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혜나 소설가와 [깊은 강] 함께 읽기

D-29
저는 미쓰코에 감정이입이 가장 많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과연 신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진심이 무언지 흉내만 내는건 아닌지 시험하고 싶어지는 심리 같은 게 있었겠죠. 우리 마음에 그런 생각?감정?들이 누구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편적인 선에 대해 당연시 하지만 이것이 학습화 된 것인지 내 본심인지 저도 가끔 의문이 들기도 하거든요. 가령 소수자들(약자들)의 입장을 생각하자고 말하는 이유 중에 나도 언제 어느때고 소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 또한 의구심이 들기도 하니까요. 그런 의문에 대해 오쓰의 너무도 확고한 모습에 미쓰코는 그것 또한 위선으로 느끼고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이런 미쓰코의 방황이 번뇌인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들을 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같이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미쓰코와 같은 갈팡질팡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DOBYM 미쓰코에게 감정이입이 가장 많이 되신다니 반갑습니다. 비록 선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표현에 정직하면서도 자신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미쓰코의 모습이 공감이 정말 많이 됐는데, 아무래도 오쓰를 괴롭히는 캐릭터이다 보니 공감이 된다고 하면 나도 저렇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조금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데 이렇게 독서 모임을 통해서 이야기 나누며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누다 보니 더욱 반갑고 신기하네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 자신큼은 결코 선하지 않고, 늘 갈팡질팡 하며 방황하고 번뇌하는 인간임을 스스로 잘 알기에 더욱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쓰에 대해 ‘숙맥 같은 녀석들이라고 경멸당하는 이들, 딱 보기만 해도 곯려 주고 싶은, 촌뜨기’ 등으로 말합니다. 미쓰코는 ‘지방에서 도쿄로 나온 콤플렉스, 사치스런 맨션, 꼬냑, 스포츠카’로 표현되네요. 불문과의 고약한 패거리들은 오쓰라는 녀석을 구워삶아 보라고 부추기고 미쓰코에게 ‘드디어 모이라로군’하고 말합니다. 그들은 오쓰를 낡은 걸레처럼 화장실에 내버려 둔 채 가버립니다. 미쓰코와 주면 학생들은 오쓰의 외모와 기도하는 행위에 대해 경멸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언행은 스스로를 모욕하는 것처럼 보여요. 미쓰코에게 모이라와 같은 행동을 권할 수 있다는 건 미쓰코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행이 오쓰를 화장실에 내버려 두는 것도 스스로 고약한 사람이 되기로 한 거죠.
@여름바다 저는 이 장면이 영화 <말레나>의 첫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어린 소년들이 한낮에 둘러앉아 돋보기로 개미 떼를 불태워 죽이며 즐거워 하죠.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악한지, 군중심리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압축해서 보여주는 장면 같았거든요. 언급하신 부분의 묘사도 학생들이 모여 약자로 보이는 학생 한 명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여겨져요. 사실은 모두가 나약하고, 악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 것만 같아서 씁쓸하지만, 그래서 더욱 현실성 있는 소설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미쓰코와 오쓰의 이야기, 중간에서 멈추기 쉽지 않았습니다. 신혼여행 중에 혼자 리옹으로 향하는 미쓰코를 보며 제 심장이 두근두근했어요. 이번에도 쉽사리 넘어가 버리면 어쩌나 마음 졸였는데 다행히… 그동안 오쓰가 성장한 것 같습니다. “대체 무얼 원하는 걸까, 난” 미쓰코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문장 같아요. 원하는 게 있지만, 그것을 강렬하게 원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그러나 그걸 찾기 위해 뛰어들 엄두는 내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확신에 차 있거나 확고해 보이는 사람들의 실체를 폭로하고 파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확실한 것을 붙잡고 싶은 간절한 열망이 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루하고 위선적인 것에 대한 경멸은 곧 참되고 생생한 것에 대한 소망일테니까요. 오쓰가 그렇게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요, 그렇지 않아서 더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뒤에 나오는 오쓰 챕터가 기대됩니다!
