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와 검사는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전관예우라는게 진짜 있을까?
궁금해서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조금 옛날책이라 (2009년 초판) 지금과 다른 점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옛날책인데 굳이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집에 있어서 + 김두식교수 헌법의 풍경 옛날에 읽어봤는데 쉽게 스토리텔링을 잘하시는것 같아서 입니다.
저는 하루에 한챕터씩 읽고 되도록 아침9시 이전에 감상문을 올릴 예정입니다.
이 책이나 판사, 검사에 관심 있으신 분들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D-29

호기심연옥모임지기의 말

호기심연옥
프롤로그 - 사법시험이라는 희망과 절망
저자 본인이 사법시험 합격을 전후하여 겪었던 개인적인 이야기, 이 책은 사법관련직역에 종사하는 23명을 인터뷰하여 질적조사를 한 것인데 이 조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주로 설명되어 있다.
1997년 이전에는 실비라고 하여 판검사 사무실에 들른 변호사들이 회식비로 사용하라며 돈봉투를 놓고갔고 이를 우배석 판사가 관리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해서 기억에 남는다.

박소해
관심이 가네요.

호기심연옥
안녕하세요. 저는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사례 위주로 설명돼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없고 지금까지는 약간 막장드라마 보는것 같은 재미가 있었습니다😅 관심있으시면 언제든지 읽으시고 참여해주세요~ 저는 환영합니다!

호기심연옥
제1장 비싸고 맛없는 빵
다양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법적인 문제에 얽히면서 어떻게 법원, 검찰, 변호사 등을 경험했는지 몇 가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자체가 그런 책이지만 제1장은 분야별 설명에 들어가기전에 전체 그림을 보여주는 조감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검사가 예단을 가지고 자신을 조사하는것에 반발하다가 구속된 사업가 명모씨는 변호사에게 1억 5천에 달하는 돈을 쓰고서야 석방될 수 있게 되는데 변호사가 그 돈을 검사 또는 판사에게 일부 전달해준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도 판검사 사무실에 돈봉투를 놓고온 일이 있다고 진술한다. 명모씨 기준 돈을 안쓰고 공정한 판결을 받은 적도 있는데 도와준 변호사와 판사가 아는 사이였다고 한다.
투자를 하려고했다가 사기를 당하였는데 변호사에게 거액을 쓰지않고 법률구조공단, 법무사, 법원공무원에게 계속 묻고 직접 소송을 해서 승소한 하모씨는 승소는 했지만 법원에 갈때마다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건을 판단하는 판사에게 무슨 실수라도 할까봐 긴장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노동운동을 하려고 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이모씨는 같은 회사 직원이 월차를 내려다가 사장과 싸우고 병원에 있는데 사장 직원들이 병원에 찾아와서 식칼로 아킬레스건을 자르는 테러를 당하여 본인이 노조를 시작하기도 전에 다른 직원들의 주도로 파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모씨는 공장으로부터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를 당하여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다가 검사실 직원이 상대방 공장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점심약속에 대해 물어보는 일도 경험한다.
그리고 김모씨는 법과 관련해서는 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더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통사고로 운영하던 학원업을 못하게되거나 그 후 건강식품사업을 하게 됐는데 대금을 못받는 등 민사사건이 있었지만 법적으로 해결하는건 더 돈만 들어가고 체면만 깎이는 일이라 생각하여 소송을 포기하고 살아온 것이었다.
이런 일련의 사례들을 통해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주제는 '사법불신' 이라고 생각한다. 사법을 신뢰하고 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굉장히 소수라는 것이다.

