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미월 소설가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함께 읽기

D-29
너무 늦게 들어와 죄송합니다. 지난 11월에 다산 선생의 고장 강진과 영암 월출산 등을 돌면서 목민심서와 유배지에서의 편지글을 떠올리며 감사했어요.
강진과 월출산에 다녀오셨다니 너무 부럽네요. 저도 꼭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저는 어제오늘 일에 치여 아직 3회차 다섯장을 못 읽었습니다. 몇페이지 되지도않는데 그거 읽을 짬이 안나더라고요. 그래도 다른분들이 어떤 말씀을 하셨나 궁금해서 들어와보긴 했는데 저 이렇게 못 읽어도 댓글 달아도 되겠지요? ^^
자식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니 비록 당하고 사는 양반이지만 정신만은 최고가 되어야한다는 욕망이 직접적으로 전해져서 부담스럽기도 하네요. 마치 우리세대 부모님처럼요.그런 점이 오늘날 소설이나 시의 멋진 표현이 더 공감을 얻는 것 같아요.
흑흑.. 김미월 작가님, 책도 안 읽은 저에게 따뜻한 답글 달아주셔서 감동했습니다... 저 몰아서 앞의 1~2회차 10장을 다읽었는데, 편지라 짧고 잘 읽혀서 생각보다 금방 읽었습니다. 1회차 다섯장에서는 저도 간편잡채 님처럼 정약용이 아들에게 책을 만들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근데 짜깁기한 책을 만들어도 그때는 책으로 인정되었던 게 아니라 아마 판매용으로 만든 책이라면 그때도 문제가 되었겠지만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만들라는 책은 자기만의 오답노트? 요약정리노트? 그런거 아니었을까요? 학창 시절에 공부 잘하는 친구들 노트를 보면 정말 거기 핵심들이 다 정리되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ㅋ 2회차의 다섯장에서는 "폐족에서 재주 있는 걸출한 선비가 많이 나오는 것은, 하늘이 재주 있는 사람을 폐족에서 태어나게 하여 그 집안에 보탬이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마음이 학문하려는 마음을 가리지 않아 책을 읽고 이치를 궁리하여 진면목과 바른 뼈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감동적이면서도 신기했는데요. 신기했던 이유는 '폐족은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마음을 가질수 없다' 때문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한번 폐족이 되면 출세길이 완전히 막혀버렸나 싶어서요. 예를 들어 현대사회에서는 집이 쫄딱 망하거나 부모가 범죄자?가 되어도 자식이 열심히 노력하면 명문대에 갈 수도있고 취직을 하거나 아니면 사업을 해서 큰돈을 벌 수도 있지 않나요? 쉽진 않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닌거 같은데 그게 조선시대에는 아예 불가능했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약용은 오히려 더 참된 공부를 할수 있다고 말하는것같습니다.
'비록 폐족이 되었어도...' '마루에 올라 방에 들면 거문고 하나 놓여 있고, 주안상이 차려져 있으며, 투호 하나, 붓과 벼루 책상 도서들이 품위 있고, 깨끗하게 놓여 있어 흡족할 만할 때, 마침 반가운 손님이 찾아와 닭 한마리에 생선회 안주삼아 탁주 한잔에 맛있는 풋나물을 즐겁게 먹으며 어울려 고금의 일을 논의하면서 흥겹게 산다면...' 폐족이 되었어도 대역 죄는 아니라 양반의 신분은 유지하고 재산은 그대로였나 봅니다. 권세는 빠졌어도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유유자적 풍류를 즐기며 살 수 있네요. 정약용 선생님은 학자로 생산성이 높으신 분이니 계속해서 공부와 책 쓰는 일에 전념한다면, 부러울 게 없는 삶인 것 같습니다. 부럽네요. ㅋ
부모는 열 자식 거두어도 열 자식은 한 부모 못 모신다는 말이 있지요. 연로하신 부모님, 형제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도와가며 어찌어찌 자식된 도리를 하고 있다, 감사히 여겼는데 오늘 저녁엔 마음이 좀 많이 어지러웠습니다. 한참 진정하지 못하다가 간신히 추스르고 책을 펼쳤는데 기다렸다는 듯‘거가사본’이 나오네요. p.80 주자가 말하길 “화합하여 잘 지내는 것은 집안을 질서있게 하는 근본이요,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요,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따지는 것은 집안을 지켜나가는 근본”이다 했으니, 이것은 이른바 네가지 근본이다. 제가, 치가, 기가, 보가 p.81 이를 합하여 ‘거가사본’이라 칭하고 책상 위에 놓아두고 항상 읽는다면 어찌 심신에 크게 유익하지 않겠느냐? 너희들은 부디 힘쓰도록 하여라. 너희들은 부디 힘쓰도록 하라는 말씀이 제게 하시는 말씀처럼 들리는 밤입니다. 