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 | 저는 '인간의 희망이나 의지랑 상관없이 작용하는 힘'에 매력을 느낍니다. 파도란 그 계열에서 상투적일 정도로 클래식한 이미지겠지요. 파도에 순응해야 파도를 탈 수 있다는 건 아름답고도 현실적인 지혜일 텐데요. 사실 굳이 파도를 이겨보려는, 그러다 끝내 박살나버리는 오만한 캐릭터들이 제 감동 버튼이랍니다. <모비딕> 의 에이허브 같은 인물이 떠오르네요.
[두 번째 원고]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김기태

허우적
겨울바다, 여름 바다는 익숙하지만 봄바다, 가을바다는 낯설다는 생각을 하며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양양"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사마귀는 다음날은 어디서 눈을 붙힐까도 궁금해졌습니다.

허우적
그 많은 인세로 무엇을 샀느냐는 질문에 하루키는 시간을 샀다고 한 인터뷰가 생각납니다. 언젠가 제가 목표한 이상 금전적 여유가 생긴다면 저는 시계를 다 갖다 버릴 것 같습니다. 마치 가격표를 보지 않고 쇼핑하는게 리얼 부자야 하는 심정으로 저는 더 이상 다른이들과 같은 기준을 가진 시간을 벗어난다는 의미로 시계를 처분할 것 같습니다. 시계는 예전부터 제게 속박의 도구이지 그 어떤 꿈과 희망을 준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시계 삼아 그렇게 살고 싶어지네요.

김기태
@허우적 |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공감이 갑니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롤렉스를 차는 것보다 아무 시계도 찰 필요가 없는 삶이 진짜 스웨그라는 생각이 번쩍 드네요. '파도를 시계 삼아'라는 표현도 굉장히 멋집니다. 남겨주신 메시지를 읽다 보니 저도 '시계 없이 사는 삶'이라는 목표 하나가 생긴 것 같아요. 파도를 보고 태양을 보고, 식물들의 생장을 보고... 오히려 시계라는 장치가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방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리사
안녕하세요 김기태 작가님! 특별히 작가님 작품은 작가 인터뷰 영상을 보고 나서 글을 쓰게 되어 뭔가 더 새롭네요!! 마치 혼자 읽고, 머릿 속에서 몽글몽글하던 것이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조금 더 구체화되는 경험을 했다고 할까요? 사실 작품의 초반과 마지막에 곱슬머리와 근육질이 등장하는 것과 이 소설의 메인 스토리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제 짧은 이해력으로 아리송 하 긴 했거든요. 게스트 하우스라는 곳은 머물다 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입장인데, '어쩌면 서핑을 배울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 있을지도 몰랐다. 왜 시도도 안 해봤을까. 나도 파도를 탈 수 있지.'라고 말하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검은 봉지를 든'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의 모습과 그런 모습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곱슬머리와 근육실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다시 보면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사람들의 삶 속에.. 한 걸음 발을 담가보려는 주인장의 조심스럽고도 강단있는 의지가 보이는 걸 다시 발견했어요. 물론 제대로 이해한건지 자신은 없지만.. 이렇게나마 생각의 발견을 해본 제 자신을 토닥토닥 칭찬해봅니다 ^^

김기태
@아리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