@오후 미쓰코와 오쓰의 내면을 정말 섬세하게 읽어주신 것 같아요. 미쓰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장들과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한다는 설명이 잘 와닿습니다.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마는 오쓰 또한 어리석은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저는 매우 공감이 됐습니다. 우리도 살다보면, 어리석은 일인 줄 알면서도 결국 행하고 마는 경우가 많고, 속는 줄 뻔히 알면서도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은 것 같아요. 결국엔 다 우리의 진짜 이야기인 것 같아 읽는 내내 공감이 되고 읽는 묘미가 있네요^^ 저도 계속 기대하며 읽어 보겠습니다~
@느려터진달팽이 키치지로 역을 맡은 쿠보즈카 요스케 배우를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이 배우가 스무살에 출연한 영화 <GO!>에서 맡은 한일교포 역할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그때 당시 일본의 청춘스타로 인기가 있었는데, 사생활 문제로 오랫동안 활동하지 못하다가 영화 <사일런스>를 통해 조용히 복귀한 것 같더라고요. 영화 속 분장도 그렇지만 세월도 많이 지나고 하다 보니 처음에는 제가 젊었을 적에 본 쿠보즈카 요스케인 줄 몰랐어요. 다만 저도 저 일본인 배우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구나, 어쩌면 저렇게 진짜로 얄밉고 어리석어 보일 수 있을까, 하며 인상 깊게 봤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출연진을 살펴보니 바로 그 쿠보즈카 요스케가 맞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연기 정말 잘하더니... 나이 들어서 다시 보니 더욱 인상 깊고 반가웠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평안한 나날 보내고 계신가요? 12월도 어느덧 하순으로 내닫고, 한 해가 이렇게 간다는 게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소설 <깊은 강>은 나날이 읽어나가고 계실까요? 저는 오늘 4장인 ‘누마다의 경우’까지 읽어 보았습니다. 누마다는 앞부분에서 전혀 언급이 없던 새로운 인물이죠. 어린 시절을 중국 다롄에서 보내며 검둥이 개와 소통하던 이야기, 그리고 동화 작가가 되어 동물과 인간 사이의 소통 ‧ 교감을 써내려가고, 병실에서 투병생활을 하는 중에도 새에게 의존하는 누마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소설가가 쓰는 작품에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 어느 정도 투영될 수밖에 없다지만, 누마다의 경우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엔도 슈사쿠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책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만 보더라도 ‘3세 때 아버지를 따라 만주 다롄으로 떠났다가 7년 후 부모가 이혼하면서 일본으로 돌아와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죠. 바로 그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작가의 실제 경험이 잘 녹아나 있는 듯 보입니다. 작가는 실제로 동물과의 소통과 교감을 중요시 여겨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라는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기도 했죠. 국내에도 번역서가 출간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여러분은 누마다와 같이 동물과 실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깊은 교감을 경험해본 적 있나요? 저는 사실 개에게 물린 적이 있어 동물을 매우 무서워합니다. 새, 개,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보더라도 일단 겁에 질려 피하고 보는 편이에요. 다만 십 년 전 인도에 처음 갔을 때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제대로 못해서 답답했는데, 떠나기 전날 밤 제 방에 게스트하우스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동물을 가까이하지 않다보니 멀찍이 서서 다시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고양이는 차분하고도 능숙하게 제 침대에 올라가 머리맡에 웅크려 앉더라고요. 저는 짐을 꾸리고 있던 중이라 일단 가방을 싸면서 제가 잠들기 전에 고양이가 나가주기만을 바랐죠. 한데 고양이는 밖으로 나가지도, 잠을 자지도 않고 그저 제 침대에 가만히 앉아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차분하고도 자연스러운 태도에 저도 모르게 동화가 되어, 짐을 다 꾸린 뒤 자연스레 그 옆에 가서 누웠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그간 인도에서 지내며 답답하고 힘들었던 일을 고양이에게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그곳에 있던 사람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아 내내 불편하고 우울했던 일화를요. 고양이는 묵묵히 제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괜찮아, 다 괜찮아’라고 말하며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바로 그때, 인간과 동물은 서로 분명히 소통하고 교감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었죠. 아직도 동물을 만지거나 가까이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전히 애완동물을 키우지는 못하지만, 그 이후로는 동물을 너무 무서워하거나 멀리하지는 않게 된 것 같아요.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요? 자유롭게 이야기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개를 좋아하는 아버지덕분에 항상 다양한 종의 개들과 함께 컸어요. 늘 고양이가 무섭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십년 전에 처지가 불쌍한 첫째 고양이를, 그리고 4.5년전에는 엄마 젖도 못떼었는데, 엄마를 잃은 아기 고양이를 임보하다가 아예 입양을 했어요. 그리고, 3년전에 막내 고양이까지 입양을 해서 원래 키우던 개까지 네마리의 반려동물들과 살고 있었어요. 올 2월까지는. 안타깝게도 제가 젖병을 물리고, 모래상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키워서 저를 엄마처럼 따랐던 둘째녀석이 갑자기 병을 얻었고 이주간 세번의 수술을 받고도 낫지 못하고 급하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제가 아무리 학교에서 힘든 학생들이나 학부형과의 일로 지친 하루를 보내고 와도 그 녀석이 품에 안겨 골골거리거나 목에 자신의 얼굴을 묻고 마치 저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는듯한 표정을 지어주면 하루의 고단함과 근심거리가 사라지곤 했었는데, 이젠 아이의 재가 담긴 유골함만 가끔 만지면서 빈자리를 느끼게 됩니다. 아무리 친한 가족이나 친구도 이해하거나 공감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동물들이 공감하고 채워줄 때가 있지 않나 싶어요.
