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는 놀이공원에서 일어나는 행동을 규칙으로 여기고 나열하고 이것들의 조화를 보여주며 경험하고 감각하게 하네요.
저도 스릴과 공포를 주는 놀이기구를 안 좋아하는 편인데, 딱 한 번 친구들 따라서 바이킹 세 번 연속 타본 적이 있어요. 탈수록 두려움이 줄어들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다시 타고 싶지 않아요. 바이킹은. 롤러코스터는 괜찮을 것 같고. 딱 한 번 해 본 번지점프는 또 해보고 싶긴 해요. ㅋㅋ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4월〕 달걀은 닭의 미래다
D-29

이우연

jena
바이킹, 롤러코스터, 번지점프..
모두 제게는어려운 종목이네요...ㅎㅎㅎ
바이킹 세번 연속 ^^~~
그런데 탈수록 두려움이 줄어든다니..다행이긴 하네요
그렇지만 저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대리만족을 하는 방형으로~ㅎㅎㅎ

이우연
나의 두 눈은 너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38쪽.39쪽,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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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연
너를 내 눈에 비출 수 있는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증발해도 괜찮은 농담을 나누고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꿈을 나누고
미래에 무엇이 될지 무섭다, 행복이 조금 무섭다는 마음을 나누고
이런 너와 나의 관계가 편안하고 따뜻하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는데요.
이런 너와 내가 같은 꿈을 꾸는 엔딩 제목이 꽃의 놀이라는 점과 연관하면. 화자랑 벚꽃이랑 마주하며 나누는 대화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양안다 작가가 시에서 말하는 너라는 청자가 차례로 목련. 식물. 벚꽃인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드네요. 이전 책의 화자는 화자는 식물을 사람처럼 동등한 생명체로 대하고 대화하고 느끼며 관계맺고 있는 것일까요? 질문을 품어봅니다.

jena
이우연님의 생각을 읽고 너무 신선하다 생각되어
다시 책을 펼쳐 읽어보았어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의 시에 등장한 꽃과 나무들도 그런 의미로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하나씩 다시 읽어보려해요...
새롬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면 나누어갈께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얘기해주시니 너무 좋은데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시 책을 보게 되어지 고 있어요

하금
대관람차를 탈 때면 침묵에 빠진다 여기서 작은 것은 나 혼자인 줄 알았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43 (4월 7일의 시, 앙상블),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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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저는 놀이공원보다는 도심 속에 있는 대관람차를 더 좋아해요. 놀이공원의 대관람차는 왠지 바깥의 재미있는 세상에서 나를 격리 시키는 공간이라면 도심 속에 있는 대관람차는 안전한 버블 같은 느낌을 주거든요.
시에서 대관람차는 왁자지껄한 앙상블에서 분리 된 진공 상태의 공간 같아요. 길을 잃을 수 밖에 없는 미로처럼 느껴지는 길, 그런 혼란함 와중에 규칙과 질서를 배우는 아이들, 환 호와 비명 사이의 무언가를 내지르는 사람들, 사랑과 공포를 구분 못하는 연인. 두 대립 되는 듯한 개념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혼란에서 벗어난 공간인 대관람차에서 화자는 평화롭기보다는 점점 더 아득한 기운에 빠지는 것 같아서, 왠지 시가 다 끝나지 않은 느낌을 받았어요. 아마 화자가 탑승한 칸이 점점 올라가는 중이라 그런거겠죠. 땅하고 다시 가까워 질 때 즈음에는 땅 위의 혼란함도 가까워질테니까 그 때 즈음에는 혼란함과 대립 되는 평화도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jena
대관람차....라는 놀이기구?를 저는 어떤 형태로든 즐겨하지 않았던것 같아요.
하금님의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세상과 분리되어 그것을 바라보며 느끼는 그 느낌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환호같았으나...비명이 섞여있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공포감에 있었기 떄문에 사랑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고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주객이 전도된것 같이 기계를 사용하는
그 세계를 보고 듣고 확인할 수 있는 곳에 관람차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니...
가끔은 좋아하지 않는 그 관람차에 탑승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도 되네요~^^

Edna
4/1~ 4/8
4월의 느낌은 딱 그래요. T.S. Eliot의 잔인한 4월. 박목월의 4월의 노래. 엘리엇에게는 라일락 (우리나라는 6월이 되어야 보이는), 박목월에게는 목련. "목련 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시도 시지만 이 가곡 요즘 애들도 배우나요?) 뭐가 늘 아련해요. 4월은.
시인에게는 목련이, 백목련이 마음 깊은 속에 크게 차지하나 봅니다. 생물과 빛과 그늘과 시간과 공간과 나와 타인과 마음이 엉키어 그 속에서 자신을 찾나 봅니다. 끊임없이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는 시인은 커다란 그리움의 덩어리로 와닿습니다.
시가 쓰고 싶지만 시를 안 쓰는 것은 진정 시가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이 시인의 글을 읽으며 실감합니다.
***
어김없이 4월은 정신없이 시작해서 이제서야 한 숨을 고르고 글을 올립니다.
Jena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작년 그 책 어려웠어요 ㅎㅎ)
다른 분들의 글도 읽고 올리신 사진 보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전혜린, 루이제 린저는 라떼는 horse 사춘기 문학소녀들의 필수 작가들이었는데 언급되어서 반갑네요.
신이인 시인은 접해본 적이 없어 바로 도서관 찜목록에 넣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몰아치기 형식으로 감상을 말하게 될 것 같아요. :)

