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먹이님의 대화: 작년 중순부터 난다 시의적절 시리즈를 통해서 에세이와 시를 함께 조금씩 접하고 있는 시 입문기인 물고기먹이 입니다. 국내 시인들의 책을 많이 접했는데 해외의 시도 입문하고싶어서 신청해봅니다 :D
안녕하세요.^^ 외국시 북클럽에 참여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의적절 시리즈는 저도 즐겨 읽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얼마 전 한 시인이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한국시/외국시'를 구분하는 건 불가피한 일인데, 이 구분이 언제부턴가 '쉽다(한국시)/난해하다(외국시)' 식으로 고착되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여러 시 가운데 제일 쉽다고 느낀 것을 골랐는데 알고 보니 외국시였다는 미담(!)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테스트는 @모임 여러분과 오프라인에서 해야 제격일 텐데 아쉽습니다.^^
아티초크
밍묭님의 대화: 외국 시 초보 여기 있습니다! 시는 항상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그믐 모임을 통해 함께 시를 읽으며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깁니다 :)
밍묭님 반갑습니다! 윌리엄 해즐릿 북클럽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하여 주셔서 영광입니다. 지금 보니 @모임 참여자 가운데 낯이 익은 분들이 계시네요. 모두 감사합니다.
외국시 초보라고 말씀하시니 갑자기 생각나는 일이 있어 적어 봅니다. 문화센터에서 문학강좌를 듣는 '외국시 왕초보'인 제 어머니(82세) 이야기입니다.^^ 난생처음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 예이츠의 시를 배우는데 "거참 희한해" 라고 말씀하시더군 요. 어렵지 않냐고 물었더니 시가 "사람의 속마음" 같다고 합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속담을 곁들이시는 걸로 봐서 어머니는 쉽게 이해되지 않은 언어를 즐겁게 자기화(自己化)하신 것 같았어요. 시가 사람의 속마음 같다는 어머니의 감상이 제게는 뜻밖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어떤 어렵다는 시도 사람의 속마음보다는 이해하기가 수월할 것 같거든요. 제 착각일까요? ^^
아티초크
stella15님의 대화: 그러게요. 시는 워낙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구나 번역시에 대한 편견이 있어 선듯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데 출판사에서 이런 노력들을 하신다니 호응하는 차원해서 신청해 봅니다.
stella15님 환영합니다! 이번 북클럽에서 번역시를 둘러싼 여러 편견들을 함께 이야기해 보면 유익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아티초크
지니00님의 대화: 외국 시는 ‘릿터’라는 잡지에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 밖에 안읽어봤는데 영어와 한글을 비교해보며 읽고 해설을 보며 그 시대와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어서 참 신선했어요! 가브리엘라 미스테랄과 아틸라 요제프의 시도 읽으며 다른 나라의 문화를 시로 접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지니00님 환영합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읽고 신선하다고 느끼셨다면 미스트 랄의 시도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습니다. 디킨슨 이야기가 나오니 「인생VI」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한 구절을 옮겨 보겠습니다.^^
"한 사람의 가슴을 아프지 않게 할 수 있따면 / 내 인생은 헛되지 않으리" -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86쪽)
미스트랄의 시에도 디킨스 못지 않은 슬픔과 감동이 담겨 있습니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에 수록된 노벨문학상 시상 위원회의 연설과 옮긴이의 말을 읽으시고 자유롭게 감상을 남겨 주세요. 감사합니다.
아티초크
이불님의 대화: 처음읽어보는 시인들의 시집이 기대됩니다! 또 어떤 새로운 세상이.
