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오구오구님의 대화: 1장 원색의 장면들 완독했는데, 챕터의 제목과 내용이 어떤 관계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ㅎㅎ 원작에서는 Primal Scenes 이더군요. 궁금해서 Claude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럴듯해서 공유합니다 ㅎㅎ ___________________ "Primal Scenes"이라는 제목은 그린블랫이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작품의 기원을 탐구하는 방식을 암시합니다. 이 제목 선택에는 몇 가지 의미 층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정신분석학적 의미: "Primal Scene"은 원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나온 용어로, 아이가 부모의 성적 행위를 목격하는 것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이는 인간 심리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강렬한 최초의 경험을 의미합니다. 그린블랫은 이 용어를 빌려와 셰익스피어의 창작적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초기 경험들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2. 형성적 경험: 보다 넓은 의미에서 "Primal Scenes"는 셰익스피어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에 그의 예술적 상상력을 형성한 결정적 경험들을 가리킵니다. 케닐워스 축제, 시골의 민속 전통, 학교에서의 라틴어 교육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3. 원천적 이미지: 그린블랫은 후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원형적 이미지와 주제들의 기원을 찾고자 합니다. "Primal Scenes"는 그의 상상력에 깊이 각인되어 후에 다양한 작품으로 변주되는 강력한 이미지나 상황들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4. 역사적 재구성: 그린블랫은 셰익스피어의 실제 생애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가 경험했을 법한 역사적 순간들을 추정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합니다. "Primal Scenes"는 이러한 재구성의 가설적 성격을 암시합니다. 5. 문화적 맥락: 이 제목은 또한 셰익스피어의 개인적 경험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의 중요한 문화적, 사회적 장면들을 탐구함을 시사합니다.
저도 그 제목이 궁금했는데 여기서 풀리네요. 이 열공모드 넘 좋네요! 근데 프로이트는 거의 모든 것을 성으로 풀고 있어서 하나의 견해, 참고 사항 정도로만 보게되는 것 같습니다.
오구오구님의 대화: 1장 원색의 장면들 완독했는데, 챕터의 제목과 내용이 어떤 관계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ㅎㅎ 원작에서는 Primal Scenes 이더군요. 궁금해서 Claude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럴듯해서 공유합니다 ㅎㅎ ___________________ "Primal Scenes"이라는 제목은 그린블랫이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작품의 기원을 탐구하는 방식을 암시합니다. 이 제목 선택에는 몇 가지 의미 층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정신분석학적 의미: "Primal Scene"은 원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나온 용어로, 아이가 부모의 성적 행위를 목격하는 것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이는 인간 심리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강렬한 최초의 경험을 의미합니다. 그린블랫은 이 용어를 빌려와 셰익스피어의 창작적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초기 경험들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2. 형성적 경험: 보다 넓은 의미에서 "Primal Scenes"는 셰익스피어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에 그의 예술적 상상력을 형성한 결정적 경험들을 가리킵니다. 케닐워스 축제, 시골의 민속 전통, 학교에서의 라틴어 교육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3. 원천적 이미지: 그린블랫은 후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원형적 이미지와 주제들의 기원을 찾고자 합니다. "Primal Scenes"는 그의 상상력에 깊이 각인되어 후에 다양한 작품으로 변주되는 강력한 이미지나 상황들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4. 역사적 재구성: 그린블랫은 셰익스피어의 실제 생애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가 경험했을 법한 역사적 순간들을 추정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합니다. "Primal Scenes"는 이러한 재구성의 가설적 성격을 암시합니다. 5. 문화적 맥락: 이 제목은 또한 셰익스피어의 개인적 경험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의 중요한 문화적, 사회적 장면들을 탐구함을 시사합니다.
저는 종종 '재능이란 어떻게 발현되는가'를 생각해보면서, 나만의 리스트에 항목을 추가해 나가는데요 (이 리스트가 머리 속에만 있어서 자꾸 세부항목을 까먹는 게 문제 ㅜㅜ) 문학은 신동이 나오기 가장 힘든 예술 분야 중 하나라고 들었어요 (시인 제외).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보고 산전수전 다 겪어봐야 작품에 투영된다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 특히나 의무 교육제도가 보편화되기 이전에는 -- 거의 대부분 대작가들의 어린 시절에는 '문학'의 씨앗을 물어다주는 누군가가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이게 첫 번째 조건. 예를 들면, 전해 내려오는 온갖 이야기를 밤낮 들려줬다는 마르케스의 할머니. 셰익스피어 아버지는 가죽장갑 만드는 장인, 안데르센 아버지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선물하는 가난한 구두장이 - 저는 이런 것도 되게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자료가 너무 없다보니, 그물을 되게 넓게 치는 모양새입니다. 그것도 재미있어요!
