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원고]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소설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자유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인경을 거쳐 번역하는 여자까지 하나로 연결된다고 말씀해주신 것 또한 같은 맥락이고요. 제 마음을 이해해주신 것 같아 부끄럽고 또 기분 좋고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는 말, 정말 좋아하는 말이에요. :D 개츠비 님의 2023년 또한 하고 싶은 것 다 하시는 한 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유주현 작가님 안녕하셔요^^ 월요일 밤에 그믐과 유주현 작가님 덕분에 재미난 걸, 숙제 같기도 한 걸 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금요일 밤 같기도 해요. 무언가를 아껴두었다가, 깊은 밤 몰래 시간을 들여가며 혼자 노는 기분이거든요ㅎㅎ '이사'라는 단어 들어오네요. '나에 관한 것들을 버리고 온다'라는 생각이 떠올랐고요. 실은 직전의 이사가 그랬거든요. 13년만에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쩔수없이 들어가 살게 된 곳이었고, 쉽게 나올 수 없었고, 사연도 수없이 많았어요.ㅎㅎ 그러다보니 우울을 일부로 모른척 하고 살았어요. 있는 그대로 온전히 느낀다면 진짜 살~ 맛이 안 날 것 같아서요. 아무튼 이사를 했을 때 정말 깊은 늪에서 빠져나온 기분이 들었어요. 나를 버리고 싶다고 한 건 우울과 자신없음으로 상황이 나아지기만 기다린 냊가 답답해서에요. 이사를 하면서 정말 놀란 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심과 각오가 서고 직접 움직이니까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더라고요. 이미 손에 운전대를 쥐고 있었는데 너무 움츠러들어 기다리기만 했구나 싶더라고요. 자기계발서같은 소린 안 좋아하지만 최근의 이사는 확실히 삶의 태도가 변하는 계기가 되어준 것 같아요. 다음번 이사에는 '버린 나를 되찾아온다'라는 생각을 떠올려볼까봐요. 지루한 얘기가 될까, 책 많이 안 읽는 거 들킬까 노심초사하며 썼네요. 그래도 재미있었고 감사했네요^^
- 그림자1님 안녕하세요. 저 역시 이런 유의 소통은 처음인지라 계속 붕붕 떠 있어요. 아껴두었다가 혼자 즐기는 시간을 두 번째 원고와의 시간을 아껴두었다가 혼자 즐기는 기분을 느끼셨다니, 그저 감사하고, 저도 막막 마음이 뭉클뭉클해집니다. 얼마 전에 이사를 하셨는지요. 쉽게 벗어날 수 없기에 우울을 덮어두고 사는 하루들이란 표현에 쓸쓸해졌다가, 결심과 각오 이후 앞으로 나아가려 움직이셨다는 말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그림자1님의 짧은 글 속에선 어떤 해방감이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내내 본인을 믿고 달려 나가시길 바랄게요. 저도 그렇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유주현님 글을 올해 제가 읽은 책들 중 베스트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가 많지는 않으실 텐데 오래 산 사람 같은 경험치가 묻어 나오고 윤여사의 심리묘사라던지 표현은 혹시 가까운 지인 중에 모델이 있던 걸까요 궁금합니다. 저는 남자인데도 이런 여성의 호흡으로 쓰여진 진짜 같은 허구의 인물들이 나오는 사람 얘기들이 너무 재밌습니다. 나오시는 책마다 꼭 구매하고 팬이 될게요
환환님 안녕하세요. 적어주신 글을 읽다가 심장이 팡 터지는 줄 알았어요. 제 소설을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여주신 덕담(!)들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훗날 언젠가 제가 지치고 다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떠올릴 수 있을, 그런 기운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D!! 그리고 윤 여사에 대해서는. 제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어서, 나이가 많은 쪽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는 모르겠는데요. 하하. 윤 여사는 모델이 정해져 있다기보단, 패치워크처럼 만들어진 인물이에요. 사실 저는 모든 소설의 등장인물을 그런 식으로 만듭니다. A에게서 a를 떼어오고 B에게서 b를 떼어내고 C에게서 c를.. 이런 식으로 차곡차곡, 제가 겪어왔고 들었고 상상했던 이미지들을 오랫동안 꿰다 보니, 만들어진 존재가 윤 여사였어요. 윤 여사는 마치 제게, 온갖 더러운 기억 뿐인 연애였지만, 결말만큼은 아름답고 슬픈 추억인 그런 존재이기도 해요.