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미월 소설가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함께 읽기

D-29
안녕하세요~~ ^^ 저도 간편잡채 님처럼 제 인생 첫 독서모임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저는 책을 좋아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책을 거의 못 읽으면서 살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책읽는 인간으로 다시 거듭나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달봉이 분위기가 모임지기 같으셔요~~ ^^ 정약용 전문가 같은 느낌~ 저 먹는 것에 욕심 많은데 달봉이 님 글 보고 뜨끔해서 당장 책 주문했어요 ^^
안녕하세요? 저는 사십대 직장인입니다. 책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데, 혼자라면 엄두가 안 날 책을 같이 읽으면 끝까지 읽을수 있을거 같아요. 잘 부탁드립니다.
@김미월 대답하는 걸 잊었네요. 저도 그믐이 처음이라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작가님의 질문에 대답하겠습니다. 제가 이 모임을 택하게 된 이유는 사실 조금 엉뚱한데ㅎ 처음엔 정약용 보고.. 요즘 세상에 웬 정약용? 하고 뜨악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정약용을 읽는게 아주 특별하고 신선한 경험이 될거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ㅎ 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저는 쌍둥이맘입니다~ ^^ 학창시절에 정약용에 관한 책을 읽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정말 위대한 문인이고 또 과학자이면서 사상사셨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도 바로 책 주문하겠습니다. 당일배송이 된다니 오늘부터 조금씩 읽겠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돌아돌아 드디어 가입을 했습니다. 참 좋은 공간이네요~. 연말을 김미월 소설가님의 이상형인 정약용과 함께 잘 보내 보겠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김미월입니다! ^^ @오후 @장안나 @달봉이 @nevermind @근심없이 @쌍둥이맘 @ciel 님, 모두 반갑습니다. 책을 오늘 사신다는 분도 계시고 책을 이미 읽으신 분도 계신 것 같은데, 시간은 충분하니 우리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오늘부터 책을 읽어볼까요?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330쪽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편지글 모음집이라서 단순히 하루에 읽을 양을 쪽수로 정하기보다는 편지글의 개수로 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1월 8일까지 이제 27일이 남았네요. 목차를 살펴보니 편지글의 개수가 모두 61개, 계산하면 하루에 2~3개씩만 읽어도 1월 8일에 완독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다들 바쁘시니 어떤 날은 책을 읽고 또 어떤 날은 못 읽으시기도 하겠지요. 그러니 일단은 매일 2~3개라기보다 이틀 동안 5개를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자 합니다. 제가 이틀에 한 번씩 그 5개의 글에 대해 질문을 남기겠습니다. 질문이라고 표현하면 조금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으니, 질문이라기보다 각자 책에 대한 독후감을 부담없이 이야기해보자는 표현이 낫겠습니다. 오늘부터 읽을 5개의 편지글은, 목차로 말씀드리면 '귀양길에 올라서'부터 '진실한 시를 짓는 데 힘쓰거라'까지, 쪽수로 말씀드리면 31~58쪽까지입니다. 정약용이 두 아들 학연과 학유에게 보낸 것으로, 1801년 경상도 장기로 유배 가는 길에 쓴 것과 1802년 전라도 강진에 정착한 후 쓴 것이지요. 글에서 정약용은 가족에 대한 세심한 안부를 시작으로 아들들에게 공부를, 즉 독서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다섯 번째 편지는 시(詩)에 대한 정약용의 관점을 엿볼 수 있는 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자, 그럼 오늘의 질문 나갑니다. 이상 다섯 편의 글을 읽고 어떤 대목이 특히 마음에 남았는지요? 그 부분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함께 적어주세요. 저는 55쪽 아래부터 56쪽 윗부분까지, 시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는 내용이 아니면 그런 시는 시가 아니고,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을 분개하는 내용이 아니면 시가 도리 수 없으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 하고 미운 것을 밉다 하며 선을 권장하고 악을 경계하는 뜻이 담기지 않은 시는 시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시는 그런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세일러문입니다. 어제부터 시작 되는 것을 깜빡 잊었어요... 함께 하는 동안 서로에게 위로와 지지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댓글 달아가며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지요? ㅎㅎ 처음이라 어리둥절하네요..ㅎㅎ 저는 45쪽 (기년아람)에 대하여 대목중 " (기념아람)을 나도 처음에는 좋은 책이라 생각했는데, 요즈음 자세히 읽어보니 소문처럼 좋지는 않더구나. 