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원문을 자유자재로 읽으신다니 부럽습니다. 장마다 번역자가 달라서 글 수준도 굉장히 차이가 나고, 일단 한글 문장 자체도 문제가 많다고는 생각했지만 번역을 안 한 부분도 있다니, 앞에 책임 번역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네요. 하지만 원문을 읽었어도 제가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다행히 '젊은 과학의 전선'은 아직 1장까지지만 이전 책들보다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전자책인 장점도 있구요!
저도 전자책으로 읽고 있고, <판도라의 희망>보다는 낫다 생각 중입니다. 휴... 깊은 한숨을...
과학적 사실은 지금 존재하는 기술적 배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실fact과 인공물artifact은 분리하기 힘들 정도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근대 이후에 과학과 기술을 구분해서 얘기하는 것보다 이를 한꺼번에 테크노사이언스technoscience라고 부르는 것 이 더 적절하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는 매우 존경받는 심리학자였고, 우리는 둘 다 워너그렌 재단이 후원한 모임에 초대된 터였다. 그 모임은 3분의 2는 과학자들이고, 3분의 1은 '과학학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주최 측이 발표한 이 구분 자체가 나를 당황하게 했다. 어떻게 우리가 과학자들의 반대편에 놓일 수 있단 말인가?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어떤 주제를 대상으로 연구한다는 사실은 그것을 공격한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생물학자들이 생명 반대자이고, 천문학자들이 별 반대자이며, 면역학자들이 항체 반대자인가? 게다가, 나는 20년 동안 과학 학교에서 교편을 잡아왔으며, 정기적으로 과학 학술지에 글을 써왔다. 그리고 나와 나의 동료들은 학계와 산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과학자 그룹에 관한 연구를 하며 먹고 살아왔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나는 프랑스 과학 제도의 일부가 아닌가? 나는 너무 쉽게 배제된 데 약간 화가 나 있 었다. 물론 나는 단지 철학자일 뿐이다. 하지만 다른 과학학 연구자들은 어떨까? 그들 대부분은 이공계 학생으로서 공부한 적이 있으며, 그중 몇몇은 적어도 그들 자신이 과학적 조망을 과학 자체로 확장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한다. 그들을 다른 분과 혹은 다른 하위 분과의 연구자라고 지칭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전쟁터로 돌아가기 전에 휴전의 백기 하에 협의하는 적군들처럼, 과학자들과 타협해야 하는 '반과학자'들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푸쉬식~! 빠지직! 발끈! 등의 의성어가 따라 붙어야 할 것 같은 외침이었습니다. ㅋ
'박사님 살짝 삐치신 듯'이라는 자막이나 말풍선 같은 게 달리거나... ㅋㅋㅋ
우리가 바깥 세계가 없다고 말할 때, 이는 우리가 그것의 존재를 부정하는 의미로서가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그것을 몰역사적이고 고립되고 비인간적이고 차갑고 객관적인 존재로, 오직 민중을 물리치기 위해서만 주어진 것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함을 의미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가 과학이 사회적이라고 말할 때 우리에게 사회적이라는 단어는 소크라테스와 칼리클레스가 만 명의 바보들의 힘에 대적하기 위해 찾은 힘을 정당화하기 위해 너무나 빠르게 적용했던 통제 불가능한 군중, 즉 '인간 군상'이라는 낙인을 의미하지 않는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렇지만 우리는 구성과 실재 사이의 숙명적인 구분에 대한 진짜 대안을 아직 제공하지는 못했는데, 나는 여기서 '팩티쉬factish'라는 개념으로 한 가지 대안을 제시해보려 한다. 9장에서 보겠지만, 팩티쉬는 '사실fact'과 '물신fetish'의 결합으로 탄생한 조어인데, 여기에서는 제조하는 작업을 두 번 더함으로써 믿음과 지식의 쌍둥이 효과를 상쇄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만약 위와 같은 구호가 일반화되었다고 상상해보라. 오직 정치가만이 정치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사업가만이 사업에 대해 말할 수 있으며, 더 심하게는 오직 쥐만이 쥐에 대해서, 개구리만이 개구리에 대해서, 전자만이 전자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라는 것은 그 정의상 다른 종들 사이에 놓인 커다란 틈을 가로지를 때 생기는 오해를 내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과학자들이 두 문화 사이에 다리를 완전히 놓고자 한다면, 그들은 수많은 소음들과 약간의 허튼소리 이상의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럴싸한데요.
왜냐하면 과학자들은 그들의 과학들을 정화하는 데 시간을 거의 쓰지 않으며, 솔직히 그들을 도우러 온 과학철학자들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문학자들은 객관화와 물화의 위험으로부터 인간 주체를 자유롭게 하는 임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거기에 온 시간을 할애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좋은 과학자들은 오직 여유가 생기거나 은퇴하고 난 후 혹은 돈이 될 때 과학전쟁에 참전한다. 하지만 인문학자들은 낮이건 밤이건 무장한 채로 깨어 있으며,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위해 에이전시를 찾는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과학적 사실이라는 블랙박스를 열었을 때 우리는 우리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피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두 문화의 황무지에 남아 있는 동안, 양배추와 튤립 사이에 묻혀 있는 동안, 객관화의 모든 위험을 피하려는 인문학자와 통제 불가능한 군중에 의해 이루어지는 모든 문제를 막으려는 인식론자에게 무시되는 동안 그 상자는 단단히 닫혀 있었다. 이제 그 상자는 열렸고, 질병과 저주, 죄악과 문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거의 비어버린 상자의 더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실험실은 확실성의 생산을 이해하기에 훌륭한 장소이며, 그것이 내가 실험실을 그토록 많이 연구해온 이유다. 그러나 이 지도처럼, 실험실도 다른 분과, 기구, 언어, 실행의 끊임없는 퇴적물에 의지한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 누구도 과학이 세계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무로부터 스스로를 창조해내며 첫 데뷔 무대를 갖는 초보자라 여기지 않는다. 실험실에는 언제나 과학의 그것(과학에서 말하는 우주)과 놀랄 만큼 유사하게 미리 구성된 우주가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모임 정식으로 시작했는데, 제 진도는 115페이지입니다. 휴, 쉽지 않네요. 기다리고 있을 한스 요나스 생각하며 이를 악물어 봅니다. ^^
저도 파스퇴르를 읽으면서 다시 고비를 맞는 듯..^^;; 어렵사리 5장을 읽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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