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미월 소설가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함께 읽기

D-29
역시 다들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들이네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책 제목들도 많습니다. 어린왕자, 자기 앞의 생은 저도 읽고 너무 큰 감동 받았었구요. 스토너는 사실 유명인이 추천했다기에 사긴 했는데 아직 읽진 못했고 논어는 사놓은지 한 십년 넘은 거 같은데 늘 읽다 말아서 ^^; 아직도 다 못 읽었어요. 근데 Moonhyang 님 인생책이라니 이번에는 꼭 읽어보겠습니다. @작은잎새78 님과 @간편잡채 님이 동시에 추천해주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너무 옛날 책이긴 한데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과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그리고 그나마 현대 소설을 꼽으라면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개의 찬란한 태양'입니다.
신년 이벤트라니 너무 좋으네요~^^ 제가 순위 안에 못 들었지만 선물 못 받아도 좋습니다. 저의 인생책이 뭘까 생각하니 퍼뜩 떠오르는 게 없어서 저도 책꽂이 쭉 둘러보고 제가 읽었던 책들 돌아보면서 뭔가 정리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그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저도 쌍둥이맘 님처럼 고전이 떠오르는데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읽고 정말 세상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니 하면서 너무 감탄했었고 그만큼 감탄했던 책이 또 없는거 같습니다.
신년 이벤트! 감사합니다 ^^ 저도 인생책이 많습니다. @인선 님이 말씀하신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임철우의 "봄날"은 5.18에 대한 기록인데 5권짜리이고 정말 작가의 역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책이긴 하지만 일본 만화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기생수"를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책이죠~ 그리고 김미월 작가님이 공선옥 작가님과 공저로 내신 에세이집 "내가 사랑한 여자"도 진짜 너무 좋아합니다. 이게 허난설헌, 케테 콜비츠 등 역사속의 위대한 여성들에 대한 에세이인데.... 재미와 감동이... 이 책이 최근 일이년 사이에 나왔으면 대박났을 텐데 너무 시대를 앞서서 나왔어요. (김미월 작가님, 저 이벤트 선물로 다른 책 말고 이 책 사인본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
추천해주신 책들만 찾아 읽어도 새해는 보약 선물받은 느낌으로 다가오는데요. 좋은 신서들을 추천받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수첩에 적어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슴도치의 우아함,천개의 찬란한 태양' '내가 사랑한 여자'등
인생책 추천 고맙습니다. @인선 님의 '보약 선물받은 느낌'이라는 표현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동급생>은 처음 들어보는데 따로 적어두고 꼭 찾아 읽겠습니다. <논어>는 정약용도 글에서 많이 인용하지만 @Moonhyang 님 인생책이라니 더더욱 이번 기회에 제대로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역자가 중요한데 괜찮으시다면 혹 어느 역자의 논어를 읽는 것이 좋을지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기생수>와 <슬램덩크> 저 완전 좋아합니다!! ^^ 특히 <슬램덩크>는 대학 시절 한 권 한 권 출간될 때마다 서점으로 달려가서 샀던 기억이 ㅎㅎ 모두 고맙습니다. 선착순 세 분이라고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인생책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책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간편잡채, @인선, @달봉이(왜 인생책 안 알려주시나요? 저 진짜 궁금합니다! ^^), @책읽는방랑자, @Moonhyang, @작은잎새78, @쌍둥이맘, @커피를더, @감과나무 님께서는 저의 이메일 welcomesnow@daum.net 으로 책 받으실 수 있는 주소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개인 정보 공개가 꺼려지시는 분들은 굳이 본명 알려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
인생책이요 ~^^ 인생책 계속 바뀌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나이 들어 그런지... 패터비에리 <리스본행 야간열차> 입니다.