대충 내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책을 지은 본래의 뜻이 해박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자랑하려는 것이지 실용과 실리에 도움을 주려는 데 있지 않고, 일괄 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 기록이 번거롭고 간단 명료함이 부족하여 산만하기만 하더라"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세상의 여론에 따라 소문 따라 지식자,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의 말에 따라 의심 없이 믿고 동의하는 면이 많았음을 다시금 각성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직장에서... 또래 집단에서...) 다산은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유배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올곧게 말하는 모습에 저는 그에게 다시 한 번 반합니다. 여러분은 ~에 따라 의심없이 믿고 행동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맞습니다. 저 역시 '펄럭귀'라서 남의 말에 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하다는 맛집에 가보고 싶고, 남들이 좋다는 영화도 보고 싶고, 그런 식으로 말이지요. 매사에 저 자신의 소신과 주관이 있어야, 그것에 근거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울러 세상의 널리 알려진 책들 중 '(저자가) 해박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자랑하려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직 독서만이 살아나갈 길이다>中 "네가 곡산에서 공부하다 집으로 돌아간 뒤 내가 과거 공부를 하라고 한 적 있었지. 당시 주위에서 너를 아끼던 문인이나 시를 짓던 선비들은 본격적인 학문을 시킬 일이지 과거 따위나 시키고 있느냐고 모두 나를 욕심장이라 나무랐고 나도 마음이 허전했었다. 그러나 이제 너는 과거에 응시할 수 없게 되었으니 과거 공부로 인한 걱정은 안해도 되겠구나." 이 부분 읽으며, 정약용도 자식이 벼슬하기를 바랐구나! 하지만 나중에 자신을 돌아보니 그런 공부는 공부가 아니었다는 걸 알았고, 이제 망했으니 제대로 공부할 때라고 합니다. 대학이 취업 공부 하는 곳 됐지요. 공무원 시험지 본 적 있어요. 깊이라고는 한 치도 안되는 하지만 망망대해 같이 퍼져있는... 정약용 선생님도 절대로 범주화시키지 못할 것 같은, 무수한 낱개들이 붕붕 떠다닙니다. 그런 공부는 정약용 선생님이 말하는 공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러면 너는, 내 아이가 취업은 안하고 저 좋다는 도나 철학이나 형이상학이나 장자나 니체나 이런 거 붙잡고 밤새 씨름하고 있으면 어떻겠니!!!~~~ 쩝~할 말 없습니다~~^^
달봉이 님 글 읽고 웃었습니다. 정약용도 자식이 벼슬하기를 바랐구나, 이 표현에서 순간적인 실망감과 동시에 안도감이 느껴져서요. 그리고 공무원 시험지에 대한 묘사 - 깊이라고는 한 치도 안 되는 하지만 망망대해같이 퍼져 있는, 정약용 선생님도 절대로 범주화시키지 못할 것 같은 - 이 부분도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범주화의 대가인 정약용도 못 건드릴 정도의 시험이라니! ㅎㅎ
제가 개정5판(2021)을 샀는데 페이지가 안맞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내용으로 파악하고 갈게요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큰 죄> 중에 1. '저서에서 제일 신중해야 할 일은 항목을 세워 분류하는 일이다' - 이 부분에서 느낀 것은 정약용이 책을 많이 써본 경험이 묻어나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핵심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2.'벽에다 써 붙이고 크게 용기를 내어 굳건히 딛고 서서 물살이 센 여울을 배타고 거슬러 올라가듯 성의공부에 힘써 나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이 표현을 보니 정약용의 학문에 임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고 결코 유배를 당했다고 해서 마음이 나약한 상태에 있지 않다는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3.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는 내용이 아니면 그런 시는 시가 아니고,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을 분개하는 내용이 아니면 시가 도리 수 없으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 하고 미운 것을 밉다 하며 선을 권장하고 악을 경계하는 뜻이 담기지 않은 시는 시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 이 부분을 저도 줄을 쳤는데 왜 그토록 시가 저에게 어렵게 다가왔는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작가가 말하는 시의 본질을 생각하며 시를 대할 때 생각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고, 커피홀릭이 님, 죄송합니다. 제가 책의 페이지 수를 언급할 때 몇 판인지를 함께 밝혔어야 하는데.. 이 책 초판이 출간된 해가 1991년이고, 개정판이 발행된 때가 2001년인데, 개정을 거듭하면서 매번 새로운 서문이 추가되고 편집도 바뀌다보니 당연히 판본마다 페이지가 달라질 텐데, 그 점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네요. 앞으로는 페이지수가 아니라 꼭 5개씩 목차를 적도록 하겠습니다. 말씀하신 '저서에서 제일 신중해야 할 일은 항목을 세워 분류하는 일이다' 이 부분, 저도 흥미로웠습니다. 정약용은 그의 다른 저서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 잘 드러나듯 분류, 범주화, 정리의 달인이지요. 일단 같은 것들끼리 묶고 그것과 다른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한눈에 훤히 보이도록 책 속에 길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정말 기본이면서 핵심인 것 같습니다.
