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제발트 읽기] 『현기증・감정들』 같이 읽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2차 시기 끝 ~⟨외국에서⟩] 어제 저녁은 너무 피곤해서 바로 곯아떨어져서 하루 늦게 올립니다. 2부는 제발트로 추정되는 '나'의 여행기입니다. 도입부에서도 보듯이 오늘날 사람들이 떠나는 관광으로서 여행과는 그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삶의 장소를 바꿈으로써 인생의 불운한 시기를 극복해보려는 희망 때문이었다"(35쪽)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더 다양한 감상은 각자 몫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제가 흥미롭게 읽은 내용에 대해서만 얘기하겠습니다. 저는 2부로 어떤 표현 불가능한 것을 표현하고 포착하려는 '나'의 여행기이자 실패기로 읽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카프카 박사의 행적을 좇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정확히 무얼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할 수 있는 사실은, 그때 순간적으로 갑자기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113쪽)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는 정처없이 떠도는 것처럼 보입니다. 뚜렷한 목적이 있고 보아야만 하는 목록을 리스트업하는 '관광'과 달리 '나'는 자주 길을 잃고 예리한 출혈과 같은 현기증을 느끼며, 이따금 망자들을 보기도 합니다. 그 점에서 제발트의 여행기는 역설적이게도 반광광적인 모습을 띱니다. '나'는 어디서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끼며 주변으로부터 유리된 듯한 낯선 고양감을 느끼면서도, 이 낯섦이 어디로부터 연유하는 감정인지 스스로 명확히 이해하지도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합니다. “호텔 테라스에서 요란한 음악 소리를 배경으로 대부분 잔뜩 술에 취한 투숙객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떠들고 있었는데, 말소리를 들어보니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하필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슈바벤, 프랑켄, 바이에른 말투가 한데 뒤엉킨 그것은 맨정신으로는 차마 들어줄 수 없는 조야하고 난잡한 내용들이었는데, 이들이 사용하는 사투리의 조심성 없고 잘난 척하는 억양 자체도 역겨웠지만 고국에서 온 한 떼의 젊은 남자들이 서로 침을 튀겨가며 누설하고 있는 저급한 사고방식과 말도 안 되는 발언들을 계속 듣고 있어야 하는 것은 정말이지 고문에 가까운 고통이었다." (92쪽) 결과적으로 '나'는 계속해서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이 느낀 이상한 감정을 설득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지만, 설득에는 실패합니다. 카프카를 닮은 아이의 부모에게 가서 제발 아이의 유년 사진을 자신의 집 주소로 보내달라고 하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 소아성애자로 몰리기도 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숙박업소의 실수로 여권을 잃어버린 후에 독일 영사관에 가던 도중에 들른 호텔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난감해합니다. "그렇게 설명을 되풀이 하다보니 그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어딘지 믿기 어려운 의심스러운 이야기로만 들렸다"(108쪽)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7년 전에 베로나의 밤을 회상하면서, 이제는 폐업한 레스토랑 앞에서 문득 폐업한 가게의 전경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충동을 느끼지만 옆집의 사진관에 들어가서 사진 한 장만 찍어달라는 사진사에게는 욕지거리를 듣습니다. 겨우 주변을 지나던 관광객 부부에게 얼마 정도 돈을 쥐여주고 나서야 사진을 얻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불신의 눈초리를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계속해서 신문을 보거나 주변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이렇듯 2부는 여행기가 아니라 일종의 내적 망명기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이로써 2부가 끝났습니다. 차차 계속해서 얘기를 이어가보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차 시기 시작 ~⟨K박사의 리바 온천 여행⟩]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3부를 읽습니다. 1부와 비슷하게, 또 2부에서 보았듯이 'K박사'는 프란츠 카프카를 의미하지만 K박사가 카프카라는 사실을 모르더라도 3부를 감상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면 제가 인상적으로 읽은 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3부 시작하겠습니다.
그는 침대에서 괜히 이리저리 뒤척이고, 머리를 냉찜질하다, 한참 동안 창가에 서서 골목길을 내려다보면서, 자신이 몇 층만 더 아래쪽에 있기를, 지금 흙속에 누워 있기를 소망한다. 그 일은 불가능하다, 라고 그는 며칠 뒤 일기에 쓴다. 단 한 번뿐인 삶을 한 여인과 살면서 보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각자가 자유로이, 각자가 독립적으로, 공식적으로 그리고 실제로 결혼하지 않고, 오직 함께하기만 하는 일이, 남자들의 우정에서 단 한 발자국이라도 넘어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왜냐하면 명확히 정해진 경계 너머 자리에서 거대한 발이 지키고 서 있다가 그를 짓밟아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쓴다. ⏤136쪽.
