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믿음들을 공격하는 것이 우리가 과학의 확실성들에 의해 강화될 때 하는 한 가지 것이다. 그런데 과학 그 자체가 믿음으로 변형될 때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유일한 해결책은 정치학, 미학, 형이상학의 완전한 정지이자 밑바닥인, 탈근대주의적 가상성virtuality이다. 그러나 가상성의 엔진은 탈근대주의자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지,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팩티쉬가 잘했던 것은 주의caution와 주목publicity를 접언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잡종을 조작할 때 돌봄이 취해져야 함을 공공연하게 단언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선, '이교주의', '복고주의archaism' 그리고 '반동'은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이지만, 그것은 오직 근대화를 위한 장식으로 이용될 때만 그렇다. 우리가 복귀할 수 있는 고대의 원시문화 같은 것은 없다. 이는 그저 반동적 인종주의의 이국적 판타지일 뿐이다. 이교주의도 이와 마찬가지며, 근대화론자가 발명한 것인 반동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둘째로, 비근대적이 되는 것은 다시 필연적으로 우리의 계보와 우리의 선조에 대한 재작업을 함축한다. 우상숭배는 아마도 처음부터 일신교를 위한 잘못된 표적이었을 것이다. ... 실재론은 사회구성주의를 위한 잘못된 표적이었다. 각 시대의 오류는 같으며, 이것들은 다른 이들의 순진한 믿음에 대한 순진한 믿음으로부터 온 것이다. 근대주의자들은 항상 그들 자신을 이해하는 데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는 그들의 우상파괴주의와 그러한 우상파괴가 가져오는 불안 때문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7-45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셋째로,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우상파괴주의자의 망치를 제쳐 놓는 것은 우리가 항상 코스모폴리틱스cosmopolitics에 연루되어왔음을 보게 해준다. 정치의 의미를 굉장히 축소시키는 것을 통해서만, 정치라는 것이 고립되고 벌거벗은 인간들의 가치, 이해관계 의견, 사회적 힘들로서 제한된다. 사실을 그것들의 헝클어진 네트워크와 논쟁으로 다시 병합시키고 믿음을 다시 그것들의 존재론적 무게를 얻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커다란 이득은... 비로소 정치가 항상 그래왔던 것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과 비인간 행위 능력들의 경영, 외교, 결합, 협상 밀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제 지식인의 역할은 망치를 손에 들고 사실을 가지고 믿음을 깨부수는 거나 낫을 쥐고 믿음을 가지고 사실을 깎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팩티쉬가 되는 것이다. 즉 팩티쉬가 사실과 물신으로, 믿음과 사물로 변형되는 위협에 대항하여 존재론적 지위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이다. (...) 우리는 자유, 즉 인간의 행위 능력을 물신의 제조에, 그리고 사실의 제조에 두 차례 더해서 얻어진 그 자유의 의미를 과소평가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8-45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주체가 비인간성으로, 즉 주관성, 열정, 환영, 시민 투쟁, 망상, 믿음 등으로 빠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객체라는 확고한 고정 장치가 필요했다. 그러나 객체 또한 비인간성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므로, 객체가 비인간성으로, 즉 냉정함, 영혼 없음, 의미 없음, 유물론, 전제주의 등으로 빠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체의 권리와 '타인에 대한 동정'을 들먹여야 했다. 비인간성은 그러므로 항상 다른 편의 카드 더미 속에 있는 접근 불가능한 조커가 된다. (...) 더 잘하는 것, 비인간성을 다른 어딘가에 위치시키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 애초에 주체-객체 이분법을 만들었던 몸짓 안에서 말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0,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한 가지 명확한 점은, 오직 하나의 합의settlement가 존재하며, 그것이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정치학, 신학의 문제들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탐구는 곧 수많은 난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하면 자연, 사회, 도덕, 그리고 정치체에 대한 정의는, 모든 권력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역설적인 것, 즉 정치를 없앤 정치, 인간성이 비인간성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는 비인간적인 자연 법칙을 만들기 위해서 전부 함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3-46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사회과학자들의 시각에서 가장 이상한 점은 과학학이 심지어 비판적이지도, 폭로적이지도, 도발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과학의 이론으로부터 과학의 실행으로 주의를 돌림으로써, 과학학은 그저 우연히 근대주의의 합의를 함께 지탱하는 프레임을 발견했을 뿐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나는 주체-객체 이분법을 건드리지 않고, 이를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다른 쌍으로 대체하려고 시도해왔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선, 가장 쉽고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인식론이라는 인공물 전체일 것이다. 