소피아님의 대화: 저는 종종 '재능이란 어떻게 발현되는가'를 생각해보면서, 나만의 리스트에 항목을 추가해 나가는데요 (이 리스트가 머리 속에만 있어서 자꾸 세부항목을 까먹는 게 문제 ㅜㅜ) 문학은 신동이 나오기 가장 힘든 예술 분야 중 하나라고 들었어요 (시인 제외).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보고 산전수전 다 겪어봐야 작품에 투영된다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 특히나 의무 교육제도가 보편화되기 이전에는 -- 거의 대부분 대작가들의 어린 시절에는 '문학'의 씨앗을 물어다주는 누군가가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이게 첫 번째 조건. 예를 들면, 전해 내려오는 온갖 이야기를 밤낮 들려줬다는 마르케스의 할머니. 셰익스피어 아버지는 가죽장갑 만드는 장인, 안데르센 아버지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선물하는 가난한 구두장이 - 저는 이런 것도 되게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자료가 너무 없다보니, 그물을 되게 넓게 치는 모양새입니다. 그것도 재미있어요!
백년의 고독 그 마르케스입니까 ?
소피아님의 대화: 오, 템페스트! 템페스트는 시작할 때 빌드업 없이 폭풍우 장면부터 휘갈기잖아요?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이라길래, 오오오 본인이 연극 대본 좀 쓴다는 거 아는 노련한 작가의 자신감인가!! 막, 이랬던 게 기억나네요. 그게 연극쪽에서도 중요한 기법이라는 데 (관객에게 혼돈의 도가니를 먼저 들이대는 기술?) 뭐였는지 가물가물... 템페스트, 이 한 작품에만 신조어가 400개나 나온다고 하더군요.
@소피아 템페스트 도입부는 몹시 인상적이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막이 올라가자마자 폭풍우가 배를 산산조각내면서 화끈하게 출발하는데,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이 재밌었어요. 배에는 나폴리 왕과 왕자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이 승선 중이고, 당장 배가 침몰하게 생긴 판국이라 선원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배를 살려보겠다고 난리통인데요. 그와중에 이 VIP들께서 눈치도 없이 갑판에서 얼쩡거리면서 작업을 계속 방해하니까.. 갑판장이 무려 왕한테 대놓고 쌍욕을 시전하지요. 지금 이 상황 너님들이 수습할거 아니면 닥치고 곱게 쳐 찌그러져 있으라는 둥 뭐 그런ㅎㅎ 왕조시대에 ‘왕의 극단’이라는 킹스멘 극단에서 상연하는 연극에 이렇게 신박한 장면이 들어갈 수 있는 건지 신기했습니다.
borumis님의 대화: 그쵸. 그리고 전 템페스트 마지막이 정말 좋았어요. 정말 뭔가 셰익스피어 자신이 무대에 나와서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는 애잔한 느낌.. 그의 인생과 그가 살고 있던 세상 전체를 나타내는 듯한 그 섬이 참 좋았어요.
5막에서 마법의 지팡이는 부러뜨리고 마법의 책을 바다 깊은 곳에 던질 것을 천명하는 대목이랑 @borumis 님이 말씀하신 에필로그의 마지막 인사를 생각하면, 거장의 아름다운 퇴장으로서 이보다 더 어울리는 작품은 없겠다 싶어요. 연극이란 곧 꿈의 세계, 마법의 세계일 테니까요. 눈을 뜨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희박한 공기 속으로” 녹아 사라져 버리는.. 우리 삶도 꼭 그렇듯이요.
YG님의 대화: 아, 제가 명색이 가이드인데. 저도 댓글을 따라서 읽고 반응하기가 힘드네요. 셰익스피어에 이토록 굶주리셨단 말입니까? :) 오늘 4월 4일부터 본격적으로 본문 읽기를 시작합니다. 시작이니까 1장 '원색 장면들'을 오늘 금요일과 주말에 걸쳐서 천천히 읽는 일정입니다. 읽기표에서 제안드린 대로, 이번에는 평일 기준 이틀에 한 장, 그리고 주말에는 쉬시기도 하고 병행 독서(병렬 독서)도 해야 하고 드라마도 봐야 하니 금요일과 주말에 한 장을 읽습니다. 이번에는 행정 기록으로만 남은 셰익스피어의 어린 시절에, 저자가 파악하기에 했을 법한 원초적 경험이 그의 작품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대로, 1장에서 비중 있게 언급되는 작품은 『한여름 밤의 꿈』이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윌 공의 희극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작품을 좋아하지 않기가 쉽지 않죠.) 그럼, 오늘도 여러분 모두 Stay in peace!
