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지 글을 재대로 안 읽고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네요. 물론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읽으면서 역시 시는 어렵지 했습니다. 뒤늦게 공지 글을 다시 보고 해설 부분을 읽었는데 좀 놀랐습니다. 미스트랄이 그처럼 고통 받은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애인과 양아들(실제론 조카) 그리고 우리가 너무도 잘 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와 그의 아내의 자살이라니. 세상을 그렇게 마감한 사람도 그렇지만 남아 있는 사람에겐 얼마나 상처겠습니까? 그것을 시 작업으로 이기고 승화시켰다니 시인이 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 그녀의 저항 정신과 우리나라의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와도 일맥 상통하는 느낌도 들고. 108 페이지에 나와 있는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뿐만아니라 칠레 화폐에도 나오고, 어린아이들이 그녀의 시를 외우고 다닐 정도라니 과연 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하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ㅎ
아무튼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렇게 친절한 해설부터 읽고 시를 읽으면 좀 남다르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사춘기 때 한때 잠깐 시를 좋아할뻔하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려고 하니 좀처럼 쉽지 않더군요. 즐기라고 하는데 자꾸 이렇게 쓴 작가의 저의는 뭘까 의문스럽기만하고. 내일부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음미하며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stell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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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묭
“ 많은 것을 미룰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바로 오늘, 아이들의 뼈가 자라고 피가 만들어지고 감각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내일'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62,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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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
https://m.blog.naver.com/astel_erste/223578254807
저는 이전에 읽을 때 시는 너무 어려워서 후기로 시 내용을 하나도 못 올리고 지난주 읽은 내용만 잔뜩 정리해서 올렸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가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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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
stella15님의 대화: 저는 공지 글을 재대로 안 읽고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네요. 물론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읽으면서 역시 시는 어렵지 했습니다. 뒤늦게 공지 글을 다시 보고 해설 부분을 읽었는데 좀 놀랐습니다. 미스트랄이 그처럼 고통 받은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애인과 양아들(실제론 조카) 그리고 우리가 너무도 잘 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와 그의 아내의 자살이라니. 세상을 그렇게 마감한 사람도 그렇지만 남아 있는 사람에겐 얼마나 상처겠습니까? 그것을 시 작업으로 이기고 승화시켰다니 시인이 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 그녀의 저항 정신과 우리나라의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와도 일맥 상통하는 느낌도 들고. 108 페이지에 나와 있는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뿐만아니라 칠레 화폐에도 나오고, 어린아이들이 그녀의 시를 외우고 다닐 정도라니 과연 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하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ㅎ
아무튼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렇게 친절한 해설부터 읽고 시를 읽으면 좀 남다르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사춘기 때 한때 잠깐 시를 좋아할뻔하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려고 하니 좀처럼 쉽지 않더군요. 즐기라고 하는데 자꾸 이렇게 쓴 작가의 저의는 뭘까 의문스럽기만하고. 내일부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음미하며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stella15님과 @모임 여러분. 지난 주말과 일요일의 날씨는 마치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시처럼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비바람이 몰아치다가 우박이 떨어지더니 갑자기 하늘이 환해지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황사를 동반한 돌풍이 요란했습니다. 저는 이 '이상기후'를 외국시의 어려움에 비유해 보았는데, 사무실의 막내는 미스트랄의 파란만장한 삶을 날씨로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
stella15님이 언급하셨다시피 생전에 미스트랄이 겪은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첫사랑, 이웃 친구인 츠바이크 부부, 양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번역가가 왜 미스트랄을 "죽음을 노래하는 시인"(101쪽)이라고 하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리고 역자 후기에는 조국에서 배척당한 미스트랄이 긴 시간 동안 어떻게 망명 생활을 했는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 가운데 "1929년 칠레의 우익 정부는 연금 지급을 반년 간 중지"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즉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작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고 생계를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해당 작가들을 사찰하고 검열하여 지원을 배제하였습니다. 한강 작가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는 공통점이 여럿입니다. 미스트랄은 라틴아메리카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한강은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같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문학은 모든 폭력의 반대편에 서는 일"이라는 한강의 말처럼 두 작가 모두 문학으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섭니다.
stella15님 말씀 중에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와 미스트랄이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입니다. (참고로 모임지기인 저는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의 담당 편집자가 아니어서 @모임 여러분과 같은 입장의 독자이기도 합니다.)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의 공통점을 인지하고 나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읽으니 시 한 편 한 편이 "낯설지만 뭔가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 시구를 옮겨 봅니다.
