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원고]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두 번째 원고』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알리바이 성립에 도움이 되는 현대문학 강의」를 쓴 임현석입니다. 그믐은 지난해 베타서비스 때 '호돌이'라는 닉네임으로 가입해두고, 어떤 책으로 모임을 개설할지 고민했었는데요. 신인 작품 모은 기획으로 제가 쓴 글 소개하면서 인사드리게 됐네요. 새해 복도 많이많이 받으세요~!! 글을 쓸 때나 읽을 때나 작가 내지는 독자와 대화하는 기분을 느끼곤 해요. 세상 즐길거리가 워낙 많아도, 독서가 주는 즐거움은 고유하고 특별하다는 생각하게 됩니다. "독서를 통해서 타인과 나의 세계관을 맞대보는 독자들을 존경한다" 제 글 마지막에 붙인 에세이 통해서도 이렇게 말씀드렸는데요. 서로의 세계관을 직접 마주해볼 수 있는 기회 매우 설레고 좋습니다 ㅎㅎ 이틀간 많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훈훈한 분위기... 이번에도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 )
안녕하세요, 임현석 작가님! 반갑습니다◕‿◕ 「알리바이 성립에 도움이 되는 현대문학 강의」을 재밌게 읽은 독자입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뒤로 갈 수록 그런가, 아닌데, 잠깐만, 맞나, 아니 그래도, 뭔 소리야! 같은 추임새를 붙이며 읽었습니다. 마지막장을 넘길 땐 스릴러영화의 도입부에서 딱 끊긴 것 마냥 아쉬움에 짧은 탄식의 소리를 냈습니다. 현직 기자이셔서 그런지 르포소설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제 취향이었습니다.ㅎㅎ 작가란 글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세계관을 보존하고 드러내는 사람들이라고 하셨죠, 제 머릿속에 들어왔다가 나가셨나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후의 활동이 기대가 됩니다!🤗
개츠비 님 반갑습니다! 말씀 듣고보니 생각하지 못한 포인트인데, 르포와 스릴러를 섞어서 써보면 어떨까 상상을 해봤습니다. 알렝 로브리그예 『엿보는 자』 같은 느낌일까.. 에세이도 공감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소근소근) (두 작가님께서 배턴터치하시는 모습을 보니... 서태웅과 강백호의 하이파이브 장면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알리바이 성립에 도움이 되는 현대문학 강의> 뒤에는 작가님의 에세이도 실려 있는데요. 요 에세이에 아주 명언(!!!)들이 많아서 알라딘 펀딩으로 독자님들께 <두 번째 원고>를 선보이는 자리에서도 작가님의 문장을 인용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바로바로! "좋은 작가가 되는 건 등단 제도 그 자체와는 명백하게 무관하다고, (중략) 제도와는 무관하게 늘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켜가고 싶었다. 그건 내 안의 세계를 존중하는 방식이므로." 독자님들 마음에 와 닿은 임현석 작가님의 문장은 무엇이 있을까요? 궁금해요!
p.92 마음이 고스란히 옮겨지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소설 쓰기는 나의 세계관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그무렵 깨달았다. 나만의 고유성을 지켜내는게 때로는 어렵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잠깐만 방심하면 나는 누구인가 하는 밑도 끝도 없는 한탄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기인듯 일기 아닌 일기 같은 것을 가-끔 쓰는데, 소설은 아니어도 쓰기가 나의 세계관을 지켜준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공감이 많이 됐어요!