어익후 농담으로 이벤트 이야기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졌네요ㅠㅠ 물론 작가님 책을 선물로받을수 있다니 새해 운수대통 횡재지만ㅋㅋ 여기 사람들 의견 하나하나에 정성스런 댓글 달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넘넘 기분좋고 감사한 일이죠~ 감사 또 감사요
아닙니다. 제가 꽉 막힌 사람이라 미처 이벤트를 할 생각까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책읽는방랑자 님 덕분에 이리 소소한 이벤트라도 할 수 있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책 이야기, 재미있더라고요. 고맙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묵은해의 마지막날과 새해의 첫날을 쉬었으니, 이제 다시 10회차 독서를 이어가볼까요? ^^ 이번에 함께 읽을 다섯 장의 목록은, 입후의 기준 / 시경강의에 대하여 / 귀양살이의 괴로움을 잊는 법 / 밥 먹는 것과 잠자는 것도 잊고 / 아우 약횡에게 들려주는 말, 이상입니다. 이렇게 3부가 끝나고 11회차부터는 마지막 4부가 시작됩니다. 분량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완독의 고지가 멀지 않았습니다! ^^
며칠 못들어왔더니 제가 아깝게 이벤트를 놓쳤네요 ^^ 그래도 다른 분들의 인생책이 뭔지 알게 되어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누군가의 인생책, 인생영화, 이런걸 서로 얘기해볼 기회가 별로 없는 거 같은데 그런 걸 알고 나면 왠지 그사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거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저도 어린왕자, 카프카의 변신은 정말 고전 중에서도 고전이라고 생각해요. 기생수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인생책으로 꼽을 정도의 만화면 저도 한번 읽어야겠다 싶습니다. 10회차 [입후의 기준] "제가 '사람이 죽기가 가장 쉬운 일이네'라고 했더니, 윤이 '죄악이 다한 연후에 사람이 죽는 거네'라고 하였고 저는 '복록이 다한 연후에 사람이 죽는 거네'라고 하다가 서로 웃고서 그만두었습니다. 그가 말한 '죄악이 다한 연후에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대체로 이 세상을 괴로운 곳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만 이것은 바로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는 말로 진정으로 도를 아는 사람의 말은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정약용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본인이 억울하게 유배당한 처지인데 오히려 다른 사람이 이 세상을 괴로운 곳으로 여기고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한다고 아쉬워할수 있나요. 정말 대인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약용에게 여전히 세상은 '복록이 있는 곳'으로 여겨졌던 걸까요.
7회차 넘어져도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문명세계를 떠나지 말라. "천리는 돌고 도는 것이니 한번 넘어졌다고 결코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 하늘로 치솟겠다는 기상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때의 재해를 당했다 하여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언제나 가을 매가 치솟아오르는 기상을 품고서 천지를 조그마하게 보고 우주도 손으로 가볍게 요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녀야 옳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어 늦게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정리가 되는데로 올려보겠습니다. 다른 분들이 올려주신 많은 부분들을 보고 이번 회차가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장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네요. 밑줄 그은 장이 많네요^^ 내가 살아가는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속에는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저런 기상을 지니고 있다면 좋겠네요.