와..놀라워라! 저 말고 이상형을 정약용이라고 하시는 분이 또 있었네요!
앗, 바다의 시작 님, 안녕하세요? 이상형이 정약용이라는 말씀이신가요? ㅎㅎㅎ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늘 이것으로 놀림받곤 했는데, 동지를 만난 기분입니다!
쪽수만이 아니라 목차를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북으로 읽다보니 쪽수가 다르네요. 모임이 시작되기 전 3부 후반까지 봤거든요. 귀양길에 올라서 첫부분에 길 떠난 후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얘기를 했는데, 뒤에는 점차 몸이 안 좋아지는 얘기를 해서 이미 돌아가신 분이더라도 마음이 안 좋습니다. 정약용이 자신의 글을 '과거시험 답안 같은 틀'이라고 지칭한 것이 조금 놀랍습니다. 저는 드라마로 접해서 그런지 과거시험에 대해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거든요. 지금처럼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으로, 논술형으로 자신의 생각을 써서 여러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괜찮은 답을 골랐다-라는게 어찌보면 이해가 안 가면서도 통과될만한 형식이 있었나 궁금증이 듭니다. 또한 사대부라면 마땅히 과거에 급제해 벼슬길을 하는 것이 목표일텐데, 유배당한 몸으로 아들의 과거공부 걱정을 덜었다고 말하는 부분은 담담하면서도 슬픕니다. 정약용의 특징인지, 옛날 글의 특징인지 모르겠는데 자신의 마음을 장황하게 표현해내지 않는 점이 인상깊어요. 저는 제 마음을 표현할때면 이러쿵 저러쿵, 어떻게든 남한테 내 감정을 그대로 알리고 공감받고 싶어서 좋지도 않은 걸 길게 표현하거든요. 굳이 그러지 않아도 정약용의 마음이 와닿는 것 같네요. 책을 읽다보면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책을 만들라는 얘기가 여러번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책을 만드는 것과 그 당시의 책을 만드는 것에 차이가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여러 책을 보다 괜찮은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뽑아내 만들라는데, 요즘 세상에는 사실 이렇게 하면 표절...짜깁기...가 되어버리잖아요. 인터넷이 없는 그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의 책에서 발췌한 걸 짜깁기 해도 '책'으로 인정이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와아, 책을 3부 후반까지 읽으셨다니 거의 다 읽으셨네요. 책 뒷부분으로 갈수록 정약용의 건강이 안 좋아진다는 말씀은 뭔가 '스포일러' 같지만 ㅎㅎ 그래서 이미 돌아가신 분이더라도 마음이 안 좋다는 말씀에서는 간편잡채 님의 인간미가 느껴져 울컥했습니다. 정약용이 자신의 마음을 장황하게 표현해내지 않는 점이 인상깊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저 역시 남에게 제 마음을 표현할 때, 이 사람이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싶어 필요 이상으로 구구절절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장황하게 늘어놓을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실은 간략하고 정확한 문장 하나로 충분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문장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을 두 문장으로 표현하지 않는 능력'이라고들 하니까 말입니다.
아 앞에서 커피홀릭이님이 말씀하신대로 작가님이 시에 대해 발췌한 부분이 개정3판에서는 32% 부분에 있네요. 구성이 좀 달라졌나봅니다. 시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릅니다. 무슨 시가 잘 쓰여진 시인지도 모르겠고, 학교다닐 때 공부했던 거야 사실 시에 대해 공부한 건 아니었으니까요. 드라마에서 보면 사내들이 주점에서(...) 술마시며 시를 짓던데 제게 시는 그 정도의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정약용은 그런 것은 시가 아니고 세상에 대해 간절한 마음을 가진 것이 시라고 하는군요. 시가 그런 것이라면 요즘 세상의 호소문같은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요즘에야 시가 많이 달라져 풍경에 대해서 쓸 수는 있어도 그게 반드시 세상일로 확대되어야 하는 건 아니죠. 정확한 형식이 따로 없어도, 쓰고싶은 걸 자유롭게 쓰는 시에 대해 정약용이 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요.
그새 이렇게 댓글들이 많이 달렸네요. 뭔가 다들 생각도 깊으시고 글로 표현도 잘하시는 것 같아 왠지 긴장이 됩니다 ^^ 저도 @커피홀릭이 님처럼 개정5판이라 페이지가 안 맞는데, 목차로 5개씩 읽으면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커피홀릭이 님과 제가 닉네임도 비슷하고 책도 같아서 반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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