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번역 작용의 분석은 과학학의 거대한 부분을 구성한다. 번역이라는 개념은 정치 쪽에서 출발하여 과학 쪽으로 가는 학자들과 과학 쪽에서 출발하여 순환하는 지시체를 따라가는 또 다른 학자들, 양 팀에게 서로를 놓치지 않고 중간에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배열과 지침의 체계를 제공한다. ”
“ 모든 정치적이며 과학적인 얽힘을 설명하기 위해 두 팀의 역사학자들은 언제나 그 얽힘을 두 개의 동등하게 순수한 용어의 유감스러운 혼합으로 간주해야 했다. ... 이 역사학자들이 오직 혼란만을 보았던 그곳에서 과학학은 특정한 종류의 관심과 특정한 종류의 실행이 다른 관심과 실행으로 느리게, 지속적으로, 완전히 납득할 수 있게 치환되는 것을 본다. ”
“ 번역 모델:
과학학은 내재론적 역사와 외재론적 역사 사이의 고전적 논쟁 안에 자리하지 않는다. 과학학은 완전히 문제를 재배열한다.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연속적인 번역의 연쇄가 한쪽 끝의 개방적인 자원들(우리가 일간 신문에서 읽는 것에 더 가까운)과 다른 쪽 끝의 비전적인 자원들(우리가 대학 교과서에서 읽는 것에 더 가까운)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
“ 과학자는 매일의 실행 속에서 비전적인 순수한 과학과 개방적인 불순한 사회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할 뿐 아니라 담론의 영역과 세계의 모습 사이의 경계 역시 흐릿하게 한다. 과학철학자는 마치 건전한 일반 상식의 전형인 양 인식론적 질문(세계에 대한 우리의 재현은 어떠한가?)과 존재론적 질문(세계는 실제로 어떤가?)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키곤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과학철학자들의 조언을 따른다면, 우리는 어떤 과학적 활동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분리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영역을 섞어버리는 것은 정확히 과학자들이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
“ 과학학은 과학의 담론적인 측면이나 과학의 수사학에 대한 분석이 결코 아니다. 언제나 과학학은 어 떻게 언어가 왜곡 없는 변형을 통해 사물 자체를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을 천천히 획득하는지를 분석해왔다. 단어와 세계 사이의 커다란 간극이라는 개념은 이 점진적인 적재를 이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
“ 과학자가 말하는 것의 진실성은 더 이상 그들이 사회, 공약, 매개, 연결 들로부터 독립되었다는 것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대신 그 진실성은 누구도 오래도록 제어할 수 없는 많은 사람의 발화 행위를 변경하고 제한하면서, 많은 수의 변형과 번역을 거쳐간 순환하는 지시체에 의해 제공된 안전성으로부터 나온다. ”
“ 번역의 기제는 정치적 질문을 기술의 문제로 변형하며, 반대로 기술적 질문을 정치의 문제로 변형한다. 논쟁이 이루어지는 동안, 설득의 작용은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의 혼합물을 동원한다. 과학 내용이라는 핵과 맥락 간의 거리를 선험적으로 정의해서 장관들과 중성자들 사이의 수많은 연결선들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가정을 하는 대신에, 과학학은 단서, 마디, 경로 들을 따라간다. ”
“ 만약 과학학이 특정 과학 분과들이 무엇을 하는가라는 문제를 실재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방법으로 이해하려 한다면 이것들이 가장 첫 번째로 묘사할 필요가 있는 다섯 가지 활동들이다. 그 다섯 가지 활동들은 기기, 동료, 동맹, 대중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결 혹은 매듭이라고 부를 것들이다. 내가 '개념적 내용'이라는 구절 대신에 연결, 매듭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전자에는 많은 역사적 짐이 딸려 오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 활동들 각각은 다른 것들만큼 중요하다. 그리고 각각 은 스스로, 그리고 다른 네 활동에 피드백된다. ”
“ 가장 먼저 따라야 할 회로는 '세계 동원하기mobilization of the world'라고 부를 수 있다. 이는 앞서 2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비인간이 점진적으로 담 론에 적재되도록 하는 모든 수단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이다. 이는 세계를 움직이게 하고, 세계를 논쟁의 장소로 가져오며, 계속해서 세계를 활동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논증이 가능하도록 만들면서 세계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
“ 순환계의 두 번째 부분에서 역사학자들의 목표는 어떻게 연구자들이 동료들을 찾아내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이 두 번째 회로를 자율화autonomization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분과, 전문성, 파벌, '보이지 않는 대학'이 독자적인 것이 되고, 평가와 타당성에 대한 자체적인 기준을 형성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
“ 새로운 대상을 집합체로 만드는 이러한 대규모의 사회화, 이 모든 열띤 논의, 이 모든 논쟁은 사람들의 일상적 실행에 대단한 충격을 가할 것이며, 믿음이나 의견의 정상적 체계를 전복시킬 위협을 가할 것이다. ... 사람과 사물들의 연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과학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세계를 동원하기 위해 여행해야 하는 과학자들은 동료들을 설득하고, 장관들과 부서장들에 포위 공격을 가하기 위해 이제 기자, 준전문가, 거리의 남자와 여자 같은 일반인들의 또 다른 바깥 세계와의 관계에 신경 써야 한다. 나는 이 네 번째 회로를 대중적 재현이라고 부른다.
과학전쟁의 전사들이 종종 제안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 새로운 바깥 세계는 더 이상 앞의 세 가지 회로들의 바깥에 위치하지 않는다. 이 네 번째 회로는 그저 다른 특성을 지니며, 다른 자질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을 논쟁에 포함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