바깥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채 그것을 바라보면서, 그럼에도 담론과 사물을 분리시키는 위험한 심연에 지어진 단어들의 연약한 망으로부터 확실성을 추출하려고 노력하는, 고립되고 유일한 통 속의 정신mind-in-a-vat이라는 관념은 너무나 이상해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둘째로, 과학 1번에 사로잡히지 않고도 과학들이 전개될 수 있는 공간은 분명히 존재한다. 과학 분과들은, 그것들이 연쇄들 속에 놓이는 모든 곳에서 자유롭게 태어난다. 내가 보기에는 과학자들, 연구자들, 공학자들은 이전의 합의를 선호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셋째로, 또 훨씬 많은 사람들과 관련된 것이라서 더 중요한 것은, 정치를 위한 적정 조건들 역시 밝혀지기 시작할 것이며, 이제 이에 몰인정한 자연법칙이 지속적으로 주입되면서 계속해서 방해되고 단순화되고 진압되고 좌절될 필요가 없다. 더 정확하게는, 자연은 이제 그것이 언제나 그러했던 것, 즉 '아래에 있는' 사회의 변덕들을 벗어나야만 하는 모든 것을 하나의 막강한 힘으로 결집시키는 가장 포괄적인 정치적 과정임이 드러난다. (...) 양 극단에 놓인 권력의 원천인 자연과 사회 대신에, 우리는 단 하나의 원천을 갖게 될 것이다. 인간과 비인간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명백히 뚜렷한 장치의 원천, 집합체collective로 사회화되는 새로운 존재자를 위한 명백히 뚜렷한 원천 말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제야 '집합체'라는 단어 자체가 그 의미를 얻게 되었다. 집합체는 이자벨 스탕저에 의해 그려진 코스모폴리틱스에서 우리 모두를 모은 것이다. 두 개의 권력, 즉 숨겨져 있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하나(자연)와 논쟁이 될 수 있고 멸시되는 다른 하나(정치) 대신에, 우리는 동일한 집합체 내에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작업들을 갖게 될 것이다. 첫째 작업은 얼마나 많은 인간들과 비인간들이 고려될 수 있는지 답하는 것이 될 것이다. 둘째 작업은 모든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 당신은 모두가 함께 좋은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지, 또 어떤 희생을 치룰 수 있는지 답하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가장 어려운 질문 맞네요.. 우린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떤 희생을 치룰 준비가 되었을까요..
넷째이자 보다 어려운 사항은 지배와 관련된다. 우리는 지배자를 여러 차례 변경해왔다. 천지 창조의 신으로부터 신이 없는 자연으로, 그로부터 도구를 만드는 인간으로, 그 뒤에는 우리를 행위하게 만드는 구조들로, 우리를 말하게 만드는 담론의 장으로, 모든 것이 녹아 있는 익명의 힘의 장으로. 그러나 우리가 아무런 지배자도 가지지 않으려고 시도한 적은 아직 없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70,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왜 항상 하나의 지배자를 다른 지배자로 대체하는가? ... 행위는 그것이 행한 것에 의해 조금씩 압도되는 것이고, 번역을 통해 표류하는 것이다. 실험은 그것의 입력값들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매개의 연쇄들은 원인에서 결과로의 손쉬운 통과와 같은 것이 아니다. 정보IN-formation의 이전은 미세하고 복합적인 변형TRANS-formation을 통하지 않고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 테크닉의 영역에서는 누구도 지배자가 아닌데, 이는 기술이 지배하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로 아무도, 그리고 결코 아무것도 지배하지 않으며, 심지어 익명의 힘의 장이 지배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배하거나 정복하는 것은 인간의 특성도 비인간의 특성도 아니며, 심지어 신의 특성도 아니다. 그것은 객체와 주체의 특성으로 여겨졌지만, 사실 그렇게 작동한 적도 없다.
정보와 변형에서 IN과 TRANS를 대문자로 쓴 것은 원문에서 라투르가 in과 trans를 이탈릭체로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정보의 입력보다 변형이 행위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듯.
만약 우리가 총과 시민을 명제로서 탐구한다면, 주체와 객체 모두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명제가 접언될 때 그것은 새로운 명제에 참여한다. 그들은 다른 '어떤 이, 어떤 것'이 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8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내가 다뤄온 11개의 에피소드 각각에서 점점 더 많은 인간이 점점 더 많은 비인간과 혼합되어, 이제는 행성 전체가 정치, 법, 그리고 내가 짐작하건대 도덕성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가담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근대성의 환상은 우리가 성장할수록 객체성과 주체성은 더 잘 분리되어 우리의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미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는 데 있다. 객체성과 주체성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며, 그것들은 함께, 비가역적으로 성장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33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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