<한여름 밤의 꿈>은 한 편의 아름다운 시 같기도 하고,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뮤지컬 같기도 하고, 동화처럼 환상적이고, 철학서인 양 깊이가 있으며, 심지어 제목력까지 완벽합니다. 한여름밤의 꿈이라니, 너모 예쁘자나요. 하다못해 등장하는 요정들 이름마저 커엽지요ㅋㅋ 콩꽃, 거미줄, 나방, 겨자씨... 1막 올라갈 때부터 5막 내려갈 때까지 내내 즐겁고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열린책들 판으로 봤는데요. 3막에서 약빨 제대로 받은 두 커플이 쌈질하고 난장을 치면서 상호 얼평 들어가고 쌍욕을 시전하는데 진심 빵빵 터져가면서 읽었습니다. 이 대목은 아무래도 번역자인 박우수 선생님의 기여도가 큰 듯해요ㅎㅎ
한여름 밤의 꿈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낭만 희극으로, 요정들이 사는 숲속에 발을 들인 엇갈린 연인들의 사랑과 갈등이 요정들의 개입으로 소동을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해결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 윌 역시 비슷한 것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1560년대와 1570년대 연극의 주된 레퍼토리는 대부분 '도덕극' 또는 '교훈적인 막간극'이었다. 이는 세속적 훈계를 담아 불복종, 게으름, 방탕함이 가져오는 끔찍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 전형적으로 '인류'나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추상화된 주인공이 '정직한 오락'이나 '고결한 삶'이라는 적절한 인도자로부터 벗어나 '무지', '돈만 밝히는 자', '폭동' 같은 인물들과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내용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하지만 대 부분의 경우 그가 도덕극에 빚진 건 보다 간접적이고 미세한 형태로 드러난다. 그는 그러한 연극의 영향력을 일찍이 흡수했고, 그것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의 극작 표면 아래에 잘 감추어진 기초적 틀을 짰다. 그의 작품은 보통 도덕극을 보는 관객이 기대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요소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 첫째, 볼만한 가치가 있는 연극이란 인간의 운명을 다루는 그 어떤 내용이어야 하며 둘째, 교육 수준이 높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뿐 아니라 평범한 대중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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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하지만 대 부분의 경우 그가 도덕극에 빚진 건 보다 간접적이고 미세한 형태로 드러난다. 그는 그러한 연극의 영향력을 일찍이 흡수했고, 그것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의 극작 표면 아래에 잘 감추어진 기초적 틀을 짰다. 그의 작품은 보통 도덕극을 보는 관객이 기대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요소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 첫째, 볼만한 가치가 있는 연극이란 인간의 운명을 다루는 그 어떤 내용이어야 하며 둘째, 교육 수준이 높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뿐 아니라 평범한 대중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익스피어가 도덕극에서 흡수한 또 다른 점은 그의 연출 기법 중 특정한 요소에서 드러난다. 바로 인물들의 심리적이고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부분뿐 아니라 외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통해서도 극적인 강조를 보여 주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리처드 3세(Richard III)의 뒤틀린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세익스피어는 그 인물에게 메말라 시든 팔과 곱사등이라는 육체적 결함을 부여했다. 도덕극들은 주인공의 영혼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하는 방법을 익히게 해 주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가 지금처럼 위대한 극작가이자 시인이 된 데에 셰익스피어 사후 영국과 미국의 국력은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요? 문득 심술궂은 생각이 들어 적어 봅니다.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커지면 이백과 나관중이 소포클레스나 세르반테스 정도의 문학사적 위치에 오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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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위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올리비아 핫세 이야기도 나온 김에... 재작년에 미국에서 깜짝 히트한 로맨틱 코미디 <페이크 러브>가 셰익스피어의 <헛소동>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영화라 해서 올려 봅니다(캐릭터 이름도 베네딕토->벤, 베아트리체->비가 됐습니다). 주인공 배우들 미모가 디카프리오나 핫세를 따라가지는 못하네요. 김새섬 대표는 한 10분 보더니 너무 유치해서 못 보겠다고 하더군요.
