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발견> 함께 읽으실래요?

D-29
10장 자신을 좀더 사랑하는 법 무한한 기회를 가진 존재가 어떤 관계에 국한된 제한적이고 배타적인 견해에 따라 취급되어서는 안된다. 영혼에 자유로운 길을 터주고 몸과 정신의 기관이 자유롭게 발달하도록 내버려둔다면 그 존재는 앞으로 마주하게 될 모든 관계에 걸맞게 될 것이다. <19세기 여성>을 읽은 호러스 그릴리의 근시안적인 비판 “여자든 남자든, 이 책을 읽으면 무언가를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책을 덮을 무렵에는 수많은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고 어렴풋한 생각을 떠올리는 데서 그치고 만다.” 마거릿 풀러의 반박 개혁가들은 자신의 논리에서 이 세계가 완전히 악인들과 배고픈 이들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종종 잊곤 한다. 정신의 음식에 굶주린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정신의 욕구 또한 몸의 욕구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또한 개혁가들은 사회의 사슬이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종종 잊곤 한다. 고리와 고리가 연결된 사슬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한 남자를 그 동료들 위로 들어올릴 수 없다. 우리는 인류 전체를 들어올려야 한다. 뉴턴, 셰익스피어, 밀턴은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에게 직접 이득을 주지 않았지만 그들 덕분에 인류 전체가 고양되었다. 그들은 출판사를 찾기 어려웠을지도 모르지만 몇 세기가 지난 후 출판사가 그들을 찾았고 독자들도 그들을 찾았다. 인류 전체가 들어올려진 것이다. 최고의 인간은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의 결과를 알지 못한다 세계에서 가장 쓸모 있는 사람은 그저 이용될 뿐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에서 썼다. 낮과 밤을 기쁨으로 맞을 수 있다면, 삶이 꽃이나 달콤한 풀처럼 향기를 풍긴다면, 삶이 한층 유연해지고 별처럼 반짝거리며 영원에 가까워진다면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정신은 그 자신만의 장소이니, 그 안에서는 천국이 지옥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천국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항상 기댈 수 있는 상대, 내가 항상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상대는 어디에도 없을 것도 알고 있었다. 나는 이 땅 위의 순례자이자 잠시 머무는 사람일 뿐이었다... 나 같은 이런 존재는 오직 마음 안에서 집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좋다. 모든 것의 힘을 빌려 나는 우주가 쓰는 위대한 시의 의미를 해독할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는지 알지 못하지 – 우리가 갈 때 말이야 우리는 농담을 던지고 문을 닫지 - 우리 뒤를 따라 들어온 운명이 빗장을 걸어 우리는 더 이상 말을 걸 수가 없어 --------------------------------------------------------- 한번 손에 든 책을 멈출 수가 없었다.
먼저 제임스 너무 멋진 거 아닌가요. "초대장을 시 형태로 써서"보냈다니요. 그것도 50달러와 함께. 지성미와 진보미를 가득 지니고 있는 풀러를 적대적으로 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래도 제임스와 그릴리처럼 그녀의 멋짐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풀러를 비방하는 이런 말들, "특히 우리가 항상 여자에게 기대하는 깔끔함이 전혀 없다.", 또는 여자를 에둘러 모욕하는 이런 말들 "따스한 여자의 마음"을 읽으면 본능적으로 짜증이 확 나는데, 풀러는 이 모든 걸 이겨내고 코웃음치며 그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걷는 것, 정말 '위대한 천성을 지닌' 사람이 맞는 것같아요. 풀러가 소로의 글을 다듬어주는 사람이라는 것도 반가운 이야기이고요. 줄리아 워드 하우의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지만 그렇기에 마지막 문단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던 것같습니다.