호기심연옥
제2장 큰 돈, 푼돈, 거절할 수 없는 돈
1997년 이전에 있었다는 실비관행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접대관행에 대해서 서술한다.
실비관행이란, 주로 이전에 판사나 검사를 하다가 변호사가 된 전관 변호사가 자신이 재직하던 판사실이나 검사실 혹은 후배 판검사를 찾아가서 회식비조로 10만원 정도 (90년대 당시 10만원) 주고 가던 관행을 말한다.
후배 판사나 검사를 앉혀놓고 아예 용돈조로 봉투를 좌라락 돌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관행이 있던 시기에 판검사로 근무했던 사람들은 대개 그것이 '사건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그리고 개인이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부장이 받는데 그 아래에 있는 신임 판검사가 거절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진 경험도 있다고 하고, 거절을 하면 돈을 준 전관변호사가 오히려 자신을 모욕했으니 니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쳐다본다고 한다.
1997년, 1999년에 판검사 출신의 변호사들이 브로커를 통해 사건을 소개받은 걸로 처벌받으면서 위 변호사들에게 돈을 받았던 판검사들도 징계되고 그 후로 돈봉투 관행은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관행이 있으니, 접대관행이다. 접대관행이라 함은, 역시 판검사를 하다가 그만 둔 전관 변호사들이 예전에 같이 일하던 후배 판검사와 같이 골프를 치고 그 비용을 내준다든지, 밥을 사준다든지, 술을 사준다든지 하는 관행을 말한다. 변호사는 아니지만 부부장 검사의 친구(?)인 어떤 사장은 아예 자기 회사 법인 카드를 부부장 검사에게 맡겨놓아서 회식할 때마다 쓰기도 한다.
신임 판검사들은 이것 역시 부장이 데려간다고 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가게 된다.
인터뷰에 참여했던 어떤 판사는 부부장 검사가 법인카드를 쓰게 하는 것을 보고 '보험'이라고 설명했고, 책의 저자도 그 '보험'이라는 표현에 동의한다.
"검사에게 신용카드를 준 친구에게 어느 시점에서 사건이 터지면 검사는 나몰라라 할 수 없습니다. 사건이 터진 시점에서는 돈 때문이 아니라 우정 때문에 그를 돕는 것 처럼 보이겠지요." (p.131)
"그렇게 밥과 술을 함께 먹고 나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실제 그렇기도 한데, 일단 서로 말이 통하면 사건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생깁니다. 전관 변호사들은 대부분 경찰이 신청하는 구속영장을 기각해주기를 바라는데, 구속에는 워낙 "재량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검사 입장에서는 얼마전에 함께 식사한 전관 변호사가 들고 온 사건에 바로 영장을 청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p.133)
2장 처음에 몇 장 읽다가 너무 기분이 더러워서 끝까지 읽기가 어려웠다.

