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1.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D-29
위의 '간지러운 작품'은 '간지러운 단편'으로 바꿉니다. ^^;;;
SF란 무엇인가 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과학문학상 수상작들에서, '과학적 요소가 부족하더라도 문학적 서사가 탄탄하고 개연성이 있으며 표현이 훌륭한 작품들을 뽑는다'는 심사평을 읽으며, 한편 이해하면서도 한편 아쉬운 적도 많았거든요 장맥주 님께서 <종이 동물원>이 간지럽다고 말씀하시니 또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중국계) 이민자의 생활을 바탕으로 이빨 빠진 호랑이를 소환한 동양적 정서 덕분에, 저는 해당 작품을 매우 뜻깊게 읽었는데요, SF 문학으로서 과학적 지식과 근거를 탄탄히 갖추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갸웃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종이 동물원>에 실린 단편 중, 구미호 사이보그 이야기 '즐거운 사냥을 하길' 같은 경우는, 넷플릭스에서 '러브, 데스+로봇' 시리즈로 애니화하면서 아주 적절한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삼체>는... 쩝... 장강명 작가님의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에서 저는 '당신은 뜨거운 별에'라는 단편을 제일 좋아하는데, 아이와 엄마, 세대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과 접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 가을의 대화제작이었던 양자경 주연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역시, 중국계 이민자의 험난한 삶을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버스 점프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결국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가족애' '결핍을 가진 엄마와 사춘기 딸의 관계 개선'이라는 측면도 있어서요 <종이 동물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가족애를 구현하는 SF 쪽으로 댓글을 쓰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ㅎㅎ
‘과학적 요소가 부족하더라도 문학적 서사가 탄탄하고 개연성이 있으며 표현이 훌륭한 작품을 높이 평가한다’는 기준을 팬덤이 일관되게 적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한국이건 미국이건 간에요. 맨 앞에 ‘우리 SF 작가가 쓴 작품 중에서’라는 전제조건이 있는 것 같거든요. 저 기준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면 주제 사라마구나 가즈오 이시구로, 코맥 맥카시, 보르헤스, 조지 오웰도 당연히 SF 작가의 목록에, 그것도 몇몇은 아주 앞쪽에 올려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이 배타성이나 부족주의로 보이기도 할 테고요. 다른 예를 하나 들자면 미국에서건 한국에서건 팬덤이 마이클 크라이튼을 SF 작가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강했습니다(아이작 아시모프가 그걸 의아하다고 했을 정도). 『쥬라기 공원』을 논외로 치더라도 『스피어』나 『프레이』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정통 SF인데도요. 나무위키에서는 그런 팬덤의 분위기에 대해 ‘마이클 크라이튼은 애당초 SF 소설가가 아니라 과학을 소재로 한 대중소설을 쓰는 작가였다’거나 ‘이렇게 크라이튼을 배척하는 분위기는 무슨 부심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크라이튼의 소설들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만큼 얄팍하기도 하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설명하네요. 당연히 SF 소설가로 인정받으려면 예전에 어떤 소설을 썼느냐 하는 출신이 중요한 것이냐, 크라이튼보다 더 얄팍한 다른 작가의 작품은 왜 SF로 인정하느냐 등등의 질문이 떠오릅니다. 저는 저 나무위키의 설명과 달리 결국 ‘부심’이 깊은 원인이라고 보는 편이고요. 「종이 동물원」도 ‘우리 작가’ 켄 리우가 아니라 다른 작가가 썼다면 이렇게 팬덤의 지지를 받았을까, 저는 회의적이에요. 그와 별도로 「종이 동물원」은 틀림없이 잘 쓴, 좋은 작품입니다. 저한테는 다소 신파적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이 대목에서 「당신은 뜨거운 별에」도 신파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매우 할 말이 없기는 합니다. ^^;;;) 저는 「즐거운 사냥을 하길」이 최고였습니다.
아 저도 궁금했습니다. 전 테드 창 좋아하거든요. 켄 리우도 좋아하고~
마션은 두 번 읽었고, 영화보다 책이 낫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존 스칼지. <미키7> 메모해 두겠습니다.
@장맥주 장강명 작가님도 SF 초심자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 몇 권 이참에 방출하시죠! :)
저도 존 스칼지 추천합니다. (테드 창, 켄 리우도 입문작으로 괜찮다고 보는데, ‘초정통파’까지는 아닌 거 같네요.) 굳이 덧붙이자면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도 추천합니다. 줄줄이 속편이 많은 시리즈인데 첫 세 작품만 읽으면 됩니다(초기 3부작과 나머지 속편들은 수준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품들보다 @챠우챠우 님께서 아직 읽지 않으신 『1984』와 『멋진 신세계』를 더 추천합니다. 제 기준으로는 『1984』는 순전히 정통 SF물로만 받아들여도 최고입니다. 저는 『1984』가 레트로 휴고상을 수상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아닌가 보네요.
