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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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투르가 한 일은 STS를 더 이상 난해하지 않은 분야로 만들어 STS 분야를 엄청나게 확장했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빴죠. 모든 게 너무 산만해졌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래서 제가 보기에 이것은 별로 좋지 않은 또 다른 전환점이었죠. 브라이언 윈이나 쉴라 재서노프처럼 과학을 민주화하고 과학자들에 대항하는 대중의 편에 서고자 하는 매우 정치적인 동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STS 학계의 주도권이 넘어갔습니다. 다시금 저는 이것이 별로 좋지 않은 결과들을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새로운 경향은 과학의 층위을 낮춘 SSK의 통찰을 가져가서, 과학은 그저 다른 수단을 사용한 정치일 뿐이라고 말했기 때문이죠. 만약 과학이 정치라면 정치가 과학이고, 그게 바로 디스토피아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1960년대 영국 사회학은 규범적으로 마르크스주의였습니다.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면 사회학자가 아니었죠. 요즘의 STS에는 강한 환경주의가 있습니다. 환경의 편에 서는 건 괜찮지만 유전자 변형 작물을 대칭적으로 다루려면 조심해야 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학문 분야가 정치화되는 것은 병리적인데, 건강한 학문을 위해서는 누구든 특정 입장을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도요. 학문적 논쟁의 핵심은 반대하는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가능한 한 최선의 설명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의 관점 내부로부터 밖으로 뻗어 나감으로써 그것이 왜 틀렸는지 보여야 합니다. 다른 주장을 반박하는 것은 최대한 어려운 일이 되어야지, 쉬워서는 안 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반면에 정치적 논쟁의 핵심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상대방을 물리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관점을 공정하게 제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만약 한 학문이 규범적인 정치적 입장을 발전시킨다면 다른 관점에 대해 공정하게 심사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사람들은 게을러지기 마련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저는 좋은 분야는 항상 만들어지고 있는 분야라 생각하고, STS는 특정한 날짜나 사건보다는 긴 기간에 걸쳐 학문 분야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우리는 우리 성공의 희생양이라 생각합니다. (...)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지에 관해 분야 내에서 통합된 사색이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전통적인 학문 분야에서는 지식과 아이디어, 특히 인공물과 물질성에 중점을 둔 지식과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주변화되고 홀로 남겨지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 STS는 단순히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실제로 과학기술을 행하는 사람들과 큰 연관이 있는 학문 분야입니다. (...) 마지막으로, 역시 중요한 점은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다른 학문에 속하지 않는 독자적인 방법과 이론적인 질문들을 발전시켰다는 것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3장의 바이커가 언급한 트레버 핀치와 해리 콜린스는 한참전 절판되었지만 자기는 갖고 있다고 이독실 과학평론가가 밀리의 서재 유튜브에서 자랑하던(?) 책 '골렘: 과학의 뒷골목'의 공저자들인데 이 책 저도 영어전자책으로 갖고 있습니다 (깨알같은 자랑;;) 이독실 평론가가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가 너무 전문적이어서 읽기 힘들면 이 책을 추천한다는데.. 절판된지 한참되서;;(어쩌라고;;) https://www.youtube.com/watch?v=l28sLRIjFJk
약간 딴 얘기지만 <과학혁명의 구조>, 저는 김명자 교수의 첫 번역으로 읽었는데 너무 안 읽혀서 고생했습니다. 번역에 대한 비판이 많더군요. 2013년에 나온 개정판이 훨씬 괜찮다는데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안 드네요. ^^;;;
더 딴 얘기이지만,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첫 번역은 정말 개판이었습니다. 하도 사람들이 비판해서 결국 출판사가 번역자를 바꾸고 개정판을 냈습니다. 명저를 받쳐주지 못한 번역 생각이 나서 써봤습니다.
헐;; 그렇군요. 꽤 괜찮은 책들인데 아쉽네요. 전 다행히 둘다 영어로 접한 책들이라..;; 생각해보니 토마스 쿤의 그 책은 STS의 원조격이군요. (아니, 베이컨의 책이 그럴까요?)
이런 블로그 포스트가 있어서 링크를 가져왔습니다. 쿤의 연구가 STS가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luvan00&logNo=221174751968&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trackingCode=external
오! <과학혁명의 구조>는 리스트에 없네요~ 전 <생각에 관한 생각>은 나온지 한참 후에 읽어서 괜찮았었나 봐요~ 제 인생 최대 한국어 울렁증에 시달린 건 책세상에서 나온 '니체 전집'이었습니다. 다 읽은 건 아니고, 반 정도 독서모임에서 읽었는데, 그 때 심각하게 독일어를 배워서 원서로 읽어야 되나 하는 생각에 빠졌었어요. 근데 영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독일어인가 하고...참았습니다?!
전 니체는 대부분 영어로 읽었는데 한국어든 영어든 그리고 아마도? 독어든 울렁증에 걸릴 듯 합니다. ㅎㅎㅎ 그래도 그 울렁증 속에서도 신기하게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다는;;
찾아보니 다행히도 저는 개정판으로 읽었네요. 과학사의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에 읽을만했습니다.
저도 아주 오래전에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을 때 번역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이 과학철학에 눈을 끄게 해준 최초의 책이어서 너무 감명 깊게 읽었어요. 맞아....과학이란 이런 거지....구절구절 공감하면서 과학의 본성에 눈을 떴달까?
저는... 젠장...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이러면서 읽었던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당시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들의 연구개발비 절반 이상이 군사 연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베트남 전쟁, 냉전의 전개, 그리고 군산 복합체의 자기 목적을 위한 지식 생산의 조직적인 '포섭'은 큰 문제였고, STS는 여기서 (비판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러한 군부-산업 권력을 강화하는 데 과학과 기술의 역할과, 덜 두드러지게는 어떤 대안들이 구상되고 실현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들은 STS를 결정짓는 지적인 문제였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1990년대에 전투적인 과학주의scientism 옹호자들이 STS에 가한 '과학 전쟁'이 있었고, STS는 그들에 의해 반실재론으로 끔찍하게 오해되었지요. STS가 우리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내세우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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