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원고]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글샘 님. 언제나 마지막에 찾아오는 것이 희망이라니 너무나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쭉 희망의 발자취가 글샘님에게 닿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운전', '우정', '낙관'을 모두 넣어 지어주신 글을 보고 놀랐어요. 이미 완성된 글의 줄거리처럼 짜임이 있어서요. 살을 붙여서 소설로 써보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말씀하신 대로 운전은 병철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임과 동시에, 끝내 잃지 않는 품위를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에 병철의 운전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마치 무기를 얻은 듯 너무 든든하네요. 감사합니다.🚙
소설로 써 봐도 좋겠다는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 세 가지의 키워드로 시 비슷한 것을 써 보았습니다. 소설은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데,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박민경 작가님은 단편소설 한 편 쓰시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라면 일 년은 걸릴 것 같은데, 언제가 긴호흡의 글도 꼭 써보고 싶어요. 작가님의 세번째 원고 기다리겠습니다! 그믐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어제 드라마 '사랑의 이해' 마지막 장면에서 우산이 등장하여, 이것은 동시성인가? 했답니다. ☂️ 편안하고 따뜻한 밤 보내세요🌛 💛
@글샘 님. 글은 당장에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언제든 무엇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세계랍니다. 언제든 마음껏 뛰어드시길 바라요.🏊🏻‍♀️ 저는 초고 한 편을 쓰는데 두 달 내지 두 달 반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물론 작품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그 정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호흡이 있으니 천천히 글샘님의 호흡을 찾아가시길 바랄게요. 언젠가 쓰실 긴 호흡의 글도 미리 화이팅입니다.🤗 저도 너무나 반가웠어요. 작품을 읽어주신 독자님과 소통할 기회가 정말 귀한데 반겨주시고, 꾸준히 글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잔뜩 충전하고 갑니다:) 언젠가 또 다른 지면에서 뵙길 희망하며... 제 우산을 건네드려요. 이만 총총!☂️
작가님 안녕하세요! 그믐에서 뵈니 또 다른 느낌으로 반가운 마음입니다. 독자님들께 살짝 스포를 하자면, 2월 안으로 다섯 작가님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바로 사계절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니 모두 기대해 주세요!>_<) 저는 우정으로 떠오른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직장에서, 나는 세 명의 (가까운)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한다. 엄밀히 따지면서 더 많은 동료들이 있지만, 우리 팀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동료들은 함께 일을 하는 공적인 관계이지만, 나는 자주 히히 웃는 일들을 만들고 싶다. 웃으면서 일하는 것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느 때엔 무지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웃기 위해서는 딱 한 가지만 있으면 된다. 쌀알만큼의 여유! 쌀알만큼의 여유만 마음속에 지니고 있으면 일을 하면서도 웃을 수 있다. 그래서 아무리 바쁘고, 때론 지치더라도 쌀알만큼의 여유만은 꼭 확보해 두려 한다. 내가 하하하, 웃고나면 그 웃음이 전염되어 동료들의 마음에도 쌀알만한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며!(내 생각에 그들은 그보다 더 큰 여유를 항상 지니고 있겠지만..) 나는 오늘도 동료들과 하하하 웃었다. 내일도 웃어야지!
안녕하세요, @편집자 님. 그러게요. 다른 매체로 뵈니 또 새롭습니다:) 웃으면서 일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데요. 쌀알같이 작지만 귀한 여유를 찾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와닿네요. 저는 그만큼의 여유도 없을 땐 무작정 겉옷을 챙겨 밖으로 나가서 회사 근처를 산책하다 돌아오곤 해요. 회사와는 다른 밀도의 시간과 공기가 피부에 닿으면 회사가 내 세계의 전부는 아니라는, 그 지극히 당연한 사실에 안도가 밀려듭니다. 그럼 단단하게 굳어있던 몸과 얼굴의 근육이 조금은 풀리는 듯해요. 편집자님과 동료분들의 쌀알만 한 여유가 모이고 모여 따순 밥 한 공기 같은 즐거움이 되길 바랍니다.🍚
따순 밥 한 공기 같은 즐거움! 이라니, 작가님도 따순 빽빤! 한 상 같은 푸근한 하루되세요 :)
별 다른 말 없이 저녁을 먹는 일상. 그 시간이 좋았다(p.143) 저도 다같이 모여서 먹는 저녁이 소중한 사람 중 한 명인데요. 병철이 이런 일상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지내왔을까 상상이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은퇴해야할 순간이 임박한, 아직 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쪽으로 넘어간 건 아닌가 싶은 <긴 하루>는 과감없이 현실을 보여주네요. 그래도 품위를 끝내 잃지 않으려는 병철에게 스마일 팔찌가 좋은 일을 가져다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살짝 가지며 책을 덮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운전 : 아랫집 할머니가 교회 가실때 운전하시는 모습을 봤다. 70대에도 멋지게 운전하시는 할머니를 보며, 나도 운전대를 놓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다. 그런데 요즘 운전할 일이 거의 없다. 아이들 픽업도 안가고, 걸어 다니며 장을 볼 수 있으니 운전해야 될때마다 남편에게 슬쩍 미루는 나를 발견한다. 눈이 내려서, 길이 복잡해서 이런 저런 핑계가 많아졌다.
