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에 켜진 불이 반갑다. '형제 둘이 나란히 방에 있었다. 형은 책상 앞에서 두세 권 모범 문집을 참조하여 <도시 학생 우열론>의 퇴고에 열을 올린다. 나는 그 옆에서 도쿠토미 로카의 <세이로슈>를 펴서 한 시간 정도 읽다가, 벗의 작문이 끝난 뒤 언제나처럼 아버지 어머님가지 다섯 명이 화로에 둘러앉아 단란한 시간을 보낸다. 화제가 이리저리 뒤바뀌어 주마등 같다. 늘 그렇듯 이 집안사람들의 온정은 더없이 기쁘다.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는 나는 만인의 사랑보다 두터운 할아버지의 사랑과 이 집안사람들의 사랑으로 살았다. ”
『소년』 p26,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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