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과학 분과 내에서도 과학Science이라는 모델과 연구라는 모델 사이에 다툼이 있는 것처럼, 사회과학과 인문학 내에서도 한편은 탈근대postmodern라고 불릴 수 있고 다른 한편은 비근대nonmodern라 불렸던 두 가지 상방되는 모델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탈근대라고 부를 수 있는 첫째 모델이 더욱 결핍되고 더욱 폭로적이고 더욱 부정적이고 더욱 해체적인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것들이 비근대라고 불리는 둘째 모델에서는 존재, 배치, 확인, 구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합리주의자 프로젝트의 압도적인 실패를 취하려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탈근대주의는 근대주의와 같은 향수병을 느낀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과학학은 내가 보기에 이와는 아주 다른 비근대적인 임무를 수행해왔다.우리에게 근대성은 결코 세상의 질서였던 적이 없었다. 실재와 도덕성은 결코 결핍된 적이 없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어쩌다가 2장의 영어 pdf 파일을 인터넷에서 발견했는데요.. 사진 질이 책보다 조금 더 낫고 번역이 더 이해하기 쉽네요. 예를 들어 111쪽의 '나는 내 설명에서 나 자신이 단 한 순간이라도 사진의 시각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를까 봐 매우 걱정된다.'라는 매우 희한한 문장도 실은 'I am so afraid of making a mistake in my account that I myself do not dare lose sight of the photographs, even for an instant.'인 평범한 문장이고 저라면 '나는 내 설명에서 실수를 할까 봐 워낙 두려워서 나 자신이 단 한 순간이라도 사진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도록 한다.'라고 번역하면 이해가 더 잘 갈텐데..;;; 다른 라투르의 한국어 번역서들도 그렇고 번역들이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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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대화: 어쩌다가 2장의 영어 pdf 파일을 인터넷에서 발견했는데요.. 사진 질이 책보다 조금 더 낫고 번역이 더 이해하기 쉽네요. 예를 들어 111쪽의 '나는 내 설명에서 나 자신이 단 한 순간이라도 사진의 시각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를까 봐 매우 걱정된다.'라는 매우 희한한 문장도 실은 'I am so afraid of making a mistake in my account that I myself do not dare lose sight of the photographs, even for an instant.'인 평범한 문장이고 저라면 '나는 내 설명에서 실수를 할까 봐 워낙 두려워서 나 자신이 단 한 순간이라도 사진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도록 한다.'라고 번역하면 이해가 더 잘 갈텐데..;;; 다른 라투르의 한국어 번역서들도 그렇고 번역들이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2장에서 읽은 내용을 통해 여태껏 그냥 기호학이나 언어철학의 개념이라고 생각했던 지시체, 그중 순환하는 지시체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이해가 가네요. 저도 그냥 기호나 기입이 아닌 실제 물질적 예시로 번역(또는 접언? 도대체 이 괴기한 신조어는 무슨;;;)해주는 과정이 필요했나 봅니다. 여태까지 읽은 책들 중 이 책이 제일 이해하기 쉽네요.
그나저나 라투르 은근 짖궃고 능글능글한 위트가 있네요.. "주황색 페도필에 엄청나게 의존한다...." (페도필pedofil (pédophile 소아 성애자와 동음이의어)이란 기구 이름에서 웃고 그 다음에 머뭇거리는 듯한 말줄임표에서 또 웃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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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통 임상현장 쪽에서 채취(물론 혈액이나 골수 등은 우리가 하기도 했지만)한 검체로 실험실에서만 실험을 하기 때문에 이런 현장에서의 채취 작업은 낯설었는데 재미있네요. 토양학자들이 이렇게 흙을 '맛보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이렇게 대충 해도 괜찮을까요?) 토양학자들이 그나마 색은 표준화했지만 토양의 맛?질감? 등은 표준화하기 힘든 암묵적 지식implicit knowledge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네요. 예전에 소믈리에 등의 그런 감각을 표준화나 검증하기 힘들어서 흑백요리사 같은 경우도 저렇게 두 명만 있어도 판단이 엇갈리지 않나..했는데. 그나저나 여기서도 라투르가 유명 와인 가문의 아들답게 아버지의 와인 테이스팅을 언급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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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대화: 저는 보통 임상현장 쪽에서 채취(물론 혈액이나 골수 등은 우리가 하기도 했지만)한 검체로 실험실에서만 실험을 하기 때문에 이런 현장에서의 채취 작업은 낯설었는데 재미있네요. 토양학자들이 이렇게 흙을 '맛보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이렇게 대충 해도 괜찮을까요?) 토양학자들이 그나마 색은 표준화했지만 토양의 맛?질감? 등은 표준화하기 힘든 암묵적 지식implicit knowledge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네요. 예전에 소믈리에 등의 그런 감각을 표준화나 검증하기 힘들어서 흑백요리사 같은 경우도 저렇게 두 명만 있어도 판단이 엇갈리지 않나..했는데. 그나저나 여기서도 라투르가 유명 와인 가문의 아들답게 아버지의 와인 테이스팅을 언급하는 군요!