안녕하세요, @또스 님. 희망을 가지고 책을 덮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우리네 소소한 일상이란 저절로 이루어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쉬운 존재인 것 같아요. 슬프지만 일상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문학에서 일상은 '탈출의 대상'이나 '회복의 공간'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은 듯한데요. 병철에게는 '여전히 남고 싶은 공간'으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그 부분을 잘 짚어주셔서 감사해요:) 남겨주신 '운전'에 대한 글도 잘 읽어 보았습니다. 운전을 미루게 되는 이유가 사뭇 궁금한데요?ㅎㅎ 70대에도 멋지게 운전하시는 아랫집 할머니라니 인상적이에요. 병철과 좋은 운전 친구(?)가 될 것 같다는 상상을 잠깐 하게 되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박민경 작가님! 반갑습니다 ◕‿◕ 작가님의 긴 하루를 읽다가 병철이 우산을 씌워준 청년이 무해하게 웃고 있는 스마일 참이 달린 팔찌를 병철에게 건네주는 장면에서는 주책맞게 울컥했어요. 팔찌를 건네며 했던 그 말이, 그 자체만으로 이미 축복의 기도처럼 느껴졌거든요. 이어지는 병철이 건네는 우산을 청년이 거절하지 않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낯선 타인에게 선뜻 호의를 베푸는 일이 어려운 만큼, 호의를 받아들이는 일도 쉽지 않다는 생각을 요즘 하거든요. 타인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고마워하고 그 따뜻함을 제대로 누려보자(!) 생각하는데, 왜인지 어색하고 민망합니다.
반갑습니다. @개츠비 님! 울컥하셨다니, 마음이 찌르르 합니다. 읽는 이의 감정을 건드렸다는 게, 다른 작가님들도 그러시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오거든요. 깊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낯선 타인에게 선뜻 호의를 베푸는 일이 어려운 만큼, 호의를 받아들이는 일도 쉽지 않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해요. 워낙 사람이 무서운 시대니까요. 타인에겐 쉽게 들이대는 선의 잣대를 스스로에겐 거둬들이는 사람들도 많죠. 비틀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순수하게 타인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참 어려운 일이지만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인 한 사람으로서 '그 따뜻함을 제대로 누려보자!'는 개츠비님께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낙관이 솟아 오르는 순간에 대해서도 대답해주셨는데요. 모르면 속수무책인데 이유를 아니 괜찮다는 마인드가 너무 건강하고 씩씩해서 배우고 싶을 정도예요(!) 마음의 운전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 저도 개츠비님처럼 대수롭지 않은 척하곤 하는데요. 무슨 일이든 작게 만드는 마법의 총으로 속상한 마음을 축소 시켜서 씹고 뱉은 껌처럼 주물럭 거리다가 휙- 하고 던져버리는 것이 제 비법입니다:) 램프에 대해서는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저는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나가는 순간만큼은 미리 알고 싶지 않네요. 정서적인 이별도 물리적인 이별도요. 어느 쪽이든 대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대비할 수 없다면... 미리 알아서 더 많이 아프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
어제는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미술관에 다녀왔거든요. 도로 위에서는 자동차를, 인도 위에서는 유아차를 거의 하루종일 운전을 한 셈입니다. 그렇게 안전운전 하여 집으로 귀가했는데, 정작 제 마음의 운전이 잘 되지 않아서 늦게 잠들었습니다. 그래도 낙관적이지 않나요? 모르면 속수무책일텐데, 잘 안되는게 무언지 알고는 있으니까 말예요. 대수롭지 않은 척 하다보면 정말 대수롭지 않아져서 손바닥 뒤집듯 기분이 갑자기 좋아질 때가 있어요. 제 비법입니다.
에세이에서 위험을 알려주는 램프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부분을 읽고서 반대의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삶의 결정적 순간마다 알려주는 램프가 있다고 했을 때, 이런 순간은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좋겠다 하는게 있으실까요? 저는 이 질문을 쓰다가 생각났습니다. 나를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다 싶어요. 누군가에게 마음을 못 받는 일 보다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게 더 슬플 것 같거든요.