글쓰기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믿어요. 글로 무언가를 써내려갈 땐 자신과 대면하게 되니까요. 나의 세계관을 지켜나간다는 관점에선 꼭 쓰기가 소설로 국한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쓰기를 통해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고유성을 찾아가는 경험. 저도 공감합니다 :)
오선생의 콤플렉스가 무섭고 안타깝고 지리멸렬하게 느껴 진 것 보다는 작중 교수가 말하는 [밝고 즐거운 미래만 이야기하자]가 전혀 밝고 즐겁게 여겨지지 않고 계속 머리에 멤도네요. 그리고 에세이에 써 주신 [그냥]에 담긴 의미, 박지리 작가에 대한 소회, 제도와는 무관하게 늘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싶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반갑습니다 허우적님, 작중 교수의 말(밝고 즐거운 미래만 이야기하자)은 글 마지막에도 한 번 더 반복되죠. 제 글에선 매우 중요한 테마입니다. 권력에 의한 폭력은 일상성 속에서 더 폭압적으로 드러난다고 보는 편이어서 그점을 꼭 담아보고 싶었어요. 무엇을 응시하자는 말이 곧 무엇을 망각하자는 말처럼 들릴 때가 더러 있죠. 밝고 즐거운 분위기가 감추려는 것들. 그것을 들춰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긴 소회 대신 무심코 했을 ’그냥‘이라는 대답이 허를 찌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 말이 단순해도 여운이 길고 공감이 가더라고요. 제겐 그 무엇보다 쓰는 사람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말처럼 보였습니다. 편집자님께 받은 '작가의 말' 글감 후보 중에 하나가 왜 쓰느냐는 것이었는데요. 문득 떠오른 그냥이라는 대답이 예전에 읽은 인터뷰와 포개졌어요. 그냥이라는 대답은 다른 사람들 눈엔 엉뚱한 대답이었을 수 있지만, 저는 매우 깊이 공감했습니다. :)
임현석 작가님! 반갑습니다. 소설 재미있게 읽었어요~^^ 문장이 깔끔하고 몰입력이 높은 느낌이었어요. 65쪽 무엇보다 전 제 연구와 관점이 지닌 중요성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시란 자고로 소박한 정서,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시어로 감동을 줘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시에 깃든 공동체 정신을 상기시켜야 한다고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예의를 지키고, 술 한잔 나누고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일,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일,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는 일, 그 모든 것이 문학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고전 문학이나 올드한 음악을 좋아하는 편인데, 위에서 작가님이 말씀해 주신 이유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요즘, 소박한 것이 좋고요. 개인주의가 익숙한 지금, 공동체를 그리워하는 촌스러운 사람입니다. 이 소설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
글샘님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도 유연한 원칙주의자(좀 모순되는 말 같긴 하지만 분명 있죠)에 항상 마음이 갑니다. 소설 속 인물은 여기서 너무 완고해져서 유연성을 잃은 케이스일 텐데, 문학에서 소박한 감정들을 발견하고 다른 문학관과도 소통하는 분들은 늘 존경하게 됩니다. 결말은 열어두고 싶었는데, 단 하나 주인공을 환멸에 가까운 감정으로 끌고 가고 싶었어요. 그는 막바지에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요. 저도 지금까지 종종 생각해보게 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푸근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금요일 저녁 시간 보내고 계시겠죠? 저희 함께 책 이야기도 나누면서, 같이 글 쓰는 모임이라는 거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제가 드릴 키워드는 △체제 △권력 △미움입니다. 제 글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키워드이기도 해요. *** 체제와 권력이라는 단어엔 음험한 느낌이 있죠. 전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사람을 도취시키는지 설명한 『승자의 뇌』 『권력의 원리』 두 책을 좋아하는데요. 두 책에선 권력에 도취된 뇌의 특징으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꼽아요. 또한 권력은 일부 소수에게만 부여된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특성도 있다는군요. 우리 역시 상황에 따라 언제든 권력에 도취되고 공감 능력이 마비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러니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공감 능력을 지키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정말 중요할 듯해요. *** 제가 키워드를 받았을 때 든 생각예요. 문학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면, 그건 공감의 가치를 일깨워준다는 점 때문이겠죠. 권력이라는 키워드와 문학의 관계도 함께 생각해보게 되네요. 독자 여러분들의 글도 궁금합니다. 200자 정도의 짧은 글 부담없이 여기 남겨주세요. 제 글에 대한 질문도 언제든지 환영(사실은 대환영)입니다.