"나는 사슴들이 오르는 절벽을 타고 올라
광기의 꽃을 찾아다녔지,
붉게 피어나 붉게 살고
붉기 때문에 죽는 꽃을 찾았지."
🔖 「공기꽃」 부분 발췌(11쪽)

stella15
아티초크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stella15님과 @모임 여러분. 지난 주말과 일요일의 날씨는 마치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시처럼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비바람이 몰아치다가 우박이 떨어지더니 갑자기 하늘이 환해지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황사를 동반한 돌풍이 요란했습니다. 저는 이 '이상기후'를 외국시의 어려움에 비유해 보았는데, 사무실의 막내는 미스트랄의 파란만장한 삶을 날씨로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
stella15님이 언급하셨다시피 생전에 미스트랄이 겪은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첫사랑, 이웃 친구인 츠바이크 부부, 양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번역가가 왜 미스트랄을 "죽음을 노래하는 시인"(101쪽)이라고 하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리고 역자 후기에는 조국에서 배척당한 미스트랄이 긴 시간 동안 어떻게 망명 생활을 했는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 가운데 "1929년 칠레의 우익 정부는 연금 지급을 반년 간 중지"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즉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작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고 생계를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해당 작가들을 사찰하고 검열하여 지원을 배제하였습니다. 한강 작가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는 공통점이 여럿입니다. 미스트랄은 라틴아메리카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한강은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같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문학은 모든 폭력의 반대편에 서는 일"이라는 한강의 말처럼 두 작가 모두 문학으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섭니다.
stella15님 말씀 중에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와 미스트랄이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입니다. (참고로 모임지기인 저는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의 담당 편집자가 아니어서 @모임 여러분과 같은 입장의 독자이기도 합니다.)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의 공통점을 인지하고 나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읽으니 시 한 편 한 편이 "낯설지만 뭔가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 시구를 옮겨 봅니다.
"나는 사슴들이 오르는 절벽을 타고 올라
광기의 꽃을 찾아다녔지,
붉게 피어나 붉게 살고
붉기 때문에 죽는 꽃을 찾았지."
🔖 「공기꽃」 부분 발췌(11쪽)
와, 제가 오히려 더 감동입니다. 내주신 숙제 못할까봐 어제 부랴부랴 읽고 썼던건데 아티초크님으로부터 이런 장문의 댓글을 받다니! 한강 작가가 아니라 아티초크님 때문에 이 시집 더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열심히 읽고 또 내주시는 숙제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은 날 되십시오!^^

아티초크
“ 한 아이의 엄마가 눈물로 시를 썼고 그에 힘입어 스페인어는 품위를 회복하고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미스트랄'은 '지중해의 바람'을 뜻합니다. (중략) 우리가 오늘 자비와 모성을 노래하는 위대한 시인, 남아메리카 문학의 여왕에게 상을 수여하는 것은 풍요로운 그곳의 문학에 경의를 표하는 것과 같습니다. ”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1945년 노벨문학상 위원회의 시상 연설 발췌,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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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
나는 내 안의 그녀를 죽였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그녀는 타는 듯했지
바위산 선인장 꽃
몸을 식힌 적 없던 그녀
그녀는 불이고 불모지였어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내 안의 그녀」 p.3,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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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
내 손을 잡아, 그리고 춤을 추자, 너와 나,
그때처럼 손을 줘,
한 송이 꽃이 되자, 너와 나,
한 송이 꽃, 그걸로 충분해.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내 손을 잡아」 p. 7,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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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space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86899.html
앞서 친절한 자료들과 비슷합니다만, 2023년 한겨레 [책&생각]에 실린 소개 기사가 간결히 잘 정리되어 있어서 전 그걸 읽으니 이해가 쉽게 되더라고요. 워낙 사전 지식이 없다보니..ㅎ 네루다도 유명세만 알고 있었지, 기사의 패악을 저지른 걸 여지껏 몰랐습니다. 게다가 광부들 이야기, 뒤이어 인용한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며'를 읽다보니 눈가가 뻐근해져서.. 이제 차분히 읽어보려고 합니다. 아티초크에게 왠지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바로 시집을 주문해서 받았거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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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
안녕하세요. @모임 여러분.^^ 2주차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북클럽을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일주일간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자유롭게 이야기해봅시다.
