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미월 소설가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함께 읽기

D-29
아하 '해지다'가 맞는 거군요.헷갈리는 정확한 표기 기억할게요.7회차 제목만 들어도 좋습니다. 잡담이나 수다나 허례허식 속에 자칫 놓치기 쉬운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각자 삶에서 추구하고 소화시켜 현재라는 선물을 받아들어야겠어요.
아! 저도 늘 헷갈렸던 표현인데... 이번에 정확히 외워야겠어요. 김미월 소설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인선님 말씀이 너무 멋지십니다. 정말 허례허식 때문에 놓치기 쉬운 진짜 소중한 가치들을 추구하며 현재라는 선물을 받아들여야겠어요. 연말이라 그런지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이번 7회차 너무 좋았어요. 밑줄 친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그중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에 보면 재물을 오래 보존하는 방법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상에 옷이나 음식, 재물 등은 부질없고 가치없는 것이다...... 다만 몰락한 친척이나 가난한 벗에게 나누어준다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형태가 있는 것은 없어지기 쉽지만 형태가 있는 것은 없어지기 어렵다. 스스로 자기 재물을 사용해버리는 것은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고 재물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정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재물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정약용이 그것을 형태를 사용하는 것과 정신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누어서 해석한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재물을 나누어주는 것이 결국 재물을 오래 보존하는 것이라는 말씀도요. 저는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정말 돈 들어갈 일이 너무 많고 아등바등하는데도 늘 적자고.. 재물에 집착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집착을 안 할 수가 없는데ㅠㅠ 유배 간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저렇게 말할 수 있으려면 어떤 경지에 있어야 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네요. 저는 못할 것 같습니다ㅠㅠ
공감해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최근 결혼한 아들이랑 대화로 돌이켜보니 엄마로서 책임감이 쓸데없는 곳에서 소비되기도 했었어요. 빠듯하다면서 나눌 일보다는 옷 사 입히는 데 더 욕심냈다고 할까요. 애들 입혔던 좋은 옷들은 제만족이었지 사실 애들은 입기 불편했다나 봐요. 진심 애들이 훗날에도 필요한 정서적인 성장과 훈육에 더 많이 소비하시고 다산의 말씀대로 욕망을 조절하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시길.. 후일 더 귀하고 감사할 줄 아는 다정다감한 자식으로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실 겁니다.
김미월 작가님 그거 직업병 맞는 거 같아요 ㅋㅋㅋ 농담이고 덕분에 '헤진'과 '해진의 차이를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 되었네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해지다 - 닳아서 떨어지다 헤지다 - '헤어지다'의 준말 이라고 합니다. 헤어지다의 준말이 있다니 좀 이상한 거 같긴 하지만ㅋ 저는 '정신적인 부적을 물려주마' 부분에서 음식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에서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가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안으로 들어가면 더러운 물건이 되어버린다. 삼키기도 전에 벌써 사람들은 싫어한다" "맛있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려고 애써서는 결국 변소 가서 대변보는 일에 정력을 소비할 뿐이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그럼 정약용은 먹는 즐거움, 식도락, 그것도 쾌락인데, 그런 걸 아예 피하려고 하며 살았던 것일까요? 금욕주의자? 였던 것일까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ㅋ
언어학, 문학 두 개 전공하셨으니... 그러시지요... 진짜 빨리 보십니다. 한 페이지를 몇 초면 훑으세요... 그리고 나중에 몇 페이지에 좀 이상한 글 있던데... 이러세요. ㅋㅋ. 정말 대단하세요.
저는 [문명세계를 떠나지 말라]에서 '서울로부터 10리 안에서만 살게 하겠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눈에 띄였습니다. 작년과 올해, 한창 서울 아파트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시절 어떤 책을 홍보하는 글에서 위의 구절이 인용 되어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 책을 비롯해 부동산 강의를 홍보하는 여러 글에서 '정약용도 인정한 서울 불패', '정약용도 원했던 한강뷰', '인서울을 꿈 꾸었으나 끝내 실패한 정약용'이라는 문구들이 마음을 어지럽게 했더랬습니다. 폐족의 처지에 놓인 자식들이 세상의 흐름을 놓칠까 염려하는 글이, 자식들이 주변의 차가운 눈길에 밀려 자꾸 뒷걸음질 치려는 모습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본인들의 사심을 정당화하는 목적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살짝 화가 났었습니다. 그럼 정약용은 왜 자식들에게 서울 주변, 성저십리를 벗어나지 말라고 얘기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정약용의 공부 과정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약용에게는 뚜렷한 스승이 없습니다. 남인 계열에 속한다고 하지만 뚜렷한 붕당에 속하지도 않았고, 어떤 스승과의 사제관계, 함께 수학한 동학들과의 관계 역시 분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정약용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사적인 모임, 일종의 세미나를 즐겨했던 것 같습니다. 유배의 계기가 되었던 서학(천주교)도 중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주변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접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책을 읽거나, 깊게 생각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무언가를 이런 모임을 통해 채우지 않았을까 짐작해 보았습니다. 이런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자식들이 겪어 보기를, 그리고 그 충격에서 도망치지 말고 이겨내기를 아버지 정약용은 기대했을 듯 합니다.
