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아... 존경합니다. 저는 읽어볼 시도조차 안 했네요. 앞으로도 당분간은 시도 안 할 거 같습니... ^^;;;
정언명령..최고선.. 등 기본 개념 등은 여기저기서 주워들어보긴 했는데..;; 실제 원서를 못 읽어보니 어렵네요.. 그래도 대충 은유적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라투르가 뭘 말하려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칸트는 어느 정도 주워들어서 대충 감이 잡혔는데 현상학 쪽은 진짜 모르겠네요. 인간의 지향성intentionality라는 게 뭔지.. 전 처음에 어떤 행위를 할 의도(intention)이 있는 것을 얘기하는 줄 알았더니 어떤 무언가에 대한 지적 능력이 어떤 것, 성질과 사건의 상태들을 위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라네요. Stanford 철학 백과에 나온 정의를 보니 다음과 같네요: In philosophy, intentionality is the power of minds and mental states to be about, to represent, or to stand for, things, properties and states of affairs. To say of an individual’s mental states that they have intentionality is to say that they are mental representations or that they have contents. Furthermore, to the extent that a speaker utters words from some natural language or draws pictures or symbols from a formal language for the purpose of conveying to others the contents of her mental states, these artifacts used by a speaker too have contents or intentionality.
언젠가 읽어야겠다고 영원히 생각만 할 뿐인데 쉽지 않네요.
그러게요. 라투르 읽다 잠깐 읽어봤는데 라투르는 정말 친절한 편이었어요!
언젠가 읽어보겠다는 생각조차 품지 않은 사람 여기 있습니다!
칸트는 통 속의 정신이 스스로 모든 것을 만든 구성주의의 한 형태를 발명했지만, 아무런 제약도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정신이 그 자체로부터 배운 것은 보편적이어야 했으며, 그것은 오직 저 바깥의 실재와의 어떤 경험적인 접촉에 의해서만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다. 비록 실재는 최소한으로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바깥 세계에 있는 것이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3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곧 이는 좀 더 합리적인 후보인 사회로 대체된다. 실재에 모습을 부여하고, 그것을 조각해내소, 잘라내고, 정렬하는 신화적인 정신 대신,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입견, 범주, 그리고 패러다임 들이 각 사람의 재현을 결정하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정의는 ‘사회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과학학 연구자들이 애착을 가진, 그리고 이 책에서 내가 약술할 실재론과는 단지 피상적으로만 유사한 것이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3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첫째, 독재적 자아를 신성한 ‘사회‘로 대체한 것은… ‘세계에 관한 관점‘인 각 개인의 시선을 이제 확실히 바깥 세계로부터 더욱 멀리 떨어뜨렸다. 사람들은 이제 자기 스스로의 범주가 만들어낸 감옥뿐 아니라 그들이 속한 사회적 그룹이 만들어낸 감옥에도 갇히게 되었다. 둘째, 물론 많은 정신과 많은 통들이긴 하지만, 그들 각각은 같은 집합적 정신 상태에 갇혀 있는 것이다. 셋째, 칸트 철학에서의 유일한 장점, 즉 절대적 확실성의 대용품인 선험적 범주의 보편성을 위험에 빠뜨렸다. 정싴이 세계로부터 단절되었을 뿐 아니라, 각각의 집합적 정신과 각각의 문화 역시 다른 것들과 단절되었다. 넷째, 폭민정치 mob rule에 대한 두려움과 연관되었다.
