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더 이상 사실과 물신에 사로잡히지 않고 다시 팩티쉬의 보호 아래 살게 된다면 우리가 어떤 종류의 삶을 전개하게 될 지를 숙고하게 만든다. 적어도 세 가지가 완전히 변할 것이다. 행위와 지배에 대한 정의,'외부의' 물리적 세계와 '내부의' 정신적 세계 사이의 분할선, 그리고 그것들을 나타내는 공적 제도들과 더불어 돌봄care과 주의caution의 정의들이 그것이다. ”
“ 믿음들을 공격하는 것이 우리가 과학의 확실성들에 의해 강화될 때 하는 한 가지 것이다. 그런데 과학 그 자체가 믿음으로 변형될 때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유일한 해결책은 정치학, 미학, 형이상학의 완전한 정지이자 밑바닥인, 탈근대주의적 가상성virtuality이다. 그러나 가상성의 엔진은 탈근대주의자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지,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
“ 우선, '이교주의', '복고주의archaism' 그리고 '반동'은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이지만, 그것은 오직 근대화를 위한 장식으로 이용될 때만 그렇다. 우리가 복귀할 수 있는 고대의 원시문화 같은 것은 없다. 이는 그저 반동적 인종주의의 이국적 판타지일 뿐이다. 이교주의도 이와 마찬가지며, 근대화론자가 발명한 것인 반동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
“ 둘째로, 비근대적이 되는 것은 다시 필연적으로 우리의 계보와 우리의 선조에 대한 재작업을 함축한다. 우상숭배는 아마도 처음부터 일신교를 위한 잘못된 표적이었을 것이다. ... 실재론은 사회구성주의를 위한 잘못된 표적이었다. 각 시대의 오류는 같으며, 이것들은 다른 이들의 순진한 믿음에 대한 순진한 믿음으로부터 온 것이다. 근대주의자들은 항상 그들 자신을 이해하는 데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는 그들의 우상파괴주의와 그러한 우상파괴가 가져오는 불안 때문이다. ”
“ 셋째로,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우상파괴주의자의 망치를 제쳐 놓는 것은 우리가 항상 코스모폴리 틱스cosmopolitics에 연루되어왔음을 보게 해준다. 정치의 의미를 굉장히 축소시키는 것을 통해서만, 정치라는 것이 고립되고 벌거벗은 인간들의 가치, 이해관계 의견, 사회적 힘들로서 제한된다. 사실을 그것들의 헝클어진 네트워크와 논쟁으로 다시 병합시키고 믿음을 다시 그것들의 존재론적 무게를 얻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커다란 이득은... 비로소 정치가 항상 그래왔던 것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과 비인간 행위 능력들의 경영, 외교, 결합, 협상 밀이다. ”
“ 이제 지식인의 역할은 망치를 손에 들고 사실을 가지고 믿음을 깨부수는 거나 낫을 쥐고 믿음을 가지고 사실을 깎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팩티쉬가 되는 것이다. 즉 팩티쉬가 사실과 물신으로, 믿음과 사물로 변형되는 위협에 대항하여 존재론적 지위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이다. (...)
우리는 자유, 즉 인간의 행위 능력을 물신의 제조에, 그리고 사실의 제조에 두 차례 더해서 얻어진 그 자유의 의미를 과소평가했다. ”
“ 주체가 비인간성으로, 즉 주관성, 열정, 환영, 시민 투쟁, 망상, 믿음 등으로 빠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객체라는 확고한 고정 장치가 필요했다. 그러나 객체 또한 비인간성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므로, 객체가 비인간성으로, 즉 냉정함, 영혼 없음, 의미 없음, 유물론, 전제주의 등으로 빠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체의 권리와 '타인에 대한 동정'을 들먹여야 했다. 비인간성은 그러므로 항상 다른 편의 카드 더미 속에 있는 접근 불가능한 조커가 된다. (...)
더 잘하는 것, 비인간성을 다른 어딘가에 위치시키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 애초에 주체-객체 이분법을 만들었던 몸짓 안에서 말이다. ”
“ 한 가지 명확한 점은, 오직 하나의 합의settlement가 존재하며, 그것이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정치학, 신학의 문제들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탐구는 곧 수많은 난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하면 자연, 사회, 도덕, 그리고 정치체에 대한 정의는, 모든 권력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역설적인 것, 즉 정치를 없앤 정치, 인간성이 비인간성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는 비인간적인 자연 법칙을 만들기 위해서 전부 함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 우선, 가장 쉽고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인식 론이라는 인공물 전체일 것이다. 바깥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채 그것을 바라보면서, 그럼에도 담론과 사물을 분리시키는 위험한 심연에 지어진 단어들의 연약한 망으로부터 확실성을 추출하려고 노력하는, 고립되고 유일한 통 속의 정신mind-in-a-vat이라는 관념은 너무나 이상해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
“ 셋째로, 또 훨씬 많은 사람들과 관련된 것이라서 더 중요한 것은, 정치를 위한 적정 조건들 역시 밝혀지기 시작할 것이며, 이제 이에 몰인정한 자연법칙이 지속적으로 주입되면서 계속해서 방해되고 단순화되고 진압되고 좌절될 필요가 없다. 더 정확하게는, 자연은 이제 그것이 언제나 그러했던 것, 즉 '아래에 있는' 사회의 변덕들을 벗어나야만 하는 모든 것을 하나의 막강한 힘으로 결집시키는 가장 포괄적인 정치적 과정임이 드러난다. (...)
양 극단에 놓인 권력의 원천인 자연과 사회 대신에, 우리는 단 하나의 원천을 갖게 될 것이다. 인간과 비인간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명백히 뚜렷한 장치의 원천, 집합체collective로 사회화되는 새로운 존재자를 위한 명백히 뚜렷한 원천 말이다. ”
“ 이제야 '집합체'라는 단어 자체가 그 의미를 얻게 되었다. 집합체는 이자벨 스탕저에 의해 그려진 코스모폴리틱스에서 우리 모두를 모은 것이다. 두 개의 권력, 즉 숨겨져 있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하나(자연)와 논쟁이 될 수 있고 멸시되는 다른 하나(정치) 대신에, 우리는 동일한 집합체 내에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작업들을 갖게 될 것이다. 첫째 작업은 얼마나 많은 인간들과 비인간들이 고려될 수 있는지 답하는 것이 될 것이다. 둘째 작업은 모든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 당신은 모두가 함께 좋은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지, 또 어떤 희생을 치룰 수 있는지 답하는 것이다. ”
가장 어려운 질문 맞네요.. 우린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떤 희생을 치룰 준비가 되었을까요..
borumis
“ 넷째이자 보다 어려운 사항은 지배와 관련된다. 우리는 지배자를 여러 차례 변경해왔다. 천지 창조의 신으로부터 신이 없는 자연으로, 그로부터 도구를 만드는 인간으로, 그 뒤에는 우리를 행위하게 만드는 구조들로, 우리를 말하게 만드는 담론의 장으로, 모든 것이 녹아 있는 익명의 힘의 장으로. 그러나 우리가 아무런 지배자도 가지지 않으려고 시도한 적은 아직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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