8회차 밥 파는 노파에게서도 배웁니다 - 아버지와 어머니의 차이 노파는 "선생의 말은 옳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풀이나 나무에 비유하면 아버지는 종자이고 어머니는 토양입니다. 종자가 땅에 떨어지는 일은 그 베풇이 지극히 미미하지만, 흙의 자양분으로 길러내는 은공은 대단히 큽니다. 밤의 종자는 밤나무가 되고 벼의 종자는 벼가 되지만 그 온몸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은 모두가 땅기운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보기에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각자의 인생을 살아낸 이들에게는 자기만의 지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옛말에 어린아이에게도 배울점이 있고 논어에 보면 셋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각자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다르고 다름에서 오는 깨달음도 다를 것입니다. 노파 역시 자신의 지혜를 건낸 것이고 정약용은 그 지혜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회차 성인들의 책을 읽고 말씀 올립니다 -<주역>에 대하여 "옛날 성인은 모든 깊이 있는 말과 오묘한 뜻에 대해 그 단서만 살짝 드러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게 하였습니다. 만약 숨겨진 것이 없이 모두 훤히 드러나 볼 수 있다면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역전>은 너무 자세히 밝혀 놓았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깊이 후회하는 바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어려운 책은 그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해 도움을 주는 자세한 설명이 있는 책이 있다면 다가가기 더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원문만이 줄 수 있는 무엇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원문 그대로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스스로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외국 그림책이나 책을 번역한 것을 보면 우리식대로 의역하여 원문과 다른 의미로 한정짓게 되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땐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10회차 아우 약횡에게 들려주는 말 - 고관대작보다는 가난한 선비에게 "하늘의 도는 넓고 넓어 결코 베푸는 일에서만 보답받지는 않는다. 그 때문에 보답받을 수 없는 일에 은혜를 베푸는 것을 군자는 귀하게 여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뜻하지 않는 곳에서 귀한 도움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작게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잡아준다던가 크게는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일까지도요. 그럴 때면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돌아온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언제든 누군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베풂을 보답을 바라지 않고 행한다면 나의 삶 어느 언저리에서든 그에 대한 보답은 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에서뿐 아니라 정약용선생님은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해보입니다. 공부에 대한 즐거움이 느껴지신다고 할까요? 땅 위에 자라는 것들과 음악, 책에 대한 것까지. 유배지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세월을 보내실 수도 있지만 그 시간마저 자신의 학문과 도를 닦는 시간으로 잘 쓰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많은 글을 쓰신 덕분에 후대의 사람들이 덕을 보고 있네요^^
@김미월 논어 읽기는 주자의 "논어집주"(ISBN : 9788972701866)로 시작하는게 가장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세로 쓰기인데다 한자 원문에 한자로 주석을 달아 놓았으니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논어에 대한 책 중에는 좋은 책 보다 피해야 될 책이 더 많습니다. 논어 원문에 대한 얘기 보다, 본인 얘기가 많은 책은 좋지 않습니다. 이게 참 어렵습니다. 희한하게 논어를 읽다 보면 자기 얘기를 막 붙이고 싶어집니다. 저도 요즘은 에라 모르겠다 그냥 아무 얘기나 하고 싶은 얘기 다 갖다 붙이고 있습니다. 논어 원문에 충실하면서 본인의 견해를 거의 담지 않고,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는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논어"(ISBN : 9791160800319)가 괜찮을 듯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께서 논어 원문을 설명해 주시는 팟캐스트(네이버 오디오클립의 "김원중의 논어백독")도 있으니 읽고, 듣고, 쓰기를 겸하시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친절히 소상히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논어는 십수년 전에 산 현암사와 범우사 출간본들인데 읽으며 딱히 좋은 책이라고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좋다 나쁘다를 가늠할 안목도 없지만요^^; 말씀하신 '논어집주'에 흥미가 가지만... 