그의 질문을 굉장히 불공평하고 또 굉장히 진지하게 만들었던 것은 실재에 대한 확실한 연결을 상실할 것만 같은 두려움과 그 자리를 군중에 의해 침범당할 것 같은 두려움의 공명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3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가 과학을 통해 알게 된 실재 세계는 전적으로 그 세계 그 자체에 남겨졌다. 현상학phenomenology은 오로지 인간의 의식을 위한 세계world-for-a-human-consciousness 만을 다루었다. … 이런 지식은 사물들이 어떻게 진짜로 존재하는지를 설명해주는 데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왜냐하면 현상학에서 우히는 결코 인간의 지향성intentionality 이라는 편협한 초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관점에서 다른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대신, 우리는 항상 인간의 관점에 고정된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37-3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지금 첫장을 읽어가고 있는데 무슨 철학사를 다시 짚어가는 느낌입니다.^^;; 간만에 Plato의 Gorgias까지 다시 펼쳐봤습니다;;
만약 현상학이 과학을 인간의 지향성으로 제한함으로서 그것을 포기해버린다면, 그 반대의 움직임인 인간을 '자연 현상'으로 연구하는 것은 더욱 나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즉 그것은 풍부하고 논쟁적인 과학의 인간사 human history of science를 포기하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런데 과학학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으로 보면 이런 포기가 싫겠지만... 솔직히 과학자들은 별로 인간을 자연현상으로 연구하는 것이나 논쟁적인 과학의 인간사를 포기하는 것이 그렇게 나쁘게 여길 것 같진 않은데요. 제 생각에는 그런 환원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의 나쁜 점을 더 구체적으로 명시해줄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안 그러면 니들이 하는 게 대체 뭘 위한 거야?하고 맨 처음 심리학자처럼 뭔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림 1-1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인식론, 도덕, 정치, 그리고 심리학은 서로 협력하고 있으며 같은 협력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주장하는 바다. 또한 이는 과학학의 대상이 되는 실재를 파악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저 바깥 세계의 안정적 특성이라 여겨지는 확실성을 과연 재현해낼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냉정한 인식론적 질문 뒤에는 언제나 좀 더 걱정스러운, 우리가 군중을 피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둘째 질문이 숨어 있는 것이다. 반대로 '사회'에 관한 정의 뒤에도 너무도 많은 민중들의 입을 막기 위해 객관적 실재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숨어 있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따라서 우리에게는 사람들에 대항한 '우월한 힘'이나 세계에 대한 '접근'을 상실할까 봐 계속해서 두려워하는 불구의 독재자인 통 속의 뇌 혹은 통 속의 정신이 필요 없다. 우리는 통제 불가능한 민중에 대항한 초월적 힘으로서의 절대적 확실성을 갈구하지도, 세계와의 접촉을 통한 절대적 확실성을 갈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확실성이 결핍되지도 않았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결코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꿈을 꾼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는 객관적인 실재의 기세를 꺾는 사회적 세계나, 민중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객관적 실재도 필요치 않다. 비록 이 모든 것들이 과학전쟁의 시대인 지금은 놀랍게 들리겠지만, 문제는 간단하다. 우리는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말이라는 것은 그 정의상 다른 종들 사이에 놓인 커다란 틈을 가로지를 때 생기는 오해를 내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과학자들이 두 문화 사이에 다리를 완전히 놓고자 한다면, 그들은 수많은 소음들과 약간의 허튼소리 이상의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것은 과학학이 논쟁적인 두 번째 이유다. 실수로 과학학은 다른 논쟁 중간에 끼어버렸는데, 이 논쟁은 과학 자체 내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한쪽에는 여전히 겉으로는 자율적이며 집합체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과거의 과학Science처럼 보이는, '냉전 분과들'이라고 불릴 만한 분과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대문자 S로 시작하는 과학Science이라는 단어로는 쉽게 포착될 수 없는 정치, 과학science, 기술, 시장, 가치, 윤리, 사실의 이상한 소용돌이가 존재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3-5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여기서 말하는 대문자 S로 시작하는 Science와 소문자 s의 science는 마치 SF소설에서 하드 SF와 소프트 SF로 구분하는 듯하네요.
과학 분과 내에서도 과학Science이라는 모델과 연구라는 모델 사이에 다툼이 있는 것처럼, 사회과학과 인문학 내에서도 한편은 탈근대postmodern라고 불릴 수 있고 다른 한편은 비근대nonmodern라 불렸던 두 가지 상방되는 모델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탈근대라고 부를 수 있는 첫째 모델이 더욱 결핍되고 더욱 폭로적이고 더욱 부정적이고 더욱 해체적인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것들이 비근대라고 불리는 둘째 모델에서는 존재, 배치, 확인, 구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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