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

D-29
두분의 시인들은 부럽고 앙모해마지않을 기교의 표현들 현학과 감성, 눅진히 쌓인 인생의 넊두리들을 보여주시고 저는 오는 겨울비내리는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책을 내려놓고 후련함보다 잊었던 방학숙제를 깨닫는것처럼 마음이 바쁘고 경황이 없습니다 한판 큰 굿이었을가요 떡집어 먹으러 왔다 내림굿받는 이처럼 당황하고 아득해집니다 18명의 고혼들이 강림하는 기운이라니 둘아가신 옆집 아저씨같이 친숙한 이부터 이름도 닟선 타국의 영혼들이 제 마음에 분탕을치고 내일 해가 다시 뜨기전까지 숨이 가프게 할듯합니다 배워야할것들 읽어야 할것들이 너무 많은데 겨울밤은 이제 얼마남지 않고 서둘러야 할듯합니다
@환환 님의 감상이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워 여러 번 읽었습니다. ‘떡 집어 먹으러 왔다 내림굿 받는 이처럼’이란 표현은 너무도 적확해, 저도 기억해 놨다 써먹으려 합니다.
저는 솔직히 두분 작가님을 몰랐습니다. 장석주 작가님은 너무 박식하시고 뭐랄까 어린학창시절 국어선생님같다는 느낌 생판 어린 초짜들에게 문학은 무엇이라는 것을 고군분투하며 알려주시는 거 같았어요. 박연준 작가님은 글이 어쩌면 다 감수성 뿜뿜하고 예쁘고 예리하게 표현을 잘 하시는지 제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서정시인 같은 이미지... 사실 남들은 다 아는 문호들과 예술인들을 나만 몰라서 당황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도대체 책 안 읽고 뭐 하고 산 건 지 싶었네요 그믐을 통해서 조금씩 무식을 지워가고 있습니다. 좀 시간도 걸리고 버겹겠지요 보드판에 유성잉크로 묻은 무식이라...
'보드판에 유성잉크로 묻은 무식'이라니 기가 막힌 표현입니다. 지우기 버거운 무식... 저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기에 들켜버린 것 같아 뜨끔했고요. 그믐에 계속 있으면 조금이나마 지워지려나요. 두 시인을 설명하신 부분에서는 웃으며 공감했습니다. 특히 장석주 시인님은 저도 환환님과 똑같이 생각했...ㅎㅎㅎ 여하간에 서로 다른 결의 작가가 공저한 책은 이러한 재미도 얻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환환 님, 최소 언어의 연금술사! ㅎㅎㅎ '보드판에 유성잉크로 묻은 무식' '떡집어 먹으러 왔다 내림굿받는 이' 비유 너무 멋들어지십니다.
저도 막 마지막 인물에게 쓴 편지까지 읽고 그믐에 접속했습니다. 장국영에게 쓴 편지를 읽으면서는 그의 대표곡들과 아비정전 OST를 틀어놓고 읽었습니다. 대표곡 중에는 '월량대표아적심'도 있더라고요. 예전부터 등려군이 부른 그 노래를 좋아해 왔는데 그가 부른 버전도 있다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원곡보다 배는 더 처연하게 들리는 건 분명 그가 '사월'을 닮았기 때문이겠지요. [장국영] 박연준 / 136p 단순히 잘생겼다고만 할 수 없는 무엇! 맞아요. 당신은 꼭 '사월'처럼 생겼어요. 사월의 해사함, 사월의 부드러운, 사월의 번짐, 피어남, 유약함, 빛남, 불완전함, 슬픔..... 사월이 품은 많은 것이 당신 얼굴에 있어요. 그래서 당신은 사월에 떠났나요? 그나저나 검색 결과에 나온 그의 앨범들을 하나씩 훑어보다가, 96년에 발매한 '홍(red)' 앨범 재킷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최신 아이돌 사진에 진배없어서요.(저장저장)
이번주 금요일이네요, 벌써! 기대됩니다, 무슨서점 그믐밤 ^^
떨리네요 ㅜㅜ 그나저나 장소가 협소해 걱정입니다. 해서 당일에만 사용할 수 있게 옆집 '화장실'을 빌려두었습니다(마침 옆집이 짐을 빼고 있거든요) ㅎㅎㅎㅎ 서점 내부에 화장실이 있습니다만 혹여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생길까 봐서... 내일 오시면 다시 한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장소가 작다시니 제 존재감이 돋보이겠네요 ㅠ 민폐없도록 날씨봐서 내복을 벋고 가겠습니다 스키니하게 입을게요 ㅠ
공간이 작은 서점의 경우 내부에 화장실이 없는 경우도 많던데, 무슨서점은 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갔을 때 굉장히 편하고 안심(?)이 되었어요. 처음 방문했을 때 아주 인상적이었던 게 작지만 깔끔한 화장실과 독서실 책상이었습니다. ㅎㅎ 내일 그믐밤 참가인원이 6명이라 그리 많지 않아 화장실 쟁탈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긴 한데요, 세심히 옆집 화장실까지 빌려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안심(!)하셨다니 저야말로 감사합니다ㅎㅎㅎ 옆집이 이사 중이라 좀 어수선하긴 하지만, 옆집도 화장실은 깔끔합니다. @환환 님 그래도 내복은 입고 오세요... 밤에는 기온이 또 떨어지는 거 같더라고요.
네 6분이면 제가 아무리 뚱보라도 여유있겠네요 ㅎㅎ 저는 한 스무분 오시는줄... 세심한 배려 감사합니다 ㅎㅎ 내일 뵙겠습니다
내일이군요!!! 준비물이 책(인상 깊은 대목 준비), 편지지, 필기구, 이렇게 인가요?
@환환 별도로 준비하실 것은 없습니다! 오시는 분들에게는 '무슨 서점'에서 제작한 '편지 세트(편지지 6매, 봉투 2매, 녹색 펜 1자루 세트)'를 나눠드립니다. 다른 펜을 사용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펜은 좀 더 준비해 둘 예정이고요. 더불어 간단한 다과도... 모쪼록 편한 마음으로 오시기를요!
무슨 서점에서도 예쁜 필기구를 팔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맘에 드는 것으로 구입해서 편지를 써도 좋을듯요.
@환환 ㅋㅋㅋㅋㅋ 스키니하게 오실 환환님! 내일 뵙겠습니다 ^^
그믐을 만나 무슨 서점에 닿을 내일이 무척 설레네요 :) 특별한 밤 함께할 수 있어 무척 행복합니다. 1월은 어찌나 빠르게 흐르는지... 내일 서울 가는 기차에 앉아 못다 읽은 책을 읽어야겠어요. 저희는 대구에서 출발합니다. 시 쓰기를 좋아하는 남편 데리고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
대구에서 오시는군요!! 하필 오늘부터 기온이 많이 떨어졌어요ㅜ 따숩게 입고 출발하셨기를!
대단히 설레는 오늘입니다 ^^ 책방지기님 말씀대로 편한 마음으로 방문하려고요 실제로는 '경직된 표정'일 가능성이 높지만;;; 환한 미소와 따뜻한 표정도 최선을 다해 장착해 보려고 합니다~!
저도 경직되어 뚝딱거릴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서로 모른 척해주기로 해요ㅎㅎㅎ 저녁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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