김미월 작가님, 내일 북콘서트 하시나요? 방금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12월 27일 저녁 7시, 대학로 위트앤시니컬 서점에서 하네요. 2022년 12월27일 PM 7:00 / 혜화로터리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 '엄마'인 작가들의 이야기 -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북토크 김미월 소설가, 김이설 소설가, 조혜은 시인 사회 : 박혜진 아나운서 저 너무 가고 싶은데.... 퇴근하고 혜화동 가면 행사 끝날 시간이네요. 너무 아쉽.....
북콘서트 일정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소중한 정보를~~~^^
혹시 다녀오셨나요? 후기가 궁금하네요. 못가서 넘 아쉽고 속상합니다. 직장인의 비애..........
그 행사, 제 가족도 모르고 친구도 모르고 정말 아무도 몰랐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너무 신기하네요. 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고 부끄럽)습니다! ^^
네~^^ 집 가는 길에 들렀습니다. 김미월 외 5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다람출판사 1부로 세 명 작가분들과 북토크하였습니다. 아이 낳아 키우며 글 쓰는 전업 작가 분들의 생생한 심경이 있었어요.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도 비슷하겠지요. 이 땅의 모든 엄마들께 꼭꼭 추천 드립니다. 저는 50초 남인데, 참 '육아'라는 것이 '심각하게' 힘든 일이구나! 이번에 실감했습니다. 왜, 다 힘들다고는 하잖아요. 우울증도 걸리고. 그러면 무식한 남자들(예전에 저도) 이래요. 1. 나는 뭐 밖에서 노냐? 영혼까지 탈탈 털려도 견뎌!(그러니 너도 엄살 그만)... 2. (속으로 한 마디 더 하죠) 예전에 우리 엄마는 애 업고 밭 일도 했다는데... 요즘 여자들 참 약해서 문제야... 그런데 이번에 생각했습니다. 남자가 밖에서 돈 버는 일과 여자가 집에서 애 키우는 일이 등가가 아니었구나! 훨씬 더 힘든 일이었구나! 자본주의에 물들어서 돈 버는 일에만 과하게 가치부여 된거구나! 연말이라고 지금 이 밤중에도 술 ㅊ드시고 '우리가 남이가' 외치는 정신 빠진 남자들(저도 가끔)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무의미의 축배, 그만 하시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라! 이역만리에서 방황하는 네 아내를 구하라! 그러지 않으면 늙어서 삼식이 곰탕이다" 진심입니다. 빨리 각성해야 해요. ㅉ ㅉ ㅉ
그런 내용의 책을 내셨군요. 제목으로도 짐작이 가네요. 왠지 전 거기 갔으면 울었을거 같네요ㅠㅠ 달봉이님 댓글만 봐도 너무 좋은 남편이실 거 같아요. 말씀 하나하나 너무 공감이 가요. 정말 1번과 2번이 저희 남편 단골 멘트! 너무 똑같아서 소름끼쳤어요. 달봉이님 댓글 박제해서 저희 남편 좀 보여주고 싶네요. 댓글만으로도 막 위로가 되는 기분. 너무 감사합니다~
다녀오셨다니 너무 부럽네요. 인터뷰 같은거 보면 김미월 작가님은 글도 물론 좋지만 말씀을 정말 재밌게 잘하시던데... 좋으셨겟어요. 달봉이님 댓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이번에 책 나온 거 저도 애 키운 엄마라 너무 공감.. 김미월 작가님, 애크는 거 금방이더라구요.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ㅠㅠ
오 부럽습니다. 집 가는 길이셨다니 좋은 직장 다니시나 봅니다. 저는 퇴근하면 8시라ㅠ 달봉이님 감상문에 느끼는 바가 큽니다. 북토크 같은곳에 가서 그렇게 절절하게 느끼고 오기가 쉽지 않은데 잘 다녀오신 거같습니다. 맞아요. 어머니라는 존재. 엄마라는 존재.... 그 작가들도 다들 '엄마'가 처음인데 그 짐과 무게가 얼마나 클지.... 상상이 안 갑니다. 좋은 시간 보내셨겠어요. 저도 다음엔 꼭ㅠ
아 저도 김미월 작가님 뵙고 싶은데 평일이라 시간이 안 되네요ㅠㅠ 북행사 가본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고급정보 감사합니다~ 김미월의 쉼표 너무 좋아요~~
저도 [넘어져도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장의 '문명세계를 떠나지 말라'에서 "너희들에게 아직은 시골에 섬어서 살게 하고 있다만, 앞으로의 계획인즉 오직 서울로부터 10리 안에서만 살게 하겠다" 읽고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었습니다. 그 뒷부분을 읽으니 '문화의 안목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 하는데, 옛날에는 '서울 문밖에서 몇십리만 떨어져도 태곳적처럼 원시사회'였다고 하니 자식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없을까봐 염려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Moonhyang 님 말씀처럼 더 구체적으로 자식들이 서울에서나 가능한 문화적 충격을 받기를 원했던 것이 맞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또 부동산 강의를 홍보하면서 써먹은 사람들이 있었다니 참 견강부회라고 해야 하나요. 얄밉네요.
