 저는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고인이 된 엄마를 볼 수 없지만 그의 마음에는 엄마가 있어요.
저도 이부분 문장들이 참 예쁘고 슬펐어요 요양원에서 외롭지만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냈을 뫼르소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러네요. 계속 엄마를 생각하고 있군요! 그의 마음에는 엄마가 있다는 말씀이 굉장히 시적이네요! 스페인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가벼운 연애 소설이나 모험 소설은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서 읽으며 현대 소설은(오늘날 우리가 순문학 소설이라고 부르는) 분위기 때문에 읽는다고 했다네요. (이 내용은 오르한 파묵의 책, <소설과 소설가>에 실려있습니다.^^) 아주 적은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는 소설이 오히려 ‘풍경화’와 같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는 판단인데요! 묘사들을 옮겨주시니 그런 부분들도 생각나고요.
@성현아 인상적인 문장들(민음사 ~32쪽) 1. 쾌청한 하루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야외에 나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엄마 일만 없었다면 산책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와서 관을 닫으라고 할 생각인데, 그 전에 마지막으로 어머님을 보겠는가?“ 나는 아니라고 말했다. 3. ”연세가 많으셨나요?“ 나는 정확한 나이를 몰라서 ”그렇죠, 뭐.“하고 대답했다. 4. 그리고 마침내 버스가 알제라는 빛의 둥지 속으로 돌아오고 그리하여 이제는 잠자리에 들어 열두 시간 동안 실컷 잘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내가 느꼈던 기쁨이었다. *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첫 장을 보고 최근에 모시고 있던 외할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내고 마음 아파하는 엄마와 그 일이 언젠가는 엄마와 나의 일이 될까봐 걱정하고 슬퍼하는 지금의 제 상황에 맞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맞게 될 미래의 상황을 미리 연습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그런데 위의 문장들을 보고 ‘<이방인>의 ‘나‘는 패륜아인가?‘하고 생각했습니다. 엄마의 죽음에 이토록 덤덤하고 무감할 수 있다니요. 이것이 ‘나’의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나’와 엄마 사이에 있었던 어떤 사연 때문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이것이 그냥 주인공의 성격 때문이라면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겠지요. 부디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셨겠네요. 마음이 아프고요. 저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는 참이라 더욱 공감이 갑니다. 패륜아처럼 보인다는 게 어찌 보면 정확한 평가인 것 같아요. 이게 이후 사건들에 영향을 주긴 합니다! 타고난 성격 때문일지도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서 기행님께서 써주신 글들을 보니, 우리가 특히 자신과 좀 더 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공감하는 일이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뫼르소에게 몰입하기보다는, 뫼르소의 생각들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고요. 좀 더 적극적으로 상상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기도 했어요. 더불어서 뫼르소를 움직이는 카뮈의 그림자가 얼핏 비칠 때마다 이 소설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ㅎㅎ
“그러나 그것은 습관 때문이었다.” 습관이라는 단어가 인상깊었습니다. 감정이 습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봤는데, 평상시에 영혼 없는 대답을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 저로서는 습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감정과 관계를 습관적으로 만드는 것 만큼 해이해지는 것은 없겠다 싶습니다. 제 mbti도 T라서ㅎㅎ 감정과 습관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앞서 첫 구절에 대해 설명해주신 것 덕분에, 읽는 내내 성숙한 관계에 대한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성숙한 관계의 시작은 이해인 것 같습니다. 이해만큼 상대를 위하는 것도 없으니까요. 저는 이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위 문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뫼르소가 성장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마리, 살라마노 영감을 대하는 것을 보니 그건 아닌 가 봅니다.