화제로 지정된 대화
[#3차 시기 끝 ~⟨K박사의 리바 온천 여행⟩] 안녕하세요? 어쩌다 보니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 3부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일전에 K박사가 카프카라는 사실을 모르더라도 책을 읽어나가는 데 큰 지장은 없다고 했지만, 사실 읽다 보면 카프카를 신경쓰지 않고서 3부를 읽기란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3부는 카프카의 여행기를 서술하고 있으며, 3부에 이르러서야 1부와 2부의 연결성이 드러납니다. 어찌보면 3부는 위치상으로는 1, 2부 다음에 오지만 1부와 2부를 중간에서 이어주는 서사적 가교 역할을 합니다. 2부에서 '나'가 데산차노 역에서 '사냥꾼'이라고 씌인 낙서에 "그라쿠스"라고 써 넣음으로써 그제껏 '나'의 여행기를 카프카의 그것으로 소급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카프카의 단편 '사냥꾼 그라쿠스'를 읽어보면, 비로소 1부와 2부에 그냥 스치듯이 지나가는 디테일들을 포착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감상법이 될 수 있겠네요. 제가 흥미롭게 생각한 점은 제발트 본인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가 '아우슈비츠 작가'로 불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프리모 레비의 작품들과는 그 스탠스가 완전히 다릅니다. 레비가 비극의 '당사자'로서 일종의 후일담 문학의 형식으로 비극을 서술했다면, 제발트는 엄밀히 얘기해서 사건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비극적인 사건을 직접 겪은 이는 당사자성을 기반으로 좀더 수월케 스스로 윤리성을 획득할 수 있지만, 아우슈비츠 이후에 전후 독일의 경제발전 시기에 태어난 제발트는 레비와 같은 당사자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제발트의 글쓰기가 끊임없이 무언가의 주위를 배회하고 서성이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이유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스스로도 왜 걷는지 잘 모르고 또 자신이 무엇의 주위를 배회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명확히 드러나 있다고도 할 수 없고요. 그건 아마 독일인으로 태어났지만 독일인과 거리를 둔 채 타국에서 수십년 간 독일어로 글을 썼던 제발트의 삶과 무관하지 않겠죠. 이러한 글쓰기는 『현기증・감정들』에 나오는 스탕달과 카프카의 생전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카프카는 유대계 체코인으로 태어났지만 어려서부터 독일식 교육을 받은 전형적인 경계인으로서, 카프카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 대한 억눌린 분노와 소외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작품을 조금만 읽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제발트는 스탕달과 카프카의 삶의 궤적 위에 자신의 삶을 포개놓는 방식으로 글쓰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단 감상은 이정도로 마치기로 하고, 진도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는 열어두겠습니다. 이로써 3부가 종료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추가합니다. 『현기증・감정들』을 소설이라고 불렀던 것에 대해서 늘 약간의 찜찜함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소설'이라고 부를 때 얼른 떠오르는 몇 가지 통념과 제발트의 글들은 부합하지 않습니다. 제발트는 자신의 작품을 '소설(Roman)'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산문 픽션(Prose fiction)이라고 부르고자 했다고 합니다. 오늘 심심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이경진 평론가의 ⟨제발트의 다섯 가지 산문⟩이라는 작가론을 읽으면서 알게 된 내용입니다. 이는 한자어인 散文의 본의와 잘 들어맞습니다. '散'은 '흩다'(한데 모여 있던 것을 따로 떨어지게 하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정말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흔히 글이라고 하면 하나의 주제를 향해서 소실점을 형성하는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제발트의 글은 그 정반대가 연상되니까요. 어떤 텅 빈 중심의 주변을 배회하기, 마구 흩어지기, 목적도 없이 정처도 없이 멤돌기. 이런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산문 픽션'이라는 다소 복잡한 이 명명은 소설과 에세이를 각각 겨냥하고 있다. 즉 산문이면서 픽션인 것은 종래의 장르론에서 보면 '소설'밖에 없는데 제발트는 자신의 작품을 소설과 구분짓기 위해 '산문 픽션'이라고 이름지은 것이다. 또한 제발트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 에세이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에세이는 논픽션 장르에 속하므로 제발트는 '산문'에 굳이 '픽션'이란 개념을 덧붙임으로써 자신의 작품을 에세이와도 구분지으려 한 것이다."⏤⟨제밡트의 다섯 가지 산문⟩
화제로 지정된 대화
[#4차 시기 시작 ~⟨귀향⟩] 남은 9일 동안 4부를 읽겠습니다. 제가 인상적으로 읽은 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4부 시작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모임은 25일 자정에 종료됩니다.
