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원고]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PS. 발췌 내용은 전문이 아닌 짧은 문장이며 사용처는 사계절출판사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입니다. 출처는 닉네임으로 일괄 표기하겠습니다. :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두 번째 원고』의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태엽은 12와 1/2바퀴」를 수록한 김기태입니다. 한 주의 피로가 쌓였지만 설렘도 움트는 금요일인데요. 마지막 순서인 만큼 그동안 관망만 하셨던 분들도 아무 말이나 편안하게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꺼이 대나무숲의 숲지기가 되어 아무 말 메아리로 돌려드리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김기태 작가님😀 에세이를 읽고 휴대폰 알람으로는 부족해서, 진짜로 필요해서 알람시계를 쓰시는 것을 보고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왠지 휴대폰 알람은5분? 10분? 간격으로 여러개 해놓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을 멋대로 해보았어요 ㅎㅎ 별거 아닌걸 별거처럼 느끼게 하시는 솜씨가 있으신지, 소설을 읽으면서 어찌나 맘 졸였는지 몰라요. 의외로 다정한 은혜와 예상밖에 별 일 없이 퇴실한 남자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네요🤣 이제 은혜가 사고 없이 돌아오기만 하면 되는데, 그건 확인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어떤 키워드를 주실지~~ 궁금합니다~~😎
@개츠비 | 개츠비님 안녕하세요. 들켰네요. 휴대전화 알람은 실제로 여러 개를 해놓습니다. 가장 마지막 알람쯤에 가서야 겨우 일어나는 날이 많습니다. 은혜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요. 무사히 도착한다면, '그'와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요.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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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쓰기 시간이 왔는데요. 제게 주어진 키워드는 '시간', '시계', '파도'입니다. 「태엽은 12와 1/2바퀴」에도 드러나 있지만, 저는 '시간'이야말로 소설의 중요한 등장인물이자 사건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시간을 선형으로 전제하고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는 게 가장 손쉬운 인식일 텐데요. '현재에 충실하라', 'Seize the moment' 같은 명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현재가 과거나 미래에 대하여 더 귀하게 여겨질 당위가 있을까요. 그건 불가역적인 과거(후회)와 불확실한 미래(불안) 사이에서 제정신으로 버티기 위하여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믿음 아닐까요. 제가 뭘 믿든, 과거는 잠복해있다가 미래의 어떤 때에 제게 책임을 묻겠죠. 참 무서워지는데요. 결국 현재가 최우선이라는 허약한 믿음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네요. 누군가의 이런 믿음을 기만이 아니라 기도로 읽어주는 것, 그게 제 소설의 먼 과제 같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시계의 바늘이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것 처럼 시간도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향한 후회 같지만 내 손에 들려있고, 미래를 향한 갈망 같지만 과거와 긴 끈으로 연결되어있거든요. 지나온 자리를 지나고 또 지나면서 지나간 흔적을 보고 또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을 지나갈 때에는 다른 기억으로 덧칠하고, 좋아하는 부분을 지나갈 때에는 살을 보태어 더 크고 풍성하게 덧칠합니다. 저는 그렇게 의도적으로 기억을 왜곡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게 덜 아쉽습니다. 어차피 이 시계는 저만 쓰는 시계니까요.