페이크 러브누가 봐도 완벽해 보이는 커플인 비와 벤. 하지만 황홀했던 첫 데이트는 예상치 못한 오해로 꼬일 대로 꼬여버리고, 우연히 같은 결혼식에 초대받은 둘은 자신들을 엮어주려는 주위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서로에게 빠진 척 진짜 같은 가짜 연애를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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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정직한 이아고'는 주인공에게 다정하게 다가와 친밀하게 기분을 맞춰 주는 분위기나 음흉한 농담, 나쁜 짓을 하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유 등의 태도를 볼때 옛 도덕극에서 보여 준 '악덕'이라는 인물의 원형에 상당 부분을 빚지고 있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파멸을 노리는 그의 악마적인 계획이 사실상 짓궂은 장난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옛 도덕극의 '악덕'이 치는 장난에 비해 이아고는 훨씬 더 잔인하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지점에서 그리고 극작 활동을 하는 내내,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보았던 도덕극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던 독실함의 교조적 정서를 모두 폐기해 버린다. 옛 도덕극의 내부 구조는 종교적인 성격을 띠었다. 이런 이유로 도덕극은 주인공의 회개를 나타내는 환상의 순간을 종종 극의 절정으로 삼았고, 그 환상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일상과 친숙한 것들을 뛰어넘고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신적인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셰익스피어가 지금처럼 위대한 극작가이자 시인이 된 데에 셰익스피어 사후 영국과 미국의 국력은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요? 문득 심술궂은 생각이 들어 적어 봅니다.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커지면 이백과 나관중이 소포클레스나 세르반테스 정도의 문학사적 위치에 오르게 될까요?
국력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 문화가 서구 문명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온 영향도 큰 것 같아요. (그게 그건가) 그러다보니 세익스피어 이야기랑 그를 둘러싼 담론들이 더 와닿고 흥미를 끄는 것 같습니다. 나관중을 떠올려 보자면. 삼국지라는 콘텐츠는 적어도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세익스피어에 뒤지지 않는 위상이지 않을까요? 하지만 나관중의 원본은 지금 읽자면 좀 촌스럽게 느껴지고 뭔가 깊이가 부족해보이는. 그에 비해 세익스피어는 여전히 현대적이고 파도 파도 뭔가 더 나오는 그런 느낌의 차이가 있는데 그것이 공정한 일인지 아니면 서구 문명의 후광이 작용한 것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만약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성장한다면 나관중보다는 김용이 세익스피어급 대우를 받지 않을까 싶어요. 이백과 두보 같은 시인들은 나관중과는 또 좀 다른 느낌인데 시와 소설의 차이인지.
예술이 인간 정신의 안정된 평온과 뿌리 깊은 소란 양쪽 모두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이 역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활동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극작가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그는 당대 사회의 문명과 문화의 정수를 대표하는 대리인인 동시에, 굳은 사고의 틀을 뒤엎는 전복의 대리인이기도 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의 사극은 군주제의 은밀한 작동 방식을 폭로했지만 동시에 1600년의 세계에서는 그 제도가 바람직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셰익스피어는 연극 예술가이자 정치 사상가였다. 스티븐 그린블랫은 신역사주의의 관점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평온한 안정과 심각한 소란 모두의 근원이다⋯⋯. 극작가이자 시인으로서, 셰익스피어는 전복의 동인이면서 동시에 안정화의 동인이었다.’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션 매커보이 지음, 이종인 옮김
오도니안님의 대화: 국력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 문화가 서구 문명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온 영향도 큰 것 같아요. (그게 그건가) 그러다보니 세익스피어 이야기랑 그를 둘러싼 담론들이 더 와닿고 흥미를 끄는 것 같습니다. 나관중을 떠올려 보자면. 삼국지라는 콘텐츠는 적어도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세익스피어에 뒤지지 않는 위상이지 않을까요? 하지만 나관중의 원본은 지금 읽자면 좀 촌스럽게 느껴지고 뭔가 깊이가 부족해보이는. 그에 비해 세익스피어는 여전히 현대적이고 파도 파도 뭔가 더 나오는 그런 느낌의 차이가 있는데 그것이 공정한 일인지 아니면 서구 문명의 후광이 작용한 것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만약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성장한다면 나관중보다는 김용이 세익스피어급 대우를 받지 않을까 싶어요. 이백과 두보 같은 시인들은 나관중과는 또 좀 다른 느낌인데 시와 소설의 차이인지.