jena
enda님 오랜만에 글로 뵈었네요...
어려운 책을 함께 읽어 주신 시간 잘 기억하고 있어요~^^
몰아치기로....ㅎㅎenda님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나누어 갈 수 있음 좋겠네요
어느부분...을 읽어가고 계실지요?

하금
나는 너에게 이런 감상을 들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말은 시간이 초 단위로 지날수록 낡고 유치해져서 금방 휘발되었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47 (4월 8일의 기억, 환상의 나라로 오세요),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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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말은 마음에서 머리로, 그리고 입 앞에서 한 번 더 거르고 뱉으라는 뉘앙스의 잔소리를 들으며 컸던 것 같아요. 아마 다들 비슷한 어른들 말씀을 들으며 자라지 않았나 싶어요. 생각하고 말해라, 라는 짧은 한 마디로 정리 될 수 있는 수백가지 잔소리 말씀이 있겠죠. 그 말을 너무 귀담아 들어서 소심한 내향인이 되었나? 라는 생각도 가끔해요. 저는 스물다섯이 넘어서야 제 감정이나 상태, 원하는 바, 싫어하는 것 등등 소통해야만 하는 것들을 겨우 소통할 수 있었거든요. 스물다섯 생일이 지나고나서야 적절한 크기의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비단 부모님이나 보호자의 잔소리가 아니더라도, 그런 말은 오글거리고-유치하고-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비난의 말이 너무 흔한 사회 같아요. ‘쿨함‘을 선망한지도 오래 되었죠. 말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쿨함‘이 물론 멋있긴하지만, 말 할 용기가 없어서 대신 행동으로 옮기는거 아니냐는 질문을 할 때도 된 것 같아요. 말은 행동에 비해 비난 받기 쉽고 저지 당하기 쉬우니까요.
‘이런 감상을 들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낡고 유치해져서‘ 말 할 의욕을 잃었다, 라는 말이 오늘치 기억 중 가장 기억에 남을 문장 같아요. 기꺼이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일은 (게다가 그 마음이 비관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다면) 유치하더라도 떠오르는 순간 들려줘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때가 가장 말에 감정이 잘 담겨있을 때잖아요. 우리의 말은 꽃이나 과일 같아서 너무 오래 매달려 있으면 다 져버리거나 처음 같지 않게 썩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에 맺힌 직후 줘야만하는 말도 있는 법이라고... 그런 잔소리도 사람들이 자주 했으면 좋겠어요.

이우연
오늘 만났어요. 유유. 이름 붙이니 더 정이 가네요^^

이 우연

jena
4월 8일 (기억)
'환상의 나라로 오세요'
'너에게 이런 감상을 들려주고싶었다.
그런데 그 말은 시간이 초단위로 지날수록 낡고 유치해져서 금방 휘발되었다.'
말을 삼키게되면 저도 이런 생 각들이 들곤하더라고요
'그래도 마음은 진짜 마음이 좋다고 생각해'
저도 이 생각이 좋다고 생각해요ㅎㅎㅎ
진짜 마음~~~
'너무 막연한 거리가 그곳에 있었다.'
막연한거리였지만 그곳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가리키던 그곳까지 갔었나보다하고 생각했어요.
누군가 무엇을가리킬때 막연하게 느껴지는 느낌,
그런데, 함께 그곳을 보거나 가고 있는것에대한
느낌을 찾아 상상의 장면속에 머물러보고 있는중입니다.
나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솜사탕,.
입에 달라붙는 끈적이는 느낌도 싫어하는데
그래서 먹는 모습도 보지않으려 했는데..
그 솜사탕으로 가리키는 그곳을 보고, 함께가고있다니
그 움직임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온걸까?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저는 놀이동산, 사람많은 유원지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글을 읽고 있네요ㅎㅎㅎ
놀이동산이 환상의 나라로 보이지는 않지만,
나는 어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나이로는 어른에 속하겠지만요.......)