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흥미로웠던 점이요. 작중 인물들이 왜 이런 감정이 됐을지 설명이 상세하진 않은데도 소설이 자아내는 분위기 때문인지 이해가 잘 된달까요. 사람이 의심하고 화내고 신경 쓰이고 거슬리는 감정이 큰 이유가 없다라는 점을 표현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저도 생각해보면 그렇거든요. 딱히 이유도 없는데 거슬리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고 괜히 신경 쓰이기도 하고 ㅎ 이사온 여자가 화내는 모습들도 무슨 사연이 있는지 보다 저런 사람도 어디선가 본 거 같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세상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하지 못한 채로 존재하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혼자사는 여자가 다 그렇지, 내가 많이 도와줘야 할 거 같다는 말도 여운이 남아요. 윤 여사는 자기 감정 조차 낯설었던 게 아닐까요. 잘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쿠로 님. 소설을 그냥 이해할 수 있었다는 말씀에 살짝 안도가 드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제가 힘들었던 점도 이유 없이 거슬리거나 심기가 불편한 감정이었거든요. 우리 모두 누군가를 맥락 없이 사랑하고, 또 미워하기도 하는데, 어쩐지 그것을 설명하는 게 언제나 어렵더라고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심리 묘사 때문에 우중충한 하루를 보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윤 여사와 인경의 첫 만남 장면을 쓸 때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어요.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눈에 보이는 모습대로만 상대를 판단하는 일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우리는 분명 배웠었는데 왜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하는 슬픔도 있었고요. 그래서 최대한 간결하게 대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바로 향수 냄새.. 였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설 잘 읽었습니다. "엄마 모르는 사람 얘기는 그만하자. 난 안 궁금해"라는 수연의 말이 붕붕 떠다니는 하루입니다. 인터넷 신문 속 팝업 광고에 '관심 없음' 버튼을 누르는 것과 비슷한 기분일까요. 굴곡 없는 목소리. 모처럼 주변 사람들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
- 안녕하세요, 지나가는 나그네님. 사실 모르는 사람 얘기는 그만하자, 이 대사는 제 입에서 직접적으로 나온 적이 있었어요. 정말로 안 궁금해서가 아니었지요. 모르는 사람을 두고 펼쳐지는 자극적인 상상. 그로 인해 어딘가 부적절하고 얄팍해지는 분위기에 제가 갇혀버린 게 싫어서 였어요. 그러나 윤 여사가 그렇게 수연을 붙잡고 수다를 떨어대는 마음을 제가 먼저 헤아렸다면 어땠을까요. 언제나 이런 후회를 질질 끌면서 살고 있네다. 지나가는 나그네 님 덕분에 덩달아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어요. 저도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소설 잘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저희 시어머니가 떠올랐어요. 어머니도 타인의 먹고 잠자고 입는 문제가 전부셔서요. ㅠ 윤여사와 딸 수연, 인경, 새로 이사온 번역가의 힘대결이 읽는 내내 긴장되었어요. 수연, 인경, 번역가 각자 방식과 강도는 차이가 있지만 윤여사에게 맞서고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인경이 사모님을 꼭 오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윤여사가 가죽공예전시를 보러오지 않았다면 인경의 남편도 죽지 않았을 것 같아서요. 수연이 짧은 머리를 하고, 아이는 안낳는다는 것도 윤여사에 대한 반항? 거부감?의 연장선으로 보이고요. 자신과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윤여사는 앞 소설 오승택 선생 같아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름을 싫어하지않고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되나 이런 고민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번역가와 한동네에서 살게 된 윤여사의 미래가 궁금하네요. 이번에 만난 인물은 보통 인물이 아닌것 같아서요... ^^;;;
