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지나가는 나그네님.
사실 모르는 사람 얘기는 그만하자, 이 대사는 제 입에서 직접적으로 나온 적이 있었어요. 정말로 안 궁금해서가 아니었지요. 모르는 사람을 두고 펼쳐지는 자극적인 상상. 그로 인해 어딘가 부적절하고 얄팍해지는 분위기에 제가 갇혀버린 게 싫어서 였어요. 그러나 윤 여사가 그렇게 수연을 붙잡고 수다를 떨어대는 마음을 제가 먼저 헤아렸다면 어땠을까요. 언제나 이런 후회를 질질 끌면서 살고 있네다. 지나가는 나그네 님 덕분에 덩달아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어요. 저도감사합니다. :))
[두 번째 원고]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유주현
또쓰
안녕하세요. 소설 잘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저희 시어머니가 떠올랐어요. 어머니도 타인의 먹고 잠자고 입는 문제가 전부셔서요. ㅠ 윤여사와 딸 수연, 인경, 새로 이사온 번역가의 힘대결이 읽는 내내 긴장되었어요. 수연, 인경, 번역가 각자 방식과 강도는 차이가 있지만 윤여사에게 맞서고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인경이 사모님을 꼭 오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윤여사가 가죽공예전시를 보러오지 않았다면 인경의 남편도 죽지 않았을 것 같아서요. 수연이 짧은 머리를 하고, 아이는 안낳는다는 것도 윤여사에 대한 반항? 거부감?의 연장선으로 보이고요.
자신과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윤여사는 앞 소설 오승택 선생 같아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름을 싫어하지않고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되나 이런 고민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번역가와 한동네에서 살게 된 윤여사의 미래가 궁금하네요. 이번에 만난 인물은 보통 인물이 아닌것 같아서요... ^^;;;
유주현
안녕하세요, 또스님. 가까이에 타인의 먹고 잠자고 입는 문제가 전부이신 분이 계시는군요. 제발 좀 초연해지고 싶지만 한 번씩 욱욱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또스 님도 파이팅입니다...!
윤 여사와 수연과 인경과 새로 온 여자, 중에서 개인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제가 개입된 부분이 바로 인경의 공방 초대에요. 위에, 환환님께 남긴 글에 적은 대로 저는 예상치 못한 것들의 재료를 이어붙여서 인물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인경이 공방 파티에 윤 여사를 초대하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게 지워지고 그냥 저, 만 존재했어요. 제 그릇이 좁디좁아 터져, 간장 종지도 제 그릇보다는 크기 때문에, 한 번씩 이런 말을 내뱉지 않고는 못 견디거든요.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제가 하는 일을.
적고 나니 갑자기 민망하네요. 슬쩍 맥락을 바꾸어서.
임현석 작가님의 알리바이,를 읽으며 저도 아, 뭔가 같은 결로 만들어진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존재로 인한 괴로움은 역시나 만연하구나, 새삼스레 느껴지기도 했고요. 견딜 수 없이 창피한 것은, 저 자신도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릇이 너무 작... ^_ㅠ
외계인
안녕하세요 작가님!
무서운 범죄 스릴러인가 싶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윤여사가 보는 장면을 내가 직접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윤여사가 보는 것들이 맞는 말인지 아닌지 좀 답답함이 느껴졌거든요. p.116 올바르게 살 생각이 없는 거지..
윤여사의 혼자말이 씁쓸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재밌게 잘읽었답니다.
주부 : 우리가 일상을 빈틈없이 살아가는 이유는 아마도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그래도 주부들이 젤 큰 역할을 하는게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나 자신도 주부이지만 어디 나서서 나 주부인데요 라고 또 말은 과감히 못해요. 묘한 심리죠. 각종 미약하고 업신여기는 순간을 표현할때도 보면 예를 들어 운전할때도 김여사, 손뚜껑운전 등 안좋은 상황에 가장 웃음 거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주부(아줌마)를 사용였던 것같아요. (괘씸) 암튼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될 역할같은데 역할을 맡은 주부는 꽤 피하고 싶은 역할이기도 합니다. 불가사의한…
유주현
- 안녕하세요, 외계인님. 초반에 무서운 범죄스릴러의 탈을 느껴주셨다니, 뭔가 기분이 좋습니다. 아주아주 무서운 범죄스릴러도 꼭 써볼게요. 기대해주세요!