안녕하세요 박민경 작가님! 병철의 하루를 따라 가며 마치 제 가족, 친지 어쩌면 노인이 된 미래의 제 모습도 상상해보며 바람 잘 날 없는 인생의 축약본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노인의 운전 실력을 불안하게 보는 요양원 환자들의 보호자 분들의 심정이 이해되면서도 병철의 모습에서는 그저 안타깝고 노인도 노인 나름아닌가.. 반문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세상은 안전 앞에서 결코 인정에 매달리는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약 내 가족이 그 요양원에 다니는데.. 언론에서 노인 운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가 보도된다면.. 한번 쯤은 운전기사의 연배를 떠올려보지 않을까.. 싶은 것이 한편으로 참 안타까웠어요.. ㅜㅜ 별수없구나 나도..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도 병철씨가 환자의 발작?을 원만히 진정시킨 것을 두고 의사나 간호사도 아니면서 나섰다는 식의 비난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한다 싶더라구요.. 아무리 운전기사라도 그곳 환자들과 소통하고 지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대처였는데 말이죠.. 나이가 많은 게 죄가 아닌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어르신들이라고 무시하고 자격을 박탈해버리는 언사를 마구 행하는 모습들이 나타나는 걸 볼 때마다 자신의 미래 모습은 상상해봤을까.. 쯧쯧..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어르신이라도 모두 병철씨 같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결국은 상호주의의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태도가 중요하겠단 생각이 들지만 말이죠.. 여튼 제목처럼 긴 하루.. .. 읽으며 긴 하루를 보내봅니다...
일단 작가님의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해야겠네요.. 언제 낙관하게 되는지.. 사실 상처를 받은 그 순간에 바로 낙관하며 회복탄력성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더라구요.. 상처를 받고 나서 일정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다시 힘을 내자는 마음으로 낙관하는 마음을 갖는데 최근의 경험에 의하면 거의 .. 서너달은 지나서야 가능했던 것 같아요.. ㅜㅜ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 저 혼자 제 상황을 생각하며 낙관하는 경향은 자주 있어요. 일이 잘 안풀리거나 뭔가 실패를 했더라도 거의 하루만에 회복탄력성을 발휘하려고 노력하고, 노력하는 만큼 다시 힘을 내서 으쌰으쌰 하게 되더라구요. 지나친 낙관은 오히려 위험할 순 있지만, 성격상 낙관하지 않으면 너무 우울해지니 오히려 매사에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이 또한 지나가리..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중입니다.. 이제 주신 키워드로 글을 써볼께요~! 낙관 :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할 수 있다.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그저 중도의 자세를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그 중 나는 낙관주의를 더 선호한다. 사실 우리 사회가 낙관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성악설에 마음이 기울 정도로 악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낙관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주변 사람들도 함께 낙관하며 희망을 갖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갖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의지만 있다면 살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을 나는 꼭 믿고 싶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버리지 말고 꼭 쥐고 있길 바라기 때문이다. 우정 : 우정이란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 특히 베프와의 우정을 삶에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여기서 베프는 단순히 동갑 친구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이켜봐도 사실 흔들리지 않는 우정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은 청소년기에 한 명, 대학생 때 한 명 그들과 계속 이어지고 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찐우정 같은 동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 만난 찐 우정 베프들은 나이차이가 무려 10년이나 나는 분과도 진정 마음으로 소통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랑보다는 우정을 더 신뢰한다. 그래서 우정은 소중하고, 올바른 우정을 나누는 인간관계를 맺어가기 위해서 나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전 : 운전만큼은 잘한다고 자신하고 자만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자격증을 내어 놓으라고 할 때 제일 많이 내놓는 것이 아마 운전면허증일거다. 그러나 그 증을 가졌다고 해서 베스트 드라이버도 아니고 신뢰할 수 있는 드라이버도 아니다. 운전은 매순간 초심으로 조심 또 조심, 여러 감각을 살려가며 사각지대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며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요즘 지나치게 경솔하게 운전하거나 기본 차신호(깜빡이 등)도 무시하는 운전자들은 운전자로서 인정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운전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도 같다고 본다. 아무리 내가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도 내 기분대로 룰루랄라 운전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지켜야 하는 주행선이 있고, 다른 선으로 이동할 때는 양해를 구하는 깜빡이를 켜야 한다. 갑자기 멈춰서서도 안되고, 어두울 땐 헤트라이트도 켜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가 행복하다고 지나치게 사치스럽게 살고 타인의 영역까지 무대포로 침범하고 길을 막어서도 안되는 거다. 