@새벽서가 예전에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남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중년 여성이 가장 사랑하는 대상은 가족들이 아닌 반려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를 물으니 자기가 집에 들어갔을 때 자신을 반겨주는 존재는 오직 그 반려견 뿐이라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더는 할 말이 없어졌어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혹은 어떤 사물이라 할지라도 온전히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대상과의 교감이 얼마나 커다란가 싶어요. 아무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바라봐주는 유일한 대상... 그런 대상이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고도 감사한 일이죠.
저는 강아지 두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누마다의 경우가 공감이 갔습니다. 사실, 힘든 일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둘에게 베이비톡을 하면서 위로를 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만. 서로 교감한다는 것, 나의 감정을 그 아이들이 이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Nana 확실히 내가 기쁠 때 혹은 슬플 때 나를 보는 강아지의 표정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단순히 듣고만 있는 게 아니라 듣고 난 뒤 반응해주는 모습에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유기견이었던 강아지를 15년째 키우고 있습니다. 이제 눈도 안보이고 귀도 안들리고 오로지 촉각과 후각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가 우리집에 온 건 우연이지만 아이들이 크는 동안 살아있는 역사를 함께 했던 일들로 인해 우리 가족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널까 늘 긴장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생명체가 이렇게 귀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랜 시간 같이 하고 싶어요~
@커피홀릭이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가족이 된 강아지와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시면 좋겠어요. 우연이 이어지면 필연이라는 말처럼, 이렇게 나에게 소중한 가족이 되기 위하여 겹쳐온 우연들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행복한 성탄절 보내셨나요? 날이 많이 추운 와중에 모처럼 따듯한 사랑이 넘치는 시간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소설 <깊은 강>은 전반부 막이 내리고, 중후반부 인도행이 드디어 시작되네요. 중심인물 중 한명인 '기구치의 경우'는 모두 읽어보셨나요? 전쟁 중 미얀마에서 참혹한 실상을 겪고 전우인 쓰카다와 함께 살아 돌아온 기구치의 이야기는 매우 충격적입니다. 전쟁의 참상이야 모르는 바가 아니나, 그것을 실제로 겪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너무도 사실적으로 와닿아 놀랍고 괴로웠습니다. 알코올중독 혹은 폭력적인 중년의 가장에 대해서라면 이해하거나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여겨오기도 했으나,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런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한강 작가님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여러분은 이런 폭력적인 사람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그런 이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던가요? 누구든 타인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이야기/이유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폭력이나 알콜중독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에 대한 이해나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몇년을 함께 일했던 친구가 알콜중독자가 된걸 작년에 알았어요. 남편이 몰던 차에 함께 타고 있던 남매까지 몇해 전에 가족 전체를 교통사고로 잃고 많이 괴로워하는건 알았지만,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때까지 사실 주위에서 몰랐다는 것도 충격적이었어요. 얼마 전에 읽은 책을 보니 여러 연구 결과가 알콜중독에 쉽게 걸릴 수 있는 유전자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술을 단 한모금도 마시지 않는다고요. 그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자리 봐가며 적당히 한두잔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새벽서가 그렇죠... 지금 같은 시대라면 전쟁후유증 치료나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혜택이 있겠지만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그렇게 폭력과 알코올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변에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지인의 아버지도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뒤로 아내와 아이들을 자주 때리고 늘 술에 절어서 살았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가난하고 힘겨웠던 시절이라 전문가의 도움 같은 것은 상상도 못했을 테고요.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그런 이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 또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어요. 이 소설을 읽으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병원에 입원해서도 계속해서 술을 찾는 쓰카다에게 기구치는 그저 화를 낼 뿐이고, 아내 또한 그저 울기만 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죠. 어느 누구도, 가스통처럼 쓰카다를 대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좀 슬프게 다가오기도 했어요. 저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되고요.
어쩌면 가족이어서 친구여서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타인은 사건 자체만 놓고 볼 수도 있고, 인간사이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덜 생각하게되잖아요. 그러면서도 이야기 끝머리에 사라진 가스통을 보면서 과연 누구였을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새벽서가 저도 가스통의 존재가 가장 궁금해요. 작가가 의도한 소설적 장치로서 등장하는 인물이겠지만, 그래서 더 생각해볼 공간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전쟁은 얼마나 비극인가를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일본은 전범이지만, 전쟁에 참여한 개인에게는, 누가 초래한 일인가와는 상관없이 비참하고 참혹한 경험임을 느꼈습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가 떠오르는 챕터였습니다. 전쟁에서 돌아온 후 성격이 바뀌고 폭력적으로 변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면서 PTSD 라는 질병명도 생겼죠. 요즘, 트라우마라는 말이 너무 많이 남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꼰대스러운 사람이지만, 이런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에게는 사회적으로 의학적으로 심리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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