@개츠비 | 지나간 기억 중에서 아쉬운 부분은 다른 기억으로 덮어쓰고, 좋아하는 부분은 더 풍성하게 칠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그게 잘 안되는 사람 같아요. 오히려 아쉬운 부분을 자꾸 집요하게 보게 되는, '대체 왜 그랬을까'라거나 '어떻게든 만회할 수 없을까' 같은 감정에 함몰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저도 개츠비님의 방법론을 훈련해봐야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작가님, 독자님들 금요일 오후 잘 보내고 계실까요? 김기태 작가님 이름 옆에 있는 눈 내리는 풍경은 <두 번째 원고> 작가님 에세이 앞에 실려 있는 이미지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작가님 에세이에서 아래 문장을 참 좋아합니다. 저는 그 문장을 읽고 떠오른 생각으로 짧은 글쓰기를 해 보았습니다.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고, 약속된 시간이 없어진다." 이 문장을 읽으면 자꾸만 죽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누군가의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이 돌아온다면, 죽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는 걸까? 지금은 있지만, 어쩌면 언젠가 없을지도 모를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부터 걱정한다. 그래서일까, 저 문장을 읽으면 괜히 마음이 쓸쓸해진다. 아직 죽지 않은 누군가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지나간 시간이 돌아온다면, 그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걸까. 아직 죽지 않는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되살리고 싶다. 모두에게 언제가 다가올 약속된 시간이 죽음이라면, 그것이 영영 없어지기를 바라본다.
@편집자 | 죽음의 이미지를 떠올리셨군요. 저는 문득 '나이 계산'을 수정하겠다는 논의도 떠오르는데요. 시계가 표시하는 시각도, 종이에 적힌 나이도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이지만, 인간의 감각이라는 게 그런 장치들에 결속되어 있는 듯도 합니다. 주말 밤에는 '한 것도 없는데 왜 벌써 자정이야?'할 때가 많은데요. 그럴 때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어떨까- 기분이 나아질까-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네요.
안녕하세요, 사계절출판사입니다 : ) 얘기 중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두 번째 원고』 작가님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 영상이 막 완성이 됐습니다. 오는 주에 본격적으로 홍보를 하기에 앞서, 이번에 열심히 참여해주신 그믐 독자님들에게 먼저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ㅎㅎ 일부공개라 지금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영상입니다. 모쪼록 즐겁게(?)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https://youtu.be/pECz95SBTeE
꺄 (♥) 그믐 독자님들께 가장 먼저 작가님들 인터뷰 영상을 선보입니다! 두근두근!
잘 보았습니다😆 다른분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거의 이주째 매일 생각을 하다보니~~~ 작가님들의 이름과 두번째 작품 제목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ㅎㅎ 김기태 작가님의 첫 부분과 끝 부분에 곱슬머리와 근육질이 등장하는 이유를 듣고나니 소설을 읽고 난 후의 생각들이 뭔가 쫀쫀하게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요ㅋ (유주현작가님 인터뷰 중 9분34초쯤 수현이 아니라 수연이예요)
김기태 작가님 유튜브 영상 보면서 '파도'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작가님들의 사유의 깊이는 남다르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작가님이 말씀하신 파도가 꼭 운명같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파도'를 이기려 했던 것은 그녀의 오만이었다. 파도는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다. 파도에 순응하면 역풍도 순풍이 된다. '시간'은 순풍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10시 28분을 가리키는 시계가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의 파도를 따라 보드에 올라서는 것만이 최선이다.
@글샘 | 저는 '인간의 희망이나 의지랑 상관없이 작용하는 힘'에 매력을 느낍니다. 파도란 그 계열에서 상투적일 정도로 클래식한 이미지겠지요. 파도에 순응해야 파도를 탈 수 있다는 건 아름답고도 현실적인 지혜일 텐데요. 사실 굳이 파도를 이겨보려는, 그러다 끝내 박살나버리는 오만한 캐릭터들이 제 감동 버튼이랍니다. <모비딕> 의 에이허브 같은 인물이 떠오르네요.
겨울바다, 여름 바다는 익숙하지만 봄바다, 가을바다는 낯설다는 생각을 하며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양양"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사마귀는 다음날은 어디서 눈을 붙힐까도 궁금해졌습니다.
그 많은 인세로 무엇을 샀느냐는 질문에 하루키는 시간을 샀다고 한 인터뷰가 생각납니다. 언젠가 제가 목표한 이상 금전적 여유가 생긴다면 저는 시계를 다 갖다 버릴 것 같습니다. 마치 가격표를 보지 않고 쇼핑하는게 리얼 부자야 하는 심정으로 저는 더 이상 다른이들과 같은 기준을 가진 시간을 벗어난다는 의미로 시계를 처분할 것 같습니다. 시계는 예전부터 제게 속박의 도구이지 그 어떤 꿈과 희망을 준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시계 삼아 그렇게 살고 싶어지네요.