윤 여사가 보는 장면을 직접 보고 싶으시단 말씀에, 저도 함께 궁금해지네요. 이사 온 여자를 만나러 간 윤 여사의 시선을 수도 없이 따라갔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또, 상상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올바르게 산다는 건 대체 무엇이기에 윤 여사는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속상한 와중에, 만약 인경과 여자가 정답에서 아주 멀리 있는 거라면 어쩌지, 뜨악한 불안도 함께 솟아오르고요. 사실 정말로 진지하게 무서워할 때도 있어요. 아, 어떡하지. 진짜 망친 것 같은데 하면서요. 그러나 제 결론은 결국 항상 이런 식으로 끝나더라고요. 틀려먹었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다행인 듯 다행이 아닌 듯 다행인 듯 싶습니다. :))
남겨주신 주부 이야기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개츠비님도 비슷한 정서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이 묘한 심리 속에 숨겨진 딜레마가 그만큼 크기 때문인 것 아닐까요. 주기적으로 싱크대 후드와 침대 밑의 먼지를 닦아내야 하는 게 인생인 것 같다는 생각을, 저는 종종 하는데요 냉동실에 만들어 놓은 얼음이 없다는 게 절망의 또 다른 표현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게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역할에, 막상 또 묘한 이미지가 씹던 껌처럼 들러붙어 있다니. 정말로 불가사의하다고밖엔 표현할 수가 없네요...
글샘
안녕하세요? 유주현 작가님! '꿈과 광기의 왕국' 잘 읽었습니다. 타인의 욕망을 채워주며 (이를테면 남편의 편안함) 살고 있는 윤여사에게 문제의 그 집에 이사온 여자들이 보여준 것은 윤여사의 욕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용해 보이는 가죽공예를 하는 여인이나 야하고 끔찍한 외국 동영상 번역을 하며 사는 여자. 그리고 거침없이 화를 내는 모습. 윤여사가 금기시하고 있었던 것들일 것 같아요.
짧은글은 아래와 같이 지어보았습니다.
'주부'는 열심히 적금을 모아서 평소에 살고 싶었던 아파트로 '이사'했다. 평소에 관심 있었던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하고, 집을 꾸미는 것을 자신을 꾸미는 것과 동일시하였다. 예쁜 그림을 사고, 커피를 내렸다. 때로 '타인'을 초대하여, 자신의 집을 과시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다.
유주현
안녕하세요, 글샘님. 저도 남겨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윤 여사의 금기란 엄연히 자의로 만들어진 것인데, 그로 인해 너무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사과를 꼭 듣고도 싶었고요. 한 번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지 않겠니. 싶은 그런 마음으로요.
지어주신 주부 글엔 묘한 긴장감이 도네요. 자신의 집을 과시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던 어떤 주부에게 기괴한 일이 닥쳤다는 이야기의 도입 같다고나 할까요. 글샘님 이야기의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
ESC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라, 어떤 얼굴을 넣어도 될 캐릭터들이라 더 마음 불편하게 읽었습니다. 저 위의 생각처럼 미웠다가 안쓰러웠다가 참 복잡했네요. 개인적으로는 손하나 까딱 않는 모지리 남편을 한 대 갈겨주고 싶었습니다…
유주현
안녕하세요, esc님.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라 느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소설의 등장인물에서 익숙함을 느낄 때, 그래서 당혹스럽거나 낯 부끄러워지거나 외면하고 싶은 그런 마음을 저도 많이 느꼈었지요. 윤 여사의 남편 부분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사람은 왜 이래야만 할까. 고민하는 게 정말 힘들었답니다. 하하.
아리사
타인 : 타인의 삶이라 외면하기엔 안타깝고, 관여하기엔 지나칠 수 있기에 조심해야할 것들이 많다. 타인과 나 사이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면서도 원만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다. 과연 나는 타인에게 어떤 존재이고, 타인은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할까. 때론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는 걸 배우고 또 소중한 인연은 정겨운 타인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사 : 이사를 해야 하는 사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일 수도 있고, 직장의 특성상 그럴 수도 있고, 또 완벽한 타인이 되기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때론 어느 누구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완벽한 타인이 되기 위해 이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관심을 주목받는 타인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기도 하다.