그런데 @챠우챠우 님이 SF 초심자가 전혀 아닌 듯한데요... ^^;;; 사실 2023년 현재 SF 초심자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는지 좀 의문이에요. 매트릭스 트릴로지가 나온 지 20년이 넘었고 마블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10억 달러씩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그 영화들 보고 ‘설정이나 개념이 어려워서 이해 못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SF에서 탐구한 사고실험이나 발전시킨 기믹, 클리셰 등이 이미 대중문화에 녹아들대로 녹아들었다고 봅니다. 지금 마블 영화들을 즐겁게 향유하는 분들이라면 어떤 SF 작품이건 딱히 예습을 하고 읽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조금 도발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SF 어렵다’는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게 오히려 팬덤의 논리가 혼란스럽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팬덤은 ‘SF는 순문학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를 문학계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픈 의지가 있는데, 그 ‘무언가’에 해당하는 것을 명료하게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러는 사이 과거에 SF 작가들만이 잘 구사했던 사고실험이나 테크닉을 이제는 비 SF 작가들도 별 어려움 없이 차용하게 되었고요. 장르가 확장되면서 경계도 사라진 거지요. 하지만 ‘SF는 특별하다’는 주장을 하려면 그 ‘무언가’가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그 ‘무언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변하는 모습입니다. 과거에는 과학적 엄밀함(하드함)이었다가, 그게 과학적 상상력(디테일이 엄밀하지는 않지만 기초적인 과학 상식이 있어야 펼칠 수 있는 방향인)이 되었다가, 경이감이 되었다가, 이제는 현실 구조에 대한 거시적 비판이 되는 것 같네요.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길고 잡스럽게 써도 될지 모르겠네요. 하고싶은 말은 너무 많고 정리는 안되고요 1. 소설 자체가 정말 너무나 매력있습니다. SF이고 어딘지 근미래 이야기같은데 묘하게 오늘 한국의 이야기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감도 되고, 걱정도 되고요. "인간은 모두 어느정도 그래요. 우리는 매 순간 복잡한 우리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요. 그 세상은 건조한 사실들로만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인식으로만 구성되는것도 아니죠" 저는 이부분에서 오래 머물러 있었거든요. 맞아요. 말은 맞는데... 저도 평소에 사람의 숫자 만큼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있고요, SF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찾아보지는 않지만, 평행세계물의 경우엔 사람들이 각자 인식하는 세계가 각각 달리 존재한다는 것의 메타포라고 생각해서 흥미롭게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 부분이 무슨 말인지는 너무 알겠는데요. 그렇지만... 무언가 틀렸다는 느낌도 들고, 반박하는 말을 하고 싶은데 반박이 안됩니다. (이건 재수사 읽으면서도 읽는 내내 했던 생각입니다. 아... 범인말이 궤변인거 같은데 너무 논리적이라 반박하고 싶은데 반박이 안되는거죠.) 2. 드라마 덕후로서는... 책걸상에서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읽어보니 왜 그런 말씀 하셨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런데 드라마덕후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한가지 있습니다. 결말 이대로 좋은가? 드라마 만들기로 한것도 아닌데, 혼자 앞서나가서 흥분하고 있는데요.. 결말... 이대로 이거이거.. 안됩니다. 드라마로는 뭔가 확실하고 강력한 한방이 필요할 것 같아요. 드라마로서의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을 자꾸 상상하다 보니, 이상하게 자꾸 재수사랑 섞여요. ㅋㅋ 에이전트가 도입된 세상에서 그 부작용으로 생겨나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공무원 또는 형사. 이런식으로요. 드라마 마지막회의 엔딩은 재수사 마지막 씬처럼 우리의 여주인공이 집에서 푸쉬업하고, 플랭크하고 크.. 멋진 우리의 형사님 근육 빡! 보여주면서 엔딩. 자꾸 이쪽으로 상상이 가네요 ㅋㅋㅋ 넷플릭스 시리즈로 나오면 진짜 무조건 봅니다. 진짜루. 3. K픽션 시리즈 자체에 대한 감상입니다. 개인적으로 외국어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이 기웃대는 편입니다. 그리고 번역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편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그 어떤것도 제대로 하는건 없다는 단점이 있지요.) 좋아하는 한국드라마의 경우 두번째 다시보기 할때 넷플릭스에서 어떻게 번역해놨는지 궁금해서 일부러 외국어 자막으로 켜놓고 볼때가 가끔 있습니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영어로 페이지 구성이 되어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이런 문장은 이렇게 번역했구나 하면서 배울수 있는것도 있었고요 (뜻하지 않게 영어공부했습니다 ^^) 이런 기획 너무 좋은데,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는게 너무 아쉽네요.
