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대상을 집합체로 만드는 이러한 대규모의 사회화, 이 모든 열띤 논의, 이 모든 논쟁은 사람들의 일상적 실행에 대단한 충격을 가할 것이며, 믿음이나 의견의 정상적 체계를 전복시킬 위협을 가할 것이다. ... 사람과 사물들의 연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과학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세계를 동원하기 위해 여행해야 하는 과학자들은 동료들을 설득하고, 장관들과 부서장들에 포위 공격을 가하기 위해 이제 기자, 준전문가, 거리의 남자와 여자 같은 일반인들의 또 다른 바깥 세 계와의 관계에 신경 써야 한다. 나는 이 네 번째 회로를 대중적 재현이라고 부른다.
과학전쟁의 전사들이 종종 제안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 새로운 바깥 세계는 더 이상 앞의 세 가지 회로들의 바깥에 위치하지 않는다. 이 네 번째 회로는 그저 다른 특성을 지니며, 다른 자질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을 논쟁에 포함시킨다. ”
“ 정보가 단순히 다른 세 개의 회로로부터 이 넷째 회로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넷째 회로가 연구 대상에 대한 과학자들 스스로의 전제조건의 많은 부분을 구성하기 때문에 과학의 대중적 재현에 대한 우리의 감성은 반드시 더욱 더 민감해져야 한다. 따라서 이 넷째 회로 역시 과학의 주변적인 부록이 아니라 사실의 조직 구조를 이루는 한 부분이며, 교육 이론가나 언론 연구자에게 남겨둘 수 없는 것이다. ”
“ 일단 '개념'이라는 단어를 피하기 위해 내가 연결과 매듭이라고 부르는 이 다섯째 회로는 왜 나머지 회로들보다 연구하기가 후러씬 어렵다는 평판을 얻은 걸까? 글쎄, 이것이 훨씬 어렵긴 하다. 지금 나는 감히 그러한 사실을 깨부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위상, 말하자면 그 견고함에 대한 하나의 이유를 재정의해보려는 것이다.
이 견고함은 부드러운 복숭아 살 속 씨앗의 견고함이 아니다. 그 견고함은 그물망의 중심에 위치한 단단히 매인 매듭의 견고함을 말하는 것이다. 그 매듭은 수많은 이질적인 자원들이 함께 묶여 있기 때문에 견고하다. ”
“ 하지만 과학의 개념적 내용의 중심성을 이해하려 노력할 때 과학학은 무엇보다 먼저 어떤 주변을 위해서 그 내용이 중심 역할을 하는지, 어떤 정맥과 동맥을 펌프질하는 심장인지, 어떤 그물망의 매듭인지, 어떤 길에서 교차하는지, 어떤 거래의 어음 교환소인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
“ 만약 왜 이 사람들이 좀 더 권위를 가지고 더 확실하게 말하기 시작했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는 사물이 이제 그 자신을 과학자들이 동료들과 벌이는 논쟁에 즉각적으로 유용한 형태로 그 스스로를 제시하는 덕분에 이루어지는 세계의 동원을 추적해야 한다. 이러한 동원을 통해서 세계는 주장으로 변화한다. ”
“ 첫 번째 회로의 역사를 쓰는 것은 세계를 불변하고 결합 가능한 가동물로 변형시키는 역사를 쓰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는 과학자가 읽을 수 있는 글자로 된 '자연의 위대한 책'을 쓰는 것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 혹은 다른 말로, 이는 과학의 논리logics에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물류학logistics을 연구하는 것이다. ”
“ 이렇게 완전히 인위적으로 핵과 세포를 분리하고, 이론화하는 것으로부터 이론을 분리하는 것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 분리가 지성사 학자로 하여금 비역사적이고, 끝없이 펼쳐진 '순수 한' 과학적 개념을 제시할 수 있게 만든다는 데 있지 않다. 진짜 위험은 이에 상응하는 사회과학자의 믿음, 즉 미리 '핵이 제거된' 맥락을 준비함으로써 과학과 기술을 다룰 필요 없이 사회의 존재를 설명한느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에 있다. ”
“ 이런 라투르의 주장에 대해 과학학 내에서도 '비실재론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많은 이는 "이론은 구성될 수 있어도 실재는 구성될 수 없다." 는 반론을 폈다. 과학 지식이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었다고 보는 사회구성주의자들도 라투르의 이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다. 라투르는 이에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에 자신의 주장을 정교화해서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