제8장 나는 위대한 천성을 지니고 있다(That which exhausts and exalts) 에머슨과 풀러의 관계는 정말 복잡하고 오묘했던 것 같다. 위대한 정신을 가진 두 사람이 이성적 교류 뿐 아니라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부분까지 어떤 관계가 얽혀 있었는지 두 사람이 직접 쓴 글을 통하니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 왈도는 마거릿과의 불꽃 튀는 비범한 관계를 잃고 싶지 않은 동시에 구속되고 싶지도 않다. ..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를 그대로 둔 채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고 흔치 않은 유대감을 있는 그대로 만끽하자고 요구한다.<231> (Waldo struggles to reconcile his seemingly irreconcilable desires-not to lose his uncommon and electrifying bond with Margaret, but not to be trapped in bondage. He urges her to let things be as they have been, to savor their uncommon connection without demanding more.) 풀러는 타고난 자질을 의미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마치 노력과 훈련으로 사랑에 자신을 맞출 수 있다는 듯이 “적합한”이라고 말했다. 캐럴라인과 샘, 그리고 왈도에 이르기까지 마거릿은 자신이 열망하는 애정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결국 상대를 떨어져 나가게 만들었을 뿐이다.<239> (Margaret Fuller wondered whether she was “fitted to be loved”- a word choice both curious and tragic: not “worthy,” bespeaking an inherent endowment, but “fitted” as if she could fit herself for love by strain and discipline. With Caroline, with Sam, and now with Waldo, she had pushed and pushed to earn the affection she longed for-a push that eventually repelled each of its objects.)
제9장 그녀는 앞을 보며 걸었다.(Merely the beautiful) 풀러가 뉴욕트리뷴에 합류한 후 문학작품에 대한 비평을 쓰고 현장을 찾아가 발로 뛰면서 취재하고 실태를 폭로하고 대중의 관심을 고취시키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가 개척자가 되어 쓴 작품들이 후대의 여성들 마음 속에 변화의 씨앗을 심어준 결과가 되었음을 알았다. ---------------------- 문학 작품을 개인적, 정치적 차원의 한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버팀목으로 생각한 풀러는문학을 사회 개혁과 사회 정의 구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 문학은 어쩌면 인간의 모든 종과 계급 사이를 통역하는 거대한 상호 소통의 장으로 볼 수 있다. 문학은 형제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서신 교환이다. 형제들은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정신적으로 함께하기를 열망한다.<255> (Seeing literature as a powerful fulcrum for raising standards not only personally but politically, she had no qualms about using it as a tool of reform and social justice. Literature may be regarded as the great mutual system of interpretation between all kinds and classed of men. It is an epistolary correspondence between brethren of one family, subject to many and wide separations, and anxious to remain in spiritual presence one of another.) 교도소, 정신병원, 고아원으로 쳐들어가 학대실태를 폭로하고 대중을 고무하여 변화를 요구하게 만드는 일과 월든 호숫가를 거닐며 정신적 삶을 철학적으로 사색하는 일은 다르다. 초월주의자 중에서 풀러는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신념을 시험한 유일한 인물이었으며, 펜을 이용하여 우리의 삶이 정의로운 사회에서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삶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도록 힘껏 노력했다. <256> (Pacing the periphery of Walden Pond while philosophizing about the life of the mind is not quite the same thing as marching into prisons, asylums, and orphanages to uncover abuse and incite the public to demand change. Of the Transcendentalists, Fuller was the only one who left the sanctuary of nature and tested her ideas against the real world, using her pen to bring life as it was being lived a little closer to life as she believed it ought to be lived in a just society.)
female 이라는 단어가 예전엔 그런 뜻이었다니. 배서여자대학교도 이름에서 female을 빼게 되었고. 야간에는 여학생들 나가지 말라는 규정도 있는 시절. 여자한테는 책도 안빌려주고 천문대도 못들어가게 하고. 여성인권이 낮았던 건 알았지만 이렇게 책 내용에 계속 언급되니까 더 와닿네요.
