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혜나 소설가와 [깊은 강] 함께 읽기

D-29
@그러믄요 나의 양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겠네요. 개인적으로 읽기는 쉽되 깊이가 있는 책들을 좋아하다 보니 엔도의 저서들에 더욱 끌리는 것 같습니다.
@김혜나 미쓰코는 오쓰의 순수한 정신세계를 보면서 자신이 이를 수 없는 곳에 그가 다다를 수 있다는 것에 열등감, 자괴감등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나보다 못한 인간이라 생각했는데 실체는 그렇지 않고, 불완전하고 어줍잖은 나란 인간의 그림자를 더 짙게 보여주는 밝은 존재여서 말이죠. 저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지만, 2년 전에 냉담자가 되었어요. 코로나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척, 친구들을 너무 많이 잃었고, 신의 존재라는 것에 등을 돌리게 되었는데,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대항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새벽서가 미쓰코가 오쓰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어쩐지 다르게 읽히더라고요. 저도 처음 읽었을 때는 묘한 열등감과 동경이 뒤섞인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읽을 때는 왠지 모르게 사랑으로 읽히기도 해요. 물론 표면적으로는 애정이 깃들이 있지 않은 듯 보이지만, 미쓰코가 오쓰를 처음 본 순간을 묘사하는 장면이 읽으면 읽을 수록 그냥 첫눈에 반한 사람 이미지 같았어요. 다만 그 사실을 본인이 인정하지 못하니까 이런 뒤엉킨 감정이 표현으로 쏟아져 나오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오쓰 역시 처음부터 미쓰코에게 그저 한 눈에 반한 것이구나 싶기도 하고요. 신에 대한 대항에 다하여 말씀해 주신 부분은 본문 속 오쓰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내가 신을 버리려 해도...... 신은 나를 버리지 않습니다."
1. 여러분은 미쓰코와 오쓰의 경우 속에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 미쓰코는 물론 자신의 공허감을 감추려 허세를 부리는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잘난 것을 자신이 너무 잘 알아서 그것을 무기삼아 다른이들을 망치게도 할 수 있다는 교만함이 잠재되어 있는 것 같아요 2. 미쓰코가 오쓰를 버린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너무 쉽게 자신의 뜻대로 무너지는 오쓰에 대해 미쓰코는 사냥할 마음이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항속에서 잡은 물고기라고 생각해서 더 이상 도전감을 못느끼는 것 같습니다 -오쓰는 미쓰코와 정반대의 인물로 "미안합니다" 라고 상투적으로 말하는 일본인다운 면이 보입니다. 그러나 자신 스스로 신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신에게 대항하고, 신을 짓밟고 싶은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그 감정은 누구나 살면서 느끼는 감정일 것 같아요 실은 내 자신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감정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망가뜨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것 같아요 오쓰가 당하는 것을 보고 작은 분노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커피홀릭이 1.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다양한 감정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미쓰코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근본적으로 타인을 무시하고 망치려는 교만함이 어째서 태동하는지 미쓰코를 통해서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2. 저는 미쓰코가 근본적으로 싸우고 싶은 대상이 오쓰가 아닌 '신'이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녀가 괴롭히고 싶은 건 오쓰가 아닌 신이었고, 오쓰가 미쓰코의 방에 가기 위해 신을 저버린 이후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어져 버린 게 아닐까 추측했어요. 오쓰의 경우 자신의 존재를 붙잡아주고 사랑을 쏟을 어떠한 대상이 필요했는데, 그게 신이든 인간이든 크게 상관은 없었던 게 아닐까요. 친구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고 있던 오쓰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은 오로지 신 뿐이었으나, 미쓰코가 나타난 이후로 그 대상이 옮겨간 것만 같아요. 미쓰코에게 버림 받은 오쓰는 이제 진정으로 신만을 섬기게 될 테니, 어쩌면 신과 오쓰의 관계에 미쓰코가 이용 당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3. 이 부분을 읽을 때 저는 정말 많은 위로와 공감을 얻었어요. 목회자가 설교를 잘하기로 유명한 교회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순정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교단에 서 있는 목회자의 모습과, 그를 우러러 보며 우상처럼 섬기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저 목회자가 과연 나랑 무엇이 다르기에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거든요. 그가 입은 목사복을 벗겨 보면 그 또한 나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인간일 텐데, 어째서 저렇게 신과 같은 섬김을 받으며 마치 혼자만 다른 존재처럼 사람들 위에 서 있는지 궁금했고,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마치 죄인과 같은 취급을 받는 교회에서 제 생각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거든요. 