인상 깊은 시 구절을 인용해주셔도 좋고, 시를 읽으며 떠오르는 음악이나 영화, 미술 작품 등을 소개하여 주셔도 좋습니다. 요즘 플레이 리스트 만들기가 유행인데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와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공유하는 것도 좋은 시 감상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처럼 찬비가 내리는 봄날에, 그리고 세월호참사 11주기를 이틀 앞둔 날에 미스트랄의 「느린 비」를 읽으니 “하늘이 내리는 이 슬픈 물의 선물”(18쪽)이라는 표현이 절절합니다.
“고통받는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덜덜 떠는 듯한 물,
이 땅에 닿기도 전에
사라지는 이 물.
잔잔하다 바람은, 잔잔하다 나무는―
광막한 고요에 사무치는
맑은 눈물,
하염없이 떨어지는 이 눈물.
하늘은 드넓은 마음 같아도
한을 품고 있으니
이는 비가 아닌
느릿느릿 길게 흐르는 피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느린 비」 부분
지금 라디오에서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가 흘러나오는데 미스트랄의 시와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모임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 아티초크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rtichokehouse
ㅡ
가장 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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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 출판 &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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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itt.ly/artichokehouse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라틴아메리카 작가 최초로 194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시선집이다. 칠레 작가 미스트랄은 명실공히 라틴아메리카 시문학의 대모이자 교육자다. 파블로 네루다는 그녀의 지도를 받은 학생이었다. 국내 첫 미스트랄 단독 시집으로, 죽음, 사랑, 슬픔, 회복, 배신, 부활의 메시지가 강렬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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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00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새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멀리 날아가 버릴지 모르니까
영영 집에 돌아오지 않을지 모르니까
내 손이 닿지 않는 처마에 둥지를 틀지 모르니 까
그러면 내가 머리를 빗어줄 수 없으니까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새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공주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금으로 된 작은 신발을 신고서는
들에서 뛰어놀 수 없을 테니
밤이 되어도 더이상
내 곁에서 잠을 자지 않을 테니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공주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여왕으로 만드는 것은 더더욱 원치 않는다
내 딸을 내 발로 오를 수 없는
왕좌에 올려놓을 테니까
밤이 와도
내가 잠재울 수 없을 테니까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여왕으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p.39 "두려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이 딸은 없었지만 어떻게 이렇게 모성애를 잘 표현했나 놀라워요. 그녀가 양아들에게 느낀 감정도 똑같았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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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연꽃3
집 안 난롯가의 남자들은
이 한을 모른다,
하늘이 내리는
이 슬픈 불의 선물을 모른다.
기나긴 물의 고된 하강,
굴복한 물 의 하강.
가로누운, 마비된
이 땅을 향하여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느린 비,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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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연꽃3
아티초크님의 문장 수집: "나는 내 안의 그녀를 죽였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그녀는 타는 듯했지
바위산 선인장 꽃
몸을 식힌 적 없던 그녀
그녀는 불이고 불모지였어"
페미니즘적 시각이 느껴지는 시였습니다. 손가락을 잃은 소녀도 그렇군요. 몇 편 읽지 않은 상태지만 기투가 느껴지는 시로 읽혔습니다.
poiein
아티초크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모임 여러분.^^ 2주차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북클럽을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일주일간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자유롭게 이야기해봅시다.
인상 깊은 시 구절을 인용해주셔도 좋고, 시를 읽으며 떠오르는 음악이나 영화, 미술 작품 등을 소개하여 주셔도 좋습니다. 요즘 플레이 리스트 만들기가 유행인데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와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공유하는 것도 좋은 시 감상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처럼 찬비가 내리는 봄날에, 그리고 세월호참사 11주기를 이틀 앞둔 날에 미스트랄의 「느린 비」를 읽으니 “하늘이 내리는 이 슬픈 물의 선물”(18쪽)이라는 표현이 절절합니다.
