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추리 소설가와 <계간 미스터리> 2022 겨울호 함께 읽기

D-29
김범석 작가의 (시골 제수 학원의 살인 사건) 아거사 크리스티 소설을 읽는 느낌이 여서 좋았어요, 사건 현장에 있는 용의자의 한 명이 형사에게 어설프게 본인이 사건의 용의자에 대해서 얘기하는 장면이 저는 제일 재미 있었어요. 사실 이런 사건에서는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범인 이잖아요 그런데 시작 무렵 복선에서 제시한 괴롭힘을 당한 대상이 역시.... 그런데 저한테는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여하튼 즐거운 독서 였습니다.
<아버지는 죽는다>도 잘 보았습니다. 형사인 아버지를 따라 경찰인 된 아들이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설정이 재밌었어요. 범죄 영화에서 많이 보아온 설정이라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아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조금 더 디테일하게 인물의 설정과 맞게 진행됐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몸이 불편한 아버지게 전직 복싱 선수였던 조폭과 마주하여 싸움을 벌이는게 쉽지 않은 상황 같아서 몰입이 좀 깨졌어요. 드러난 진실과 숨겨진 진실 사이에서 더욱 쫀쫀하게 스토리와 캐릭터가 녹여졌다면 더 재밌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아들에게 나의 등을 보고 걷지 말아 했었어야 했다. 나의 등을 보고 걷느니 차라리 자신의 발끝이나 보고 걸으라고. 적어도 자신을 파멸시키지는 않도록. - 209p
사실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고, 궁금증에 함께 참여해서 계간 미스터리를 보고 있는데요. <흑뢰성> 등 역사 미스터리도 궁금해졌고, 장강명 작가의 <재수사>도 읽을 책 목록에 올렸습니다. 이 모임 덕분에 추리 미스터리 소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네요. 고맙습니다. ^^
아 저도 <흑뢰성>을 아직 못 읽었는데 꼭 읽어보려구요. 이 책에 대한 흥미로운 리뷰가 정말 많더라구요.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이더라도 아직 한 번도 읽지 않은 분야의 책이란 있기 마련인데(예를 들면 과학서라든지 장르소설이라든지) 이렇게 독서모임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장르의 특성상 스포일러가 중요한 이슈라서 미스터리 장르 소설을 읽고 다른 분들과 공개적으로 의견을 나눠본 경험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 대놓고 이야기를 해보는 경험도 신선하네요. 한편으로 추리 소설 작가라는 게 고난이도의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자에게 내러티브 자체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수수께끼에 관한 평가를 동시에 받아야하는 입장이라서요. 오이디푸스를 만났을 때의 스핑크스의 난감함을 매번 겪으셔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제가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일본에서 추리소설이 엄청 흥하잖아요? 이게 판매부수가 어느 정도인 건가요? 가끔 일본만화부수같은 것은 커뮤에서 판매량이 나오던데 추리소설이나 호러소설같은 장르소설의 일본내 판매부수는 본 적이 없어서요. 10만부 이상 팔리는 추리소설이 일년에 몇 권이나 나올까요? 이런 데이터 혹시 아시는 분 있나요?
저도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습니다만,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작가입니다)의 <작가의 수지>란 책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올해(2015년) 4월로 데뷔 19년차가 된다. 그동안 국내(일본)에서 출간한 책은 278권, 총 판매 부수는 약 1,400만 부, 이 책들로 벌어들인 돈은 약 15억 엔이다. 권 당 약 5만 부가 팔리고 약 540만엔을 번 셈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때 한국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판권 선금이 3억 원을 웃돌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상당한 수입을 올리는 미스터리 작가들이 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러워요 ㅜㅠ)
와. 19년 동안 278권? 생산성이 장난이 아니네요. 저게 가능한 건가요? 히가시노 게이고도 엄청 다작한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매달 1권 이상 낸다는 건데 저게 가능한 건가요?
미스터리 소설은 수학과 연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여러개의 단서가 맞춰지고 조합되어 하나 또는 다양한 귀결로 이어지니까요.
