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예쁜 말들> 고전문학 읽기 열번째

D-29
코맥 맥카시의 첫 책으로 <모두 다 예쁜 말들>을 골랐다. 이 책을 읽고 국경삼부작을 다 읽을 지 결정해야겠다. 열여섯 살 카우보이 소년 존 그래디는 할아버지 장례식이 끝나자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목장을 하고 싶지만, 목장의 소유주인 어머니는 그것을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잔혹한 운명이라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아프려고 한다.
그래디라는 성을 간이 의자가 거센 북풍에 날려 묘지의 죽은 잔디 위로 데굴데굴 구르던 그날, 그의 외할아버지와 함께 땅에 묻혔다. 소년의 성은 콜이었다. 존 그래디 콜.
모두 다 예쁜 말들 15,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마치 다시는 그곳을 볼 수 없다는 듯이. 더 끔찍하게는 이제야 그곳을 보았다는 듯이. 예전이나 앞으로나 언제나 변함없을 듯이. 아버지보다 약간 앞쪽에 멈추어 선 소년은 그 땅이 본디 자신의 땅이었으며 자신이 끝 그 땅이라는 듯, 더구나 악의나 불운으로 말이 없는 기묘한 땅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기필코 말을 찾아내고 말겠다는 듯 말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올바른 세상이 되는 데 필요한 무언가가 혹은 자신이 세상에 올바로 서기 위해 필요한 무언가가 빠져 있음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찾기 위해 언제까지고 방랑할 것이며, 우연히 마주친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이 찾던 것임을 깨달을 것이고, 그 깨달음은 옳을 것이었다.
모두 다 예쁜 말들 38,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존 그래디는 일어나 앉아 모자를 썼다. 난 벌써 떠났는걸.
모두 다 예쁜 말들 44,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한 줄기 빛도 없이 어둠 속에 홀로 놓인 지구의 둥근 단 위로 말을 몰던 그들은 대지가 들어 올려 준 덕분에 별 아래에서가 아니라 별 사이를 헤치며 신중하면서도 유쾌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어스름한 전깃불 아래 갓 풀려난 도둑처럼, 앞으로 선택할 1만 개의 세계와 추위에 맞서 헐렁한 재킷 하나 걸치고 과수원에 들어온 빨갛게 달아오른 어린 도둑처럼.
모두 다 예쁜 말들 48,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대체 누굴 그렇게 조심하는 거야? 누굴 조심 안 해도 되는데?
모두 다 예쁜 말들 66,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나도 가끔. 천국이 있을까? 응. 왜, 없을 것 같아? 모르겠어. 있겠지. 지옥은 안 믿는데 천국은 믿는 게 가능할까?
모두 다 예쁜 말들 135,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짙은 보라색 안개 아래 푸른 대지가 펼쳐지고, 서쪽 하늘에서는 길게 줄지은 물새들이 해지기 전에 서두르는 듯 뭉게구름 아래 드리운 새빨간 복도같은 하늘을 달려 북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마치 불타는 바닷속을 달리는 열대어 같았고, 해안가 초원에는 바케로들이 황금 먼지 사이로 소 떼를 불고 가는 중이었다.
모두 다 예쁜 말들 137,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여기에 얼마나 머물고 싶어? 한 100년. 그만 자자.
모두 다 예쁜 말들 142,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지구여행자님의 문장 수집: "여기에 얼마나 머물고 싶어? 한 100년. 그만 자자."
이렇게 말을 좋아하는 존 그래디 카우보이로 오래오래 살게 해주고 싶다.
한 번에 믿는 사람은 없지만, 두 번째까지 의심하는 사람도 없지.
모두 다 예쁜 말들 154,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전혀 말 냄새 같지가 않았다. 그것은 야생의 냄새였다.
모두 다 예쁜 말들 155,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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