“고통받는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덜덜 떠는 듯한 물,
이 땅에 닿기도 전에
사라지는 이 물.
잔잔하다 바람은, 잔잔하다 나무는―
광막한 고요에 사무치는
맑은 눈물,
하염없이 떨어지는 이 눈물.
하늘은 드넓은 마음 같아도
한을 품고 있으니
이는 비가 아닌
느릿느릿 길게 흐르는 피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느린 비」 부분
지금 라디오에서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가 흘러나오는데 미스트랄의 시와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모임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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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을 잡아, 그리고 춤을 추자, 너와 나,
그때처럼 손을 줘,
한 송이 꽃이 되자, 너와 나,
한 송이 꽃, 그걸로 충분해.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p.7,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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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poiein님의 문장 수집: "내 손을 잡아, 그리고 춤을 추자, 너와 나,
그때처럼 손을 줘,
한 송이 꽃이 되자, 너와 나,
한 송이 꽃, 그걸로 충분해."
처음부터 좋았는데 자꾸 좋아지는 시입니다. 언젠가 백남준이오래사는집에 갔을 때 미술관 흰 내벽에 씌여진 두 줄 글귀가 떠오릅니다.
한 번도 춤추지 않았던 날은 읽어버린 날
하나의 큰 웃음도 불러오지 못하는 진리는 가짜
예, 니체의 잠언이죠. <공명하는 몸> 공연을 보러 갔던 길이었어요. 그날 공연 자체가 일종의 춤이었고 관객들은 각자의 계단에서 춤을 추었 죠.^^ 미스트랄의 이 시를 그때 알았으면 더할 수 없이 좋았을 거예요.
이미지 출처: https://njp.ggcf.kr/events/230

poiein
아티초크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모임 여러분.^^ 2주차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북클럽을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일주일간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자유롭게 이야기해봅시다.
인상 깊은 시 구절을 인용해주셔도 좋고, 시를 읽으며 떠오르는 음악이나 영화, 미술 작품 등을 소개하여 주셔도 좋습니다. 요즘 플레이 리스트 만들기가 유행인데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와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공유하는 것도 좋은 시 감상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처럼 찬비가 내리는 봄날에, 그리고 세월호참사 11주기를 이틀 앞둔 날에 미스트랄의 「느린 비」를 읽으니 “하늘이 내리는 이 슬픈 물의 선물”(18쪽)이라는 표현이 절절합니다.
“고통받는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덜덜 떠는 듯한 물,
이 땅에 닿기도 전에
사라지는 이 물.
잔잔하다 바람은, 잔잔하다 나무는―
광막한 고요에 사무치는
맑은 눈물,
하염없이 떨어지는 이 눈물.
하늘은 드넓은 마음 같아도
한을 품고 있으니
이는 비가 아닌
느릿느릿 길게 흐르는 피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느린 비」 부분
지금 라디오에서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가 흘러나오는데 미스트랄의 시와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모임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 아티초크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rtichoke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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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은 엄마처럼 노래하며 별을 맞으러 나온다. 별은 인간적인 다정함을 품고 피어난다. 별이 빛나는 밤, 인간다워진 하늘은 세상의 고통을 이해한다.
순수의 노래는 비가되어 평원을 씻어 내리고, 서로 경멸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비열한 세상의 대기를 씻어 내린다. 쉼 없이 노래하는 여인, 그 노래로 고귀함을 얻은 하루가 별을 향하여 숨을 불어내며 일어난다! ”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p.36,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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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poiein
poiein님의 문장 수집: " 밤은 엄마처럼 노래하며 별을 맞으러 나온다. 별은 인간적인 다정함을 품고 피어난다. 별이 빛나는 밤, 인간다워진 하늘은 세상의 고통을 이해한다.