그 부분 읽으면서 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떠올렸어요. 울프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 화자인 '나'도 여성이기 때문에 도서관에 들어가지 못하거든요. 울프와 풀러 사이에는 100년의 시간이 있고요. 오늘 내용에서는 전 풀러의 균형감각에 많이 놀랐어요. 자신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좋은 점을 생각해 끝까지 애정을 유지하는 것도, 여성혐오를 드러내고 하는 칼라일 또한 이성적으로 판단해주려는 것도 보통 사람을 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돼요. 자신의 상처와 절망을 타인 탓으로 넘기지 않고 자기 자신이 온전히 끌어안았다는 점도, 그리고 결국 자기애로 나아갔다는 점도 대단해요. 오늘은 마지막 문장을 읽고 도저히 멈추지 못해 다음 챕터 몇 문단을 읽었어요. 다행히, 그녀는...:)
당신 자신을 자기 이외의 곳에서 찾지 말라 Ne te quaesiveris extra. 11장 그날 사랑은 눈부시게 빛났다. 마거릿 풀러와 오솔리의 사랑은 아래의 세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불행한 집착이 중독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는 실망감 자체가 마약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능을 가진 이들에게 지적인 면에서 흠뻑 빠져든 다음 서로 동등한 감정의 부재를 깨닫고 절망의 심연에 빠져드는 것 당신의 육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내면의 삶을 잡으려고 노력하세요. 당신은 여전히 셰익스피어, 실러, 바이런의 세계에서 정신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문학은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한때 진심으로 결합되어 함께 신성한 불길을 키운 영혼은 서로의 삶에 완전한 타인이 되지 못해, 한 영혼이 다른 영혼에게 관심을 표할 때 그에 응답하는 떨림이 느껴지기 마련이야.
나는 운명의 영역에 들어서고 있어. 너무 힘겨워서 죽음이라는 문을 제외하고는 출구가 보이지 않아... 하지만 어떻게 견뎌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 전부 어둡고 슬픈 수수께끼일 뿐이야.
12.사랑과 진실, 아름다움은 하나이다. 자신이 결혼도 하지 않은 채로 임신한 것이 밝혀졌을 때 대중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고 아이들은 그 모든 결점에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존재라고 생각해요. 천재가 될 수 있는데, 누가 여편네가 된단 말인가? 소중하게 길러온 자식들이 온통 상처 입고 신체를 절단당한 모습을 보아야만 하는 그 가여운 어머니들의 심정을 생각한다. 아이는 나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줍니다. 내가 전에 느꼈던 그 어떤 기쁨보다 훨씬 순수하고 훨씬 깊은 기쁨이에요. 가끔 자연에서 그런 기쁨을 느껴봤지만 이 아이가 주는 기쁨은 그보다 훨씬 친밀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아들은 나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그 작은 마음으로 내 마음을 꼭 끌어안습니다. 그가 살아간다면 좋지 않은 씨앗을 뿌리지는 않을 거라고, 항상 그 자신을 위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믿어요. ------------------------------------ 대중적인 작가는 작가의 말과 행동에 대중들이 받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공인이라는 공공성보다는 개인의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자신의 삶과 인생이 그런 제한된 자신의 모습에 갇혀 방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대중들은 오히려 그들을 자신의 이상적이고 이성적인 테두리 안에 가두려고 한다. 자신의 삶도 불완전하면서 타인에게는 완전한 삶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9장 그녀는 앞을 보고 걸었다. 풀러가 뉴욕트리뷴에서 글로 쓴 것은 비단 글 자체가 아닌 많은 사람들의 바램들이었다. 그들에 대한 그녀만의 응원이었다. 가끔 책을 읽다 내 심장을 콕하고 찍어 올려다 적은 것 같은 구절을 만날 때 감사하다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무언가가 잘못 되었지만 그것을 정확히 어떻게 표현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것에 대한 대답들이었던 그 글들이 주는 위로는 정말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이었기에 그녀가 뉴욕트리뷴에서 쌓아올린 글들을 쌓아 비로소 19세기 여성을 발간 했을 때 그 책이 가진 파급력은 실로 엄청났을 것 같다.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의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 이 진리의 발견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진다. 멋진 마거릿 풀러 그녀를 마음 속 깊이 응원하게 되었다.