앗 ㅎㅎ 장난처럼 이야기한 것이긴 합니다! MBTI로 사람을 다 알 수는 없겠죠!ㅎㅎ 그래도 습관처럼 어떤 감정을 느끼긴 하는 것 같아요. 저도 공감이 가요! 또 성숙한 관계에 천착하신 점도 인상적이네요. '이해할 수 있었다'라는 부분에 관해서는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얘기해주신 점도 저도 동의가 돼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감정적 공감보다는 인지적 공감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해서요. 머리로 누군가의 입장이나 처지를 헤아리는 것과, 정말 어떤 사람의 감정에 몰입하는 건 다른 일이기도 하잖아요. 약간만 더 덧붙이자면, 성숙한 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건 어쨌든 한 연구자의 평가이고요! 다른 의견들도 많습니다. 더불어서 성숙의 반대말이 꼭 미성숙인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부모와의 관계가 꼭 성숙하는 과정까지 나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친밀하면 좋은 타인이기는 하지만, 결국엔 타인이기 때문에, 다른 관점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한국사회는 좀 더 부모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강요하는 사회라는 생각도 드네요. 이것도 저의 아주 주관적인 생각이고요! 재미있는 이야기들 많이 나눠주셔서 말이 길어졌네요!!
지난 주까지 해설만 읽다가 이제서야 30페이지를 읽었네요. 나는 뫼르소가 왜 자신의 감정을 그렇게 솔직하게 표현했는지 처음에는 몰랐는데 해설을 읽고 나니 뫼르소의 말들이 이해가 되더군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감정을 거짓없이 드러내기를 꺼려하죠. 나 조차도 어머니가 죽었는데 뫼르소의 모든 생각과 행동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위로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작가는 뫼르소의 비상식적인 행동과 생각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page22."저 분은 모친과 매우 가깝게 지냈답니다. 여기서는 모친이 하나뿐인 친구였는데, 이제 자기는 친구 하나 없는 신세가 되었다고 하네요." [작품해설] page183.나는 처음 시작 때부터 내 작품세계의 정확한 계획을 세워 가지고 있었다. 나는 우선 부조리(부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세 가지 형식으로 그것이 소설로는 이방인, 극으로는 칼리굴라와 오해, 사상적으로는 시지프 신화였다. 나는 또 세가지 형식으로 반항(긍정)을 표현하기로 예정하고 있었다. 소설로는 페스트 극으로는 계엄령, 정의의 사람들, 그리고 사상적으로는 반항하는 인간이 그것이었다. page186. 사실 이러나저러나 내게는 마찬가지며, 삶이란 결코 달라지는 게 아니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털어놓는다. 대학생 시절에는 그런 종류의 야심도 많았다. 그러나 학업을 포기해야 했을 때, 나는 곧 그런 모든 것이 사실상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우리는 결혼,출세 등 세상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삶과 무관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1937년의 인물에게서 장차 이방인이 보여 줄 인생관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page 189. 예술가와 예술 작품. 진정한 예술 작품은 가장 말이 적은 작품이다. 한 예술가의 총체적 경험, 그의 생각+삶(어느 의미에서 체계-이 낱말이 내포하는 조직적인 면은 빼고)과 그의 경험을 반영하는 작품 사이에는 일정한 관계가 있다. 예술 작품이 경험을 문학적 장식으로 포장하여 모조리 다 보여 준다면 그 관계는 좋지 못한 것이다. 예술 작품이 경험 속에서 다듬어 낸 어떤 부분, 내적인 광채가 제한되지 않은 채 요약되는 다이아몬드의 면같은 것 일때 그 관계는 좋은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과잉 장식과 수다스러운 문학이 있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그저 그 풍부함만이 짐작만 될 뿐인 온갖 경험의 암시로 인하여 풍요로운 작품이 있게 되는 것이다. page191. 겉보기에는 아무 의식이 없는 한 인간 특유의 무심한 모습을 가장 적게 말하면서 암시적으로 그려 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page 193. 묘사하는 작품과 설명하는 작품을 서로 조화시킨다. 묘사에 그 진정한 의미를 부여한다. 묘사는 그 자체만으로는 멋진 것이긴 하지만 아무것도 가져다 주는 것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한계가 의도적으로 설정된 것임을 느끼게 해 주면 된다. 