그 일뿐만 아니라 때때로 어떤 특정한 사물이나 광경을 마주하면 큰 감동의 물결이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는데, 도대체 어떤 점이 감정을 그토록 뒤흔드는 것인지 스스로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가 탄 버스는 점점 더 높이 올라갔다. 산비탈에는 낙엽송들의 눈부신 색채가 불꽃처럼 현란했으며 산 정상에서 꽤 낮은 아래쪽 지역까지 눈이 내렸던 흔적이 있었다. 버스는 페른파스 협로를 가로질러 달렸다. 바윗돌로 이루어진 산비탈이 무너질 때마다 마치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드는 손가락처럼 아래쪽 숲속에 쑥쑥 떨어져 박히는 낙석들이 놀라웠으며, 물안개에 싸인 채 희미하고 느릿하게, 적어도 내가 알아차릴 수 있는 한에서는 전혀 형체의 변화 없이 절벽 위에서 낙하하고 있는 시냇물도 마찬가지였다. 급커브 길목에서 버스가 몸체를 돌릴 때는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까마득한 협곡을 내려다보았는데, 계곡 아래에는 어린 시절 우리 가족이 운전기사 괼이 모는 170 디젤 자동차를 타고 처음 티롤 지방으로 소풍을 왔던 날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의 완전한 결정체로 내게 각인되었던 페른슈타인의 호수와 사마랑거 호수가 암녹색 수면을 드러내고 있었다. ⏤167-168쪽.
안녕하세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군요. <K박사의 리바 온천 여행>이 읽어간 장 중 가장 마음에 들었음에도 감상을 남기진 않았네요. 다음장을 읽어야겠단 마음에 별다른 생각을 두지 않아 적어두신 댓글만 읽어보았습니다.
귀향을 읽어가면서 왜 귀향일까 의문을 품으며 읽어갔습니다. 사실과 기억의 불일치와 모호함이 귀향의 과정을 통해 유년시절 기억을 더듬어 나가며 이를 극대화 하는 것일까 싶었습니다. 귀향을 통해 만나거나 떠올리는 여러 인물들이(특히 람보우세크 박사) 스탕달, 카프카, 제발트 자신을 겹쳐놓는 것과 다르지 않은 같은 궤에 놓인 사람들이(자신이 속한 공간 혹은 시대에 소외된) 아닌가 싶더군요. 그의 시선이 닿는 인물들은 ’구석구석 깔끔하게 치워지고 반듯하게 정돈된 땅 독일, 모든 것이 어딘지 모르게 불쾌한 방식으로 평화로우면서도 마취된 듯이 무감각해보인‘ 을 느낄 수 있는, 즉 현기증을 느낄 수 있는 이들이 겠죠.
읽어가며 교차하는 지점들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한 채로 책을 다소 버겁게 읽어간 점이 아쉬웠습니다. 가령 책에 등장하는 여러 그림들과 기록들에 대해서도 무언가 계속 놓쳐버리고 읽고 있다는 생각을 멈추기 어렵더군요.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느낌은 어느 책을 읽든 그렇지 않나 싶어요. 어떤 의미나 주제를 읽어내야겠다는 접근보다는 작가가 펼쳐보여주는 풍경을 느긋하게감상하듯이 읽으면 더 좋으리라고 봅니다.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4부 끝 ~⟨귀향⟩] 4부의 이야기 구조는 간단합니다. 1987년 이탈리아의 베로나에 머물던 '나'는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중간 경유지로 고국의 고향땅 'W'를 잠시 들르기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했듯 '나'의 유년은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걸쳐 있었고, 뒤늦게 고향땅을 찾은 '나'는 유년이 모종의 역사적 비극과 연관되어 있었다는 증거를 곳곳에서 발견합니다. 30년 전 고향 W를 떠날 당시에는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던 위화감의 원인을 비로소 알게 되는 구조로 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그것은 "지금 이 뒤늦은 귀향이라는 현실에서 눈앞에 펼쳐진 마을은 세상의 다른 어떤 장소보다 내게 낯설게 다가왔다"는 감상에서도 잘 읽힙니다. 이때 귀향 경험 전반에 깔린 모티프는 결국 카프카의 ⟨사냥꾼 그라쿠스⟩입니다. 4부에서 '나'는 카프카의 단편 속 사냥꾼과 비슷한 인물을 자신의 유년 속에서 다시 발견하고 소환해냅니다. 이때 '나'가 기억하는 유년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인지 아닌지는 모호해집니다. 과거는 현재의 논리로 재편된 어떤 꿈과 같은 기억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여기서 '나'의 과거는 지나간 시간, 고정불변한 지난 날이 아니라 미래만큼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흔히 과거를 이미 지나간 것, 다 알지는 못해도 잘 아는 것,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젠가 어느 철학자가 지적했듯이,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 상태에 놓여 있기도 하며, 그 말은 제발트의 역사적인 산문을 논할 때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본문에서는 W를 다시 찾은 '나'에게 고향 지인인 루카스는 무슨 이유로 다시 고향을 찾았느냐고 묻는 장면에서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그는 특히,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일이 내 안에서 저절로 설명되고, 그럼에도 그 일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더욱 수수께끼처럼 변해간다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나는 이어서 말했다. 