6회차 임금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거라 - 임금의 잘못을 드러내라 "미관말직에 있을 때도 신중하고 부지런하게 온 정성을 들여 맡은 일을 다해야 한다. 언관의 지위에 있을 때는 아무쪼록 날마다 적절하고 바른 의론을 올려서 위로는 임금의 잘못을 공격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숨겨진 고통을 알리도록 해야 한다." "혹 나라가 큰 난리를 당했을 때는 쉽거나 어렵거나 꺼려 말고 죽음을 무릎쓰고 절개를 지켜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임금이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으며 이미 존경한다면 어찌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관직에 머무는 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정약용선생님의 뜻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인것 같습니다. 어느 자리에 있던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성을 들여야 하고, 임금에게도 잘못을 아뢸 수 있는 이라면 임금이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저술에 관한 뜻 -나의 저서를 후세에 전하거라 "나 죽은 후에 아무리 정결한 희생과 풍성한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준다 하여도 내 책 한 편을 읽어주고 내 책 한 구절이라도 베껴두는 일보다 못하게 여길 것이니, 너희들은 꼭 이 점을 새겨두기 바란다." 자신이 남긴 글에 대해 자손들이 아끼고 후대에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나타나있는 것 같습니다.
7회차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부분에 '편지 쓸 때 명심할 점' 내용이 있습니다. "편지 한장 쓸 때마다 두번 세번 읽어보면서 이 편지가 사통오달한 번화가에 떨어져 나의 원수가 펴보더라도 내가 죄를 얻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써야 하고, 또 이 편지가 수백년 동안 전해져서 안목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더라도 조롱받지 않을 만한 편지인가를 생각해본 뒤에야 비로소 봉해야" 이 부분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편지면 그냥 정해진 어떤 사람에게 쓰는 것이고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아주 사적인 글 아닌가요? 왜 정약용은 편지를 번화가에서 원수 눈에 띄어도 죄를 얻지 않을지 생각하면서 써야 한다고 할까요? 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고려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말씀 듣고보니 정말 그렇네요. 분명 어떤 뜻이 있어서 그렇게 말했을 텐데.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사적인 편지라도 어쨌든 문자로 쓴 것이고 기록으로 남을 수 있으니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는 뜻 아닐까요. 요즘 세상에 정치인들 사이에서 혹은 연인이나 친구 사이에서도 아주 사적인 말한마디 같은 게 다 녹음되어서 나중에 공개되고 그것으로 망신을 사고 법적 다툼까지도 일어나는 일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는것 같습니다.
정약용이 편지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배경에는 "황사영 백서 사건"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백서는 청나라에 있던 가톨릭 주교에게 보낸 편지인데, 조선의 천주교 탄압에 대한 내용과 이에 대한 개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 편지를 쓴 황사영은 정약용의 조카 사위(첫째형 딸의 남편)였습니다. 이 백서가 들통나면서 정약용은 경상도 장기에서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지를 옮기게 되었고, 정약용의 셋째형 정약종은 처형됩니다. 그야말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약용과 관계하던 주변의 많은 학자들, 지인들 역시 화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주변 사람들과 주고 받은 많은 편지들이 조사 과정에서 증거로 제시되다 보니 정약용이 편지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정약용이 보낸 편지에서 아들들, 흑산도에 유배가 있는 둘째형과 그의 아들(봉륙)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첫째형과 셋째형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는 까닭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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