이른 죽음을 눈앞에 두고 풀러가 찾은 존재의 충만함은 무얼까요. 오솔리와의 사랑으로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네요. 풀러는 그간 좇아왔던 세계에 본인의 삶이 위배된다 느끼는 것같고 또 책에서 나온데로 미래가 막연히 불안한 것도 같은데, 저자는 이번 챕터를 혁명가를 이야기하며 끝냈어요. 풀러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는 뜻일까요.
마지막 29장이 풀러니까. 그 부분을 읽으면 나오지 않을까요? ㅎㅎㅎ
4장. 사실 좋아하는 미국의 고전들이 꽤 있는데, 허먼 멜빌의 작품은 모비딕외에는 읽어본게 없더라고요. 호손의 작푸꼬 마찬가지로 주홍글씨외에 아는게 별반 없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올해 제독서의 많은 양이 이 책에서 언급된 사람들의 책으로 채워지겠구나싶은 생각이 드네요. 4장에서 기억나는 문장입니다. “우리 인간은 자연의 본질과 인간의 본질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서 구분하고 분류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충동은 우리가 유한한 것 안에 무한한 것을 담고, 혼돈 안에 질서를 세우고, 발판을 만들어 좀더 높은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추진력이 될 수 있다. 한편 이 충동은 또한 우리를 제한하는 한계가 되기도 한다. 어떤 것에 이름을 붙이면서 우리는 그 이름을 본질 자체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5장 저는 시보다는 산문을, 산문보다는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지만, 좋아하는 몇개의 시중에서 브라우닝의 시도 두어편이 있어서 5장을 특히 흥미롭게 읽었어요. 특히 <오로라 리> 에 관한건 몰랐던 이야기라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여성을 대상으로한 성폭력은 고대부터 있었던 것인데 겨우 그녀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문학작품에서 다루었다는 것도 한숨 나오는 일이었구요. 기억나는 문장이에요. 허영심이 하나도 없는 여자가 있을까요? 남자는 있습니까? 단지 이런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신사분들 사이에서는 이 허영심이라는 필수품이 흔히 야심으로 포장되기 마련이지요.“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작가가 가진 생각들이 은연 중에 스며든다. 읽으면서 느끼다 보면 나는 작가의 생각에 흠뻑 빠져든다. 그것이 문학적인 것이 되었든 철학적인 것이 되었든 사회적인 것이 되었든 글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작가가 발견한 그들 삶의 모습을 배워 나간다. 그녀도 마가릿 풀러의 글과 삶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고 썼다고 생각한다. 그 글 속에서 페미니즘을 배우고 사랑과 인생을 배우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글이 가진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생각들이 세뇌가 되어 버렸다. 글은 그녀가 가진 축복이다. 인생은 인간에게 주어진 최대의 행복이다.