호기심연옥
제3장 부담스러운 청탁, 무서운 평판
2장이 전관 변호사가 현직 판검사에게 해두는 골프접대 등 넓은 범위의 경제적 투자(?)에 관한 내용이라면 3장은 골프접대나 회식접대 같은 경제적 대가 없이 법조계 내부에서, 법조계 일원이기 때문에 혹은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청탁을 다룬다.
3장은 두 가지 문제를 섞어서 다루고 있다.
1) 실제로 법조계 사람들 (esp.전현직 판검사) 끼리 청탁이 이루어지는 일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2) 그런데 인간관계 때문에 립서비스(이야기를 해보겠다고 하고는 그냥 이야기를 안하는 경우를 말함. 진짜 책에서 쓰여있는 표현)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그 때문에 법조계 외부 사람들에게는 청탁 없이 일어난 일도 청탁 때문에 일어난 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법조계 사람들이 억울해한다. 그런데 이런 립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오히려 얼마나 판검사들이 '거절'을 두려워하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1) 관선변론
상급판사, 동료판사, 하급판사 좌우지간 판사 중에 당사자의 아는 사람이 "이거 내가 아는 사람 사건인데 억울하다고 한다."라는 식으로 사건을 봐달라는 부탁을 하는 일이 있다고 한다. 어떤 판사는 이러한 부탁이 경제적인 대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순수한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책의 저자는 인간관계에 기초한 '순수한'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그런 부탁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자신들을 구분하여 [특권계층을 만들기 때문에(나의 해석)] 잘못된 관행이라고 평가한다.
이렇게 법조인들 간의 '순수한'부탁으로 이루어지는 변론을 '관선변론'이라고 한다.
이런 부탁이 맞물리는 일도 있어서 어떤 검사는 자신의 친척이 관련된 사건에 대해 부탁을 했다가, 다시 자기 사건에 대한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영장을 기각해달라는 것이다. 영장 판단에는 넓은 재량이 있고 그 사건 자체가 경계선에 있는 사건이었으나 이러한 부탁을 받고 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에 그 검사는 굉장히 심리적인 갈등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부탁은 법조인들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법조인 친척의 '아는 사람'이 친척을 통해서 법조인에게 부탁을 하고 다시 법조인들이 부탁을 하는 일도 많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많아지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대부분은 가까운 친척(4촌이내) 선에서만 부탁을 한다고 한다.
판검사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러한 부탁이 많지는 않다.
"면담에 응한 전현직 판검사들과 개인적으로 자문한 대부분의 관검사들은 모두 이런 식의 청탁은 10여년의 판사생활 중에 열 번이 넘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결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화 한통' 할 곳 없는 85.8퍼센트는 '전화 한통' 할 곳 있는 14.2퍼센트를 늘 부러운 눈으로 주시합니다." (p.166)
2) 립서비스
청탁을 거절하고 싶어하는 판검사들은 친한 사람들끼리는 편하게 거절한다고 한다. 그런데 선배 판검사라든지, 편하지 않은 사람들이 간곡하게 부탁하는 경우에는 이야기해보겠다고 하고 그냥 부탁을 하지 않는 '립서비스'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청탁을 하지 않았음에도 '립서비스'를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면 청탁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사건처리에서 청탁의 영향력이 부풀려진다는 것이다.
"대놓고 거절하면 선배를 무안하게 한 '싸가지 없는 행동'에 비난을 받습니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문제 있는 행동임을 알면서도 일단은 '고려해보겠다'고 답변합니다. 물론 이런 태도는 청탁자로 하여금 '내 청탁이 먹혀드는구나'하고 오해하게 만듭니다. 이런 오해는 주변으로 퍼져나가 우리 사법 전체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킵니다."(p.171)
'싸가지 없는 행동'으로 비난받기를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는 평판이 좋아야 승진을 할 수가 있고 승진을 해야 변호사로 나왔을 때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판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저자는 결국 이런 '립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히려 평판 때문에 경제적 대가 없이도 청탁이 이루어지고 가능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본다.
분량이 많아서 요지를 파악하는데 다른 장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2장 때문에 면역이 됐는지 3장을 읽을 때 2장 만큼 심리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씁쓸했다.
이 책의 초판이 발간된 것은 2009년이고 지금은 15년 정도 시간이 지난데다가 청탁금지법도 제정이 되었는데 아직까지 이런일이 있을까? 라는 의심도 들었지만 그 수가 적을지는 몰라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4년전에 있었던 국회의 물리적 충돌로 인한 고소전에도 불구하고 4년간이나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기억났기 때문이다(참고: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3039998).

