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은 믿음을 믿는다. 그들은 사람들이 순진하게 믿는 것을 믿는다. 그러므로 두 가지 형태의 불가지론이 존재한다. 특히 비판가들에게 굉장히 소중한 첫 번째 형태는 믿음의 내용에 대해서 믿는 것을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
이러한 불가지론의 정의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하고자 하는 것은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순진함은 중대한 죄악이다. 구원은 항상 자율성과 독립성의 환상 뒤에 숨은 노동과 꼭두각시를 붙잡고 있는 그 줄을 드러내는 데서 나온다. 그러나 나는 불가지론을 가치, 권력, 관념, 사실, 구별이나 구성에 대한 의심으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의심 자체에 대한 의심으로, 또한 어쨌든 믿음이 이러한 삶의 양식을 붙들어 매는 것이냐는 관념에 가해진 의심으로 정의할 것이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35-43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문장모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