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1.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D-29
저는 "극한직업" 영화를 꽤 늦게 봐서.. 도대체 테드창이 영화에 어떻게 나온다는거지.. 했었답니다 ㅋㅋ 너무도 유명한 영화여서 보기는 해야할것 같아서 늦었지만 봤고, 저도 테드창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빵 터졌었어요 ^^
소설로 읽을때는 "그래 이런 결말..크...... "이러면서 여운도 느끼고 제가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있는데요. 영상이란 매체의 특성인건지, 아니면 한국드라마의 특성인건지 모르겠는데요. 한국드라마나 영화라고 생각하면 뭔가 한방이 더 있어야할거 같다는 느낌이 자꾸 들더라고요? 그런데 만약 일본 드라마라고 생각하면 또 소설 그대로의 결말이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고요. 일개 드라마덕후의 편견일 가능성이 더 높겠지요 ^^
@까만머리@이혜민 님 "재수사" 같은 경우에는 관심을 보인 제작사가 여러 곳 있어서 에이전시를 통해 제안서를 받았어요. 회사 소개, 포맷(영화인지 드라마인지) 판권료, 기획 의도와 제작 방향, 패키징(제작진 또는 배우 등)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에이전시의 전문가들이 판단을 해주셨는데 저도 제안서들을 보기는 했거든요. 각 제작사들마다 소설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았는지, 어떤 영상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되어 흥미롭더라고요. 리얼한 수사 과정이 매력이었다는 곳도 있었고, 주인공 형사와 선배들의 캐릭터성과 서로의 관계가 좋다는 감독님도 계셨고요(홀수 챕터에는 아무도 관심 없으심). 기본적으로 저는 영상 작품은 제 것이 아니고 제가 별로 아는 바도 없다는 생각이어서 각색에 별로 참여하거나 간여할 마음이 없어요. 제 글을 열심히 읽어주시고 또 적지않은 시간과 돈을 들일 가치가 있다, 그럴 각오가 되어 있다는 분들이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영상업계에서 중시하는 요소들은 좀 신기하기는 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 제작사들은 1시즌 이후 다음 시즌을 만들게 되면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가겠는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소설 묘사와 실제가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를 물어보신 분도 계셨고요. '한 방'과 관련한 아이디어로는 똑같은 형태의 범죄가 20여 년만에 다시 벌어진다든가, 어떤 이유로 수사 시한이 단 며칠 정도로 제한된다든가, 피해자가 더 있다든가, 20여 년 전 경찰이 엄청난 실수를 했고 그걸 은폐했다든가 하는 아이디어들을 놓고 고민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와이어" 같은 형태로 매우 느리고 덤덤하고 사실적인 드라마가 나와도 재미있을 거 같은데... 판권을 사 가신 제작사와 연출자님의 판단을 존중하렵니다. ^^
@책읽는나랭이 @Nana @까만머리 @장맥주 테드 창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고, 또 다들 좋다고 하니 마치 좋아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는 작가라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려야겠는데요. :) 사실, 이미 여러분, 특히 장 작가님께서 테드 창 소설을 제가 좋아하지 않은 이유를 제시하셨어요. 테드 창은 SF에 “어떤 특별한 것이 있다”를 강조하는 분들이 특히 좋아하고, 모범 사례로 꼽는 작가입니다. 테드 창의 작품에 해당하는 “어떤 특별한 것”이 장 작가님께서 언급하신 “하드함”이나 “사고 실험” 같은 것일 테죠. SF에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작가나 평론가 등이 그런 부분을 부각해서 호평하면서 이 작가에 대한 일종의 팬덤과 과평가 분위기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SF의 중요한 요소는 ‘픽션’의 완성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문학적 서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독자를 설득할 만한 “개연성”이야말로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테드 창은 이 부분이 빈약해요. 그걸 자꾸 “하드함”이나 “사고 실험”으로 포장하는 거죠. 테드 창이 항상 알 듯 모를 듯한 단편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일 테고요. 그런 점에서 테드 창보다 켄 리우는 나은 점이 있습니다. 그는 ‘이야기’에 대한 집착과 감각이 있거든요. 