안녕하세요, 또스님. 가까이에 타인의 먹고 잠자고 입는 문제가 전부이신 분이 계시는군요. 제발 좀 초연해지고 싶지만 한 번씩 욱욱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또스 님도 파이팅입니다...! 윤 여사와 수연과 인경과 새로 온 여자, 중에서 개인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제가 개입된 부분이 바로 인경의 공방 초대에요. 위에, 환환님께 남긴 글에 적은 대로 저는 예상치 못한 것들의 재료를 이어붙여서 인물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인경이 공방 파티에 윤 여사를 초대하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게 지워지고 그냥 저, 만 존재했어요. 제 그릇이 좁디좁아 터져, 간장 종지도 제 그릇보다는 크기 때문에, 한 번씩 이런 말을 내뱉지 않고는 못 견디거든요.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제가 하는 일을. 적고 나니 갑자기 민망하네요. 슬쩍 맥락을 바꾸어서. 임현석 작가님의 알리바이,를 읽으며 저도 아, 뭔가 같은 결로 만들어진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존재로 인한 괴로움은 역시나 만연하구나, 새삼스레 느껴지기도 했고요. 견딜 수 없이 창피한 것은, 저 자신도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릇이 너무 작... ^_ㅠ
안녕하세요 작가님! 무서운 범죄 스릴러인가 싶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윤여사가 보는 장면을 내가 직접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윤여사가 보는 것들이 맞는 말인지 아닌지 좀 답답함이 느껴졌거든요. p.116 올바르게 살 생각이 없는 거지.. 윤여사의 혼자말이 씁쓸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재밌게 잘읽었답니다. 주부 : 우리가 일상을 빈틈없이 살아가는 이유는 아마도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그래도 주부들이 젤 큰 역할을 하는게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나 자신도 주부이지만 어디 나서서 나 주부인데요 라고 또 말은 과감히 못해요. 묘한 심리죠. 각종 미약하고 업신여기는 순간을 표현할때도 보면 예를 들어 운전할때도 김여사, 손뚜껑운전 등 안좋은 상황에 가장 웃음 거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주부(아줌마)를 사용였던 것같아요. (괘씸) 암튼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될 역할같은데 역할을 맡은 주부는 꽤 피하고 싶은 역할이기도 합니다. 불가사의한…
- 안녕하세요, 외계인님. 초반에 무서운 범죄스릴러의 탈을 느껴주셨다니, 뭔가 기분이 좋습니다. 아주아주 무서운 범죄스릴러도 꼭 써볼게요. 기대해주세요! 윤 여사가 보는 장면을 직접 보고 싶으시단 말씀에, 저도 함께 궁금해지네요. 이사 온 여자를 만나러 간 윤 여사의 시선을 수도 없이 따라갔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또, 상상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올바르게 산다는 건 대체 무엇이기에 윤 여사는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속상한 와중에, 만약 인경과 여자가 정답에서 아주 멀리 있는 거라면 어쩌지, 뜨악한 불안도 함께 솟아오르고요. 사실 정말로 진지하게 무서워할 때도 있어요. 아, 어떡하지. 진짜 망친 것 같은데 하면서요. 그러나 제 결론은 결국 항상 이런 식으로 끝나더라고요. 틀려먹었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다행인 듯 다행이 아닌 듯 다행인 듯 싶습니다. :)) 남겨주신 주부 이야기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개츠비님도 비슷한 정서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이 묘한 심리 속에 숨겨진 딜레마가 그만큼 크기 때문인 것 아닐까요. 주기적으로 싱크대 후드와 침대 밑의 먼지를 닦아내야 하는 게 인생인 것 같다는 생각을, 저는 종종 하는데요 냉동실에 만들어 놓은 얼음이 없다는 게 절망의 또 다른 표현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게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역할에, 막상 또 묘한 이미지가 씹던 껌처럼 들러붙어 있다니. 정말로 불가사의하다고밖엔 표현할 수가 없네요...