이토록 불온한 사상을 가진 이는 나 하나 뿐인가 싶어 외롭고 불안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미쓰코의 모습을 보면서 나만 그런 것은 아니구나 하며 안도와 위로와 공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커피홀릭이 님이 써주신 답글에서도 '그 감정은 누구나 살면서 느끼는 감정일 것 같아요' 라는 부분에서 같은 감정을 느꼈고요. 다양한 생각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미쓰코에 감정이입이 가장 많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과연 신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진심이 무언지 흉내만 내는건 아닌지 시험하고 싶어지는 심리 같은 게 있었겠죠. 우리 마음에 그런 생각?감정?들이 누구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편적인 선에 대해 당연시 하지만 이것이 학습화 된 것인지 내 본심인지 저도 가끔 의문이 들기도 하거든요. 가령 소수자들(약자들)의 입장을 생각하자고 말하는 이유 중에 나도 언제 어느때고 소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 또한 의구심이 들기도 하니까요. 그런 의문에 대해 오쓰의 너무도 확고한 모습에 미쓰코는 그것 또한 위선으로 느끼고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이런 미쓰코의 방황이 번뇌인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들을 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같이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미쓰코와 같은 갈팡질팡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DOBYM 미쓰코에게 감정이입이 가장 많이 되신다니 반갑습니다. 비록 선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표현에 정직하면서도 자신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미쓰코의 모습이 공감이 정말 많이 됐는데, 아무래도 오쓰를 괴롭히는 캐릭터이다 보니 공감이 된다고 하면 나도 저렇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조금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데 이렇게 독서 모임을 통해서 이야기 나누며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누다 보니 더욱 반갑고 신기하네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 자신큼은 결코 선하지 않고, 늘 갈팡질팡 하며 방황하고 번뇌하는 인간임을 스스로 잘 알기에 더욱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쓰에 대해 ‘숙맥 같은 녀석들이라고 경멸당하는 이들, 딱 보기만 해도 곯려 주고 싶은, 촌뜨기’ 등으로 말합니다. 미쓰코는 ‘지방에서 도쿄로 나온 콤플렉스, 사치스런 맨션, 꼬냑, 스포츠카’로 표현되네요. 불문과의 고약한 패거리들은 오쓰라는 녀석을 구워삶아 보라고 부추기고 미쓰코에게 ‘드디어 모이라로군’하고 말합니다. 그들은 오쓰를 낡은 걸레처럼 화장실에 내버려 둔 채 가버립니다. 미쓰코와 주면 학생들은 오쓰의 외모와 기도하는 행위에 대해 경멸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언행은 스스로를 모욕하는 것처럼 보여요. 미쓰코에게 모이라와 같은 행동을 권할 수 있다는 건 미쓰코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행이 오쓰를 화장실에 내버려 두는 것도 스스로 고약한 사람이 되기로 한 거죠.
@여름바다 저는 이 장면이 영화 <말레나>의 첫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어린 소년들이 한낮에 둘러앉아 돋보기로 개미 떼를 불태워 죽이며 즐거워 하죠.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악한지, 군중심리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압축해서 보여주는 장면 같았거든요. 언급하신 부분의 묘사도 학생들이 모여 약자로 보이는 학생 한 명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여겨져요. 사실은 모두가 나약하고, 악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 것만 같아서 씁쓸하지만, 그래서 더욱 현실성 있는 소설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미쓰코와 오쓰의 이야기, 중간에서 멈추기 쉽지 않았습니다. 신혼여행 중에 혼자 리옹으로 향하는 미쓰코를 보며 제 심장이 두근두근했어요. 이번에도 쉽사리 넘어가 버리면 어쩌나 마음 졸였는데 다행히… 그동안 오쓰가 성장한 것 같습니다. “대체 무얼 원하는 걸까, 난” 미쓰코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문장 같아요. 원하는 게 있지만, 그것을 강렬하게 원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그러나 그걸 찾기 위해 뛰어들 엄두는 내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확신에 차 있거나 확고해 보이는 사람들의 실체를 폭로하고 파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확실한 것을 붙잡고 싶은 간절한 열망이 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루하고 위선적인 것에 대한 경멸은 곧 참되고 생생한 것에 대한 소망일테니까요. 오쓰가 그렇게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요, 그렇지 않아서 더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뒤에 나오는 오쓰 챕터가 기대됩니다!
