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추리 소설가와 <계간 미스터리> 2022 겨울호 함께 읽기

D-29
《계간 미스터리》가 20년 동안 발행되면서 출판사가 몇 번 바뀌었어요. 그러다 보니 절판 된 책도 있고, 판매 주체를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네요. 말씀해 주신 부분은 계속해서 방안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많은 분이 유재이 작가의 〈검은 눈물〉을 읽고 좋은 말씀을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제 잡지에 실린 미스터리 단편을 읽고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박소해 작가의 〈8월 손님〉, 김범석 작가의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 김창현 작가의 〈아버지는 죽는다〉, 세 편입니다. 세 편이 모두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작품들인데요. 어떤 작품이 취향에 맞으셨나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계간 미스터리》에서 보고 싶으신가요?
<8월 손님>은 진짜 뉴스에서 볼 법한 살인사건을 다뤄서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왔어요. 제주도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진행된 것도 소재와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로또 당첨이라는 설정이 아쉬웠지만, 반전도 재밌었습니다.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은 재수 학원이라는 장소 설정이 흥미로웠어요. 각 인물의 캐릭터 설정이 조금 더 디테일하고 상세했다면 이야기에 더욱 몰입됐을 것 같아요. 범인이 괴롭힘을 당하던 인물이라서 조금 뻔한 설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인물들에게 더욱 자세한 스토리나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면 미스터리 추리에 더욱 어울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웠어요. 아직 마지막 작품은 못읽었는데, 읽고 소감 남기겠습니다.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의 김범석 작가는 주로 엘러리 퀸 스타일의 퍼즐 미스터리를 많이 쓰는데요. 아무래도 퍼즐 미스터리의 특성 상 캐릭터가 평면화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캐릭터를 좀 더 두텁게 구상하도록 함께 노력해 보겠습니다. ^^
세편 모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각기 다른 소재와 직업, 상황이 보여져서 특별한 개성과 매력을 가진 작품인것 같습니다~ 다만 세편 전부.. 사건의 전말이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주루륵 나열되는 방식으로 결말이 맺어진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기승전은 거창한데 결에서 후루룩 마무리되는 느낌이랄까요.
박소해 작가의 〈8월 손님〉 : 일상적인 사건 속에 살인과 치정극으로 이어지는 변주로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과정까지는 흥미로웠지만 '뜻밖의 결말'을 둘러싼 인물들이 다소 어리둥절했습니다. 인물의 동기나 인물 상호 관계에서 설득이 안 된 부분이 큰 거 같았습니다만 단편의 공간에서 쉽지 않았을 거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요. 김범석 작가의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 : 무엇보다 공간이 흥미로웠고 [독자에의 도전] 부분도 대담하면서도 경쾌했고요. 너무 깊게 들여다보면 논리의 균열이 생길 수도 있는 트릭이지만 시골 재수 학원이라는 공간의 독특한 느낌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거슬리지 않고 잘 넘어갔던 거 같아요. 김창현 작가의 〈아버지는 죽는다〉 : '아버지는 죽는다'라는 타이틀도 섹시하고 아버지 캐릭터도 매력적이었습니다만 인물 설정으로 잡아놓은 텍스트들이 덜 녹은 각설탕처럼 이야기 속에 용해되지 않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무진과의 대결 중에 국가 대표 상비군 복싱 선수였다는 백 스토리를 대사로 말하는 부분을 읽다가 멈칫하기도 했고요.
저는 <8월 손님>이 재밌었어요! 제주도가 배경이라 확실히 특색 있기도 했고 이 소설이 작가님의 제주 형사 시리즈 중 한편이라는 게 매력적이더라구요.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요!!(읽어본 분들 계신지?) 저는 <계간 미스터리>에서 단편들을 읽는 것도 재밌긴한데 가끔은 딱 한편만 실어주시되 긴~ 분량의 소설을 소개해주시면 그것도 저 같은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단편이 골라 먹는(?) 재미가 있기는 해도, 장편이 주는 묵직함은 좀 부족하죠. 2023년에는 좋은 장편 소설을 나눠서 연재하는 방안도 찾아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이 젤 매력적이였던 거 같습니다. 일단 주제도 신선하고, 보통 추리소설이 어두운 분위기가 일반적인데 조금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신선했습니다.
오늘 드디어 책을 배송 받고 뒤늦게 합류했습니다. 검정 페이지에 인쇄된 한이 편집장 님의 글부터 읽었습니다. '기이한 사건 - 논리적 추리 - 뜻밖의 결말'이라는 장르의 규칙에 관한 언급에서 그간 막연하게 생각했던 해당 장르의 직설적인 정의를 듣고 환기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20주년 마지막 호'라는 내용이 있던데 이건 뭘까요? 2022년 마지막 호란 이야기겠죠?
네, 책 창간일이 2002년이라 2022년 봄호부터 겨울호까지 '출간 20주년 기념호' 별딱지를 붙여서 출간하고 있어요. 메롱이님께서 이해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검은 눈물>을 읽었습니다. 흡인력이 있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읽어나갈수 있었어요. 저는 은영아빠에게 감정이입되어서, 법으로 처벌받지 않은 가해자들에 대한 사적인 응징에 통쾌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할머니의 행동도, 그걸 알고 있던 은우의 심정들을 상상하니 먹먹한 마음이 들었어요. 앞으로 이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네. 단편도 여러 편 준비중이고, 장편도 구상하고 있으시다니 기대가 됩니다^^
💌 두 번째 뉴스레터를 보내드렸습니다. 많은 글들이 이 방에 올라오므로 함께 읽었으면 하는 여러분의 나눔 내용 중 일부를 닉네임과 함께 기록해 보내드렸어요. 좋은 저녁 시간 되시길 바라요!
잘 보았습니다. 회원님들의 글을 모아서 보니 좋았어요!
첫번째 뉴스레터는 어쩐지 스팸함으로 간 거 같고 이번에 처음 레터를 받아봤습니다. 뉴스레터 편집하는 것도 일일텐데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믐 플랫폼이 쓰레드가 길어지면 가독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데 뉴스레터로 정리가 되니까 너무 괜찮은 거 같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쓴 댓글이 뉴스레터에 올라가는 경험은 또 새롭네요 ^^ 잘 모아서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운 독서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인물 창조의 산고 Ⅱ - 웃음의 심장>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앞으로 소위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추리는 부르주아의 놀음이 아니라 모든 문학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이 대목에 어쩐지 등줄기가 서늘해지네요. 가즈오 이시구로의 몇 작품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다음 편 글이 무척 기다려지네요.
요즘에 드라마 보면 추리 미스터리 요소는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더군요. 사실 호기심이 이야기를 앞으로 이끌고 나가니까요. 저도 스릴러소설을 쓰고 있는데 추리소설은 제가 머리가 나빠 못쓰겠고 스릴러소설도 결국 추리 요소를 어떻게 적정하게 활용하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사실상 핵심이라고 봐야겠죠.
그런 맥락이라면 충분히 납득이 되네요. 어디선가 "앞으로 모든 과학은 '빅데이터 OO학'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서사에서나 과학 분야에서도 불가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변화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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