세로쓰기에다 한자 주석이라니... 저는 안 되겠습니다 ㅎㅎ 휴머니스트 출간본, 잘 기억해두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9회차 글을 올리는걸 깜빡 잊어버렸네요. [귀양살이의 괴로움을 잊는 법] 정약용의 담담한 문체에서도 이가 세 개나 빠져버렸다는게 가슴아팠습니다. 서글플 수 밖에 없겠지요. 생각하는 것도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을텐데 이미 나이가 들어 점점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지니 정약용의 마음이 오죽 할까요. 주역의 연구 방법에서 전에 썼던 부분을 다시 고치고 미래에도 고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편역해주신 분의 마음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개정 3판의 경우, 박석무 편역가님의 4판 서문(창비 2009)까지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 책에 대해 제일 먼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편역가님이 친구의 도움으로 정약용의 편지를 책으로 출간한 시기는 군사독재의 1979년이었고, 바쁜 시기였다고 나옵니다. 이어서 다시 출간하게 되면서 서문이 하나씩 늘었구요. 그렇게 출판한 책을 돌아볼 때마다 과거의 자신이 아쉬우셨나 봅니다. 그래서 개정 3판에서는 책에 빠진 글들을 넣었다고 하네요. 과거의 내가 아쉬워졌다는 건 결국 그만큼 성장하고 많은 것을 경험하며 생각의 깊이가 깊어졌다는 것이겠죠. 하나의 책을 읽어도, 읽은 직후와 5년 후, 10년 후의 감상은 분명 정약용과 편역가님처럼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밥 파는 노파에게서도 배웁니다. 길어서 지문은 생략하고 느낀 점을 쓰겠습니다. - 노파의 말에 선생님의 발화가 있으니 지어낸 글이다. - 노파는 유교의 가부장제가 가른 젠더를 비판하는 페미니스트다. - 종자와 토양에 대한 대목에서 선생님의 깊은 사유와 성찰이 느껴진다. 유교와 가부장제의 한 중심에 서 계셨던 선생님은 여성의 차별에 앞서 눈 뜨신 위대한 분이십니다. 문득 떠오르네요.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전' 이었나? 불교 유물에 인상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불상에서 꺼낸 두루마기(소원 등을 적은...)에 쓰여진 글 중에, 어느 양반댁 마님이 적은 글이 있었습니다. 대충 이런내용이었어요. "다음 생은 중국의 사내아이로 태어나게 해 주소서" 500년 전 양반댁네 여성의 삶도 그러한데 하층민 여성(하녀, 노비...)의 삶이란 그저... ㅠㅠㅠ 100년전 소설 속에 등장하는 봉염어머니... 삶이 기가막힙니다. 봉염어머니가 지주네 집을 탈출하려해도 뭐 "바가지짝이라도 있어야지 어디로 갈 것 아닌가!" 할 때 저는 다이소 생각이 났어요. 와이프한테 그랬어요. 봉염어머니에게 세간살이 한 차 실어 보내드리고 싶다고... 100년 전으로... 생각 흐르는 대로 쓰고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
노파의 말이 '지어낸 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해보았는데... 과감하고도 참신한 발상입니다! ^^ 봉염 어머니.. 강경애 소설 말씀이시지요? 맞아요. 토니 모리슨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우리 백 년 전에도 그런 참혹한 여성 서사가 있었지요. 말씀 고맙습니다. 인생책 이야기도요. 리스본행 야간열차, 황인숙 시집은 읽었는데 정작 그 시집 제목의 모티브가 된 원작 소설은 못 읽었네요. 이번 기회에 읽어보겠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10회차 내용 중 앞서 다른 분들이 언급해주신 대목들도 물론 인상적이었지만 저는 ["시경강의"에 대하여]의 끝부분에서 문득 눈길이 멎었는데요. 자려고 누운 후에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항상 서적을 한 권도 남기지 않고 모두 버린 채 깊은 방에 조용히 앉아 늙은 승려의 모습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토록 열정적으로 책을 읽고 또 왕성하게 책을 썼던 정약용이 꿈꾸었던 바가 실은 책들을 모두 버리고 깊은 방에서 조용히 늙은 승려의 모습이라니, 그건 어떤 마음이었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꿈은 그저 꿈일 뿐이어서 정약용은 바로 그 다음 대목에서 '이번의 <논어>일 때문에 역시 파계하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합니다. 파계라니. 이런 난데없어 더 매력적인 은유들, 정약용이 그냥 '학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문장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표현들.. 새삼 너무 좋다 싶었습니다. 이제 11회차입니다. 마지막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다섯 장의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윤종문에게 당부한다 / 윤종문에게 또다시 당부한다 / 윤종억에게 당부한다 / 다산의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 영암군수 이종영에게 당부한다. 저도 부지런히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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