@오후 미쓰코와 오쓰의 내면을 정말 섬세하게 읽어주신 것 같아요. 미쓰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장들과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한다는 설명이 잘 와닿습니다.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마는 오쓰 또한 어리석은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저는 매우 공감이 됐습니다. 우리도 살다보면, 어리석은 일인 줄 알면서도 결국 행하고 마는 경우가 많고, 속는 줄 뻔히 알면서도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은 것 같아요. 결국엔 다 우리의 진짜 이야기인 것 같아 읽는 내내 공감이 되고 읽는 묘미가 있네요^^ 저도 계속 기대하며 읽어 보겠습니다~
@느려터진달팽이 키치지로 역을 맡은 쿠보즈카 요스케 배우를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이 배우가 스무살에 출연한 영화 <GO!>에서 맡은 한일교포 역할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그때 당시 일본의 청춘스타로 인기가 있었는데, 사생활 문제로 오랫동안 활동하지 못하다가 영화 <사일런스>를 통해 조용히 복귀한 것 같더라고요. 영화 속 분장도 그렇지만 세월도 많이 지나고 하다 보니 처음에는 제가 젊었을 적에 본 쿠보즈카 요스케인 줄 몰랐어요. 다만 저도 저 일본인 배우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구나, 어쩌면 저렇게 진짜로 얄밉고 어리석어 보일 수 있을까, 하며 인상 깊게 봤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출연진을 살펴보니 바로 그 쿠보즈카 요스케가 맞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연기 정말 잘하더니... 나이 들어서 다시 보니 더욱 인상 깊고 반가웠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평안한 나날 보내고 계신가요? 12월도 어느덧 하순으로 내닫고, 한 해가 이렇게 간다는 게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소설 <깊은 강>은 나날이 읽어나가고 계실까요? 저는 오늘 4장인 ‘누마다의 경우’까지 읽어 보았습니다. 누마다는 앞부분에서 전혀 언급이 없던 새로운 인물이죠. 어린 시절을 중국 다롄에서 보내며 검둥이 개와 소통하던 이야기, 그리고 동화 작가가 되어 동물과 인간 사이의 소통 ‧ 교감을 써내려가고, 병실에서 투병생활을 하는 중에도 새에게 의존하는 누마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소설가가 쓰는 작품에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 어느 정도 투영될 수밖에 없다지만, 누마다의 경우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엔도 슈사쿠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책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만 보더라도 ‘3세 때 아버지를 따라 만주 다롄으로 떠났다가 7년 후 부모가 이혼하면서 일본으로 돌아와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죠. 바로 그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작가의 실제 경험이 잘 녹아나 있는 듯 보입니다. 작가는 실제로 동물과의 소통과 교감을 중요시 여겨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라는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기도 했죠. 국내에도 번역서가 출간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여러분은 누마다와 같이 동물과 실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깊은 교감을 경험해본 적 있나요? 저는 사실 개에게 물린 적이 있어 동물을 매우 무서워합니다. 새, 개,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보더라도 일단 겁에 질려 피하고 보는 편이에요. 다만 십 년 전 인도에 처음 갔을 때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제대로 못해서 답답했는데, 떠나기 전날 밤 제 방에 게스트하우스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동물을 가까이하지 않다보니 멀찍이 서서 다시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고양이는 차분하고도 능숙하게 제 침대에 올라가 머리맡에 웅크려 앉더라고요. 저는 짐을 꾸리고 있던 중이라 일단 가방을 싸면서 제가 잠들기 전에 고양이가 나가주기만을 바랐죠. 한데 고양이는 밖으로 나가지도, 잠을 자지도 않고 그저 제 침대에 가만히 앉아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차분하고도 자연스러운 태도에 저도 모르게 동화가 되어, 짐을 다 꾸린 뒤 자연스레 그 옆에 가서 누웠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그간 인도에서 지내며 답답하고 힘들었던 일을 고양이에게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그곳에 있던 사람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아 내내 불편하고 우울했던 일화를요. 고양이는 묵묵히 제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괜찮아, 다 괜찮아’라고 말하며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바로 그때, 인간과 동물은 서로 분명히 소통하고 교감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었죠. 아직도 동물을 만지거나 가까이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전히 애완동물을 키우지는 못하지만, 그 이후로는 동물을 너무 무서워하거나 멀리하지는 않게 된 것 같아요.