"또 어떤 새로운 세상이"라는 말이 주는 여운이 참 좋습니다.^^ 생각해 보면 시든 산문이든 기억에 오래 남는 글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를 새로운 세상에 초대하여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죠. 미스트랄과 요제프의 시도 이불님에게 그런 글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아티초크
물고기먹이님의 대화: 오! 저도 이중 하나는 거짓말 책 읽었는데 한번 찾아봐야겠어요ㅎㅎㅎ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D
야담님과 @물고기먹이 님의 경우처럼 김애란 작가의 『이 중 하나는 거짓말』에 인용된 "꿈속에서 나는 돌아오지 않을 수 있었지만 돌아왔다"를 읽고 미스트랄을 처음 만난 분들이 많습니다. @모임 여러분 가운데서도 그런 분이 계실 테고요. 이 구절은 「자유」의 일부입니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의 역자 후기를 읽으면 이 시가 주는 감흥이 좀 더 선명해질 것 같습니다. ^^
바다연꽃3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을 처음 알게 된 건 파블로 네루다때문입니다. 민음사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어 노래 >>에 반해 창비에서 나온 스페인.중남미 현대시를 두 권이나 사게 되었죠. 판권을 보니 각각 95년, 97년이네요. 그 책에서였어요. 책이 아직 있다는 것 말고는 기억나지 않지만요. p.110의 #미투 운동을 읽으며 네루다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슐러 k. 르 귄의 말(마음산책)에 "남자들이 관심을 더 받는 경 향이 있고, 여자들이 계속 보이게 하려면 분투해야 하는 법이니까요"라는 인터뷰 내용이 나옵니다. 자꾸 네루다와 비교 되면서 가브리엘라 미스트랄보다 제가 더 화나네요.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티초크
바다연꽃3님의 대화: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을 처음 알게 된 건 파블로 네루다때문입니다. 민음사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어 노래 >>에 반해 창비에서 나온 스페인.중남미 현대시를 두 권이나 사게 되었죠. 판권을 보니 각각 95년, 97년이네요. 그 책에서였어요. 책이 아직 있다는 것 말고는 기억나지 않지만요. p.110의 #미투 운동을 읽으며 네루다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슐러 k. 르 귄의 말(마음산책)에 "남자들이 관심을 더 받는 경향이 있고, 여자들이 계속 보이게 하려면 분투해야 하는 법이니까요"라는 인터뷰 내용이 나옵니다. 자꾸 네루다와 비교 되면서 가브리엘라 미스트랄보다 제가 더 화나네요.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북클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라틴아메리카 시문학의 대모" 미스트랄을 접하는 경로는 대략 세 가지로 보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미스트랄의 학생이었던) 네루다를 통하거나, 김애란 작가의 『이 중 하나는 거짓말』에 인용된 미스트랄의 시구가 인상 깊어서, 또는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로 처음 접하는 것 같습니다.
미스트랄과 네루다의 인연은 역자 후기에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후기 말미에 충격적인 사실이 나오죠. 2018년 칠레 산티아고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난 #미투 운동에서 파블로 네루다가 소환되었는데 그 이유가 "회고록에서 기술한 타밀인 여성에 대한 강간 일화가 칠레 여성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2018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미투 행진에서 반(反)네루다 구호가 터져나오고, 의회가 산티아고 공항 이름을 '네루다 공항'으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철회한 것을 보면 칠레 여성들이 공분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이후 칠레의 여성 운동과 네루다의 위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모임 여러분과 함께 보면 유익할 영상과 기사가 있어 링크를 공유합니다. (* 한국어로 번역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가디언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s5AAscy7qbI
npr 기사 📌 https://www.npr.org/2022/10/15/1127988385/pablo-neruda-chile-metoo
밍묭
우리는 독을 묻힌 붉은 옷처럼 우리의 삶을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던진다. 우연히 훌쩍 기어오른 뱀에게 물린 듯 그녀는 그렇게 춤을 춘다. 너덜너덜한 화환처럼, 패군의 깃발처럼.
