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종종 하는 얘기 중에 "고립된 학문은 죽는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이 얘기가 개인적으로나 학제의 차원 모두에서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공동 연구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학문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연구를 이해하고 평가해 주고, 또 자신도 다른 사람의 연구를 평가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에는 지도 교수와의 상호 작용이 이런 역할을 어느 정도 하기 때문에 이런 필요성을 덜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문을 한다는 것은 장기전, 비유하자면 마라톤 비슷한 겁니다. 대학원은 그 출발이지요. 졸업을 하고 STS의 특정한 주제를 연구하다 보면 그 주제를 알거나 이에 관심 있는 사람이 나 빼고는 거의 없는 경우를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즐겁게 연구를 이어 나갈 동력이 약해지곤 합니다. ”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문장모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