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요? 자유롭게 이야기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개를 좋아하는 아버지덕분에 항상 다양한 종의 개들과 함께 컸어요. 늘 고양이가 무섭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십년 전에 처지가 불쌍한 첫째 고양이를, 그리고 4.5년전에는 엄마 젖도 못떼었는데, 엄마를 잃은 아기 고양이를 임보하다가 아예 입양을 했어요. 그리고, 3년전에 막내 고양이까지 입양을 해서 원래 키우던 개까지 네마리의 반려동물들과 살고 있었어요. 올 2월까지는. 안타깝게도 제가 젖병을 물리고, 모래상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키워서 저를 엄마처럼 따랐던 둘째녀석이 갑자기 병을 얻었고 이주간 세번의 수술을 받고도 낫지 못하고 급하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제가 아무리 학교에서 힘든 학생들이나 학부형과의 일로 지친 하루를 보내고 와도 그 녀석이 품에 안겨 골골거리거나 목에 자신의 얼굴을 묻고 마치 저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는듯한 표정을 지어주면 하루의 고단함과 근심거리가 사라지곤 했었는데, 이젠 아이의 재가 담긴 유골함만 가끔 만지면서 빈자리를 느끼게 됩니다. 아무리 친한 가족이나 친구도 이해하거나 공감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동물들이 공감하고 채워줄 때가 있지 않나 싶어요.
@새벽서가 예전에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남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중년 여성이 가장 사랑하는 대상은 가족들이 아닌 반려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를 물으니 자기가 집에 들어갔을 때 자신을 반겨주는 존재는 오직 그 반려견 뿐이라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더는 할 말이 없어졌어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혹은 어떤 사물이라 할지라도 온전히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대상과의 교감이 얼마나 커다란가 싶어요. 아무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바라봐주는 유일한 대상... 그런 대상이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고도 감사한 일이죠.
저는 강아지 두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누마다의 경우가 공감이 갔습니다. 사실, 힘든 일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둘에게 베이비톡을 하면서 위로를 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만. 서로 교감한다는 것, 나의 감정을 그 아이들이 이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Nana 확실히 내가 기쁠 때 혹은 슬플 때 나를 보는 강아지의 표정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단순히 듣고만 있는 게 아니라 듣고 난 뒤 반응해주는 모습에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유기견이었던 강아지를 15년째 키우고 있습니다. 이제 눈도 안보이고 귀도 안들리고 오로지 촉각과 후각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가 우리집에 온 건 우연이지만 아이들이 크는 동안 살아있는 역사를 함께 했던 일들로 인해 우리 가족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널까 늘 긴장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생명체가 이렇게 귀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랜 시간 같이 하고 싶어요~
@커피홀릭이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가족이 된 강아지와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시면 좋겠어요. 우연이 이어지면 필연이라는 말처럼, 이렇게 나에게 소중한 가족이 되기 위하여 겹쳐온 우연들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행복한 성탄절 보내셨나요? 날이 많이 추운 와중에 모처럼 따듯한 사랑이 넘치는 시간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소설 <깊은 강>은 전반부 막이 내리고, 중후반부 인도행이 드디어 시작되네요. 중심인물 중 한명인 '기구치의 경우'는 모두 읽어보셨나요? 전쟁 중 미얀마에서 참혹한 실상을 겪고 전우인 쓰카다와 함께 살아 돌아온 기구치의 이야기는 매우 충격적입니다. 전쟁의 참상이야 모르는 바가 아니나, 그것을 실제로 겪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너무도 사실적으로 와닿아 놀랍고 괴로웠습니다. 알코올중독 혹은 폭력적인 중년의 가장에 대해서라면 이해하거나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여겨오기도 했으나,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런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한강 작가님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여러분은 이런 폭력적인 사람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그런 이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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