처음과 달리 점점 마음이 비좁아지고 속을 보이게 되는 이 상황에서 ‘화합하여 잘 지내기(화순)’ 위해 제 마음을 다스리고, 지혜롭게 이치를 따져 집안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힘써보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p.91 글공부를 하고 행실을 삼가 착한 본성을 지켜나가 는 삶에 한 발자국 다가설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거가사본>을 편찬하라, 를 읽다가 껄껄 웃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네 가지 격언을 추천해 주었는데 너무 비현실적인 소리라 꼬깃꼬깃 구겨서 버렸다는 이야기를 보고는 다시 그 네가지를 읽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이어서요. 지금은 당연히 옛 성현의 말씀이니 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요. 그런데 정약용 선생님은 그 사람의 반응보다도 책이 없어진 것을 안타깝다 하시니 책과 글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 지네요. 지난 번 말씀 드렸던 <정약용 도서관>은 남양주에 있습니다. 이곳에 도서관의 사진을 올리수 없는데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아주 근사한 곳입니다. 그날은 한 사람은 곧 책 한권이다, 라는 의미로 '휴먼북'이라 칭하며 자신이 가진 지식을 재능기부하는 분들을 모아 '휴먼북라이브러리'를 여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굳이 그 행사를 정약용 도서관에서 한 것이 지금 책을 읽으면서 더욱 납득이 갑니다.
p. 94 "제사상은...분수에 넘지 않도록 한다면 세상의 교화에 도움이 될 것" 지난 편지를 읽다가 형식이 내용을 잡아 먹은 사례가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제사에 대한 편지를 읽고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제례라는 것이 본래 목적과 의미가 있을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 형식 혹은 규모에 얽매이다 보니 본 뜻을 읽어버리고,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환영 받지 못하는 제도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정약용이 쓴 [제례고정]이 쓴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으나, 이 책 역시 책 제목으로 미뤄보아 사례에 맞는 적절한 형식을 주로 정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제례 중 그나마 요즘 할만하다 싶은 것으로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니 '동지 팥죽'이 떠올랐습니다. 마침 동지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요즘은 맛있는 팥죽 한 그릇 먹거나, 조금 더 나가면 소나무에 팥물을 묻혀 집 안팎의 벽에 바르는 정도가 대부분이지만, 예전에는 좀 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제물(개, 양, 소, 돼지, 닭.. 등)을 죽여 피를 마시거나 뿌렸을 겁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피가 팥으로 바뀐거죠. 1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 더 이상 어둠이 길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제례를 바쳤으리라 짐작합니다. 자연인에게 겨울과 어둠 만큼 무서운 것도 없었을 테니까요. 이번 주에는 아이들과 함께 겨울을 무사히 보내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팥죽 한 그릇 먹어봐야겠습니다.
@인선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강진과 영암에 다녀오셨다니, 어쩌면 정약용의 저서를 읽는 것보다 더 깊이 더 가까이 정약용을 느끼고 오셨겠습니다. 정약용 유배 당시 영암 군수로 발령받은 이의 아버지(이름이 기억 안 납니다)가 정약용과 교류하려고 영암으로 거처를 옮긴 다음 강진까지 왕래했다는 글을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장안나 님, 정약용 도서관 다녀오신 후기 고맙습니다. 사진을 올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근사한 도서관이라니, 귀가 솔깃해집니다. 남양주는 정약용 생가 등 유적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니 겸사겸사 꼭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 @nevermind 님, 그럼요. 당연히 못 읽으실 수 있지요. 그거 몇 페이지 된다고 못 읽나 하면서 그 몇 페이지를 끝내 읽지 못하는 날들, 저는 거의 매일 경험합니다. 좋은 책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해보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기는 하지만 매일 정해진 양을 읽는 것이 숙제는 아니니 무리하지 마시고 여유 생길 때 차근차근 읽으시면 될 듯합니다! ^^
예,문학 기행은 짧은 독서의폭을 넓혀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강진과 영암은 남도 답사 1번지란 말이 떠올랐고 월출산입구에서 국립공원 스탬프를 찍으러 찾은 영국인을 만나 정상을 찍고 인사도 나누었네요.미월님도 꼭 한번 찾으시길 바랄게요.