주부 : 주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한 가정의 든든한 보금자리를 관리하고 가족을 보살피는 아주 중요한 자리인데 남자든 여자든 주부라고 하면 쭈뼛쭈뼛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나는 커리어 우먼으로서도 당당하고, 주부로서도 당당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
작가님... 좀 더 많은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어제 오늘 너무 바빴네요ㅜㅜ 늦었지만 소통하고 싶어서 이렇게나마 글을 남깁니다~ !! 꼭 읽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유주현
아리사님 안녕하세요. 얼마 전, 별 생각 없이 또 재생 했던 카우보이 비밥이 떠오르는 닉네임입니다. 결국 버려진 회중시계의 주인이 아리사였었지요. 반갑습니다. 세 키워드로 알차게 지어주신 글 역시 잘 읽었어요. 타인과 나 사이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는 일은 언제나 힘들지요. 그러나 인간관계가 어렵기에 소설이 생겨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리사님의 이사 글은 어쩐지 타인 키워드하고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다양한, 이사를 해야 하는 사유를 헤아리다 보면 결국 서로에 대한 측은지심이 떠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주부 글을 남겨주신 분들의 공통적인 이미지는 역시나 씁쓸하네요. 언젠가는, 아주 예전엔 주부를 그러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었단다, 하는 이야기가 오가는 세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아리사님과 소통해서 저도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유주현
안녕하세요. 드디어 2월이 시작됐네요. 다들 어떤 아침 보내고 계신가요. 두 번째 원고를 읽어주신 분들과 함께 보낸 지난 이틀이, 저에겐 몹시 짧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척 길게 이어진 것 같다는 기분이 듭니다. 제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상대에게 내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었는데요. 직접적인 제 목소리보다는 가공 세계가 더 편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 모임이 저에겐 큰 이벤트였는데, 약간의 걱정과는 달리 무척이나 재밌었습니다. 그럼 저는 이쯤에서 인사 드릴게요. 박민경 작가님과 다시 즐거운 이틀 이어가시길요. 건강하고 편안한 2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D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박민경
2월의 시작을 여는 수요일 아침입니다. 안녕하세요, 사계절의 독자님들. 『두 번째 원고』에서 「긴 하루」를 쓴 박민경입니다.
저는 이 기획 덕에 그믐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렇듯 독자님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니 조금은 신기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이틀간 짧고도 긴(시간만큼이나 텍스트의 길이 역시 상대적이니까요) 텍스트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합니다.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었으나, 아직은 낯을 드러내기에 쑥스러운 주간인 듯해요. 하지만 우리가 나눌 이야기엔 겹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모임 8일 차라 슬슬 힘이 빠지셨을 것 같기도 한데요. 「긴 하루」 어떻게 읽으셨을까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독자님들의 글과 질문 기다리겠습니다. :)
편집자
작가님,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즐거운 수요일입니다. 저는 요즘 곤충 장난감(?) 피규어(?)에 푹 빠져 있는데요. 2월의 첫날 박민경 작가님과 『두 번째 원고』 「긴 하루」에 푹 빠져보시면 어떨까요! 남은 나흘도 즐거운 시간되세요 (으라차찻)
지나가는나그네
안녕하세요~ 박민경 작가님? 1월 참 길었던 것 같은데 드디어 짧은 2월이 됐네요. 시간은 가고 계절은 변하네요. 하하. 뻘소리였습니다. 도대체가... 좌우간 긴 하루 잘 읽었어요. 다 읽고선 윤종신의 <나이>라는 노래를 듣고 싶어져 찾아 들었는데 딱히 관련은 없더라고요. 하하하. 글을 어쩜 그리 잘 쓰시는지... 하하하하.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글샘
박민경 작가님! 반갑습니다. 두 번째 원고가 이렇게 좋다니,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너무나 기대가 되네요. 약간 제 취향인 것 같아요.^^
154쪽
병철은 우란이 건네고 자신이 받은 것들, 혹은 자신이 던지고 우란이 안은 것들을 우정이라고 여겼고 소중히 대했다. 그건 요양센터라는 무미하고 단조로운 세계에서는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 따뜻하고 말랑한 것이었다.
이 부분 읽을 때는 최은영 작가님 소설 생각도 나고요.
한병철에게서 사라져가는 것들이 쓸쓸하면서도, 눈이 내리는 날 스타랙스를 몰고 안면도로 향하는 병철의 하루를 길게 만들었다는 작가님의 의도가 참 따뜻하네요😊
'나이듦'이라는 것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닌데, 소설 곳곳에서 보이는 '능력의 퇴화'로 인식하는 것이 안타깝고 속상하네요. 저또한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 나의 능력이 쇠퇴하면서 여기저기 아파지기 시작하는 것을 받아들일 때, 아마도 병철의 느낌이겠죠?