이렇게 되면 한계는 사라지고 작품은 울림을 갖게 된다. page195. 이 어두운 방에서 - 갑자기 낯설어진 한 도시의 소음을 들여며- 이 돌연한 잠 깨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리하여 모든 것이 낯설다. 모든 것이, 내게 낯익은 존재 하나 없이, 이 상처를 아물게 해 줄 곳 하나 없이, 내가 여기서 무얼하고 있는 것인가? 이 몸짓, 이 미소는 무엇과 어울리는 것인가? 나는 이곳 사람이 아니다. - 다른 곳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세계는 내 마음이 기댈 곳을 찾지 못하는 알지 못할 풍경에 불과하다. 이방인 그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이방인, 내게 모든 것이 낯설다는 것을 고백할 것 모든 것이 분명해진 지금, 기다릴 것, 그리고 아무것도 빠뜨리지 말 것, 적어도 침묵과 창조를 동시에 완전하게 하는 방식으로 일할 것, 그 밖의 것은 모두, 그 밖의 것은 모두, 어떤 일이 생기건 상관없다. page200-201 우리들 각자는 최대한의 삶과 경험을 쌓아 가지만 결국 그 경험의 무용함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느끼고 만다. 무용함의 감정이야말로 그 경험의 가장 심오한 표현인 것이다. 삶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 삶의 절망적이고부조리한 면을 의식할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소설이란 어떤 철학을 여러가지 이미지들로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좋은 소설에는 철학이 송두리째 이미지들로 변해있다." 샤르트르의 구토에 대한 서평
해설이 잘 되어 있어서! 해설을 다 읽고 작품 읽어보셨다니 그 방식도 참 좋네요! "진정한 예술 작품은 가장 말이 적은 작품이다" 부분을 잘 대변해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알베르 카뮈는 무용함을 사유하는 일에 몰두했던 것 같고요. 해설의 좋은 부분들을 많이 나눠주셔서 다른 분들이 독서하시는 데도 아주아주 도움이 될 것 같아요! 22쪽의 문장은 어떤 의미에서 골라주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주인공이 어머니의 나이를 모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대목을 읽으며 나도 부모님의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그런게 중요해?라고 여겨왔던 것들이 남들의 눈에는 어떤 평가 척도로 꽤나 요긴하게 쓰인다는 걸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체득하고는 있지만 제 본성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도 여전히 많기는 합니다. 부모의 나이를 모른다고 패륜인가? 그런 그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나는 아니오“라고 답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하는 세상이란 걸 알고는 있습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제 주변분들 중 부모님이나 가족 나이를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시던데 좋으신 분들이거든요 저도 소설 읽으며 과연 그 사실이 패륜아라고 부를 정도인가?? 싶네요~ 뫼르소 주변 공동체 사회에서는 이는 중대한 범죄인가봐요~ 음~ 가끔 나에게는 별일 아닌 일이 다른이들에게는 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게 놀랍고 신경 써야 하나 싶네요~
그러게요ㅎㅎㅎ 중대한 범죄처럼 취급한다는 말씀이 찰떡 비유네요ㅎㅎ
@허우적 님의 말씀을 듣고 저도ㅠㅠ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네요. 부모님 생신이 되어서야 초 몇 개 꽂을까 하면서 여쭤보는 것 같아요. 굉장히 충격적이네요!! 더불어서 나이라는 게 중요한가?하는 의문을 가지신 점도 재미있어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평가 척도로 잘 쓰이는 것 같네요. '본성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얘기해 주셨는데 어떤 본성을 얘기하시는 것일까요? 어떤 성격이신지? 궁금하네요! 이건 정말 단순히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ㅎㅎ 저도 나이를 많이 따지는 문화가 달갑지는 않아요. 항상 나이를 묻고 답하게 되고요. 제 자신도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