네, 너무 부럽습니다! ^^ 강진과 영암은 여러 번 다녀왔지요. 영암에서는 일주일 정도, 강진에서는 한 달 넘게 살기도 했습니다. 다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요. 다시금 시간을 내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인선 님의 댓글을 보며 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또 어떤 글들이 있을까 기대하며 들어오게 되네요. 저는 '제사상은 법도에 맞게 차려야 한다' 부분에서 정약용이 자신이 만든 <제례고정>이라는 책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정약용이 '이것이야말로 내 평생의 뜻이 담긴 책이다'고 했으니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할수 있는데, 그게 바로 제사에 대한 책이고 분수에 대한 책이더라고요. "내가 이 책을 몇년 전에만 완성했더라도 우리 선왕께 올려 전국에서 고루 시행될 수 있게 했을 텐데, 책을 이루고 나니 슬퍼 나도 모르게 흐느끼게 되는구나." 이 부분 읽을 때 정약용이 정말로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에도 귀한 감상들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새삼 더 배우고 더 깨닫게 되네요. 고맙습니다. @오후 님의 '부모는 열 자식 거두어도 열 자식은 한 부모 못 모신다'는 말씀, 참 정곡을 찌릅니다. '거가사본' 부분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습니다. 그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심신에 유익'하기가 그보다 더 귀할 수는 없는 말씀들이라 생각합니다. @Moonhyang 님, 저도 '반관'의 개념을 비로소 또렷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례가 현대에 와 본래 의미를 잃고 환영받지 못하는 요식 같은 것으로 전락했다는 취지의 말씀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팥죽 먹고 싶네요! ^^ 이번에 함께 읽을 4회차 다섯 장은 사대부가 살아가는 도리 / 둘째 형님을 회상하며 / 일본과 중국의 학문 경향 / 시의 근본 / 인의예지는 실천에서 발견된다, 이상입니다. 저는 '둘째 형님을 회상하며' 부분에서 정약용이 흑산도에 유배 가 있던 형 정약전의 죽음을 슬퍼하며 "나무나 돌멩이도 눈물 흘릴 일인데 무슨 말을 더 하랴!" 하고 부르짖는 대목이 아주 절절했습니다. 유일한 학문적 지기였던 손암 선생마저 세상을 떠났음을 이르며 정약용은 탄식합니다. "지금부터는 학문을 연구하여 비록 얻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누구에게 상의를 해보겠느냐.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는 지기가 없다면 이미 죽은 목숨보다 못한 것이다. 네 어미가 나를 제대로 알아주랴, 자식이 이 아비를 제대로 알아주랴, 형제나 집안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랴, 나를 알아주는 분이 죽었으니 또한 슬프지 않겠는가? 경서에 관한 240책의 내 저서를 새로 장정하여 책상 위에 보관해놓았는데 이제 그것을 불사르지 않을 수 없겠구나." 애통함이 혹은 회한이 '가슴에 사무친다'는 표현이 절로 떠오르는 부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대목에 눈길이 오래 멎었는지요?
김미월 작가님이 말씀하신 부분 저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형을 잃고 학문적 지기도 잃고 얼마나 슬픔이 컸을까요. 그리고 그부분 말고 또 <사대부가 살아가는 도리>에서 '독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책에서 '기조취도'라는 구절을 대하면 선생에게 '조'가 무슨 뜻인지 묻고 선생이 '이별할 때 지내는 제사다' 대답하면 다시 '제사에 조라는 글자를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선생이 모르겠다 하면 스스로 사전에서 '조'를 찾아보고 또 다른 책에서 '조'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피고 그 예들을 모아 책을 만들어라, 그러면 '조'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와 경쟁해도 지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정말 전교 1등 학생의 공부 비법 같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꼼꼼하게 알려주는 아버지라니 그것도 너무 감동적입니다.