영국 식민지가 많았던 사실, 현재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라는 사실, 제1외국어로 쓰는 것까지 포함해 영어 사용자가 아주 많다는 사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문장 단위로 끊임없이 재해석된다는 사실이 셰익스피어 작품의 '현대성'과 깊은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장맥주님의 대화: 참, 위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올리비아 핫세 이야기도 나온 김에... 재작년에 미국에서 깜짝 히트한 로맨틱 코미디 <페이크 러브>가 셰익스피어의 <헛소동>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영화라 해서 올려 봅니다(캐릭터 이름도 베네딕토->벤, 베아트리체->비가 됐습니다). 주인공 배우들 미모가 디카프리오나 핫세를 따라가지는 못하네요. 김새섬 대표는 한 10분 보더니 너무 유치해서 못 보겠다고 하더군요.
ㅎㅎ 이상하게 영화도 좋을 때가 있더라구요. 그때가 지나면 배우 이름도 잘 모르겠고, 영화가 넘 좋고 그렇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저에겐 디카프리오와 동시대 배우들이 제가 기억할 수 있는 한계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뭐 로맨스 영화 보고 막 좋아하고 그럴 때도 지났잖아요.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디면 모를까. ㅋ
stella15님의 대화: 와, 근데 셰익스피어에 대해서 이렇게 하실 말씀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솔직히 전 셰익스피어는 저에겐 너무 먼 나라, 오래된 사람이라 현실감이 별로 없습니다. 그나마 그와 관련된 영화를 본게 가장 신선한 기억이죠. 셰익스피어하면 대표작 몇개가 떠오르긴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로미오는 살찌기 전 미청년 때의 디카프리오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작품은 로미오 보단 줄리엣에 더 방점을 둬야하는 것도 같은데, 그렇다면 성공작은 올리비아 핫세가 나왔던 1968년작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클레어 데인즈가 디카프리오에 좀 눌리긴 했죠? 전 이 영화의 현대적 배경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듯해서. 그러면서 모던함과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는 점도 그렇고. 올리비아 핫세는 저 영화 이후 진짜 연인인가 부부가 되지 않았나요? <셰익스피어 인 러브> 본 것 같긴한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뭐 어차피 역사적 셰익스피어를 다루지 않고 가상으로 다룬 거라 그냥 나름 눈호강하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연애나 로맨스물은 딱히 좋아하지는 않죠. 그나마 셰익스피어니까 봐주지. ㅋ 셰익스피어는 잠들지 않는다고 지구 반대쪽에서 잠을 자고 있으면 나머지 반대쪽 어딘가에선 그의 작품이 공연되고 있다잖아요. 대단한 사람임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4월 한 달 이곳에서 셰익스피어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가겠습니다.^^
당시 디카프리오의 미모만큼이나 눈부신 연기, 그리고 바즈 루어만의 연출이 몹시 파격적이어서 장안의 화제였죠. 하와이안 셔츠 떨쳐입고 총질하는 셰익스피어 배우들이라니! ㅎㅎㅎ 근데 그게 루어만 감독 혼자만의 성과물이 아니라 비스무리한 연출이 그보다 10년 전에 연극판에 이미 있었고 그 연극 공연이 루어만 영화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들었어요. 셰익스피어도 원전을 잘근잘근 씹고 소화시켜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재창조했듯이 예술이란 게 그런건가 봅니다.
향팔이님의 대화: 당시 디카프리오의 미모만큼이나 눈부신 연기, 그리고 바즈 루어만의 연출이 몹시 파격적이어서 장안의 화제였죠. 하와이안 셔츠 떨쳐입고 총질하는 셰익스피어 배우들이라니! ㅎㅎㅎ 근데 그게 루어만 감독 혼자만의 성과물이 아니라 비스무리한 연출이 그보다 10년 전에 연극판에 이미 있었고 그 연극 공연이 루어만 영화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들었어요. 셰익스피어도 원전을 잘근잘근 씹고 소화시켜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재창조했듯이 예술이란 게 그런건가 봅니다.
오, 그렇군요. 저 그런거 좋아합니다. 재해석!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알고 보면 모든 이야기는 고전의 재해석이라고 하잖아요. 함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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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TS가 궁금하다면?
STS SF [응급실 로봇 닥터/책 증정] 저자들과 함께 토론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고려대X포스텍 <STS, 과학을 경청하다>독서모임
AI로 난리인 요즘!
[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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