까만머리님, 정말 감사합니다. 요즘 며칠 일에 치여서 지친다는 기분이었는데 막 힘이 솟네요. 제가 궤변을 잘 쓰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궤변에 나름대로 공력을 기울이고, 대개는 저도 완벽하게 반박은 못합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에서 언급해주신 대사도 분명히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굳이 저더러 저 논리에 반박을 하라면, 글쎄, ‘정도껏 해야지’일 거 같네요. ^^;;; 저는 소품으로 썼고, 사실 이 소설의 플롯은 무척 단순하지요. 그 플롯이 깔끔하다고는 여기지만 여러 분들이 지적해주신 대로 장편영화나 드라마를 감당하기에는 이야깃거리가 부족하고, 절정도, 캐릭터도 너무 약하네요. 아직 영상화 관련 제안은 받은 바 없고, 솔직히 별로 기대도 안 합니다. 만에 하나 영화나 드라마 프로듀서님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틀림없이 플롯보다는 설정에 매력을 느껴서일 테고요. 누군가 가져가셔서 긴 이야기로 개작하신다면 저는 찬성이고, 말씀대로 결말을 당연히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현재로서는 중편이나 장편으로 다시 쓰고픈 마음이 별로 없습니다. K-픽션 시리즈는 저자한테는 고마운 시리즈인데, 분량이 너무 얇은 데다 대부분 얼마 뒤 소설집으로 다시 펴내게 되는 작품이라 한국어 독자에게는 송구합니다. 제가 얼핏 듣기로는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이 현재 형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고, 아시아 출판사에서 포맷을 바꿀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재수사』 판권을 구입한 영화제작사의 PD님도 그 작품에 대해 “플롯이 너무 약하다(덜 자극적이다), 뭔가 센 한 방이 있어야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센 한 방’의 아이디어에 대해 듣는데 ‘음, 그런가 보네’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한국이 싫어서』는 영화와 드라마 양쪽으로 제작 중인데 두 버전 모두 원작과 다른 부분이 꽤 들어갑니다. 역시 원작에 ‘센 한 방’이 없어서인가 봅니다... ^^
재수사도 판권 팔렸군요!! 촘촘하고 발로 뛰는 수사과정 자체가 중요한건데, 무슨 한 방이 필요한걸까요??? 그리고 후반부에 그 정도면 한방 아닌가요?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라서 더 그럴 수도 있겠네요. 흠..재수사 말이 나와서 그런데요, 책걸상 댓글에는 자세히 못 남겼지만, 여기는 스포일러표시가 되니까 여쭤볼게요. 주인공 형사와 범인이 대적하는 장면을 혹시 다르게 구상하신 것도 있었나요? 형사가 그 때까지 범인을 인지 못하고 둘만 남아있었던 게 저는 조금 걸렸고, 아주 자연스러운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 쟤 범인이잖아. 제발 둘만 남지마. 알고 일부러 둘이 남은 건가? 뭐 대책은 세워뒀겠지? 이러면서 읽었는데, 이런 긴장감을 의도하신건지...홀수챕터를제외하고(죄송합니다), 정말 몰입하면서 읽다가 유일하게 조금 와 닿지 않았던 장면이라서 감히 여쭤봅니다...범인이 이렇게까지 두번째 범죄를 저지른다고? 이런 생각도 들고...그렇게 수사를 열심히 하고 정보도 많이 모았는데, 범인보다 한 발 앞서서 범인을 잡을 수는 없었을까?이런 생각...질문하다보니, 내가 뭘 놓친 게 있겠거니 하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다소 작위적인 대목이라고 여기기에 좀 찔리네요.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 결말 전에 '한 방'이 필요하다, 그 '한 방'은 물리적인 충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꽤 느꼈더랬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범죄소설인데 말만 하다가 범인을 잡으면 허탈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먄 원고를 쓸 때 이것저것 종류가 다른 욕심이 너무 많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ㅎㅎㅎ
우연히도 지금 [유투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라는 책을 읽다가 중간에 잠깐 멈추고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을 읽었는데요. 미디어 리터러시를 위해서는 교육, 사회적인 기반 이런것들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방금까지 듣다가, 에이전트같은 강력한 장치가 한 개 나오면, 너무 파괴적일것 같아요. 책의 장르는 분명히 SF인데, 저에게는 약간 공포물처럼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만약 정말로 기술이 더더욱 발달해서 에이전트같은것이 나온다면, 이게 과연 리터러시 교육으로 해결될 일인가 싶은거죠. 따흑.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ㅋㅋ 저도 극한직업때문에 테드창 하면 자꾸 오정세 배우가 떠올라요.