우선 작년에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느라 인상 깊은 문장과 함께 독후감 내용을 생각하며 하이라이트를 해뒀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느낌대로 하이라이트를 하다 보니 어떤 이유로 책을 읽는지,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같고 다른지 비교해서 읽는 재미도 있네요. (전자책으로 읽고 있어 페이지는 제외하고 적어보겠습니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문장들이 여전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근조’ 이것만으로는 알 도리가 없으니,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죽음이 오늘이 맞는지, 어제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추측을 담담히 하는 모습에 덩달아 차분히 뫼르소의 감정이나 행동을 따라가게 만들었습니다. 뫼르소의 모습 중 제가 눈여겨봤던 것은 ‘말’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사장에게 휴가를 신청하고 “그건 제 탓이 아닙니다.”라고 말한 후 “난 괜히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던 부분 또는 버스를 타고 가다 어깨에 기댔던 군인에게 “그가 웃으며 멀리서 오는 거냐고 물었는데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네“라고만 대답했다.” 이런 부분들에서 뫼르소는 솔직하게 말을 하고 괜히 말했다는 후회를 하거나 대체로 말을 하지 않는 성격인 것이 보였습니다. 뒤이어 입관한 엄마의 모습을 보지 않겠다는 말을 하고 “괜한 말을 했구나 싶었다.”라는 내용이 나올 때도 다시 한번 그 성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모든 게 빠르고 확실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내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다만 한 가지, 마을 어귀에서 담당 간호사가 내게 했던 말은 생각이 난다.”라는 문장이 나온 다음에 이후에 나온 “아직도 그날 본 몇몇 광경이 아직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라는 문장을 읽고, 흘러가듯 진행된 일들로 인해 기억에 남는 게 없는 상태이지만 간호사가 했던 말이나 몇몇 광경들은 잊히지 않고 머릿속에 남았다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전체적으로 시각, 후각, 청각 등 감각에 대한 묘사가 계속 시선을 끌었습니다. “흔들리는 버스, 휘발유 냄새, 하늘과 도로에서 번쩍이는 햇빛”, “바다와 마랭고 사이를 막고 서 있는 언덕들 위로 하늘빛이 불그스름했다. 언덕 위로 불어오는 바람에는 소금기가 실려 있었다.”, “안뜰에 있는 플라타너스 아래에서 기다렸다. 신선한 흙냄새를 들이마셨더니 더 이상 졸리지 않았다.”, “푸르고 흰 하늘과 갈라진 아스팔트의 끈적이는 검은색, 사람들이 입은 상복의 음울한 검은색, 니스 칠한 영구차의 검은색 등 단조롭기만 한 색깔들 사이에서 나는 머리가 좀 어지러웠다. 햇빛, 가죽 냄새, 니스 냄새, 영구차에서 풍기는 말똥 냄새, 향냄새”, “그리고 성당과 거리에 서 있던 마을 사람들, 묘지 위의 붉은 제라늄들과 마치 관절이 해체된 인형처럼 페레가 실신한 일, 어머니 관 위로 굴러떨어지던 붉은 흙덩이, 그 속에 섞여 있던 하얀 나무뿌리들, 사람들, 목소리들, 마을, 어느 카페 앞에서의 기다림, 쉬지 않고 붕붕대던 엔진 소리” 등의 묘사들을 통해 그 자리에 있는 듯한 생생함과 강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day 님! 이전에는 독후감 내용을 생각하며 하이라이트 했었고 이제는 다른 부분들을 "온전히 느낌대로" 하이라이트 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정말 공감이 가요. 저도 비평을 쓰기 위해서 읽을 때는, 좀 더 큰 주제로 이어질 수 있을만한, 이야기를 전개하기 좋을만한 부분들을 주의깊게 살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이방인 읽을 때! 군인과 대화하는 부분! 그 부분에 줄을 긋고 웃었었는데! 같은 부분을 이야기해주셔서 너무 반갑네요!! 그리고 '말'에 뫼르소가 천착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주셔서 감탄했네요! 말을 아끼기도 하고, 오히려 말을 했다는 것에, 대화를 나눌 구실을 줘버렸다는 것에 후회를 많이 하는 인물인데 잘 포착해주셨어요! 덕분에 저도 배워갑니다^^! "어느 카페 앞에서의 기다림"은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네요. 서정적이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또 숱한 카페들, 기다림들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좋은 문장들을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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