아.. 샤토 라투르는 아니고 메종 루이 라투르 가문이군요..;; 그래도 금수저;;
126페이지: 한때 모든 줄거리에 따라붙을 수 있었던 성찰성은, 내가 최초로 인정하건데, 나를 넘어서 있다. --> 모든 줄거리에 " 동시에" 따라붙을 수 있는 성찰성은, 내가 최초로 "인정하건대", 나"에겐 벅차다" A reflexivity that could follow every thread at once is, I would be the first to admit, beyond me. 번역과 맞춤법 검수 문제인 듯합니다..
그림 2-23을 통해 칸트의 현상에 대한 배경도법도 라투르의 순환하는 지시체의 설명도 더 이해하기 쉽네요. 뭐랄까 칸트가 전형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거울을 마주보는 광학적 이미지같으면 라투르는 루이스 캐롤의 거울나라의 앨리스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네요! Curiouser and curiouser!
과학학의 참모습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학이 가장 잘하는 것, 즉 과학적 실행의 세부사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작업을 따라가보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6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가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는 ㅅ실행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록, 그동안 실재론에 대한 대부분의 철학적 논쟁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 분명해질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6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실험실은 확실성의 생산을 이해하기에 훌륭한 장소이며, 그것이 내가 실험실을 그토록 많이 연구해온 이유다. 그러나 이 지도처럼, 실험실도 다른 분과, 기구, 언어, 실행의 끊임없는 퇴적물에 의지한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 누구도 과학이 세계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무로부터 스스로를 창조해내며 첫 데뷔 무대를 갖는 초보자라 여기지 않는다. 실험실에는 언제나 과학의 그것(과학에서 말하는 우주)과 놀랄 만큼 유사하게 미리 구성된 우주가 있다. 그 결과, 알려진known 세계와 알아가는knowing 세계가 언제나 서로 협조를 이루어나가기 때문에, 지시는 언제나 동어 반복과 닮아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7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러한 대표물을 통해 숲 전부를 소유하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 사이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의회가 전 미국을 보유하듯이, 작은 부분이 거대한 전체를 파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도 매우 경제적인 환유가 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7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식물학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배우면서 변화하지만, 그 과정에서 식물도 역시 변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관찰과 경험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둘은 모두 구성constructions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8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러나 실제(과학의) 실행에서는 아무도 객체로부터 단어로, 지시 대상으로부터 기호로 직접 이동할 수 없으며, 언제나 위험한 중간 통로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8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과학의 텍스트는 모든 다른 형태의 내러티브와 다르다. 그것은 차트, 다이어그램, 식, 지도, 스케치 등 산문이 아닌 형태로 텍스트 안에 존재하는 지시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 스스로의 내적 지시체를 동원하면서, 과학의 텍스트는 자체적 검증을 수반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최종 보고서는 다이어그램에 대해 이야기한다. ... 모든 단계에 각 요소는 그것의 근원으로 인해 물질에 속하고, 그것의 목적지로 인해 형식에 속한다는 점을 주목하라. 그것은 너무나 구체적인 영역으로부터 추상화되고, 다음 단계에서는 다시 너무나 구체적인 것이 된다. 우리는 결코 사물과 기호 사이의 단절을 발견한 적도 없고, 무형의 연속적인 물질에 임의적이고 추상적인 기호를 부과하는 것에 직면한 적도 없다. 우리는 각각이 앞선 것을 위한 기호 역할을 하고 뒤따라오는 것을 위한 사물 역할을 하는 잘 짜인 요소의 중단되지 않은 연속을 보고 있을 뿐이다. 모든 단계에서 우리는 수학의 기초적인 형식form을 발견하는데, 이 형식은 연구자의 그룹에 체화된 실행의 매개를 통해 물질matter을 수집하는 데 사용된다. 각 단계에서 현상은 이러한 형식, 물질, 숙련된 신체들과 그룹들의 잡종으로부터 끌어내진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6-10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는 칸트적 신화에서처럼 지적인 범주에 따라서 토양을 나눈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물질로 하여금 형식과 물질을 분리하는 간극을 건너도록 함으로써 각 현상의 의미를 전달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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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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