유재이 작가님의 <검은 눈물> 잘 읽었습니다. 부모가 직접 자식의 복수를 하는 작품들은 많았지만 이 작품은 깊은 여운이 남습니다. 뉴스나 신문에 종종 등장하는 소재 때문인지 현실적으로 더 와닿았습니다.
<검은 눈물> 보자마자 단숨에 읽었습니다. 작가니메데 문장들 너무 좋았어요. 주제도요~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는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저 또한 학창 시절 내내 본 경험도 있어서요.90년 대후반이요. 막연하게 은영이 아빠에게 빙의 되면서 읽었어요. 당연히 복수해야지. 내 자식이 죽었는데~지구 끝까지 쫓아가서~흥분 상태로 생각했었는데, 막상 목적이 이루어지면 나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결말을 너무 잘 풀어내신 것 같아요. 할머니의 이야기나, 경찰도 공감된 캐릭터였어요. 가족들의 휴대폰 줄이 사라졌을 때, 직감했는데~타살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면 지문 검사를 했다면 가족들 지문이 나왔으니 자살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자살이다라는 경찰의 결론들이 내용에 있긴 했지만저는 이것도 생각해보았어요^^ 작가님 신인상 축하드리고~신인상은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잖아요~앞으로 나올 작품들도 기대하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야 한국에서도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니까요.
한국 미스터리 작가분들 중에도 정명섭 작가님은 정말 다작하는 분이세요. 지금 잠깐 알라딘에서 검색해봤는데 올 한 해 작가님이 참여하신 단편, 앤솔러지, 장편 다 합하면 20권이 넘는 것 같네요. 요샌 웹소설도 쓰고 계시죠👍
그믐이라는 사이트는 처음 이용해 보는데 기존의 게시판에서 댓글 대댓글 형태에 익숙하다보니 이 사이트는 뭔가 가시성? 누구의 글에 누구 무슨 글을 달았는지 알아보기 좀 힘드거 같네요. 제가 적응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그냥 한 번 써 봤습니다. qr코드를 이용한 트릭의 재구성도 재미있었습니다. 사진상에 나오는 옷의 앞섶에 대한 이야기 인데, 큰 사이즈 혹은 프리사이즈의 여자 옷을 입었다고 우기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잡지에 qr이 이용되는 것을 보며 종이책도 나름 발전을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믐은 카톡의 주제별 오픈채팅방과 비슷한 것 같아요. 여러 형태의 온라인 독서모임이 있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트릭의 재구성'은 원래 QR코드 없이 '나비클럽 홈페이지에 가시면 확인하실..' 안내문만 나가다가 QR코드가 있으면 훨씬 편리할 것 같다는 요청들이 있어서 해봤어요.ㅎㅎ 이게 있으니 훨씬 편리하다는 의견을 많이 전해주셔서 이젠 QR코드 없는 '트릭의 재구성'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ㅎㅎ
@보보스 아 이 글이 아니라 그 앞 글에 댓글 단다는 것을 실수했네요 흑
추리소설 이야기하는 사이트에서 '추리도 결국 문학이다.' 라는 글을 봤습니다. 아무리 기발한 트릭이라도 문학적인 부분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그래서 엘러리 퀸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는 분들도 있고요. 검은 눈물의 심사평 제목인 수수께끼와 미스터리와의 차이점 이라는 글과 일맥상통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던 독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것이 소설의 기본 덕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검은 눈물이 약한 미스터리를 갖고 있음에도 심사위원 분들이나 여기 계신 분들의 극찬이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그 뉘앙스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장르 소설에 있어서 '재미'는 전적으로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문학적 완성도가 갖춰져야 '수작' 더 나아가 '걸작'으로 오래오래 회자될 것입니다.
저도 공감해요! 말씀하신 대로 문학적인 재미와 의미도 갖춰져야 훌륭한 추리 소설이 되겠죠. 결국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야 기발한 트릭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겠죠.
단편 세 편 중 아버지는 죽는다가 재밌었습니다. 화자가 노년의 주인공인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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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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