저는 공지 글을 재대로 안 읽고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네요. 물론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읽으면서 역시 시는 어렵지 했습니다. 뒤늦게 공지 글을 다시 보고 해설 부분을 읽었는데 좀 놀랐습니다. 미스트랄이 그처럼 고통 받은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애인과 양아들(실제론 조카) 그리고 우리가 너무도 잘 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와 그의 아내의 자살이라니. 세상을 그렇게 마감한 사람도 그렇지만 남아 있는 사람에겐 얼마나 상처겠습니까? 그것을 시 작업으로 이기고 승화시켰다니 시인이 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 그녀의 저항 정신과 우리나라의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와도 일맥 상통하는 느낌도 들고. 108 페이지에 나와 있는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뿐만아니라 칠레 화폐에도 나오고, 어린아이들이 그녀의 시를 외우고 다닐 정도라니 과연 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하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ㅎ
아무튼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렇게 친절한 해설부터 읽고 시를 읽으면 좀 남다르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사춘기 때 한때 잠깐 시를 좋아할뻔하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려고 하니 좀처럼 쉽지 않더군요. 즐기라고 하는데 자꾸 이렇게 쓴 작가의 저의는 뭘까 의문스럽기만하고. 내일부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음미하며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밍묭
“ 많은 것을 미룰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바로 오늘, 아이들의 뼈가 자라고 피가 만들어지고 감각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내일'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
stella15님의 대화: 저는 공지 글을 재대로 안 읽고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네요. 물론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읽으면서 역시 시는 어렵지 했습니다. 뒤늦게 공지 글을 다시 보고 해설 부분을 읽었는데 좀 놀랐습니다. 미스트랄이 그처럼 고통 받은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애인과 양아들(실제론 조카) 그리고 우리가 너무도 잘 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와 그의 아내의 자살이라니. 세상을 그렇게 마감한 사람도 그렇지만 남아 있는 사람에겐 얼마나 상처겠습니까? 그것을 시 작업으로 이기고 승화시켰다니 시인이 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 그녀의 저항 정신과 우리나라의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와도 일맥 상통하는 느낌도 들고. 108 페이지에 나와 있는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뿐만아니라 칠레 화폐에도 나오고, 어린아이들이 그녀의 시를 외우고 다닐 정도라니 과연 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하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ㅎ
아무튼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렇게 친절한 해설부터 읽고 시를 읽으면 좀 남다르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사춘기 때 한때 잠깐 시를 좋아할뻔하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려고 하니 좀처럼 쉽지 않더군요. 즐기라고 하는데 자꾸 이렇게 쓴 작가의 저의는 뭘까 의문스럽기만하고. 내일부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음미하며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stella15님과 @모임 여러분. 지난 주말과 일요일의 날씨는 마치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시처럼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비바람이 몰아치다가 우박이 떨어지더니 갑자기 하늘이 환해지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황사를 동반한 돌풍이 요란했습니다. 저는 이 '이상기후'를 외국시의 어려움에 비유해 보았는데, 사무실의 막내는 미스트랄의 파란만장한 삶을 날씨로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
stella15님이 언급하셨다시피 생전에 미스트랄이 겪은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첫사랑, 이웃 친구인 츠바이크 부부, 양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번역가가 왜 미스트랄을 "죽음을 노래하는 시인"(101쪽)이라고 하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리고 역자 후기에는 조국에서 배척당한 미스트랄이 긴 시간 동안 어떻게 망명 생활을 했는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 가운데 "1929년 칠레의 우익 정부는 연금 지급을 반년 간 중지"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즉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작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고 생계를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해당 작가들을 사찰하고 검열하여 지원을 배제하였습니다. 한강 작가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는 공통점이 여럿입니다. 미스트랄은 라틴아메리카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한강은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같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문학은 모든 폭력의 반대편에 서는 일"이라는 한강의 말처럼 두 작가 모두 문학으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섭니다.
stella15님 말씀 중에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와 미스트랄이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입니다. (참고로 모임지기인 저는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의 담당 편집자가 아니어서 @모임 여러분과 같은 입장의 독자이기도 합니다.)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의 공통점을 인지하고 나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읽으니 시 한 편 한 편이 "낯설지만 뭔가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 시구를 옮겨 봅니다.
"나는 사슴들이 오르는 절벽을 타고 올라
광기의 꽃을 찾아다녔지,
붉게 피어나 붉게 살고
붉기 때문에 죽는 꽃을 찾았지."