호기심연옥
제4장 신성가족의 제사장, 브로커
2장, 3장이 판검사들 세계의 관행을 주로 다룬다면 제4장은 변호사세계의 관행을 주로 다룬다.
제4장 제목의 '브로커'란 변호사에게 사건을 알선해주고 변호사로부터 보통 수임료의 30%정도 되는 소개비를 받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런 행동은 변호사법 제34조 위반이지만, 저자가 인터뷰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한 직원에 따르면 그런 일은 굉장히 흔하게 일어났다.
소개를 받으면 소개비를 준다는 관행이 너무나도 굳어져 있던 나머지, 책에서 인터뷰하는 어떤 변호사는 자신은 그저 친분에 의한 소개인줄 알고 소개를 받았는데 상대방이 소개비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했는지 소개해준 의뢰인이 찾아와 항의하고 신고를 하는 등의 일도 있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전직 브로커로 일했던 사람들도 인터뷰 하는데 그 사람들은 변호사 법이 지나치게 엄격하기 때문에 불법이 되었을 뿐이지, 자신들은 어떤 변호사가 출신이 어떻게 되고 어떤 일을 해줄 수 있는지 자신이 가진 지식을 가지고 일하고 그 대가를 받을 뿐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부당한 일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변호사 알선이 양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변호사가 아닌 사무직원들에게 월급을 지나치게 적게 주고, 사무실의 수익이 늘어나더라도 그 수익을 다른 사무직원들과는 나누지 않는데, 소위 브로커로 일하는 사건 알선 직원은 수임료의 30% (예를들어 변호사가 착수금을 300만원 받으면 그 중 100만원을 한 건당 받는 셈)를 받아가기 때문에 직원들이 브로커 일을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연결 해주는 사이트에 몇 번 전화를 해서 상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 회사가 대한변호사협회와 분쟁이 일어나서 지금 그 회사는 규모가 줄어들었고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때 그 사이트가 하는 것이 '변호사 알선'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해서 이번 장도 흥미를 가지고 읽었다.
솔직히 같은 서비스를 사기업이 하면 문제가 되고 약간 공기업 같은 성격을 띤 대한변협이 하면 문제가 안된다는게 이해가 안되고, 사기업이 했던 일을 문제삼고 나서 대한변협이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했다는게 뭔가 밥그릇싸움 같아보여서 그렇게 변호사 플랫폼을 만드는 사이트가 정말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었나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챗지피티에게 미국 변호사들도 브로커를 사용하냐고 물어봤는데, 미국에는 qualified legal referral service(직역하면 인증된 법률 알선 서비스)가 아니면 금지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qualified와 unqualified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변호사협회 등에서 인증을 받으면 공적으로 규제를 할 수 있게 돼서 아주 비싼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인증이 안되면 돈을 많이 주는 변호사를 소개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인증이 되면 돈 외에 다른 요소들도 고려할 수 있다고 답을 했다. 결론적으로 음성적 알선은 법률 서비스 소비자들이 정당한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비도덕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기업이 하는 변호사 알선 서비스도 법적으로 규제만 받게 한다면 변협에서 하는 것과 같고 다를 바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변호사들은 관련된 사건이 있으면 소송을 제기하고 지나치게 엄격한 법률이 있다면 이 것이 위헌인지 소송을 제기해볼 수도 있었을텐데, 법을 개정하여 합법적으로 일하지 않고 굳이 불법적인 관행을 묵인하고 일을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역시 모든 것은 귀차니즘이 지배하는 것일까?
아무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요즘은 그런 브로커 시장도 많이 축소되었다고는 하지만, 소개 받는 변호사를 너무 믿지는 마시고 대한변협에서 운영하는 그 변호사 플랫폼도 알아보고, 또 전관인지 궁금하다면 그 법무법인 사이트에서 이미 광고를 하고 있을거소 그걸 못믿겠다면 법률신문사나 로앤비 같은 웹사이트에서 법조인의 이름, 경력등의 자료를 유료로 판매한다고 하니(이 책 p.206에 나와있음) 그걸 참고하시면 너무 지나친 소개비용을 쓰시지 않고도 변호사를 수임할 수 있을 것 같다.