과거에서 끌어올린 그림들을 더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그것들이 과연 내가 기억한 대로 흘러갔던 것인지가 더욱 모호해질 뿐이라고, 왜냐하면 과거에 속한 그 무엇도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또한 설사 그렇지 않다 해도 최소한 경악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쪽) 그렇다면 이제는 왜 하필 하고 많은 카프카의 단편 중 ⟨사냥꾼 그라쿠스⟩가 작품 전반에서 큰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그 대답은 ⟨사냥꾼 그라쿠스⟩의 한 대목으로 가능할 듯합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장은 그라쿠스의 불행한 죽음에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물었고, 죽은 시체인 그라쿠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무도 제가 여기에 쓰고 있는 것을 읽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도 저를 도우러 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저를 도우라는 과제가 주어진다면 모든 집의 모든 문이 닫힌 채로 있을 것이며, 창문들도 모조리 닫혀 있을 것입니다. 모두들 침대 속에 누워 이불을 머리 위까지 뒤집어쓸 것이고, 이 지구는 온통 캄캄한 한밤중의 숙소일 것입니다. 이것은 좋은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저에 관해 모르고,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제가 체류하는 곳을 모를 것이고, 설령 체류하는 곳을 안다 하더라도, 저를 그곳에서 붙잡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어떻게 하면 저를 도와줄 수 있는지 그 방도를 모르는 것입니다. 저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은 일종의 병이니, 병상에서 치료받아야만 합니다. 이 사실을 저는 알고 있으므로, 비록 예컨대 바로 지금처럼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아주 강하게 소리 지르고 싶은 순간들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도움을 청하려고 소리를 지르지는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몰아내는 데는, 사방을 둘러보면서 제가 어디에 있으며, 이런 주장을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수 세기 전부터 거주해 온 곳이 어디인가를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그려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카프카, ⟨사냥꾼 그라쿠스⟩(현대문학) 중.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로써 『현기증・감정들』이 모두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모임은 30일부터 『캄포 산토』로 이어집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안그래도 카프카의 <사냥꾼 그라쿠스>가 궁금했는데 잘 읽었습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나쁜 버릇>을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골목길 경제학자가 말하는 도시와 사회의 진화!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프런트페이지/책증정]《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ASMR 들으며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2월 29일, 올해의 마지막 그믐밤 🌜
[그믐밤] 30. 올해의 <술 맛 멋> 이야기해요.
도스토예프스키 4대 장편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그믐밤] 9. 도박사 2탄, 악령@수북강녕[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
읽는 사람은 쓰는 사람이 됩니다_글쓰기를 돕는 책 3
피터 엘보의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를 읽고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글쓰기 책의 고전, 함께 읽어요-이태준, 문장 강화[책증정] 스티븐 핑커 신간, 『글쓰기의 감각』 읽어 봐요!
2025년을 위해 그믐이 고른 고전 12권!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1. 수상한 한의원 [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
역사를 바라보는 두 가지 방법
[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그믐북클럽] 1. <빅 히스토리> 읽고 답해요
혼자 읽기 어려운 보르헤스, russist 님과 함께라면?
(9) [보르헤스 읽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1부 같이 읽어요(1) [보르헤스 읽기] 『불한당들의 세계사』 같이 읽어요(2) [보르헤스 읽기] 『픽션들』 같이 읽어요
🏆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빅토리아 시대 덕후, 박산호 번역가가 고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3!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③ <두 도시 이야기>
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영상과 독서를 함께 해요.
[NETFLIX와 백년의 고독 읽기]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IMF외환위기 다시 보기1]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어요.영화 <로기완>을 기다리며 <로기완을 만났다> 함께 읽기"사랑의 이해" / 책 vs 드라마 / 다 좋습니다, 함께 이야기 해요 ^^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