🔖 「공기꽃」 부분 발췌(11쪽)
stella15
아티초크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stella15님과 @모임 여러분. 지난 주말과 일요일의 날씨는 마치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시처럼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비바람이 몰아치다가 우박이 떨어지더니 갑자기 하늘이 환해지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황사를 동반한 돌풍이 요란했습니다. 저는 이 '이상기후'를 외국시의 어려움에 비유해 보았는데, 사무실의 막내는 미스트랄의 파란만장한 삶을 날씨로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
stella15님이 언급하셨다시피 생전에 미스트랄이 겪은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첫사랑, 이웃 친구인 츠바이크 부부, 양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번역가가 왜 미스트랄을 "죽음을 노래하는 시인"(101쪽)이라고 하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리고 역자 후기에는 조국에서 배척당한 미스트랄이 긴 시간 동안 어떻게 망명 생활을 했는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 가운데 "1929년 칠레의 우익 정부는 연금 지급을 반년 간 중지"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즉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작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고 생계를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해당 작가들을 사찰하고 검열하여 지원을 배제하였습니다. 한강 작가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는 공통점이 여럿입니다. 미스트랄은 라틴아메리카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한강은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같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문학은 모든 폭력의 반대편에 서는 일"이라는 한강의 말처럼 두 작가 모두 문학으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섭니다.
stella15님 말씀 중에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되서일까? 미스트랄이 낮설지만 뭔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와 미스트랄이 "칠레 본국에선 인정을 못 받았다고하니, 원래 예수님도 고향에선 환영 받지 못하셨는데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습니까?"입니다. (참고로 모임지기인 저는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의 담당 편집자가 아니어서 @모임 여러분과 같은 입장의 독자이기도 합니다.)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의 공통점을 인지하고 나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읽으니 시 한 편 한 편이 "낯설지만 뭔가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 시구를 옮겨 봅니다.
"나는 사슴들이 오르는 절벽을 타고 올라
광기의 꽃을 찾아다녔지,
붉게 피어나 붉게 살고
붉기 때문에 죽는 꽃을 찾았지."
🔖 「공기꽃」 부분 발췌(11쪽)
와, 제가 오히려 더 감동입니다. 내주신 숙제 못할까봐 어제 부랴부랴 읽고 썼던건데 아티초크님으로부터 이런 장문의 댓글을 받다니! 한강 작가가 아니라 아티초크님 때문에 이 시집 더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열심히 읽고 또 내주시는 숙제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은 날 되십시오!^^
아티초크
“ 한 아이의 엄마가 눈물로 시를 썼고 그에 힘입어 스페인어는 품위를 회복하고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미스트랄'은 '지중해의 바람'을 뜻합니다. (중략) 우리가 오늘 자비와 모성을 노래하는 위대한 시인, 남아메리카 문학의 여왕에게 상을 수여하는 것은 풍요로운 그곳의 문학에 경의를 표하는 것과 같습니다. ”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1945년 노벨문학상 위원회의 시상 연설 발췌,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문장모음 보기
아티초크
나는 내 안의 그녀를 죽였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그녀는 타는 듯했지
바위산 선인장 꽃
몸을 식힌 적 없던 그녀
그녀는 불이고 불모지였어
내 손을 잡아, 그리고 춤을 추자, 너와 나,
그때처럼 손을 줘,
한 송이 꽃이 되자, 너와 나,
한 송이 꽃, 그걸로 충분해.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내 손을 잡아」 p. 7,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문장모음 보기
delispace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86899.html
앞서 친절한 자료들과 비슷합니다만, 2023년 한겨레 [책&생각]에 실린 소개 기사가 간결히 잘 정리되어 있어서 전 그걸 읽으니 이해가 쉽게 되더라고요. 워낙 사전 지식이 없다보니..ㅎ 네루다도 유명세만 알고 있었지, 기사의 패악을 저지른 걸 여지껏 몰랐습니다. 게다가 광부들 이야기, 뒤이어 인용한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며'를 읽다보니 눈가가 뻐근해져서.. 이제 차분히 읽어보려고 합니다. 아티초크에게 왠지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바로 시집을 주문해서 받았거든요. ㅎ
[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X토프] 25. 지금, 한국 사회를 생각하며 ①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그믐북클럽X연뮤클럽] 28. 뮤지컬 안내서 읽고 공부해요 ①<뮤지컬 익스프레스 슈퍼스타>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톱클래스 함께 읽어요
톱클래스 5월호 <무해로움> 함께 읽어요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