호기심연옥
제5장 팔로역정, 법조인이 이겨내야 하는 여덟가지 유혹
5장은 다른 장들에 비해 분량이 두 배라서 오늘은 5장의 반정도 분량만 읽고 내일 나머지 반을 읽기로 했다.
저자는 실제로 '거절할 수 없는 청탁'이라는 것은 없고 잠시의 불편함과 이익을 포기하면 되는 것인데 법조인이 여러 과정을 거쳐 그러한 청탁을 거절할 수 없는 사람으로 길러진다고 한다.
그 과정의 중요한 단계를 여덟가지로 분류하여 '팔로역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팔로역정은 다음과 같은 여덟가지를 말한다. (1) 사법시험 (2) 사법시험 후 결혼시장 (3) 엄격한 서열의 관료제 (4) 도제식 판검사 양성 시스템 (5) 권위주의 (6) 살인적인 업무량 (7) 변호사개업 (8) 기자와 시민단체
오늘은 (1)에서 (4)까지만 읽었다.
현재는 사법시험이 없어지고 로스쿨 체제로 바뀌었지만, 이 책의 초판이 나올 당시인 2009년도는 아직 사법시험이 법조계의 주류 시험인 때였고 저자도 사법시험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사법시험을 주로 다룬다. 그리고 저자는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시험을 치는 제도도 사법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1)에서 저자가 인터뷰한 교수들 중 한 명은 법조인이 되는 첫 단계인 사법시험이라는 시험이 다른 인간에 대한 애정 등 다 측면을 평가하지 않고 오로지 '지적능력'만을 평가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다른 삶의 측면들을 희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간성을 파괴하는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교수는 사법시험을 통해 드러난 '다른 사람이 희생하더라도 능력있는 사람을 밀어주어야 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지배해야 한다.'는 식의 능력주의가 문제라고 평가하였다.
두번째로 사법시험을 치면 주로 '마담뚜'라는 중개인을 통해서 사법연수원에 다니는 남자들과 재력 있는 집안의 여성들이 중매결혼을 하게 된다. 이 책이 저술될 무렵에는 이미 사법고시에 여성이 많이 합격할 때였으나 '마담뚜'는 주로 사법시험을 통과한 '남성'을 중심으로 자신이 겪은 일을 서술한다. 중개인의 말에 따르면 사법시험을 통과한 남성들은 여성의 '외모와 재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법시험을 통과한 남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이 결혼을 할 때에는 여성 집에서 서울에 30평 정도의 신혼집을 마련하는 일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사법고시를 통과한 남성과 그 집안에서는 은근히 상대방 배우자에게 집을 기대하는 현상이 있다고 했다.
세번째로 엄격한 서열과 관료제다. 저자는 법원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형식적으로 판사와 검사는 모두 독립하여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내부의 서열경쟁 때문에 서열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뜻에 의해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검사와 판사는 모두 어떤 법원 또는 어떤 지청에 배정을 받는지 처음부터 성적순으로 서열이 정해진다.
사법고시성적 사법연수원성적과 더불어 "원만함" (상급 판사가 있는 자리에서 성질을 건드릴만한 소리를 안하는 순종적인 성격을 의미함)이 있는 사람들이 법원행정처를 거쳐서 서울고등법원으로 가게 된다. 그런 "원만함"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인지 대기업 회식과 비슷하게 지방법원장의 등산을 따라가는 지청장이 회를 얼음에 싸서 들고가는 등 일종의 아부를 하는 일도 벌어진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2006년 폐지되었음) 재판사무감사라는 일이 있었는데, 대법관이 지방법원을 순찰(?)하는 행사로서 이런 일정이 잡히면 지방법원에서는 어떤 스케줄로 대법관을 모실지 미리 예행연습을 하곤 했다고 한다.
네번째는 도제식 판검사 양성시스템으로 처음 판사나 검사가 된 사람은 부장판사 또는 부장검사 밑에서 부장으로부터 일을 배우게 되고 그러다보니 자신에게 일을 가르쳐준 부장판사나 부장검사를 평생동안 스승으로 모시고 밤에 부장이 전화하면 튀어나가는 정도의 위계질서가 생긴다고 한다.
나는 솔직히 두번째 결혼시장 관행은 이 책의 주제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첫번째 사법시험은 '지적능력'만 평가해서 문제라고 하는데,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적인 방법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법조인으로서 공정한 마인드, 인간에 대한 애정 같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걸 어떻게 객관적으로 측정하겠는가? 측정할 수 없는걸 측정하려고 하면 고려시절 음서제 처럼 부패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었다.
네번째 도제식 양성방법도 이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관련자들이 많이 진술한다고 한다.
세번째는 사법시험성적 사법연수원성적 그외 실적으로 평가하는게 문제라기 보다는, 이걸 평가할 위치의 있는 사람들의 편견이 개입되어 '원만함'이라는 조건을 구성한다는게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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