하금
질겅질겅 연해질 때까지 씹고 삼킨다
무엇을
마음을
버터나이프
식전 빵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54 (4월 9일 수요일의 시, 내가 나를 부르면),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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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너는 지도에 없는 곳으로 걸어가고 싶다
사진을 찍으면 너의 표정이 박제된다
그럼 정말 좋겠는데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54 (4월 9일의 시, 내가 나를 부르면),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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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오늘 시는 어렵네요. 오랜만에 시가 어렵단 생각을 했어요. 해독해야 되는 암호문처럼 시를 읽다가 이래서는 감상 보다는 문제풀이를 하게 될 것 같아서 방금 그만뒀어요. 요새 일을 하느라 매사를 일처럼 대하는게 습관이 되었나봐요. 시로 머리를 풀어야하는데 되려 더 쪼이고 있었네요.
오늘의 시는 연극 극본 같아요. 일단 전체 장면은 거울의 나와 거울 바깥의 나, 다른 삶이 궁금하지 않아 갇혀있기를 선택한 나와 나의 삶이 궁금해서 바깥을 나돌아다니는 나 사이의 대화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중간중간 연극 지시문 같은 해설이 끼어있고요. 드라이 플라워, 은목걸이, 버터나이프, 식전 빵. 햇빛이 기울어진다. 이런 문장들이요.
바깥의 내가 거울 속의 나를 바라모혀 하는 독백은
[기도하는 두 손을 모으고-쇠사슬로 두 손을 묶고-20세기 애니메이션-과장되게 웃는 몸짓]
거울 속의 내가 바깥의 나를 바라보며 하는 독백은
[네가 멀리 걷지 않아도 된다면-네가 같은 곳을 공전하는 행성이라면-드럼통에 불붙이고 언덕을 데굴데굴]
이런 구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바깥의 내가 똑똑한 사람들이 참 많다고 하는 말에 거울 안의 내가 ‘나도 너(나)에 대해선 많이 이해하고 있어“라고 대답하는 부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결국 끝에가서는 다시 헤매러 나가는 선택한 나를 향해 “아름답다고 말해줄까?“라고 물어보는 모습도 좋고요.
내면에 평화는 이미 마련 되어있는데 추가적인 인정과 안정을 얻고 싶어서 자꾸 바깥에 매달리는 사람의 모습 같단 생각도 들어요. 왠지 이게 전부가 아닐 것 같아서 뭐라도 더 찾아내려고 애쓰는 모습은 많은 현대인이 공감할 것 같아요. 세상엔 똑똑한 사람이 참 많고, 그 사람들이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에서 쉼없이 더 똑똑하게 사는 법에 대해서, 심지어는 자아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도 꿀팁을 전수하고 있잖아요. 내 내면에 대해서는 내가 제일 잘 알텐데.

이우연
오, 연극 구조로 분석해주시니 새로 보입니다.
동의해요. 사실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인데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못 견디고, 다른 똑똑한 사람과 세상의 것들에 관심과 시간을 빼앗기죠. 저 포함 현대인들이요.
고백을 주저하는 입술. 그 때의 침묵이라......말하니 낭만적인데 실제로 이러한 불확실하게 흔들리는 상황에 맞닥들이면 혼란과 불안이 찾아오죠. 불확실과 불안정은 인간에게 최악의 상황.
저도 업무(퀘스트처럼)처럼 해결, 아니 얼른 해치워버리려는데
감정은 겪을 건 겪고 충분히 침묵하며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어야 소화되어 넘길 수 있는 거더라고요. 어렵지만 계속 해보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를 읽고 이해가 가지 않을수록 우리의 감상을 적고 나눠보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혼자 읽고 나서는 막막해도 @하금 @jena 감상 같이 덧대어 읽으면 다른 생각도 할 수 있어 재미있어요ㅎㅎ

하금
저는 양안다 시인의 모든 시가 대꾸 없는 상대를 향한(혹은 향하고 싶은) 독백 같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시가 너무 어려워서 시인의 다른 시집에 대한 감상문들을 여러 편 찾아보다가 도움이 될만한 해설을 마주쳤어요.
“길을 잃은 자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방법은 그를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흔들리는 것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미로는 인간을 헤매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진정한 이해에 도착하기 위한 장소다. 그의 시는 독자를 미로로 인도하는데, 그 중심에는 침묵의 신비로움이 놓인다. 그 신비는 머뭇거리는 입술을 닮았다. 이 시집의 마지막까지 그는 고백하기보다 침묵한다. 그리고 때로 고백보다 고백을 주저하는 입술이 더 진실한 순간이 있다.“
숲의 소실점 시집에 포함 된 박동억 문학평론가의 해설이라고 해요.
제 개인적 성향은 침묵에 가까운데, 저는 해결 되지 않은 문제를 보면 답답해요. 그 해결 되지 않은 침묵을 참아보는게 이번 시집에 저에게 주는 또다른 퀘스트 처럼 느껴지네요.

숲의 소실점을 향해2014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하여 시집 <작은 미래의 책>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 등을 낸 양안다 시인의 시집이 민음의 시 271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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