그렇기에 진정한 베스트 드라이버의 자세를 운전자로서도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요일 새벽 서울 시내 운전. 가지고 있는 몇 되지 않는 취미 중 하나. 토요일 새벽도 아니고 일요일 새벽이라야 한다. 어릴 때 일요일 아침 티브이에서 하는 디즈니 만화 보던 버릇이 나이 들어서는 운전으로 바뀐 것이다. 평일에는 꽉꽉 막히던 도로를 쌩하니 질주해서 이때가 아니면 가보기 어려운 동네를 골라 다닌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골목 편의점 앞에 차를 정차하고 아침부터 콜라 한 모금을 들이켠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어쩌면 나는 서울과 이런 식으로 우정을 다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안녕하세요, @허우적 님. 일요일 새벽 서울 시내 운전이라. 상당히 멋진 리츄얼을 가지고 계시네요. 평일에는 막히는 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하면서 낯선 곳을 누비고, 작은 보상처럼 주어지는 콜라 한 모금이라니.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데요. 언젠가의 일요일, 서울 어딘가의 골목 어귀에서 시원하게 콜라를 마시고 계시는 분을 마주치게 된다면 '혹시...?'하고 허우적님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멋진 글 감사드려요.🥤
저는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제 능력 밖의 일이라고 판단하면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기도 해요. 제가 A, B, C 등등의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해도 D, E, F 등등은 할 수 있으니 사는데 문제 없고, 또 누군가가 제가 하지 못하는 일을 잘할 테니 세상도 알아서 굴러갈 테니까요. 그 A, B, C 중 하나가 운전이에요. 가끔 왜 운전면허를 따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차피 운전 못 할 것 같아서 딸 시도도 하지 않는다고 답하곤 해요. 그 시간과 돈을 제가 좋아하는 데 쓰는 게 행복과 만족을 더 주는 선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안녕하세요, @해란 님. 해란님의 판단력을 부러워하면서 글을 읽었답니다. 저는 지는 느낌이 싫어서 능력 밖의 일도 짊어지고 전전긍긍하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뭔가를 오래 쥐었다 놓으면 적어도 그 물성이 남긴 감각은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비록 내 것은 될 수 없지만 제가 인지하는 감각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경험으로 남는 거죠. 그런 점에서 시도라도 해본 것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값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세상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면허 취득을 미루고 있지만(...) 아직 해보지 않았으니까 잘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접지는 않으려고 해요. 비단 운전뿐만이 아니라, 어쩌면 아직 '결론 지어지지 않은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결론 지어 지지 않은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와닿네요. 작가님 댓글을 읽고 보니 어쩌면 제가 처음 드린 말씀은 pass or fail과 같은 결과를 받아야 하는 일이거나 오래전에 유사한 일을 실패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 더 잘 들어맞는 듯도 하네요. 좋은 결과를 낼 필요가 없는 일에는 무작정 뛰어들어도 부담감이 덜 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작가님께서 맨처음에 "마침내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사람들은 사실, 이미 가장 깊은 절망을 경험하고 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신 걸 오랫동안 곱씹어 보았었는데요, 작가님과 다른 분들의 글을 찬찬히 읽다 보니 갑자기 그 말씀이 이해되고 저 또한 그런 절망과 낙관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릎 대신 들고 있는 핸드폰을 가볍게 툭 치고 말았네요..! 작가님 작품 읽고나서 여운이 길게 남아 조금 쉬었다 다음 작품을 읽었어요. 다음 작품에서는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아직 남아 있는 우리들의 가능성을 또 어떻게 포착해내실지 기대됩니다. :) 작가님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는 밤입니다. 🌠
낙관 앞으로 안 좋은 일만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므로 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앞으로 좋아질 일만 있으니 현재가 암울해도 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테지요. 낙관과 비관의 조건에 관해서 생각하면, 그 둘 사이에 과연 차이가 있는 걸까 알 수 없게 됩니다. 적어도 사람의 마음에 있어서는요. 언젠가 서른이 넘은 시점, tv 보시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 저는 그냥 웃기로 했습니다. 쉽지 않아요. 우정 기억이 묻는다는 말은 잘 쓰지 않지만, 네게서 어떤 모습이 묻었다, 혹은 그 비슷한 말은 꽤 흔해 보입니다. 기억이 곧잘 향기에 비유되듯 우정에서 생겨나는 추억에도 나름의 호불호가 있습니다. 결국에는 좋다 싫다로 나뉘는 그 분류의 상세는 사실 꽤나 복잡합니다. 분명 좋은 추억이 있는 친구지만, 그 추억이 생겨난 맥락에 따라 그 기억은 견딜 수 없는 고통 비슷한 것을 몰고 오곤 합니다. 최근에 이런 말을 들었는데요. 한 시절을 등진다는 것은 그 시절 소중했거나 내사랑했던 사람들에게서도 떠나는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멀어진 우정이 있는가 하면, 일기장을 통째로 버린 듯한 잊힌 우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흑역사라는 쉬운 말이 있는데… 참…) 운전 이게 자전거보다 안전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초보 탈출한 거라고 합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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