안녕하세요? 유주현 작가님! '꿈과 광기의 왕국' 잘 읽었습니다. 타인의 욕망을 채워주며 (이를테면 남편의 편안함) 살고 있는 윤여사에게 문제의 그 집에 이사온 여자들이 보여준 것은 윤여사의 욕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용해 보이는 가죽공예를 하는 여인이나 야하고 끔찍한 외국 동영상 번역을 하며 사는 여자. 그리고 거침없이 화를 내는 모습. 윤여사가 금기시하고 있었던 것들일 것 같아요. 짧은글은 아래와 같이 지어보았습니다. '주부'는 열심히 적금을 모아서 평소에 살고 싶었던 아파트로 '이사'했다. 평소에 관심 있었던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하고, 집을 꾸미는 것을 자신을 꾸미는 것과 동일시하였다. 예쁜 그림을 사고, 커피를 내렸다. 때로 '타인'을 초대하여, 자신의 집을 과시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글샘님. 저도 남겨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윤 여사의 금기란 엄연히 자의로 만들어진 것인데, 그로 인해 너무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사과를 꼭 듣고도 싶었고요. 한 번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지 않겠니. 싶은 그런 마음으로요. 지어주신 주부 글엔 묘한 긴장감이 도네요. 자신의 집을 과시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던 어떤 주부에게 기괴한 일이 닥쳤다는 이야기의 도입 같다고나 할까요. 글샘님 이야기의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라, 어떤 얼굴을 넣어도 될 캐릭터들이라 더 마음 불편하게 읽었습니다. 저 위의 생각처럼 미웠다가 안쓰러웠다가 참 복잡했네요. 개인적으로는 손하나 까딱 않는 모지리 남편을 한 대 갈겨주고 싶었습니다…
안녕하세요, esc님.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라 느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소설의 등장인물에서 익숙함을 느낄 때, 그래서 당혹스럽거나 낯 부끄러워지거나 외면하고 싶은 그런 마음을 저도 많이 느꼈었지요. 윤 여사의 남편 부분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사람은 왜 이래야만 할까. 고민하는 게 정말 힘들었답니다. 하하.
타인  :  타인의 삶이라 외면하기엔 안타깝고, 관여하기엔 지나칠 수 있기에 조심해야할 것들이 많다. 타인과 나 사이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면서도 원만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다. 과연 나는 타인에게 어떤 존재이고, 타인은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할까. 때론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는 걸 배우고 또 소중한 인연은 정겨운 타인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사 : 이사를 해야 하는 사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일 수도 있고, 직장의 특성상 그럴 수도 있고, 또 완벽한 타인이 되기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때론 어느 누구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완벽한 타인이 되기 위해 이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관심을 주목받는 타인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기도 하다. 주부 : 주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한 가정의 든든한 보금자리를 관리하고 가족을 보살피는 아주 중요한 자리인데 남자든 여자든 주부라고 하면 쭈뼛쭈뼛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나는 커리어 우먼으로서도 당당하고, 주부로서도 당당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 작가님... 좀 더 많은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어제 오늘 너무 바빴네요ㅜㅜ 늦었지만 소통하고 싶어서 이렇게나마 글을 남깁니다~ !! 꼭 읽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아리사님 안녕하세요. 얼마 전, 별 생각 없이 또 재생했던 카우보이 비밥이 떠오르는 닉네임입니다. 결국 버려진 회중시계의 주인이 아리사였었지요. 반갑습니다. 세 키워드로 알차게 지어주신 글 역시 잘 읽었어요. 타인과 나 사이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는 일은 언제나 힘들지요. 그러나 인간관계가 어렵기에 소설이 생겨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리사님의 이사 글은 어쩐지 타인 키워드하고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다양한, 이사를 해야 하는 사유를 헤아리다 보면 결국 서로에 대한 측은지심이 떠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주부 글을 남겨주신 분들의 공통적인 이미지는 역시나 씁쓸하네요. 언젠가는, 아주 예전엔 주부를 그러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었단다, 하는 이야기가 오가는 세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아리사님과 소통해서 저도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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