<거짓말을 입 밖에 내지 말라> 제 아이가 다섯이나 여섯 살쯤 되었을 때 거짓말을 하여 호되게 야단친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거짓이었으나 버릇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말 크게 야단을 쳐 아이나 저에게 각인된 추억 아닌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아이는 거짓말을 안 하려 노력했고 저도 전적으로 믿었습니다. 그랬더니 거짓말을 안 하기 위해 아예 말을 안 했던 적도 있더라구요. 약간의 부작용이라 해야되나요? 서로 예전 이야기 하며 웃곤합니다. 이글의 뒷부분에 “사람 사는 집에는 화목한 기운이 있도록 힘써야 한다.”(p.98) 이 부분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핵가족 시대인 요즈음 많지도 않은 가족이 다 모여 식사한다거나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시간 보내는 일이 적어지고, 힘써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함께하지 못하니 말입니다. 부모, 아이들 모두 생활에 바뻐 가족의 정분을 나눌 시간이 귀해졌습니다. 더욱 가족과의 시간이 행복하고 정말 귀한 시간들이라 느껴집니다. 화목을 위해선 서로를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되어 가능한 자주 함께 하도록 힘써 보려합니다.
저와 비슷한 가족 같아 미소짓게 됩니다. 가훈이 '정심'(바른 마음)이니까요.
3회차 같은 폐족이라도 무리를 짓지 말라 "진실로 글공부를 하고 행실을 삼가 착한 본성을 지켜나가지 않으려거든 차라리 잔약하고 용렬하게 오그라들어서 없어져버려야 한다." 오그라들어서 세상에서 없어져버려야 한다고 매섭고 강하게 얘기하시는 정약용선생님의 말씀이 아들들에게 올바르게 자라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는걸로 느껴집니다.
독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이러한데 우리가 어찌 주자의 격물(格物) 공부를 크게 즐기지 않겠느냐? 오늘 한 가지 물건에 대하여 이치를 캐고 내일 또 한 가지 물건에 대하여 이치를 캐는 사람들도 이렇게 착수했다. 격(格)이라는 뜻은 맨 밑까지 완전히 다 알아낸다는 뜻이니 밑바닥까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격물은 사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서 제일 앞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격물, 그 다음이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로 이어집니다. 대학은 논어 맹자를 읽기 전에, 유학의 기초 공부법을 알려주는 책인데, 이 책에서도 제일 앞에 언급하는 것이 격물입니다. 그 만큼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학문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격물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책은 책장이 부족해 다 꽂을 수 없는 지경인데, 그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알고 있다 할 수 없으니... 독서와 공부의 기본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여러모로 궁금증이 들게하는 4회차였습니다. [사대부가 살아가는 도리] 저는 초서라는 걸 소설에서 먼저 접하고, 그 다음엔 스마트스토어에서 였습니다. 초서 쓰는 대로 책을 읽고 정리하는 노트를 판매하더라구요. 시대가 지나도 정약용의 정리법의 영향은 대단한 거 같아요. 물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기러기가 걸렸다고 버릴 필요가 없다는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어느 목표를 향해서 일직선의 길을 생각했지만, 사실 그대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주변 상황도 보고 딴짓도 좀 하다 많은 경험을 하고 목표에 가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과 중국의 학문 경향] 일본이 절강지방에서 책을 구입해갔다는게 시대적으로 언제일지 궁금합니다. 중국까지 어떻게 갔으며, 책을 구한 당시의 일이 글로 남았다면 흥미로울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는 과거 제도가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관리를 어떻게 뽑았는지 아는 게 없네요. 어떤 방식으로 채용했길래 학문의 수준이 크게 늘어났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일본이 절강 지방에서 책을 구입하는 시기는 임진왜란 이후 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명나라 말기 정도 되는 셈이죠. 그 전에는 왜구라 불리는 도적떼들이 중국의 절강, 복건부터 우리나라 서남해안을 거쳐 일본 큐슈 지역까지 활동했는데, 밀무역과 약탈이 주된 활동이었습니다. 17세기 초 임진왜란 전후로 왜구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정식 무역이 시작되는데 이때 많은 서적들이 일본으로 넘어간 듯 합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에도 막부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통치 이념이 필요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이론적 배경 혹은 참고자료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유학에 대한 관점 자체가 조선과는 사뭇 달랐던 셈입니다. 조선은 성리학을 중심으로 진리, 원리, 하늘 같은 이치의 탐구에 집중했다면 일본은 사서삼경 같은 아주 고전적인 유교 경전 자체를 중시하면서 통치 체제라는 현실적인 관점으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은 과거제를 통해 성리학적 사고 방식이 깊게 체화되어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인재를 요구했다면, 일본은 세습 혹은 발탁을 통해 관리를 뽑았습니다. 때문에 좀 더 학문에 대한 접근이 자유로울 수 있었고, 정약용이 말한 바와 같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니 좀 더 학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였지 않을까 싶습니다. 같은 유학이지만, 한. 중. 일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구현되는 것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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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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