@허우적 |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공감이 갑니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롤렉스를 차는 것보다 아무 시계도 찰 필요가 없는 삶이 진짜 스웨그라는 생각이 번쩍 드네요. '파도를 시계 삼아'라는 표현도 굉장히 멋집니다. 남겨주신 메시지를 읽다 보니 저도 '시계 없이 사는 삶'이라는 목표 하나가 생긴 것 같아요. 파도를 보고 태양을 보고, 식물들의 생장을 보고... 오히려 시계라는 장치가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방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기태 작가님! 특별히 작가님 작품은 작가 인터뷰 영상을 보고 나서 글을 쓰게 되어 뭔가 더 새롭네요!! 마치 혼자 읽고, 머릿 속에서 몽글몽글하던 것이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조금 더 구체화되는 경험을 했다고 할까요? 사실 작품의 초반과 마지막에 곱슬머리와 근육질이 등장하는 것과 이 소설의 메인 스토리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제 짧은 이해력으로 아리송 하긴 했거든요. 게스트 하우스라는 곳은 머물다 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입장인데, '어쩌면 서핑을 배울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 있을지도 몰랐다. 왜 시도도 안 해봤을까. 나도 파도를 탈 수 있지.'라고 말하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검은 봉지를 든'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의 모습과 그런 모습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곱슬머리와 근육실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다시 보면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사람들의 삶 속에.. 한 걸음 발을 담가보려는 주인장의 조심스럽고도 강단있는 의지가 보이는 걸 다시 발견했어요. 물론 제대로 이해한건지 자신은 없지만.. 이렇게나마 생각의 발견을 해본 제 자신을 토닥토닥 칭찬해봅니다 ^^
@아리사 | '머물다 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공간으로서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 생각해보자니 우리는 다 '나'라는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인 것 같기도 하네요. 서로에게 게스트가 되어서, 서로에게 돌려주지 못할 것을 남기고 가지요. 곱슬머리와 근육질 역시 서로에게 게스트겠지만, 이 두 사람은 서로를 구하기 위해 모종의 협약(?)을 맺는데요. 그럼 '그'는 누가 구할 수 있을까요. '그'는 은혜와 어떤 관계가 될 수 있을까요. 딸이지만 은혜 역시 '그'에게는 머물다 갈(혹은 이미 가버린) 사람인 듯도 합니다. 소설을 곱씹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시간과 시계와 파도에 대한 재미있는 문장들도 잘 읽었습니다. 태엽을 돌리는 최소한의 노력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저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
시간 : 결코 멈추지 않고, 정해진 속도로 흘러가는 것이 시간이지만, 사람의 의지와 삶의 태도에 따라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것 또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시간은 우리 인간에게 비밀스럽고도 신비로운 개념이고 삶 그 자체가 아닐까? 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내 삶의 여유와 열정을 조절하며 시간을 관리하는 자로 살아가고 싶다. 시계 :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시계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 말이다. 시계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특히 괘종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시계라고 생각한다. 묵직함 속에서 한 시간에 한 번씩 댕댕댕~ 소리를 내며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인지하라는 듯 알려준다. 태엽을 돌리는 최소한의 노력을 요구한다는 면에서 자칫 무기력해지기 쉬운 인간의 의식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파도 : 결코 멈춰서는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바다의 물결 즉 파도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시간과도 닮아 있다. 거센 파도 뒤에는 잔잔하고 고요한 파도가 잇다른다. 모든 걸 집어삼켜버릴 것 같은 무서움과 동시에 잔잔함 속에서 태양 빛에 반사되는 가장 아름다운 반짝임도 지닌 것이 바로 바다이자 바닷물을 일렁이게 하는 파도가 아닐까? 그렇기에 파도는 시련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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