저는 장 작가님께서 ‘간지러운 단편’이라고 언급했던 소설은 SF라기보다는 일종의 판타지 단편으로 읽었는데, 마치 한시나 하이쿠를 짧은 이야기로 풀어놓은 느낌이 아주 좋았더랬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SF는 원래 이래!’라든지 ‘SF다움’에 집착하는 일만큼이나 바보 같은 일이 없다는 것이죠. 제가 SF 신의 권력자들(어떤 작가, 어떤 평론가나 번역가 등)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제발 그분들이 내가 돈 주고 살 만큼의 재미있는 작품이나 써주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YG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SF 작가(테드 창)와, 영문학과 법학을 공부하고 프로그래머와 변호사로 일하던 SF 작가(켄 리우)가 각각 중점을 두는 '서사의 탄탄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생화학을 전공한 SF 작가(김초엽)이 대단히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요 예전에 <아마겟돈>이라는 영화를 보고, 굴착 전문가에게 우주 비행을 가르치는 것이 대체 효율적이란 말인가? 우주 비행사에게 굴착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라는 의문을 오랫동안 가진 적이 있었는데요 SF에 있어, F가 약하더라도 S가 강한 것과, S가 약하더라도 F가 강한 것에 대한 담론이 적지 않겠지요 물론 모든 것은 '과연, 그래서, 얼마나 약하고 얼마나 강하냐' 하는 '정도'의 문제이기도 하고, 또 개인 선호의 차이이기도 하겠고요 ^^
저는 테드 창의 작품들 읽으면서 조금 순한 버전의 보르헤스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보르헤스가 “나 SF 작가입니다”라고 말했더라면 SF 팬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아직 설익은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지금 SF로 일컬어지는 작품군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기는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 특징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다 보면 SF라는 장르를 재정의해야 하고, 결국 SF라는 개념을 무너뜨리게 되고, 그런 작업이 팬덤의 인정투쟁에도 그다지 봉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수북강녕 님 표현을 빌리자면 SF에서 S 자리에 다른 것을 두게 될 것 같아요. 저는 소설의 3요소(주제, 구성, 문체) 혹은 소설 구성의 3요소(인물, 사건, 배경) 중 어느 한 요소만 탁월해도 좋은 소설이 된다는 지론이 있습니다. 문체는 후진데 주제가 정말 심오하다거나, 주제나 구성은 그저 그런데 문체가 대단히 아름답다거나, 별 사건은 없는데 엄청나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거나, 캐릭터들은 뻔한데 사건(플롯)이 아주 쫀쫀하다거나. 이 모든 요소들이 전부 탁월한 소설은 인류 역사에서 아직 나온 적이 없고요. 그런 면에서 배경이 되는 세계에 대한 탐구를 심도 있게 하는 작품도 인정하고, 여기에 SF와 판타지, 또 보르헤스와 테드 창, 더 나아가 환상적 요소가 전혀 없이 한 사회나 업계를 깊이 분석하는 리얼리즘 계열 작품들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F와 판타지 사이에 경계가 있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 SF에 있고 판타지에 없는 것은 과학적 고증도 아니고 과학적 상상력도 아니고 그냥 애매한 과학적 분위기 정도 아닐까요. 반중력 부상장치와 하늘을 나는 양탄자, 포털 생성기와 순간이동 마법, 비브라늄 방패와 미스릴 갑옷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배경소설’이라는 말은 어감이 좀 이상하니까 ‘세계소설’ 혹은 ‘세계관소설’이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은데... 아주, 아주 나중에 이런 생각들을 정리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네요. ^^
궁금증 풀렸어요. 감사합니다. 게다가 켄 리우는 어떤점이 좋으셨어요? 이것도 묻고 싶었던건데 마음을 어찌 아시고 이것도 답해주셨어요!!
와! 이 방은 이제 사흘 후면 문을 닫는데. 장 작가님과 여러분께서 참여해주신 덕분에 정말 훌륭한 기록이 쌓인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대성공 같아요!!!
탁월한 모임지기께서 잘 이끌어주신 덕분입니다! 다른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려요~~. 모두 따뜻하고 편안한 한 주 되시기를요!
작가님, 자세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 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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