작가님,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무탈한 금요일 오후 보내고 계실까요?(저는 막 운동을 마치고, 벤치프레스에 앉아서 짧은 글쓰기를 하려 합니다. 강백호 근육 따라가기 중입니다. 푸하핫) 저는 운동하면서 느낀 점에 체제와 미움을 담아 보겠습니다. 운동은 참 신기하다. 몸을 움직이는 건데, 마음이 따라간다. 내 몸이면서도, 운동을 하면서야 몰랐던 근육과 세포들을 느낀다. 숨겨진 등 근육 찾기 대작전. 사실 느껴지지 않을 때가 더 많지만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저곳에 근육이 있고, 내 움직임에 따라 그곳이 찢어진다, 움직인다 생각하면 실제로 더 잘 느껴진다. 몸의 체제를 가다듬는 일인데, 마음이 따라가고 정돈된다. 신체를 바르게 하는 동안 구부러졌던 마음도 재정렬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가졌던 미운 마음, 잡념들도 툭툭 털어진다. 때론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생각들을 없애려 소리내 말해보거나, 가슴팍을 손으로 쓰려내려본다. 그렇게 진짜 그 마음을 없애는 시늉을 하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 움직임과 마음의 상관관계, 오늘도 미운 마음은 툭툭 털어내고 집으로 간다. 이번주도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강백호 편집자님! 몸의 체제를 가다듬다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죠. 으쌰으쌰!! (슬램덩크 명작 인정!)
그는 언제나 '체제'에 충성한다.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고, 1시간 늦게 퇴근한다.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그에게 '권력'이 점점 이양된다. 불통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가 휘두르는 권력에 숨이 막힌다. 내 안에는 '미움'이 가득하다. 그는 더 강해지고 싶어하고, 그와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편집자님을 보니 하루빨리 슬램덩크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상양고 감독 김수겸 팬인데,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서태웅이라도 열심히 봐야겠어요!^^
글샘님! 잘 읽었습니다. 저는 권력 그 자체로는 좋은 것도 나쁜 거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권력을 쟁취하려는 이유, 권력으로 무엇을 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자기애에 집중된, 강해지고 싶다는 열망밖에 없는 사람이 쟁취한 권력이란 얼마나 공허할지. 남겨주신 글을 보면서 권력과 권위의 차이에 대해서도 생가해보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임현석 작가님! 이번 작품 '알성도현 : 알리바이 성립에 도움이 되는 현대문학 강의'를 읽으면서 마치 바로 저와 가까운 누군가의 사연을 듣는 기분으로 완전 몰입해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얄미운 진영 씨같은 사람이 분명 우리 주변에 있고, 무책임해보이는 교수님 같은 사람도 있으며, 화자인 오승택 씨와 같이 억울하고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답답함의 폭풍에 휘말려버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에 완전히 공감하기에 더욱 나의 이야기나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만큼 순식간에 읽고, 저도 화자의 감정선에 밀착해서 따라가며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가는 함께 분노하고, 맞장구도 쳐 주고 그랬던 것 같아서 너무나 신기했어요!! 작가님도 마지막에 주인공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고 하셨죠? 제가 느낀 건 허탈함이 아닐까 합니다.. 견딜 수없을 정도의 억울한 사건을 당해본 사람이라면 분노, 해명, 슬픔 그리고 마지막엔 허탈함에 빠지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화자 역시 교수님에게 하소연도 해보고, 진영씨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독자 포함)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애쓰고 그럼에도 사람들의 소문과 시선때문에 속상해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또 같이 분노해주고 싶어지더라구요... 작가님도 이런 허탈함을 떠올리셨을까요..? 궁금해지네요 ^^
앗! 제 글 제목 '알성도현'으로도 줄일 수 있군요 ㅎㅎ 오늘의 발견예요 ㅎ 오승택 씨가 자신의 신념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진영 씨를 보면서 어러 감정 속으로 휘말려들어가는 이야기죠. 여기 나온 사람들은 모두 얼마간 비틀려 있는데, 그 비틀림의 구조를 생각하기 위해선 개개인들의 마음을 이해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주신 말씀 정말 좋은 착점이라고 느꼈습니다. 전 오승택 씨의 감정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볼 것이냐와는 별개로 각자가 이런 신념을 가지게 된 경로에 대해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화 나누다 보니 아리사 님께 『스토너』를 추천 드려보고 싶어졌어요. 개인의 진실과 세상의 시선이 충돌할 때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우아한 선택(저도 정말 이런 글 쓰고 싶어요!!)을 다루고 있거든요. 허탈함 속에서도 결국 더 나은 대답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
우와 영광입니다! 추천해주신 스토너 당장 구입진행합니다! 잘 읽고 생각도 다듬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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