저는 "극한직업" 영화를 꽤 늦게 봐서.. 도대체 테드창이 영화에 어떻게 나온다는거지.. 했었답니다 ㅋㅋ 너무도 유명한 영화여서 보기는 해야할것 같아서 늦었지만 봤고, 저도 테드창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빵 터졌었어요 ^^
소설로 읽을때는 "그래 이런 결말..크...... "이러면서 여운도 느끼고 제가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있는데요. 영상이란 매체의 특성인건지, 아니면 한국드라마의 특성인건지 모르겠는데요. 한국드라마나 영화라고 생각하면 뭔가 한방이 더 있어야할거 같다는 느낌이 자꾸 들더라고요? 그런데 만약 일본 드라마라고 생각하면 또 소설 그대로의 결말이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고요. 일개 드라마덕후의 편견일 가능성이 더 높겠지요 ^^
@까만머리@이혜민 님 "재수사" 같은 경우에는 관심을 보인 제작사가 여러 곳 있어서 에이전시를 통해 제안서를 받았어요. 회사 소개, 포맷(영화인지 드라마인지) 판권료, 기획 의도와 제작 방향, 패키징(제작진 또는 배우 등)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에이전시의 전문가들이 판단을 해주셨는데 저도 제안서들을 보기는 했거든요. 각 제작사들마다 소설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았는지, 어떤 영상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되어 흥미롭더라고요. 리얼한 수사 과정이 매력이었다는 곳도 있었고, 주인공 형사와 선배들의 캐릭터성과 서로의 관계가 좋다는 감독님도 계셨고요(홀수 챕터에는 아무도 관심 없으심). 기본적으로 저는 영상 작품은 제 것이 아니고 제가 별로 아는 바도 없다는 생각이어서 각색에 별로 참여하거나 간여할 마음이 없어요. 제 글을 열심히 읽어주시고 또 적지않은 시간과 돈을 들일 가치가 있다, 그럴 각오가 되어 있다는 분들이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영상업계에서 중시하는 요소들은 좀 신기하기는 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 제작사들은 1시즌 이후 다음 시즌을 만들게 되면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가겠는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소설 묘사와 실제가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를 물어보신 분도 계셨고요. '한 방'과 관련한 아이디어로는 똑같은 형태의 범죄가 20여 년만에 다시 벌어진다든가, 어떤 이유로 수사 시한이 단 며칠 정도로 제한된다든가, 피해자가 더 있다든가, 20여 년 전 경찰이 엄청난 실수를 했고 그걸 은폐했다든가 하는 아이디어들을 놓고 고민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와이어" 같은 형태로 매우 느리고 덤덤하고 사실적인 드라마가 나와도 재미있을 거 같은데... 판권을 사 가신 제작사와 연출자님의 판단을 존중하렵니다. ^^
@책읽는나랭이 @Nana @까만머리 @장맥주 테드 창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고, 또 다들 좋다고 하니 마치 좋아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는 작가라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려야겠는데요. :) 사실, 이미 여러분, 특히 장 작가님께서 테드 창 소설을 제가 좋아하지 않은 이유를 제시하셨어요. 테드 창은 SF에 “어떤 특별한 것이 있다”를 강조하는 분들이 특히 좋아하고, 모범 사례로 꼽는 작가입니다. 테드 창의 작품에 해당하는 “어떤 특별한 것”이 장 작가님께서 언급하신 “하드함”이나 “사고 실험” 같은 것일 테죠. SF에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작가나 평론가 등이 그런 부분을 부각해서 호평하면서 이 작가에 대한 일종의 팬덤과 과평가 분위기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SF의 중요한 요소는 ‘픽션’의 완성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문학적 서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독자를 설득할 만한 “개연성”이야말로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테드 창은 이 부분이 빈약해요. 그걸 자꾸 “하드함”이나 “사고 실험”으로 포장하는 거죠. 테드 창이 항상 알 듯 모를 듯한 단편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일 테고요. 그런 점에서 테드 창보다 켄 리우는 나은 점이 있습니다. 그는 ‘이야기’에 대한 집착과 감각이 있거든요. 저는 장 작가님께서 ‘간지러운 단편’이라고 언급했던 소설은 SF라기보다는 일종의 판타지 단편으로 읽었는데, 마치 한시나 하이쿠를 짧은 이야기로 풀어놓은 느낌이 아주 좋았더랬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SF는 원래 이래!’라든지 ‘SF다움’에 집착하는 일만큼이나 바보 같은 일이 없다는 것이죠. 제가 SF 신의 권력자들(어떤 작가, 어떤 평론가나 번역가 등)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제발 그분들이 내가 돈 주고 살 만큼의 재미있는 작품이나 써주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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