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턴가, 나는 누구를 만나든 저들 역시 뭔가를 솜씨 있게 감추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을 품곤 했다. 머리털 속의 길게 꿰맨 흉터, 복사뼈 안쪽의 커다란 반점, 정교하게 제작된 의족 같은 것들을. 그들의 솜씨는 언제나 훌륭해. 그 부분들을 좀처럼 나에게 들켜주지 않았다.
그것들을 보고 싶었다. 그것들을 감싼 아슬아슬한 껍질을 벗기고 싶었다. ”
『그대의 차가운 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34-35,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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