소설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우산'의 상징도 궁금한데요. 아내는 병철에게 비를 피하도록 도와주는 안식처였고, 병철또한 둘째 아들과 닮은 청년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준 것 같아서 동화같고 좋았어요.
둘째 아들과 병철이 스타랙스를 타며 '이동하는 서점'을 운영하면 좋겠네요! 유튜브 채널도 하나 개설하고요ㅋㅋ
내일 작가님이 제시해 주실 키워드 기다리고 있을게요. 마스크와 천천히, 잘 이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박민경
안녕하세요, 지나가는나그네님. 그러게요. 유독 길었던 1월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긴 하루」를 쓰면서 최백호의 <길 위에서>와 정훈희&송창식 버전의 <안개>를 많이 들었답니다. 무언가 참담하면서도 외롭고 쓸쓸한 무드가 글을 쓰는 저의 심정과 닮아 있었던 것 같아요. 기회가 되신다면 들어보시길 추천해요:) 내일도 찾아 오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박민경
안녕하세요, @글샘 님. 깊게 읽어주시고, 소중한 감상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샘님의 말씀처럼 '나이듦'에 대해 보다 많은 정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퇴화, 쇠퇴, 제한, 불편함에 국한되지 않는... 아무리 천천히 가도 언젠가 닿고야 마는 우리의 공통된 미래라면 좀 더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시선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작품을 써내려 갔던 것 같습니다.
우산의 상징에 대해서도 질문 주셨는데요. 저는 시대가 아무리 발전해도 우산 만큼은 몇 백 년 전과 다름없는 생김이라는 게 참 위안처럼 다가올 때가 있더라고요. 날이 흐릴 때면 소중한 누군가의 우산을 챙겨주는 마음 역시 몇 백 년 전과 같겠지요. 아내에게서 병철로, 병철에게서 아들을 닮은 청년에게로 이어지는 이 마음의 바톤이 작품에 나오지 않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어지길 바라고 있답니다.
둘째와 병철이 함께 북튜버 겸 여행유튜버가 되는 그림도 상상하니 재밌고 정겹네요. 두 사람 생각보다 투닥투닥 케미가 좋을 지도요:) 소중한 감상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 보내시길 바랄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박민경
어느덧 6시네요. 해가 짧은 요즘이라 6시면 벌써 하루가 다 지나간 느낌이지만, 아직 오늘이 끝나려면 수박 반 통을 닮은 6시간이 남아있답니다. 아직 계획하셨던 오늘의 일정 중 해치우지 못하신 게 있다면, 화이팅이에요:) 제가 독자님들과 함께 나눌 키워드는 '낙관', '우정', '운전'입니다.
낙관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든 대체로 초연해 보이기 마련이라, 타인으로 하여금 절실함이 없는 사람으로 오인받기도 하는 듯합니다. 왜, 입버릇처럼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말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하지만 마침내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사람들은 사실, 이미 가장 깊은 절망을 경험하고 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기분이 바닥을 친 어떤 상황에서 습관처럼 낙관이 솟아오를 때 정말 괜찮은지 제 마음을 자세히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해요. 정말, 괜찮은 거야?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방식으로요. 타인에게 무해한 존재가 되기 이전에 자신에게 무해한 마인드를 가지기 위해 애쓰는 요즘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상황에서 낙관이 솟아오르시나요? '우정과 '운전'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글 남겨주시면 다람쥐 알밤처럼 아껴 읽겠습니다:)
글샘
저도 작가님처럼 우울이 바닥을 쳤을 때, 비로소 낙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언제나 마지막에는 '희망' 이 찾아와줘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152쪽
병철에게 운전이란 물길을 따라 물이 흐르듯이, 두 다리를 움직여 걷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무엇이었다.
'운전'은 병철에게 하나의 정체성처럼 느껴지는데요. 작가님께서 말씀하신, 아무리 천천히 가도 언젠가 닿고야 마는 우리의 미래에 병철의 '운전'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운전'을 못 하는 그녀는 항상 그의 차를 타고 퇴근한다. 퇴근길은 그날의 일과와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가고, 그들의 감정도 차곡차곡 '우정'이 되어간다. 그들의 미래는 불안하고, 어쩌면 내년에 함께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도 그녀도 꿈처럼 언제나 '낙관'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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