10장 한 사람의 세계관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세계관을 쌓아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챕터의 느낌은 뉴런 같은 Universe의 탄생 과정을 본 느낌이었다. 에머슨, 애나, 샘, 미츠키 아담, 베토벤, 칼라일 풀러 미첼 ,제임스 ,쇼팽…그들은 서로에게 유기적인 영향을 주고 나는 지금 이 책이 이끌어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를 읽으며 그가 나에게 끼칠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제10장 자신을 좀더 사랑하는 법(Divided, indivisible) 풀러가 당대의 최고 지성이었으며 그에 못지 않은 많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나라는 인간을 감당할 사람은 절대 나타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기댈 곳에 절대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상당히 외로워 보인다. 여러번 상처를 입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풀러는 사랑에 용감했고 본인의 감정에 솔직했던 것 같다.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닐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면서 새로운 세계를 넓히고 자기 자신을 성장시킨 풀러의 일생이 멋진 것 같다. --------------------- 당시 이런 비난은, 지금도 그렇지만 가능성 자체가 힘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데서 발생하는 것이다. 준비된 정신은 계발되고 고무된 행동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자 촉매제이다.<271> (Such indictments were then, as they now, blind to the fact that possibility itself is a generator of power – that a mobilized mind is the prerequisite and catalyst by which the body springs into informed and inspired action.) 나는 인생을 완전히 겪어보지 못하게 될 것이 슬펐다. 내 존재의 완전함을 절대 알지 못하게 될 것이 슬펐다. 하지만 가장 엄격한 방법으로 나를 시험하게 된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286> (I mourned that I never should have a thorough experience of life, never know the full riches of my being; I was proud that I was to test myself in the sternest way that ..) 상드는 삶에서 “결혼의 속박을 끊어냈을 뿐 아니라 사회와 교회의 구속에서 독립하여 다른 형태의 관계를 만들어냈다.”<291> ( a life in which she had “not only broken the marriage-bond [but] formed other connections, independent of the civil and ecclesiastical sactions.”) 훗날 미츠키에비치는 풀러를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을 접하고 앞으로 다가올 세대를 미리 이해할 수 있던 유일한 인물”이라고 평한다.<293> (He would describe her as “the only one to whom it has been given to touch that which is the most decisive in today’s world and to comprehend in advance the world to come.”) 풀러는 그를 애정의 상대가 아니라 새로운 자신으로 인내해줄 스승이자 절친한 친구로 여기게 된다. 여기에서 새로운 자신이란 “좀더 잘 사랑하는 법”을 배워 상대에 그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295> (she would come to see him not as love object but as guru and confidant who guides her to the version of herself that learns to “love still better” - love that another would reap.)
11장12장 민들레 홀씨처럼 여기저기 흩날리던 풀러가 자신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연하의 이탈리아 남자 오솔리를 만나 뿌리를 내리고 니노를 낳으면서 드디어 자신만의 땅을 찾아 깊게 뿌리를 내리는 것 같았다. 인생에서 모든 순간 흔들리는 건 자신 안에 강한 중심이 되는 것이 없어서 그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녀에게 아들 니노가 그런 존재가 되었고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니노 또한 불로초처럼 살아남을 때마다 감동의 물결이 일렁였다. 그녀의 가족의 존재가 그녀가 지금껏 주장했던 말들을 비록 뒤엎을 수 있더라고 풀러의 열정은 꺾이지 않은다는 걸 니노가 매번 살아남는 모습을 보며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12장에서 이 문장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천재가 될 수 있는데, 누가 여편네가 된단 말인가?”
저도 이 문장이 아주 인상깊어요 :) 이번 장에서는 풀러가 쓴 편지들을 읽으며 그녀가 끝없이 자기 증명을 하려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왜 이렇게까지 타인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의 세세한 부분까지 전해야 할까, 그냥 과거는 그곳에 두고 앞으로의 삶을 살면 안 되는 것인가, 하고 제 기질대로 생각해 봤고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풀러가 어렸을 때 품었던 삶의 목표와 그녀가 여성이라는 점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긴 시간 지성이라는, 뛰어남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오던 여자가, 그것도 공공연히 그것을 대중에게 큰 목소리로 말해오던 여자가, 그간의 말과 다른 길로 걸어간 모습을 보았을 때, 대중이 그녀를 어떻게 볼지, 얼마나 그 틈을 노려 가혹하게 공격해올지를 떠올리자 그녀의 불안이 이해가 되었어요. 또, 그녀에겐 그녀의 지성과 나란한 곳에 있는 공동체 사람들의 지지가 매우 필요했을 것같아요. 좁은 문을 통과하는 사람에겐 아무래도 적이 많을 테고, 그 적들의 공격 속에서 손을 잡아주는 동료의 소중함은, 말해 무엇할까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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