요즘 읽은 책 중 실재가 구성되는 예를 많이 읽은 것 같은데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행동' 같은 책에서 여러가지 감정 및 행동 반응까지 '구성'되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2장 끝에서 과학은 사실주의적 그림이 아니고 과학도 그림도 우리를 구성된 세계로 연결한다고 하는데 얼마 전 읽은 Eric Kandel이 화가들 뿐 아니라 그림을 보고 감상하는 우리들 자신도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는 지식, 무의식적 감정 및 상황 등에 따라 인식하는 그림의 이미지를 구성하게 되는 것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했는데 이 또한 구성주의의 한 예겠죠? Kandel은 인문학자가 아니라 뇌과학자지만 문학과 예술 등과 접해서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감상하고 해석하는 지에 대한 책들을 많이 낸 것 같아요.
통찰의 시대 - 뇌과학이 밝혀내는 예술과 무의식의 비밀뇌과학의 연구 성과와 자서전이 결합된 책 《기억을 찾아서》로 국내 과학서 시장에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천재 신경과학자 에릭 캔델이 인류에게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과학,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파헤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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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저는 일 때문에 최근에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다시 읽었는데, 실재가 구성된다고 주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을 중간에 엄청 가차 없이 공격하는 대목이 길게 나오더군요. 그런데 왠지 통쾌했어요. 하하하.
윌슨이 쓴 용어들: ‘무정부 상태의 해적 깃발 아래에서 우왕좌왕하는 반역자 선원들’, ‘과연 자신이 의도한 바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과학과 정반대의 것으로서 진부함과 환상을 동시에 가진 비일관적 꿈들의 단편’, ‘췌장의 위치도 모르는 심령치료사처럼 무지하다’, ‘난해한 전문어들을 남발하여 진영을 어지럽힌다’...
통 섭 - 지식의 대통합'큰 줄기를 잡다, 모든 것을 다스린다, 총괄하여 관할하다.'라는 의미의 제목처럼 학문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학문의 대통합을 이루어야 함을 역설하는 책이다. 얼핏 어려울 듯한 내용을 여러 학문들을 넘나들며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그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통섭'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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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윌슨이 살아서 리사 펠드먼 배럿이나 로버트 새폴스키의 책을 읽었더라면 혈압 깨나 올렸을 거 같습니다.
borumis
오 안그래도 윌슨이 초기랑 다르게 인생 막판에 가서 태도가 급변했다고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 윌슨의 통섭 등 여러 책들을 읽어봐야겠어요. 이 분도 과학 전쟁의 전사였을까요?
장맥주
과학 전쟁의 전사였는데, 라투르랑 같은 부대 소속은 아니었을 거 같고 같은 전선에 있었을 거 같지도 않네요. ㅎㅎㅎ
<통섭>은 명저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인생 막판에 태도가 급변했다는 건 아마 유전자선택설에서 집단선택설로 돌아선 것 이야기일 텐데, <통섭> 하고 큰 관련은 없습니다.
borumis
아 맞아요! 행동에서 읽었던 것 같네요..^^
장맥주
“ 일부 과학자들은 과학 지식이 사회적으로 구성되었다거나 과학적 실재가 구성되었다는 과학학의 주장은 과학적 합리 성에 대한 도전이며, 증거와 데이터에 근거한 엄밀한 과학 지식과 보통 사람의 믿음의 차이를 무시하는 반과학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비판자들의 표적 중에는 (너무도 당연히!) 브뤼노 라투르도 포함되어 있었다. 라투르에게는 실재를 무시하는 비실재론자, 사회구성주의자, 과학을 이해하지 못한 인문학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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