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설이냐 수필이냐를 떠나서 막 진지하게 읽다 해설 읽고 폭삭 속았구나 했습니다. ㅎㅎ
[북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 함께 읽어요!
D-29

stella15
만렙토끼
N
그래서 저는 해설을 읽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소설' 이라는 장르에선 현대적이거나 상상이 맞물려 현실로 끌어내릴 수 있는 주제라면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왠지 어딘가에 이런 사람들이 여전히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 하지만 세이노를 결국 사가 이후 만나지 않았단 글을 보고 해설을 봤어요. 이래도 저래도 가짜 글을 이렇게 정성스레? 부분을 보며 그냥 세이노를 더 나이 먹고 만나본 걸로. 왠지 게임 '투 더 문' 이 생각나네요.
하료
N
최근에 봤던 한 평론에서 많은 작가들이 독자로 하여금 작가 자신에 대해서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설을 쓰고 자신의 삶을 반영한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사소설 장르가 이 문장에 딱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작가와 작품을 과연 어디까지 관련지어야할지는 어려운 부분이지만 적어도 이런 장르의 소설은 작가가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 속 등장 인물에 대해서 자신을 투영해서 바라봐주길 바라는 의도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네요.
만렙토끼
N
마지막 독서라는 하료님의 글을 읽으니 기분이 좀 더 싱숭생숭하네요. 저는 호로록 넘겨읽고 다시 읽고 재독을 자주 하는 편인데, (영화도 만화도 애니도 거의 이런 식으로 보는 것 같네요) 하료님 처럼 다시 못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책을 읽으면 좀 더 색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다음에 한번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하료
N
그래도 소년처럼 얇은 책은 그나마 다시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종종 있지만 두꺼운 책은 선뜻 다시 집기가 힘들어서..ㅋㅋ.. 그래서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면 진도를 일부러 늦게 빼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료
“ 인간은 태어난 후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혹은 태어나기 전, 말하자면 유전으로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게 물든 것을 스스로 씻어내고, 거기에서 도망쳐, 어떤 지점까지 되돌아오지 않으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소년』 p128,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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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료
내가 좋은 사람인가 싶었다.
그렇다. 좋은 사람이다.
스스로 답했다. 평범한 의미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내게는 빛이었다.
『소년』 p130,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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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료
그의 마음의 창에 비친 내 그림자는 흐려지는 일이 없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평온함을 느꼈다.
『소년』 p132,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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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료
편지가 쌓이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흘러가는 세월을 느껴요
『소년』 p154,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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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료
언젠가 저를 만나게 될 날이 올 겁니다.
그때 우리 두 사람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소년』 p166,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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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 방에 켜진 불이 반갑다. '형제 둘이 나란히 방에 있었다. 형은 책상 앞에서 두세 권 모범 문집을 참조하여 <도시 학생 우열론>의 퇴고에 열을 올린다. 나는 그 옆에서 도쿠토미 로카의 <세이로슈>를 펴서 한 시간 정도 읽다가, 벗의 작문이 끝난 뒤 언제나처럼 아버지 어머님가지 다섯 명이 화로에 둘러앉아 단란한 시간을 보낸다. 화제가 이리저리 뒤바뀌어 주마등 같다. 늘 그렇듯 이 집안사람들의 온정은 더없이 기쁘다.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는 나는 만인의 사랑보다 두터운 할아버지의 사랑과 이 집안사람들의 사랑으로 살았다. ”
『소년』 p26,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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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세이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심장은 크게 요동쳤다. 한편으로 세이노가 호소하며 드러내 보인, 나를 향한 신뢰와 연모의 정에 나는 그만 그를 부둥켜안고 감사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소년』 p31~32,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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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세이노에 대한 마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장같아서 기억에 남네요 !!
dulce06
내가 좋은 사람인가 싶었다. 그렇다. 좋은 사람이다. 스스로 답했다. 평범한 의미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내게는 빛이었다.
dulce06
내가 좋은 사람인가 싶었다. 그렇다. 좋은 사람이다. 스스로 답했다. 평범한 의미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내게는 빛이었다.
『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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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료
N
저도 이 부분이 참 좋더라구요
우리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는 말을 요새 많이 듣지만 세상에 자신을 믿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는 조건 하에 그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또 구원을 받는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구원자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읽을 때 저도 과거에 그런 기분을 느꼈던 기억과 감정이 살아나서 좋았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북다
N
안녕하세요, 여러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 모임의 마무리도 어느덧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더욱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소년>을 번역하고 해설로도 함께해 주신 정수윤 번역가와, 최가은 문학평론가를 모시고 북토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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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국내 초역 출간 기념
정수윤 번역가 X 최가은 평론가 북토크
✳︎ 2025년 4월 25일 (금) 저녁 7시
✳︎ 알라딘 빌딩 1층 (서울 중구 서소문로 89-31)
➤ 신청하기: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85810

stella15
N
그러게요. 어느덧 마무리 할 때가 돌아오네요.
3주차는 편지가 주가 되네요. 요즘엔 편지 잘 안 쓰게 되죠. 저 자랄 때만해도 편지와 집전화기가 소통의 도구였는데. 초등학교 때 전학 간 친구하고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꽤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 받았던 것 같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땐 또 그게 삶의 활력소고, 일종의 유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렇게 만나지도 못하면서 편지는 자꾸 보내서 뭐하나 회의가 들더군요. 그래서 딱 끊어봤더니 그 친구에게서도 더 이상 편지가 안 오더군요. 문득 내가 그동안 이 친구를 괜히 귀찮게 했나? 미안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이렇게 얼굴 한 번 못 보더라도 댓글만 잘 주고 받는데, 얼굴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실제로 그렇긴한데 그런 걸 보면 얼굴 한 번 못 보는 사람이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이 편지 부분은 좀 지루했는데 작품 전반적으론 나름 흥미로왔던 것 같습니다. 사소설인만큼 훔쳐 보기의 욕구와 인간의 내밀함을 대리만족 시켜준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도 약간의 트릭이 있었네요. 전 사소설이면 그냥 자신의 있는 것을 솔직하게 다 까발리는 줄 알았더니 해설 부분을 읽자 제가 폭삭 속은 줄 알았습니다. ㅎㅎ 처음엔 다소 실망했는데 역시 작가가 한 수 위구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독자를 감쪽같이 속였으니. 솔직히 독자로서도 예측이 가능한 작가는 별로입니다. 그런 점에선 작가가 성공한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글 쓰기를 가르치는 작가들 솔직하게 쓰라는 말 함부로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ㅎ
암튼 보내주신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남은 시간 마무리 잘하시고, 북토크도 잘 하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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