순수의 노래는 비가되어 평원을 씻어 내리고, 서로 경멸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비열한 세상의 대기를 씻어 내린다. 쉼 없이 노래하는 여인, 그 노래로 고귀함을 얻은 하루가 별을 향하여 숨을 불어내며 일어난다! "
희곡 「화염」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그을린 사랑>은 모성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요. 감옥에 수감된 그녀는 강간으로 점철된 고문실에서 끌려 나오면 밤새도록 노래를 부릅니다. 교도소의 수감자들과 간수들은 그녀를 '노래하는 여인'이라고 부르죠. 미스트랄의 시를 그녀에게 낭독해 주고 싶어졌습니다.

그을린 사랑쌍둥이 남매인 잔느와 시몽은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을 잃은 어머니 나왈의 유언을 전해 듣고 혼란에 빠진다. 유언의 내용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자신이 남긴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또한 편지를 전하기 전까지는 절대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담겨있다. 시몬은 유언을 따르길 거부하지만 진실이 궁금한 잔느는 지도교수의 도움을 얻어 중동에 있는 어머니의 고향으로 떠난다.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의 과거와 마주한 잔느.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어머니의 과거의 끝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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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space
엄마 몸도 걱정도 두려움도
우리 아가 안에서 잠이 들고
우리 아가 안에서 엄마는 눈을 감고
엄마 마음도 우리 아가 안에서 잠들었으면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엄마의 슬픔>, 66쪽,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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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
손가락을 잃은 소녀
손가락을 찾으러 가게 배를 주세요.
뱃사람도 있어야 해요.
뱃삯도 있어야 해요.
뱃사람이 뱃삭으로 도시를 다 달래요.
높다란 탑, 널따란 광장, 배로 가득찬 항구,
마르세유는 세상에서 으뜸가는 도시라지만
손가락을 도둑맞은 소녀가 있는 곳이라면
그 도시는 아름답지 않아요.
지브롤터에서 고래잡이가 노래를 부르며
소녀를 기다리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 시를 읽으면서 미스트랄의 무력감이 파도처럼 다가와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이해한 바로 말해보자면
첫 번째 문단은 단계적으로 멀어지는 구조로 인하여 작은 문제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변한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장소적 비유도 꽤 눈에 띄었는데 지브롤터는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한 최후의 희망 보루선, 생과 사의 경계선, 평화와 인권이라는 구체적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읽힙니다. 마르세유는 이민, 식민, 전쟁의 출발지로서 현재 상실의 종착지로 보이고요.
뱃삯으로 도시를 다 달라는 부분은 절대로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고 이것을 해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줄게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주지 않겠다는 선언 같이 들렸고요.
높다란 탑, 널따란 광장, 배로 가득찬 항구 또한 소녀가 무력감을 느끼는 존재 같습니다. 탑은 감시, 권위, 지배의 상징이며 널따란 광장은 너무 넓음은 오히려 모두 막힌 것과 다름 없이 어딘가에 도달할 수 없는 환경을 의미하며, 배로 가득찬 항구는 배가 이렇게 많지만 소녀가 탈 배가 없음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소녀는 전쟁 고아, 유대인, 상실자, 독재로 자유를 잃은 칠레 국민, 미스트랄 자신을 의미하는 것 같고요. 손가락은 부모, 조국, 인권, 자유 등과 같은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다가 사라지면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를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미스트랄이 피노체트 정권이 무너지기 전에 죽었으니 여전히 그녀는 아름답지 않은 마르세유에서 자신의 배를 기다리는 유령으로 남아 있을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 근데 제대로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delispace
"죽음과 그의 종들이 할일을 모두 마쳤는데도 / 엄마 눈에는 여전히 네가 보이니 놀랍구나 <...> 너는 자신이 그 길을 가는 걸 모르고, / 나는 내가 네 뒤를 따르는 걸 모른 채, / 서로 빛을 비춰 주는 것을 모르고 / 서로에게 균열의 원인임을 모른 채, <...> 잠든 때나 깨어 있을 때나 / 우리는 가고 또 가고 있는 거야, / 우리가 만날 곳을 항하여. / 그런데 우리는 모르고 었어, / 우리는 이미 그곳에 도착해 있음을."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67-70쪽
어디서 얻어 들은 문구일텐데, '존재의 부재, 부재의 존재'를 가슴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게 표현한 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의 마음, 그러면서 도 어떻게든 견뎌내려는, 조용하지만 처절한 몸부림 같은 게 느껴져서 자꾸 먹먹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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